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언 강이 숨트는 새벽
http://blog.yes24.com/yuelb17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기본 카테고리
또 한명의 죄인 ㅡ 좋았던 7년 / 발췌글 | 기본 카테고리 2018-11-30 23:14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87274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좋았던 7년

에트가르 케레트 저/이나경 역
이봄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M F 좋았던 7년 ㅡ 에트가르 케레트 에세이 , 이나경 옮김 ,이봄 ,


" 또 한 명의 죄인 "


얼마 전 , 나는 뉴햄프셔 예술가 마을에서 열린 낭독회에 참석했다 . 세 명의 작가가 돌아가면서 십오 분 동안 자신의 글을 읽는 시간이었다 . 나머지 두 명은 막 글을 쓰기 시작해 아무것도 발표하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 나는 아량인지 , 잘난 체였는지 마지막으로 읽겠다고 했다 . 처음 읽는 작가는 브루클린 출신의 남자였고 상당히 재능이 있었다 . 그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글을 읽었다 . 강렬한 내용이었다 . 두번째 작가는 로스엔젤레스에서 온 여성이었는데 , 글을 읽기 시작하자 내 머리가 빙빙 돌기 시작했다 . 예술가 마을의 난방을 지나치게 한 도서관 시청각실에서 불편한 나무의자에 앉아 , 나는 나의 두려움 , 나의 욕망 , 그리고 영원한 불길처럼 내 속에서 타오르고 있지만 스스로를 너무나 잘 감추어 그것과 나 말고는 존재를 알지 못하는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경청했다 . 이십 분뒤 낭독이 끝났다 . 그녀는 연단에서 내려왔고 , 내가 힘없이 걸어나가다 그녀를 지나쳤을 때 , 그녀는 동정하는 얼굴로 나를 흘깃 쳐다보았다 . 정글의 당당한 사자가 서커스단의 사자를 쳐다보는 눈빛 같았다 .

그날 저녁에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 다만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녀의 이야기가 메아리치고 있었다는 것만은 기억난다 . 그 단편 속에서 한 아버지가 여름방학 내내 동물들을 괴롭히며 보내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아버지는 벌레를 죽이는 것과 개구리를 죽이는 것을 구별하는 선이 있고 ,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그 선을 결코 넘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 작가는 그것을 만들어내지 않았지만 ,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 존재한다 . 벌레를 죽이는 것과 개구리를 죽이는 것을 구별하는 선이 있다 . 그리고 작가는 살면서 그 선을 넘은 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실을 지적해야만 한다 . 작가는 성자도 차디크*도 문 앞에 찾아온 선지자도 아니다 . 작가는 이 세상의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을 조금 더 예리하게 감지하고 조금 더 정확한 언어로 설명하는 , 또하나의 죄인일 뿐이다 . 작가는 단 하나의 감정이나 사상도 만들어내지 않는다 . 그 모든 것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 작가는 독자들보다 조금도 더 낫지 않고 ㅡ 오히려 훨씬 못할 때도 있다 ㅡ 또 그래야만 한다 . 작가가 천사라면 작가와 우리 사이를 가르는 심연이 너무나 깊어서 그의 글은 우리에게 다가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 하지만 작가는 여기 , 우리 편에서 , 더러운 진흙탕에 목만 내놓고 파묻혀 있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도 자기 마음속에 든 모든 것 , 환한 곳뿐만 아니라 어두운 그늘 속에 있는 것까지도 우리와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 작가는 우리를 약속의 땅으로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 .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지도 , 병자를 낫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 하지만 작가가 자기 일을 제대로 해낸다면 , 가상의 개구리 몇마리는 더 살 수 있을 것이다 . 이렇게 말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 벌레들은 나름대로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한 날부터 그 진리를 알고 있었다 . 그것을 , 확고하면서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 하지만 그 낭독회에서 , 뉴햄프셔 한복판 맥도웰 예술인 마을에서 진짜 사자와 대면하고 잠시 그 공포를 느꼈을 때 ,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가장 예리한 지식조차도 둔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지지와 지원 없이 창조하는 사람 , 그에게 재능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에워싸여 여러 시간 노력한 후에야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항상 그 진리를 기억할 것이다 . 주위 세상이 그로 하여금 그 진실을 잊지 못하게 할 테니까 . 그것을 잊을 수 있는 작가는 성공한 작가 , 삶의 흐름에 맞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따라 흘러가며 글을 쓰는 사람 , 펜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통찰이 글을 향상시키고 작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뿐 아니라 에이전트와 출판사에게도 기쁨을 주는 그런 작가뿐이다 . 젠장 , 나도 그것을 잊어버렸다 . 그러니까 , 어떤 것과 다른 것 사이에 선이 있다는 사실은 기억하고 있다 . 그저 최근에 와서 어쩌다보니 그것이 성공과 실패 사이의 선 , 용납과 거부의 선 , 찬양과 경멸의 선으로 바뀌어버린 것뿐이다 .

그날 밤 , 낭독회가 끝나고 나는 방으로 돌아가 곧장 누웠다 . 창문을 통해 커다란 소나무와 맑은 밤하늘이 보였고 숲속에서 개굴거리는 개구리 소리가 들렸다 . 그곳에 도착한 이후로 개구리 소리를 들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 나는 눈을 감고 잠을 , 침묵을 기다렸다 . 하지만 개구리들은 멈추지 않았다 . 새벽 두시 , 나는 침대에세 일어나 컴퓨터로 가서 글을쓰기 시작했다 .

*유대교인들이 의롭다고 여기는 사람 .
[본문 143 , 144 , 145 , 146 , 147 쪽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8        
초이스 다음에 호라이즌 | 기본 카테고리 2018-09-03 20:03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65495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eBook][세트] 오버 더 초이스 (총2권/완결)

이영도 저
황금가지 | 2018년 06월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그 열하루 동안 서니는 땅속에서 굶주렸고, 서니 포인도트 하길 그만두었으며, 부패했다. 

정의의 구현됨은 신비롭다. 안셀은 수질 오염 같은 비상사태는 공권력에 호소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판단 하에 시민들이 아닌 우리 세 사람을 따라왔다. 시민들은 안셀 몰래 그들의 치안관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역시 이파리와 티르’라고 말하는 그들의 표정을 보노라니 뒤틀린 만족감이 느껴졌다.


[본문중에서]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네이버 오디오 클립으로 진출을 하면서 이벤트로 나온 이영도 작가의 소설 오버 더 초이스 .


대여면서 무료북 이벤트라 얼른 클릭질을 해 듣기 시작한지 며칠이 됐다 . 다른 ebook 사둔 것도 잔뜩인데 , 역시 스트레스 잔뜩인 채 일을 할 때는 판타지가 가미된 책이 , 그 상황을 다소 엉뚱한 상황 전환으로 이끌기도 해서 선호해 듣기를 하는 편이다 . 오디오 북은 벌써 14 _ 3 을 마지막으로 듣기를 끝냈는데 다시 되듣기를 여러번 했다 . 말은 , 음성은 금방 지나가 버려서 다른 의미로 허무하다 .

책 소개에 개척도시와 보안관보 티르가 한 사건( 서니 포인도트의 죽음 ) 을 두고 이야기를 하는 걸로 나와 , 대체 이야기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 참인가 궁금해서 몰입을 하게 만들었다 . 그러니까 장르물일 걸 알면서도 그 안에서 정체( 스릴러 , 심리 , 판타지 , 미스터리 등등 ) 가 뭔가ㅡ 궁금했단 이야기다 . 온갖 판타지( 유니콘 , 드래곤 , 뱀파이어 , 님프 , 웨어울프 , 인간 총출동 무대!!) 의 세계가 충돌하면서 철학( 죽음 , 재생 , 부활 , 삶 모두를 표현 !) 도 나름 있어 오래전 읽은 피를 마시는 새 ㅡ 연장선 도 생각하게 만들었었다 .

이 책과 세트로 나온 ' 오버 더 호라이즌 ' 도 막연한 경계선을 떠올리게 히는데 , 이 오버 더 초이스 역시 선택 을 넘어선 선택 ㅡ 그러니까 부여 받았거나 운명 같은 뭔가를 느끼게 한다 . 딸의 죽음에 상실한 부모가 자식을 되살리려 애쓰는 서사 , 그리고 고작 의식을 주입한 것만으로도 숙명이라 여기며 황제의 검을 들고 죽음 가운데서 걸어나온 소년의 이야기도  , 변이 과정에 티르의 손에 죽은 지대의 슬픈 이야기도 넘나 매혹적이다 .

 

하다못해 독미나리 , 미루나무까지 등장해 주시고 !! ㅎㅎㅎ



오디오 북의 육성을 타자로 치려다 몇번 씩 오디오를 되돌려서 오류가 빈번해지기에 결국은 눈으로 볼 수 있는 ebook 을 구매해 버렸다 .

판타지 세계에 빠지면 한도 끝도 없는데...으악 !!!
그치만 음 ... 김사과의 차가운 글 " 뉴 " ㅡ 현상만 놓고 보며 나머지 설명에서 상상을 확대할 수 없는 ㅡ보다는 , 자칫 허무할지라도 이쪽 판타지가 더 좋다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7        
eBook-초크맨 ㅡ 발췌문 ㅡ C.J.튜더 | 기본 카테고리 2018-08-24 23:31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62962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eBook][100%페이백][대여] 초크맨

C. J. 튜더 저
다산책방 | 2018년 08월

        구매하기

“아니. 달라질 기회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에."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YES24 eBook]-초크맨 ㅡ 발췌문 ㅡ C.J.튜더 , 다산책방 , 이은선 옮김 ,


이 세상이 스노볼이라면 바로 그날 어떤 신이 다가와서 아무 생각 없이 세게 흔든 다음 다시 내려놓은 거나 다름없었다. 그러고 나면 스티로폼과 눈가루가 가라앉더라도 상황이 전과 달라졌다. 밖에서 보면 똑같아 보일지 몰라도 안에선 모든 게 달라졌다.
살다보면 고칠 수 있는 것도 있지만(몸무게, 외모, 심지어 이름까지 그렇다) 아무리 기도하고 애를 쓰고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것도 있다. 그런 것들이 우리를 규정한다.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바꿀 수 없는 것들이.
하관식이 천천히 진행되는 동안 나는 살짝 몸을 떨었다. 꽃이 치워지고 보이지 않았다. 환하게 살아 있는 것은 저 깊고 어두컴컴한 구멍 속에 넣으면 안 되는 걸까.

안에서 몸싸움이 벌어졌을 때가 최악의 순간일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그보다 더 끔찍한 순간이 남아 있었다. 흙이 바스락거리며 나무 관 뚜껑에 쓸리는 소리. 이지러지는 구월의 태양 아래에서 풍기는 축축한 흙냄새. 입을 벌린 구멍을 바라보는데, 다시는 저기서 돌아올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명도 피할 방법도 학교에 제출하는 결석계도 없었다. 죽음은 결정적이고 절대적이었고 어느 누구도 그걸 바꿀 수가 없었다.
“기분이 어떠니?”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는 대부분의 어른들과 다르게 솔직한 대답을 유도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도 괜찮아. 꼭 슬퍼해야 하는 건 아니야.”

나는 머뭇거렸다. 뭐라고 대꾸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의 죽음에 슬퍼할 수는 없지.” 그는 언성을 낮췄다. “션 쿠퍼는 깡패였어. 죽었다고 해서 그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벌어진 사고가 여전히 비극적이긴 하다만.”

“아직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요?”

“아니. 달라질 기회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에."
집 안쪽도 그 비슷하게 어지러웠다. 나는 호포의 엄마가 청소부답지 않게 자기 집 관리는 별로 하지 않는가보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온 사방에 그리고 엉뚱한 곳에 잡동사니가 쌓여 있었다. 할인 판매용 시리얼 상자가 거실의 텔레비전 위에 쌓여 있고, 화장지는 현관 앞에서 조그만 산을 이뤘고, 대용량 표백제와 민달팽이 약상자가 식탁 위에 쌓여 있는 식이었다. 그리고 개 냄새도 심하게 났다. 나는 머피를 무척 좋아했지만 냄새는 녀석의 매력 포인트라고 볼 수 없었다.
호포는 흠뻑 젖은 머피의 덥수룩한 털에 얼굴을 묻고 떠나려는 것을,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것을 막으려는 듯이 녀석을 꼭 끌어안았다.

하지만 녀석을 아무리 사랑해도 그걸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고통을 씻을 수 있도록 녀석을 달래고 축 늘어진 귀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이는 것뿐이었다. 그걸로 충분했는지 머피는 마지막으로 거친 숨을 내뱉었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호포는 움직이지 않는 녀석의 몸에 대고 흐느껴 울었다. 나는 참으려고 했지만 쏟아지는 눈물을 어쩔 수가 없었다. 나중에 나는 메탈 미키의 형보다 개가 죽었을 때 우리가 흘린 눈물이 더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랬던 게 되돌아와서 우리의 엉덩이를 물게 될 것이다.
한참 만에 우리는 힘을 내서 머피를 호포의 집까지 옮겨보기로 했다. 나는 죽은 뭔가에 손을 대본 적이 그때가 처음이었다. 녀석이 전보다 더 무거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의 무게. 옮기는 데 족히 삼십 분은 걸렸고 몇몇 사람들이 길을 가다 말고 멈췄지만 구경만 할 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아, 진짜예요. 친구는 싹둑 잘라버릴 수 있어요. 가족한테서는 절대 헤어 나올 수가 없죠. 항상 저 뒤에 버티고 서서 머릿속을 헝클어뜨리거든요.”

그녀는 잔을 비우고 새로 한 잔 따른다.

클로이는 지금까지 사생활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없고 나도 물어본 적이 없다. 아이들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알아서 한다. 이쪽에서 물어보면 껍데기 속으로 다시 허둥지둥 들어가버린다.
남는 방을 채워줄 하숙인을 찾는 것과 내 외로움을 채워줄 동반자를 찾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뭐.” 나는 말한다. “가족과 친구, 둘 다 어려운 관계일 수 있지…….”

“저는 아저씨의 친구인가요?”
 
당황스러운 질문이다. 클로이는 살짝 느른한 표정으로 입을 벌리고 초점이 맞지 않는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킨다. “친구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그녀는 미소를 짓는다. “다행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저씨한테 상처를 줄 일은 절대 없거든요. 그것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해서요."

“알아.” 나는 이렇게 대답하지만 사실은 모른다. 사람들은 모르면서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녀는 술을 다시 벌컥벌컥 마시고 입을 연다. “아저씨한테 할 얘기가 있는데요…….”

난 그 말을 싫어한다. 그런 식으로 시작해서 좋은 소리가 나오는 걸 들은 적이 없다. “우리, 얘기 좀 하자” 하고 똑같다고 보면 된다.
허공에 빠직하고 금이 가는 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머피는 그냥 개가 아니었어.”

“그래? 그래서 걔가 뭘 할 줄 알았는데? 말하는 거? 카드 마술?”

미키는 호포를 자극하는 중이었다. 우리도 알고 호포도 알았다. 그걸 안다고 해서 분노를 자제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호포는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머피는 내 개였고 나한테는 아주 소중한 존재였어.”

“그래, 우리 형도 나한테는 아주 소중한 존재였어.”

뚱뚱이 개브가 뺑뺑이에서 내려왔다. “우리도 알아. 그거랑 이건 다르지.”

“그래, 한심한 개가 죽은 걸 가지고서는 다들 호들갑을 떨면서 우리 형 죽은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

“너 도대체 왜 그래?” 호포가 미키에게 고함을 질렀다.

“우리 형이 죽었잖아. 잊어버렸냐?” 미키는 우리들을 전부 노려보았다. “너희들 전부 잊어버렸냐?”

미키는 코피를 훔쳤다.

“아니.” 내가 말했다. “잊어버리지 않았어. 우리는 그냥 다시 친구로 지내고 싶을 뿐이야.”

“친구? 그래, 좋지.” 미키는 호포를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네 그 한심한 개를 누가 해코지했는지 알고 싶냐? 내가 그랬어.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기분이 어떤 건지 알려주고 싶어서. 어쩌면 너희 모두 그 기분을 느껴봐야 하는 걸지도 모르지.”
그리스도 선생도 지적했다시피 우리 가운데 죄가 없는 자가 어디 있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에 돌이키고 싶은 일, 후회하는 일을 저지른 적이 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우리 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어떤 사람이 끔찍한 짓을 한번 저질렀다고 해서 그가 지금까지 쌓은 선한 업적이 전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어떤 선행으로도 벌충이 되지 않을 만큼 나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맨 밑바닥에 있는 게 희망이 아니라 죄책감이다.

내가 요즘 듣는 노래가 있다. 클로이가 하도 틀어서 비교적 견딜 수 있게 된, 프랭크 터너라는 포크 겸 펑크 가수의 노래다.

후렴구에 저지르지 않은 일로 기억되는 사람은 없다는 가사가 나온다.

하지만 그게 백 퍼센트 맞는 말은 아니다. 내 인생은 내가 저지르지 않은 일, 내가 하지 않은 말에 의해 결정되어왔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무엇을 이루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누락되었는가가 우리를 규정한다. 거짓말이 아니라 밝히지 않은 진실이 우리를 규정한다.
그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할 때마다 입안은 교정기로 가득하고 눈빛은 악의로 가득했던 열두 살 시절의 미키가 생각난다. 그래도 그는 내 친구였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저세상으로 떠나버렸다. 내 추억의 일부가 아니라 그냥 추억이 되어버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 도마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나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누군가가 들어오는 게 보인다. 목사다. 목사용 스목에 어그 부츠를 즐겨 신는 통통한 금발의 여자다. 여기저기서 나도 마주친 적이 있다. 목사로서 괜찮아 보인다.

그녀가 미소를 짓는다. “필요한 걸 찾으셨나요?”

어쩌면 교회 자체가 나도 모르는 새 쇼핑센터 비슷하게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내 장바구니에는 아직 아무것도 없다.

“아직 못 찾았네요.” 나는 대답한다.
“미키는 운이 별로 따르지 않는 아이 같았거든. 맨 처음에는 형이 그렇게 죽더니. 다음에는 개빈하고 그런 사고가 나고.”

“그건 걔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었잖아요.” 나는 발끈한다. “걔가 운전대를 잡았으니까요. 걔 때문에 개브가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고요.”

“그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려니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겠니.”

나는 씩씩대며 엄마를 쳐다본다. 엄마는 항상 남들과 백팔십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도 상관없지만 나나 내 친구가 관여된 일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싼 셔츠하고 새로 산 으리으리한 액세서리 말고는 별로 무거울 게 없어 보이던데요.”

엄마는 어렸을 때 내가 대꾸할 필요가 없다 싶은 이야기를 하면 그랬듯이 내 말을 못 들은 체한다.
우리는 스스로 해답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건 정답이다. 그게 인간의 천성이다. 우리는 원하는 진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질문만 한다. 그런데 문제는 뭔가 하면 진실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실은 그냥 진실인 습성이 있다. 우리는 그걸 믿느냐 믿지 않느냐만 선택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 둘은 돌이킬 수 없을 지경으로 한데 뒤엉켜 있다. 닭과 달걀이다. 어느 게 먼저냐의 문제다. 초크맨일까 아니면 살인사건일까?

개브가 말한다. “아는 사람이 너뿐이야, 에드.”

“입 다물고 있을게.”

“알아.” 그는 한숨을 쉰다. “너는 가장 친한 친구들한테도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짓을 저지른 적 있냐?”

나는 납작해진 필터까지 꾸깃꾸깃 눌러서 담배를 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경험이 있을걸?”

“예전에 누가 그러더라. 비밀은 똥구멍이랑 같다고. 없는 사람이 없다고. 남들보다 더 더러운 사람만 있을 뿐.”
“우리에게는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질지 선택할 권리가 없거든.”

핼로런 씨가 내게 했던 말이다.

내가 보기에는 맞는 말이었다. 사랑은 선택이 아니다. 충동이다. 이제는 알겠다. 하지만 가끔은 선택해야 하는 때가 있을지 모른다. 최소한 사랑에 빠지지 않는 쪽을 선택해야 하는 때가. 저항하고, 거기서 멀어져야 하는 때가.
“그런데 왜 그냥 친구가 될 수 없었어요?”

“너도 나이를 먹으면 알게 될 거야. 우리에게는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질지, 어떤 사람과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선택할 권리가 없거든.”

하지만 그는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사랑에 빠진 여느 사람들과 다르게 슬프고 심란해 보였다.
어른이 된다는 건 환상이다. 따지고 보면 실제로 어른이 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냥 키가 커지고 털이 많아질 뿐이다. 나는 나에게 운전면허가 주어졌고 술집에서 술을 마셔도 잡혀가지 않는다는 데 지금도 가끔 놀랄 때가 있다.

어른이라는 허울을 걷으면, 한 해, 두 해가 태연하게 흘러가는 동안 켜켜이 쌓인 경험을 헤치면 까진 무릎으로 코를 흘리며 엄마, 아빠를 찾는…… 그리고 친구를 찾는 어린애가 숨어 있다.
우리 아빠는 사람을 혼동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 이름을 또 잊어버린 걸 들키지 않으려고 나를 가끔 “아들”이라고 부를 때가 있었다.

그웬은 의자에 제대로 앉아서 텔레비전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그녀의 세상 속으로 아니면 제삼의 세상 속으로 길을 잃는다. 현실과 현실 사이의 그 얇은 막 속으로. 어쩌면 이성이 길을 잃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 다른 공간을 거니는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그 ‘범인’이 미키를 강에 빠뜨렸다고 생각해?”

나는 고개를 젓는다. “모르겠어.”

“미키는 예전부터 사람 속을 긁는 데 일가견이 있었잖아. 보아하니 죽어서도 주특기를 발휘하고 있는 모양이네.” 그는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잇는다. “게다가 자기 억측을 너한테만 얘기했지?”

“그런 것 같아.”

“그럼 미키한테 꼬리가 밟혔다는 걸 그 ‘범인’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야—”

“그 범인이 너라면 모를까.”

나는 그를 빤히 쳐다본다.
“꿈이 있어야지. 꿈이 없으면 어떻게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다른 분필 그림과 메시지에 대해서 한 이야기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눈치였다.

어른들은 그게 문제다. 내가 뭘 얘기하건 상관없다. 그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토요일 아침치고 조용했지만 날 자체가 침대에서 뚱하니 뭉개는 십대처럼 밤의 이불을 떨치고 새벽의 커튼을 열어젖히기 싫어하는 그런 날이었다 .
한참 동안 정적이 흐른다. 엄마는 바닥을 내려다본다. 엄마의 손은 울퉁불퉁하고 파란 핏줄로 줄무늬가 그어져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인간의 본모습이 손을 통해 드러난다. 우리의 나이. 우리가 느끼는 긴장감. 엄마의 손은 여러 가지 훌륭한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뒤엉킨 내 머리칼을 풀 수 있었고 내 뺨을 가만히 어루만질 수 있었고 까진 무릎을 소독하고 반창고를 붙여줄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다른 일들을 할 수도 있었다. 못마땅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만한 일들을.
천사의 날개. 니키의 손목에 그려져 있던 조그만 문신이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빠를 기념하는 뜻에서.”

그리고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직전에, 내가 그림에 대해 물었을 때 했던 말도 생각이 난다.

“아빠는 그 교회를 사랑했거든. 유일하게 사랑한 대상이었지. 그 그림은 아빠의 소중한 성소를 훼손했어. 얻어맞은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문제야. 아빠가 죽었다면 그 그림 때문에 죽은 거였을 테니까.”

냉기가 나를 덮친다. 얼음처럼 차가운 거미줄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나이를 먹으면 세상이 오그라든다. 나만의 소인국에 사는 걸리버가 된다. 내 기억 속의 세인트맥덜린스 요양원은 웅장하고 오래된 건물이었다.
아무 얘기도 할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얘기가 하고 싶어진다.

“저희 아빠요. 저희 아빠는 머리에 문제가 생겼어요. 목사님하고는 달라요. 아빠는 모든 게 슬금슬금 흘러나오는 게 문제였어요. 물이 새듯. 아빠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어요. 기억도 언어도. 결국에는 자기 자신까지. 목사님은 반대일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게 갇혀 있겠죠. 어딘가에. 저 깊숙한 곳에. 그래도 남아 있긴 하겠지만.”

그렇든지 아니면 지워지고 파괴돼서 영영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라지지 않았을 거라고 믿는다. 우리의 생각, 우리의 기억은 어딘가에 저장이 될 수밖에 없다. 엄마와 내가 열심히 수습하려고 했다. 아빠를 대신해서 기억하려고 했다. 가장 소중했던 순간들을 우리 머릿속에 안전하게 보관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복원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벌어졌던 사건, 누가 한 얘기, 사람들이 입었던 옷 아니면 그들의 생김새가 점점 흐릿해진다. 과거 자체가 오래된 사진처럼 희미해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막을 길이 없다.
익숙한 환경과 풍경이 낯설게 느껴진다. 나의 세상에서 내가 이방인이라도 된 듯이. 처음부터 내 시선이 잘못돼 있었던 듯이.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듯이. 모든 게 더 날카롭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나뭇잎을 건드리면 내 손가락이 잘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나는 예전에는 숲이 시작되는 지점이었지만 지금은 얼기설기 뻗은 주택단지로 개발된 곳을 빙 돌아서 지난다. 바람이 불 때마다 씰룩거려가며 끊임없이 뒤를 흘끗거린다. 보이는 사람이라고는 내키지 않는 표정의 래브라도를 산책시키는 남자와 버스정거장 쪽으로 유모차를 밀고 가는 젊은 엄마뿐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누군가가 혹은 무언가가 내 뒤에서 점점 다가오는 그림자 속에 숨어 있는 걸 한두 번 본 것 같다. 스쳐 지나간 아이보리색 피부, 까만 모자챙, 희미하게 반짝이는 백발이 눈가에 언뜻 머물다 사라진다.
“아저씨, 이게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일은 아니지만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했어요. 내 가족과 내 과거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돈까지 챙기면 나쁠 것 없고. 그렇지?”

그녀의 표정이 굳는다. “제가 무슨 말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게 다 끔찍한 악몽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악몽보다 더 냉정하고 잔인한 법이다.

“그러니까 미키가 너한테 돈을 주고 니키와 나를 염탐하게 했단 말이지? 어째서?”

“그는 아저씨가 이런저런 얘기를 털어놓을지 모른다고 했어요. 그러면 배경을 더 탄탄하게 설정할 수 있다고 했고요.”

배경. 우리가 미키에게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친구가 아니라 우라질 배경이었다.
그녀는 문 쪽으로 걸어간다. “안녕히 계세요, 아저씨.”

나는 무슨 말이라도 했어야 한다. 안녕할 수 있겠니? 말이나마 고맙다. 퍽이나. 뭐든. 우리의 관계를 정리하기에 알맞은 말을.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순간은 그렇게 지나가고, 다른 놓쳐버린 순간들이 머무는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내 삶의 한복판에 큼지막하게 뚫린 그 블랙홀에는 온갖 후회와 회한과 한탄이 머문다.
머릿속 깊숙한 곳이 근질거리는데 손이 닿지 않아서 시원하게 긁을 방법이 없다. 결국 나는 수첩을 덮고 옆으로 치운다. 늦었고 나는 취했다. 빈 술병 바닥에서 해답을 찾았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게 핵심도 아니다. 술병의 바닥을 비우는 이유는 문제를 잊기 위해서니까.
나는 번쩍 눈을 뜬다. 켜켜이 쌓인 잠의 장막을 헤치고 서서히 의식을 되찾은 게 아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온몸은 식은땀으로 젖어서 번들거리고, 눈동자는 튀어나오기 직전이다. 무언가가 나를 깨웠다. 아니다. 다시. 무언가가 나를 잠결에서 홱 하니 떼어냈다.

나는 방 안을 두리번거린다.
아무것도 없지만 사실 어둠으로 덮였어도 아무것도 없는 방은 없다. 그림자들이 구석에 도사리고 있거나 바닥에 고여서 꾸벅꾸벅 졸거나 가끔 위치를 바꾼다. 하지만 그 그림자들이 나를 깨운 건 아니다. 누군가가 불과 몇 초 전에 내 침대에 앉아 있었던 듯한 느낌이 든다.

나는 일어나 앉는다. 방문이 활짝 열려 있다. 방으로 들어오면서 분명히 닫았는데. 층계참에 달린 창문 사이로 스며든 희부연 달빛이 그 너머의 복도를 비추고 있다. 오늘 밤에는 보름달이 떴군. 나는 생각한다. 어울린다. 내가 침대 밖으로 다리를 내리자 꿈을 꾸는 상태에서도 깨어 있는 일말의 이성적인 부분이 그러면 안 된다고, 정말 안 된다고, 최악의 선택이라고 속삭인다. 나는 깨어나야 한다. 지금 당장.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 이 꿈에서만큼은 그렇다. 살다보면 중간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는 일이 벌어지듯 꿈도 그렇다.
내가 서 있는 곳은 집 앞길이 아니다. 꿈들이 원래 그렇듯 다른 곳으로 훌쩍 공간 이동을 했다. 숲이다. 그림자들이 주변에서 바스락거리며 중얼거리고, 나무들은 삐걱삐걱 신음 소리를 내며, 나뭇가지들은 야경증으로 괴로워하는 얇은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나는 억지로 일어나서 엉금엉금 침대를 건넌다. 침대맡의 스탠드를 켜고 곁 테이블에 던져둔 미키의 수첩을 집는다. 허둥지둥 마지막 장으로 넘긴다. 미키가 휘갈겨 써놓은 단어들을 빤히 쳐다보는데 무언가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선명하게 머릿속을 강타한다. 쨍 하고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매직 아이와 같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열심히 들여다보아도 보이는 것이라고는 연결된 점 아니면 구불구불한 선뿐이다. 그런데 아주 살짝 움직였을 뿐인데 갑자기 숨겨진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그 어떤 것보다 선명하게. 그리고 일단 보고 나면 도대체 왜 지금까지 보지 못했는지 의아해진다. 눈이 부실 정도로, 어이없을 지경으로 눈에 확 띄는데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 모두들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랬을지 모른다. 신문과 뉴스에 소개된 일라이저의 모습이 모두 사고 이전의 사진이었기 때문에 그랬을지 모른다. 그 이미지, 그 사진이 숲속의 소녀 일라이저가 되었다.

하지만 그건 실제 사진이 아니었다. 미모를 잔인하게 빼앗긴 그 소녀가 아니었다. 핼로런 씨와 내가 살리려고 애를 썼던 그 소녀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하게는 최근에 달라지기로 마음먹은 일라이저가 아니었다. 머리를 염색한, 멀리서 보면 심지어 일라이저처럼 보이지도 않았던 그녀가 들어온다. 그 어떤 것보다 선명하게. 그리고 일단 보고 나면 도대체 왜 지금까지 보지 못했는지 의아해진다. 눈이 부실 정도로, 어이없을 지경으로 눈에 확 띄는데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 모두들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랬을지 모른다. 신문과 뉴스에 소개된 일라이저의 모습이 모두 사고 이전의 사진이었기 때문에 그랬을지 모른다. 그 이미지, 그 사진이 숲속의 소녀 일라이저가 되었다.

하지만 그건 실제 사진이 아니었다. 미모를 잔인하게 빼앗긴 그 소녀가 아니었다. 핼로런 씨와 내가 살리려고 애를 썼던 그 소녀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하게는 최근에 달라지기로 마음먹은 일라이저가 아니었다. 머리를 염색한, 멀리서 보면 심지어 일라이저처럼 보이지도 않았던 그녀가 아니었다.
일라이저를 해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없었다 - 이게 중요함. 머리카락.”
현실에서는 치트키를 쓸 수 없다. 소닉 스크류드라이버를 사이버맨의 자폭 버튼처럼 수시로 작동시켜 끔찍한 운명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하지만 핼로런 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한동안 치트키를 쓰고 싶었다. 핼로런 씨를 다시 살리고 싶었다. 그가 다시 등장해 사람들에게 이렇게 얘기해주길 바랐다. 사실 나는 죽지 않았어요. 나는 범인이 아니에요. 사실 어떻게 된 일인가 하면…….

아마 결말이 나기는 했지만 옳지 않은 결말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멋지지 않은 결말이었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결말이었기 때문에. 뭔가가 남아 있는 것 같은 기분 때문에. 나는 계속 뭔가가 찜찜했다. 〈닥터 후〉를 보는 사람이라면 ‘플롯의 구멍’이라고 표현할 만한 게 느껴졌다. 작가는 시청자들이 모르고 지나가주길 바라지만 심지어 열두 살짜리의 눈에도 보이는 그런 것 말이다. 사실 열두 살짜리이기 때문에 특히 더 잘 보일 수밖에 없다. 열두 살 때는 속지 않으려고 눈에 불을 켜지 않는가.
나중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핼로런 씨가 정신병자였다고 얘기하고 끝이었다. 그 한 마디면 모든 걸 설명하기에 충분한 듯이. 하지만 아무리 정신병자라도, 아무리 〈닥터 후〉에 나오는 육 척짜리 도마뱀이라도 무슨 일을 저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예단은 다른 방향의 실수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상대방의 본모습을 보지 못하고 기존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나는 세인트맥덜린스로 아버지를 만나러 간 사람이 니키일 거라고 예단했지만 클로이였다. 내가 축제장에서 핼로런 씨를 쫓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나이 많은 잡역부였다. 심지어 잔디밭을 지키는 페니도 모든 사람들을 엉뚱한 예단의 길로 인도하고 있었다. 다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약혼자 퍼디낸드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퍼디낸드는 그녀의 약혼자가 아니었다. 딱한 약혼자의 이름은 앨프레드였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그녀는 애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불멸의 사랑이 아니라 불륜과 착각을 상징하는 케이스였다.
“세인트맥덜린스로 그를 만나러 갔다 왔거든. 아이를 낳겠다고, 기다리겠다고 얘기하러.”

“그를 사랑했군요.”

“어린애였어. 어린애가 사랑이 뭔지 어떻게 알겠나.” 그는 고개를 젓는다. “아이가 있나, 에드?”

“아뇨.”

“잘 생각했군그래.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의 심장을 사랑과…… 공포로 가득 채우지. 특히 어린 딸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하고 싶거든. 그러지 못하면 애비로서 실패한 기분이 들고. 아이를 낳지 않은 덕분에 자네는 마음고생을 많이 줄인 거야.”
그렇다. 죽음 앞에서 진심으로 마음의 준비가 되는 사람은 없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우리 인간은 삶을 통제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걸 어느 정도까지 연장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죽음은 어떤 반론도 용납하지 않는다. 최후 변론도. 항소도. 죽음은 죽음이고 그가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 그를 한 번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뻥카가 두 번 허락되지 않는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6        
eBook-여섯 번째 사요코 ㅡ 발췌문 ㅡ 온다 리쿠 | 기본 카테고리 2018-08-24 23:19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62960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eBook][대여] 여섯 번째 사요코

온다 리쿠 저/오근영 역
노블마인 | 2017년 09월

        구매하기

오래 기억해야지...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YES24 eBook]-여섯 번째 사요코 ㅡ 발췌문 ㅡ 온다 리쿠 , 노블마인 , 오근영옮김 ,

우리가 졸업하던 해는 ‘여섯 번째 사요코의 해’라고 불렸다. 그리고 그것은 저 이상한 은유로 가득 찬 무시무시한 일련의 사건을 일으켰다.
“그랬지. 올해가…… 여섯 번째라고 했나? 올해도 있긴 있는 거야?”

“있어. 꽃병이 교탁 위에 나와 있었다는 게 그 증거야.”

“그게 누군지 알아?”

“몰라. 아는 건 우리 반 아이라는 것뿐.”

“뭐어? 우리 반? 그럼 그 아이는 1년 내내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는 거야?”

“응.”

“흐음, 하지만 그 아이도 깜짝 놀라기는 했겠다. 우리 반에 ‘사요코’라는 전학생이 불쑥 나타났을 때.”

“그랬겠지.”

분명 슈도 그것이 처음부터 걸렸다. 왜 지금 같은 미묘한 시기에 쓰무라 사요코라는 이름을 가진 전학생이 이 학교에 나타난 걸까?
학교를 졸업한 형과 누나에게 들은 과거 이야기를 떠올려보면서 뭔가가 작은 가시처럼 목구멍에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늘 불편했다. 쓰무라 사요코는 준비된 것처럼 왔다. 하필 이런 전통이 내려오는 학교에, 더구나 3년에 한 번 축제가 열리는 바로 그해에. 그러나 쓰무라 사요코라는 소녀는 정식으로 전학 수속을 거쳐 확실하게 이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남달리 총명하고 영화배우처럼 예쁘며 생동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마사코는 사요코 그 아이와 죽이 잘 맞는 것 같더라.”

슈가 불쑥 중얼거렸다. 이 또한 우연인가? 혹시 마사코의 무녀와도 같은 촉매적 분위기를 쓰무라 사요코가 간파한 건 아닐까. 설마…… 이건 지나친 비약인가?
마사코는 넘치는 교복들 무리에 압도당하는 것 같다.

검은색과 감색의 덩어리들이 서로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제각기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커다란 덩어리 전체가 하나의 의지를 갖고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학교란 얼마나 이상한 곳인가. 같은 또래의 수많은 소년, 소녀들이 모여들어 저 비좁은 사각 교실에 나란히 책상을 놓고 앉는다. 얼마나 신기하고 얼마나 유별난, 그리고 얼마나 굳게 닫힌 공간인가.

같은 학생이라도 대학생과는 사뭇 다른 게 고등학생이다.
고교생은 어정쩡한 경계 지점에서 자신들의 가장 허약한 부분으로 세상과 싸우고 있는 특수한 생물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사코가 ‘그 느낌’을 맛본 것은 실내화를 갈아 신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다.

‘……?’
 
항상 신학기 초에 학교에 들어설 때면 비일상적인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동요를 잠깐이나마 느끼는데, 그 느낌이 다른 때보다 강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새로 배정된 교실을 향해 계단을 올라갈 때도 ‘그 느낌’은 다시 찾아왔다. 그것은 소리도 모양도 없는 파도가 저 멀리서 마사코의 내부로 밀려드는 듯한 감각이었다.

“사요코가 나왔어.”

계단에서 누군가가 마사코와 스쳐 지나가는 순간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아, 다들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전설이라는 게 그런 것이다. 몇천 명, 아니 몇만 명의 학생이 스쳐간 이 낡은 학교에는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그 뭔가가…… 또는 이 공간 안에 겹겹이 배어 있는 에너지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뭔가가 스며들어 온다. 매일 학교 이곳저곳에서 주고받는 소문 이야기,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 속에 그런 낡은 이야기,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배어들어 있었다.
슈는 실눈을 뜨면서 싱싱한 나뭇잎을 바라본다.

이따금 이대로 영원히 자신의 내면에 각인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은 장면들이 있다. 지금이 그렇다. 언젠가 분명 이런 시간을, 이렇게 옆에서 멋대가리 없는 교복을 입고 무방비 상태의 얼굴로 이야기를 걸어오는 유키오의 목소리를 그리운 마음으로 떠올릴 순간이 올 것이다.
“그거…… 나도 들은 적이 있는데 조금 다른 이야기였어.”

“응, 옛날이야기라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살이 붙기도 해서 아마 여러 가지 버전으로 나돌고 있을 거야.”

“내가 들은 건 뭐랄까 조금 더 동화 같은 내용인데……. 사요코라는 건 학교 벚나무에 살고 있는 학교의 수호신이고 빨간 꽃을 꽂는 건 그 요정 같은 수호신에게 바치는 의식이래. 올 한 해도 학교가 무사하도록 비는 주술 같은 거라고. 그리고 그 수호신은 변덕스러운 요정이라서 요정의 눈에 띄지 않도록 연극 준비를 하고 요정의 마음에 드는 연극을 공연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어.”

“으음, 여자들 입을 거치니까 갑자기 아기자기한 동화가 되는군.”

“그리고 다른 아이가 들은 이야기로는,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서 그 수호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연극을 공연한 여자 애가 갑자기 떨어진 무대 장막에 맞아 죽었다는 거야. 그래서 지금도 장막에 핏자국이 있다고도 하고, 그 꽃병은 꺼낼 때마다 그림이 달라진다는 둥 무서운 것도 있었어.”
“응, 조금씩 다르기는 해도 다 알고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하며 순진한 얼굴로 홍차를 마셨다.

유키오는 다시 불길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몇천 명이나 되는 이 학교의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이 이야기를 들었다니. 게다가 이 이야기는 하나하나 미묘하게 다르고, 또 조금씩 변화된 다양한 이야기가 매일 만들어지고 있다.

슈가 중얼거렸다.

“그건 그렇고…… 쓰무라 사요코가 갖고 있는 열쇠…… 가토는 그 열쇠가 대대로 사요코에게 전해지는 열쇠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혹시 똑같은 열쇠가 또 있는 게 아닐까? 만약 그렇다고 해도 쓰무라 사요코는 어디서 그 열쇠를 손에 넣었을까?”

“쓰무라 사요코는 정말 우리 학교의 사요코 전설을 알고 있는 걸까. 이 학교가 처음은 아닌 걸까? 어때, 알고 있는 것 같아?”
“뭐가 그렇게 복잡해. 그래서 세 번째 사요코는?”

“빨간 데루테루보즈가 걸렸어. 우리 형은 과거 사요코를 아는 남학생이 그녀를 회상한다는 형식으로 남자 1인극을 썼어. 그리고 그해는 다행히 그것이 공연되었고 그런대로 평가도 좋았대. 그 때문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대학 합격률도 학교 역사상 1, 2위를 다툴 정도로 좋았고, 형은 다시 졸업식 날 다른 후배에게 열쇠를 건네주었다는 거야.”
교사들은 그런 의미 없는 행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학생들의 ‘자율적인’ 행위인 것이다. 더구나 이 ‘사요코’ 전설은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이 지극히 소수라는 조건까지 작용하여 그 밖의 다른 학생들은 어렴풋이 알고는 있어도 실제로 어떤 이야기인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그것은 통학로의 가로수 풍경과도 같은 것이었다. 매일 보면서 자연스럽게 알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눈앞에서 없어져버리면 전혀 떠올리지 못하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시간은 자꾸 흘러갈 것이다.

첫 번째 진학 상담, 운동회, 중간고사. 학교라는 건 이처럼 냉엄한 현실과 목가적인 의식을 똑같은 수준에서 번갈아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해간다. 물이 흐르듯 아무렇지도 않게 진행되는 행사들 사이로 자신들의 장래와 인생이 조금씩 정해지고 각자의 앞날이 갈라지고 있다는 것을 학생들은 깨닫지 못한다.
“그건 ‘손님’ 같은 거야.”

“손님?”

“옛날부터 나그네로 모습을 바꾼 신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있었단다. 그러니까 뭐냐, 지금도 시골 쪽에 가면 객지 사람이나 지나가는 나그네를 필요 이상으로 환대하는 분위기가 있지 않더냐. 그건 바로 그런 두려움 때문이란다. ‘귀인이 모습을 바꾼 방문자’가 아닐까 하는…….”

“그런 건 민속학적인 이야기잖아요. 실제로는 그냥 보통 전학생인 걸요.”

“으음, 보통 전학생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너희가 보기에는 ‘특이한 인물’이지? 본인은 평범한 전학생이라도 너희가 ‘손님’으로 인정했을 때부터는 그 말이 의미를 갖기 시작하는 거란다.”

“예에, 그럼 ‘손님’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오는 걸까요?”

“글쎄다. 그건 영원한 테마일 거야. 그냥 너희를 시험해보려고 오는 거겠지.”

“뭘 시험해봐요?”

“모르지.”

“왠지 기분이 나빠요.”

조릿대 덤불 쪽에서 쏴아, 하고 잎이 부풀어오르듯 흔들리며 바람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쓰무라 사요코는 ‘손님’일까?

무슨 의미를 찾아 이 학교에 나타난 걸까? 뭔가 시험을 당할 만한 의미가 우리 쪽에 감추어져 있다는 이야긴가?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인 우리에게 왜 그런 ‘손님’이 올 필요가 있다는 거지?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면서 슈는 생각에 잠겼다.
후기 보충 수업이 시작되면서 네 명의 친구는 매일 차를 마시며 두서도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였다. 어릴 때의 추억, 학교에 나도는 소문, 자주 본 텔레비전 프로그램. 그런 이야기가 왜 그렇게 재미있는지 모르지만 전혀 싫증이 나지 않았다. 네 명은 서로 질세라 떠들어대다가 별것도 아닌 농담에 배를 잡고 웃어댔다. 잠시라도 이야기가 끊어질까봐 두렵다는 듯, 마치 이 여름에 이야기를 해두지 않으면 평생 기회가 없다는 듯이 매일 서로의 모습을 찾아 모여들었다.
“세상에! 안 들킬 줄 알았어? 나를 뭘로 보는 거야. 뒤에도 눈이 있는 사요코라고.”

“옙, 미처 알아뵙지 못했습니다.”

“그게 뭐가 재미있어? 아이들을 빤히 쳐다보는 게.”

장난스럽게 응수하려던 슈는 순간 대답할 말이 없었지만 빤히 바라보는 사요코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마지못해 대답했다.

“몰라. 사진 찍는 걸 좋아하기 때문인가. 난 사람들이 잔뜩 모여서 뭔가를 하고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는 걸 좋아해. 한 사람 한 사람 정면으로 본 사진이 아니라 무심하게 뭔가를 하고 있고 내가 그걸 보고 있다는 걸 상대가 모르는 상태가 제일 안심이 돼지. 저쪽에 넓은 세상이 있고 나는 그 세상 바깥의 파인더 이쪽에 있는 상태를.”

“오호.”

사요코는 신기한 듯 감탄의 목소리를 냈다.
‘손님’, 어쩌면 이 ‘사요코’라는 부조리한 관습 자체가 ‘손님’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쓰무라 사요코를 비롯한 우리는 대체 무엇을 시험당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에 답은 있는 걸까?

“그래도…… 네 이야기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미 15년 가깝게 이 어리석은 이벤트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잖아. 그런데 난 여기에 뭔가 한 줄기 핵심을 꿰뚫고 있는 누군가의 강력한 의지를 느끼곤 해. 도중에 이 이벤트 자체가 없어질 뻔한 위기가 몇 번 있었잖아. 사요코 역할을 거부하기도 했고 죽기도 했잖아. 3년에 한 번이라지만 ‘전달만 하는 역할의 사요코’가 전해주는 걸 잊어버리거나 전달할 때 누구에게 주었는지 알 수 없게 되기도 하고,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계속 이어지고 있잖아. 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집요하게, 끈질기게 누군가의 손으로 궤도 수정을 하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너 오늘따라 어울리지 않게 꽤 논리적이다.”

“아, 이건 감이야. ……도대체 누구의 의지일까?”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명기구를 옮기는 실행위원들을 쳐다봤다.

그 대답은 내일이면 알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려다가 슈는 잠자코 있었다.

“올해도 사진 찍을 거야?”

갑자기 유키오가 화제를 바꿨다. 사진부 작품이라기보다 슈 혼자만의 취미로 축제 기간 내내 활동하는 학생들의 스냅 사진을 찍어 다음 날 즉시 사진부에서 전시하는 것이다. 축제 기간이 끝난 다음 그 스냅 사진을 사진의 주인공에게 주는 것이 1학년 때부터 해오던 슈의 취미였다.

“응, 올해는 특정 개인을 중점적으로 쫓아다녀 "
사실은 뭐든 조금씩이 아니었다. 타인이 자신의 내면으로 파고들어 오는 게 무섭고, 타인 안에 파고들어 가는 것도 무서웠다. ……자신은 다른 많은 사람들과는 달랐다. ……자신의 내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런 감정이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올 것을 슈는 알고 있다. 자신의 오만함, 냉정함, 소심함이 자신이 찍는 사진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들통나는 것을 그는 무엇보다 두려워했다.

‘하지만 올해는 축제가 끝난 다음에 사요코와 마사코, 그리고 유키오의 사진을 정식으로 찍어줘야지.’

슈는 그때 결심했다.

정면에서 똑바로 그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야지.
“캄캄한 곳에서 꼼짝도 못하고 이 짧은 문장 하나를 읽자고 자기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니 너무해. 졸면 어쩌지.”

사요코가 큰 소리로 말했다.

“난 기대가 되는걸. 노랑과 빨강 램프, 틀리면 어쩌지. 빨간색이 멈춤이고 노란색이 서두르라는 거지.”

마사코는 불안한 듯 멀리 있는 램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슈는 자꾸 ‘100가지 이야기’가 연상되었다. 한 공간에 모인 사람들이 100개의 촛불을 켜고 한 사람씩 괴담을 얘기하고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촛불을 하나씩 꺼나가다가 마지막 하나가 꺼지는 순간 진짜 마성이 나타난다는 그 놀이 .
“이건 아주 재미있는 꽃병입니다.”

종이를 펼치는 바스락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들렸다.

“지금까지 몇 사람이” “이 꽃병을 어떤 신호로서” “교실에 장식해왔습니다.” “왜 그랬는지 여러분은 아십니까?”

빨간 램프.

강당 안의 어둠 속으로 팽팽하게 한 줄기 가는 실이 지나가는 듯했다. 사람의 목소리라는 건 얼마나 신기한가, 하고 슈는 생각했다. 제각기 다른 높낮이에 여러 가지 색깔이 담겨 있고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각각의 목소리에서 상상되는 그 목소리 주인의 모습이 어둠 속에서 증폭되어 동물이 되기도 하고, 돌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이 꽃병은 어떤 의미에서” “이 학교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읽는 사람도 이제는 적응이 좀 되는지 목소리에도 확실히 여유가 생겼고 점점 일정한 리듬을 따라 대사가 계속되었다. 목소리는 남자였다가 여자였다가 낮아졌다가 높아지기도 하고 가늘었다가 굵었다가, 경전을 읽는 듯 천천히 이어졌다.)

“여러분은 10년 이상” “학교라는 데를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라는 데가 얼마나 이상한 곳인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까?” “학교란 무엇을 위해 있는 걸까요.” “물론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공부를 하기 위한 장소입니다.”
“모두가 이 장소에” “있습니다.”

마사코는 점점 긴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어둠 속에서 나는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다. 조금씩 목소리가 나는 위치가 이동하고 있다. ……잔물결이 밀려가듯. 마치 이 강당 자체가 피아노 같은 악기가 되고 누군가 그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건반이구나. 누군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존재가 우리를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축제가 끝나면서 분명 뭔가가 ‘끝났다’는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그때는 해방된 듯한 안도감을 맛보았지만, 그는 다시 두리번거리며 지금도 자신이 뭔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정말로 사요코는 없어져버렸다. 이제 학교 어디에도 없다.
슈는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김이 서린 듯 뿌옇게 흐려진 창문을 바라보며 ‘비앙카’의 긴 탁자에 앉아 있었다. 딱히 약속이 있어서 들어온 건 아니지만 아무 생각 없이 커피를 마시면서 종잡을 수 없는 허탈감에 빠져 있었다.

축제를 경계로 해서 ‘모두들 뭔가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동시에 쓰무라 사요코 역시 어딜 봐도 수수께끼가 없는 그저 평범한 예쁜 아이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이제 그녀는 ‘손님’이 아닌 존재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사요코는 모두 구로카와 선생님 반에서 나오고 있어.”
“뭐?”
슈는 생각도 해보지 않은 내용에 놀랐다.
시다라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슈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내가 조사를 해봤어. ‘사요코의 해’에 해당하는 사요코가 어느 반에 속해 있었는지를. ‘전달만 하는 해’의 사요코도 조사할 수 있는 데까지는 모조리 조사했지.”
“설마, 그래서…….”
“일곱 명까지는 알아냈는데 모조리 구로카와 선생님 반이었어. 이게 우연일까?”
‘내가 이상한 걸까? 같은 여자면서. 하지만 여자가 아니면 사요코처럼 정말 완벽한 여자가 있다는 걸, 진짜 대단하다는 걸 모를 거야. 남자 애들은 그냥 여자라는 것만으로 만족하잖아. 그 여자가 어떤 존재인지 따윈 그들에게는 의미가 없을 거야.’
“유키오 같은 타입…….”
마사코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는 얼굴을 들고 사요코의 진지한 표정을 바라봤다.
다음 순간 사요코는 눈에 익은 환한 표정으로 빙그레 웃었다.
“……이라고 하면 어쩔래?”
“겁주지 마.”
마사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사요코가 잠깐 보였던 진지한 눈빛이 심상치 않은 느낌으로 남았다.
‘어떻게 하지? 혹시 진짜면…….’
“아니, 난 받아들이는 척을 잘할 뿐이야. 척을 너무 잘해서 어떤 땐 나도 진짜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야. 하지만 남자 애들은 달라. 참 대단해. 슈 같은 아이는 눈부신 미래와 가능성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게 보여서 때로 부럽고 질투가 나서 때려주고 싶어. 그의 미래를 나누어 갖고 싶어서 난 그 애 옆에서 얼쩡거리는 건지도 몰라. ……글쎄, 그렇게 친해 보였나. 그렇다면 나를 미워하는 여자 애들이 많겠네.”
“어머! 의외다. 사요코가 그렇게 남자를 부러워하다니.”
“난 말이지, 따돌림 당하는 게 싫어. 남자 애들은 걸핏하면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우리를 따돌리고 달아나버리잖아. 슈를 보고 있으면 점점 멀리 앞으로 달려가서 나 혼자만 따돌림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아이와 정면으로 대결하게 될까 봐 두려워서, 이 아이와 대결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그렇게 안도하는 자신에 대해 허전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 순간이 지금 이렇게 찾아오다니.

슈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한 소녀가 서 있었다.

두 손을 몸 앞으로 해서 가방을 얌전하게 들고 똑바로 서서 뚫어지게 두 소년을 바라보는 쓰무라 사요코. 슈는 사요코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보일 듯 말듯 웃고 있는 듯, 모든 것을 다 알아버린 듯한 눈빛. 평소 교실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던 쾌활한 소녀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다. 그녀가 온몸에서 뿜어내는 낮의 에너지와는 다른, 그 정반대의 에너지…….
진짜 사요코가 있는 걸까?

그 순간 갑자기 몸이 오그라드는 듯한 현기증과도 같은 어지러움을 느꼈다.

누군가도 나와 마찬가지로 이런 의문을 느꼈던 게 아닐까. 이 낡은 건물의 좁은 방에서 이 매뉴얼을 읽으면서 똑같은 생각을 한 게 아닐까. 그는 자신이 누군가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자신이 예정된 행동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처럼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은밀하게 찾아다니는 제삼자가 있기 때문에 이 사요코라는 행사가 지속되어온 게 아닐까. 이렇게 학교라는 닫힌 공간은 빙글빙글 영원히 돌고 있는 게 아닐까…….

그는 그 순간 뭔가를 이해한 것인지도 모른다.
“……요컨대 말이다. 학교라는 건 돌고 있는 팽이 같은 거야. 항상 똑같은 위치에서 똑바로 서서 빙글빙글 돌고 있지. 그리고 너희 학생들이 끈을 잡고 팽이를 열심히 탁, 탁, 내리쳐서 팽이가 속도를 잃고 쓰러지지 않도록 열심히 분발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그 끈을 후배에게 전해주고 차례차례 다른 학생이 팽이를 돌리지. 팽이는 내내 똑같은 하나의 팽이지만 끈을 쥔 사람, 치는 사람이 자꾸 바뀌는 거야. 그리고 난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면 말없이 그 팽이를 보고 있어. 비틀거리지 않고 똑바로 서서 일정한 속도로 돌고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는 거야. 팽이는 말이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지 않으면 똑바로 돌 수가 없고, 그렇다고 너무 빨리 돌리면 위치가 어긋나버리지. 난 팽이가 좀 지나치게 빨리 돌거나 늦게 돈다 싶으면 ‘어이, 좀 느리다. 비틀거리는구나. 그렇게 돌리다간 쓰러진다.’ 이런 말로 주의를 주기도 하고 기합을 넣는 역할을 하지. 너희가 돌리는 팽이가 바로 학교의
“슈야, 어떻게 된 거냐? ‘손님’한테 물리기라도 했냐?”

아버지는 손가락에 묻은 초콜릿을 핥아먹으면서 물었다.

“예,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요, 아버지. ‘손님’ 말인데요. 사실은 손님이 아니었어요. 알고 보니 우리가 ‘손님’이었어요.”

“뭐어?”

“전 알았어요. 찾아오는 나그네 입장에서는 우리가 ‘끝없이 악의에 가득 찬 손님’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요.”
“……저기, 전부터 한번 물어보려고 했는데 말이지.”
조금 사이를 두고 슈가 입을 열었다. 이야기를 꺼낸 슈는 시다라도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섯 번째 사요코〉 말인데, 중단된 부분이 아직 전체의 3분의 1도 안 읽었을 때였지.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데? 넌 어떻게 그런 연극을 공연할 생각을 했냐.”
“다들 줄기차게 물어보더군. 그야말로 연습 없는 공연이었으니까. 스태프들끼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를 해봤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무서운 연극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역시 본격적인 무대라는 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걸 알았어. 그리고 집단심리란 정말 무서운 거야. 그 이야기를 그냥 대본으로 읽으면 하나도 무섭지 않거든. 그 다음에는 결국 주인공 ‘나’가 여섯 번째 사요코로서 이 학교에서 같이 학창생활을 보내는 다른 아이들에게, 뭐랄까 청춘의 훌륭함에 대해 잘난 척을 좀 하는 거야. 지금 이 인생의 임시 정거장인 학교라는 곳에서 같이 시간을 공유하다가 다 같이 둥지를 떠나는 멋진 미래라는 내용을 간절하게 호소하는 것이 이야기의 주요 줄거리였어. 그리고 사실은 뭉클하게 감동을 주면서 끝날 예정이었지. 그런데 공연이 진행될 때 학생들은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어. 아마 대본을 읽어나가는 동안 한 사람 한 사람이 ‘이건 분명히 무서운 이야기일 거야’라고 지레짐작하면서 읽었을 거야.”
 “하지만 너도 생각해봐라. 그렇게 캄캄한 곳에서 펜라이트만 옮겨가면서 그런 대사를 읽게 해봐.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초자연적인 분위기야.”
“응, 그리고 아무래도 연기하는 배우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일 거야. 만약 그걸 진짜 1인극으로 했더라면 분명히 하나도 무섭지 않았을 거고, 그렇게 이상한 긴장감은 생기지 않았을 거야.”
“그랬겠지.”

슈는 수긍을 하면서 그 이상한 분위기를 떠올렸다.

그렇다. 다들 자신들 안의 사요코를 발견하고 공포를 느꼈던 것이다. 그 설명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거울을 봤을 때와 같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떠오르는 공포를.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5        
하얀분필을줄까, | 기본 카테고리 2018-08-21 23:1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062221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eBook][100%페이백][대여] 초크맨

C. J. 튜더 저
다산책방 | 2018년 08월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초크맨
#C.J.Tudor
#튜더양식아니고
#다산책방
#이은선옮김
#the_chalk_man
#yes24ebook
#하얀분필을줄까
#파란분필을줄까
#그냥다줄까

이 세상이 스노볼이라면 바로 그날 어떤 신이 다가와서 아무 생각 없이 세게 흔든 다음 다시 내려놓은 거나 다름없었다. 그러고 나면 스티로폼과 눈가루가 가라앉더라도 상황이 전과 달라졌다. 밖에서 보면 똑같아 보일지 몰라도 안에선 모든 게 달라졌다.

살다보면 고칠 수 있는 것도 있지만(몸무게, 외모, 심지어 이름까지 그렇다) 아무리 기도하고 애를 쓰고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것도 있다. 그런 것들이 우리를 규정한다.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바꿀 수 없는 것들이.

[본문 중에서]

 



또 밤새 ebook 을 듣다 아침이 밝아 올 즈음 살풋 잠이 들었다 .
일어나야 할 시간이 가장 피곤이 몰리는 시간이다 . 억지로 억지로 몸을 깨우고 , 이번엔 지난 밤 슥 흘려들은 ebook 부분을 다시 돌려 들으며 샤워를 하고 , 옷을 갈아입고 일상을 시작한다 .

문학을 좋아하는 에디와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 다반사와 독특한 선생님의 독특한 만남 . 그리고 분필로 시작한 낙서 .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일어나는 불행들 . 그러면서 아버지처럼 알츠하이머를 걱정하는 40대의 에디 . 그 앞에 오래전 친구들과 멀어진 미키가 돌아오고 , 그의 일상도 묘한 균열이 인다 . 환상인지 꿈인지 모호한 악몽이 말을 걸어오고 ...또 다시 시작된 초크맨의 악몽으로의 초대 .

아주 사소한 변화라도 그 변화를 깨닫고 나면 이전의 눈으로는 세상을 보기 힘들다 .

누구의 , 어딘가의 , 무엇의 변화인지 몰아치는 스토리가 잠을 압수하고 피로를 선사해도 음 , 재미있어서 봐준다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6)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7        
1 2 3 4 5 6 7 8 9 10
언강이숨트는새벽
언 강이 숨트는 새벽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10·11·12·14기 책

15기 영화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0월 스타지수 : 별3,09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억하고 싶은 페이지
이상한 나라의 소설가들
윤"과 함께 볼것
스크랩+이벤트
외딴 방에서
따옴표 수첩
[]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어떤 날
스치듯이
낡은 서랍
읽겠습니다
보겠습니다
듣겠습니다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문학과 지성사
문학동네
창작과 비평사
태그
페미사이드 다시만나다 악몽일기 가족인연 길음역 과탄산소다 좋았던7년 문지스펙트럼서포터즈 새싹뽑기_어린짐승쏘기 모동섹
2020 / 1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트랙백이 달린 글
내용이 없습니다.
스크랩이 많은 글
내용이 없습니다.
많이 본 글
오늘 105 | 전체 393091
2014-10-08 개설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