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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몰라도 블로그는 알게 된 네이버 블로그로 돈벌기 | 나의 리뷰 2021-10-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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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

김동석 저
한빛미디어 | 202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아무튼 블로그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책!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이 책은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 이벤트를 통해서 받은 책이다. 리뷰어클럽에서는 서평단에 지원한 이들에게 이 책에 대한 기대평을 댓글로 남기기를 요구했고, 나는 이런 댓글을 남겼다.

 

네이버와는 많은 인연이 쌓였지요.

59대 명예지식인, 제1기 네이버후드 어워드,

파워지식인, 지식장학생, 지식활동대...

지식인에서는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다 받았지요.

 

네이버블로그에서는 통산 방문객 650만 명,

일일 방문객 평균 1,500명...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돈을 번 적은 없네요.

아, 네이버 애드포스트에서 약간의 수입은 있지만,

하루 1천 원, 한 달 3만 원이니...

그것을 수입이라고 할 수는 없을 듯하고요.

 

네이버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는 뭐 혹시 인연이 닿는다면...

그런 마음으로 응모를 하지만...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를 기원합니다.

 

이 책에 대한 생각이나 기대는 댓글에 적힌 그대로였고, 책을 받았을 때는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기대를 한 이유는 당연히 20여 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했으나 블로그를 통해 이렇다 하게 돈을 번 것 같지는 않기에 '혹시나 돈을!' 하는 마음이었다. 우려를 한 이유는 역시 블로그에 대한 나의 경력이었다. 20년 동안 운영을 하면서 7백만 명에 가까운 누적 방문객이 쌓인 나이다. 블로그에 대해서 알만큼 알고 있는데, 그런 내가 모르는 것이나 배울 점이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기대와 우려 속에 읽은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20년이 아니라 30년 이상 블로그를 운영했다고 해서 그 분야에 최고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평생 전업주부로 하루 세 끼 밥상을 차렸다고 해서 일류 요리사라고 할 수 있을까? 평생 버스나 택시 기사로 운전을 했다고 해서 운전에 대해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문득 어린 시절에 읽은 임창 화백의 『땡이 사냥기』가 생각났다. 이 작품은 작가의 대표작이자 한국 만화사의 걸작으로 뽑히는 명작이기도 하다.

 

오래전에 읽었으므로 기억이 흐릿하지만, 서울에 살던 땡이가 초등학교 시절에 시골로 이사를 왔는데 친구인 딱따구리를 통해 사냥에 재미를 느끼고, 이웃에 살던 포수 노 첨지에게 사냥을 배워서 세계적인 사냥꾼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을 떠올린 이유는 노 첨지는 땡이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은 평생 사냥꾼으로 살아왔고, 땡이는 사냥의 기초에 대해 자기에게 배운 제자가 아닌가? 그러나 체계적으로 사냥을 배운 땡이의 실력이 자신을 뛰어넘었음을 결국은 인정하게 되고,  땡이에게 사냥에 대한 새로운 노하우를 배우게 된다. 평생 사냥을 하였다고 해서 그 분야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자신에 대한 과신으로 인해 진리에 눈이 멀 수가 있는 것이다.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마도 블로그의 경력으로는 내가 저자를 앞설 것이다. 8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성공한 확실한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하는데, 나는 20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했다고 해도 돈벌기에서는 성공을 했다고 할 수가 없다. 저자가 8년 동안 노력해서 유명 맛집의 주방장이 되어서 경제적으로 성공을 했다면, 나는 20년 동안 별 탈 없이 가정의 밥을 지은 주부라고 할까? 아마 블로그에 대한 저자와 나의 차이는 세계적인 엽사가 된 땡이와 평생 시골의 사냥꾼으로 산 노 첨지에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둘째,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블로그에 대한 지식을 상당히 얻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이곳에 적을 수가 없다.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내게 부족했던 세 가지만 적으면 방문자에 대한 분석과 키워드 활용과 독자와의 관계이다.

 

1) 방문자에 대한 분석

나도 방문자에 대한 분석을 나름 하기는 했다. 그러나 블로그의 수익이나 조회수 증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내 블로그에서 손님들과 갈등을 빚은 적이 거의 없지만 댓글로 인해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조국 전 장관의 책에 대한 책과 페미니즘 관련 책의 리뷰를 썼을 때다. 내 글이 크게 과격한 면은 없었지만 예민한 소재이기 때문인지 내 리뷰에 대한 비판성 댓글이 수십 개 달렸었다. 그 뒤로는 그런 소재를 피해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런 것을 방문자에 대한 분석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글을 더 많이 써서 방문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 블로그 수익에 유리하지 않겠는가? 저자는 단순히 방문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분석만 한 것이 아니라, 네이버 AI까지 분석했다. 네이버 AI가 좋아하는 글이어야 검색창의 상위에 노출이 되고, 더 많은 방문자를 유도할 수 있고, 그것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2) 키워드 활용

나도 포스팅을 작성한 뒤에 해시태그를 활용해서 키워드를 쓰기는 했다. 내가 쓴 '키워드'는 글자 그대로 내용 요약이다. 어떤 맛집을 방문했다면 상호나 차림표와 가격 정도, 관광지를 방문했다면 명칭과 지역 정도만 적었다. 그런 키워드는 내가 블로그에 무엇을 썼는지 확인할 때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방문자 유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단순히 상호, 명칭, 지역 같은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키워드를 활용했다. 방문자가 궁금해하는 내용이나 네이버에서 인기 검색어(키워드)가 무엇인지를 수시로 확인한 뒤 거기에 맞는 키워드를 적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를 갔다면 키워드로 '경부고속도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통상황, 통행료 미납, 버스전용차 운행 시간, 휴게소, 교통상황, 주유소 등을 키워드로 올리면 그것이 방문자 유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키워드의 중요성을 실감한 경험이 여러 번 있다. 그중에 하나가 '안나경 씨의 두 얼굴'이란 포스팅이었다. 특별한 포스팅이 아니다. jtbc 앵커우먼인 안나경 아나운서가 평소에는 긴 머리였는데 갑자기 단발을 해서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라는 개인적인 단상이다. 물론 긴 머리와 단발의 화면을 덧붙이기는 했다. 이 포스팅의 누적 조회수가 무려 5만여 회에 달했다. 당시 jtbc 뉴스룸의 인기와 맞물려서 네이버 검색창 메인 화면에 뜨면서 방문자 유입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3) 독자와의 관계

이 점에 대해서는 나는 스스로의 단점을 알고 있다. 저자는 이웃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애정을 표시하고, 방문자를 애정 이웃으로 만들어야 하다고 강조를 하는데……, 나는 그 점에서는 거의 F학점 수준이다. 내 블로그의 이웃이 7천 명이지만 그분들이 누구인지 대부분 모르고, 이웃을 방문하거나 댓글 등으로 인사를 하기는커녕 내 블로그에 달린 댓글에도 대부분 답글을 안 달고 있다. 즉 나는 독자와의 관계에서는 무심하다 못해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주인장이었을 것이다. 이 점은 이 책에서 배웠다기보다 내 블로그의 단점을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셋째, 내가 유용하게 배운 점은 두 가지이다. 블로그 체험단은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무조건 기피하고 있었고, 복사를 해서 글을 썼을 경우에 AI의 검색을 피하는 방법은 처음으로 알게 된 유용한 지식이다.

 

1)블로그 체험단

지금까지 내 블로그에서 블로그 체험단을 제안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아마 하루에 1~2, 한 달이면 40여 건은 될 듯하다. 그때마다 나는 거절을 하곤 했다. 그런 홍보글을 실을 경우에 내 블로그가 저품질 블로그로 낙인을 찍힐 수도 있고, 그런 글은 내 블로그와 맞지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체험단도 잘 활용을 하면 블로그 수익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대개 일일 조회수 500회 이상의 블로그에 그런 의뢰를 한다는데, 내 블로그는 1,500회 내외이니 충분한 조건이 될 듯하다.

 

2) 복사 문서 포스팅

나는 남의 글을 복사해서 올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부분 내가 쓴 글이고, 어쩌다 다른 사이트에서 일부를 복사했을 경우에는 출처 정도는 남기곤 했다. 하지만 내 글을 복사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나는 네이버와 예스24 두 곳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같은 내용을 두 곳에 올릴 경우에는 어느 한 쪽을 복사해서 다른 블로그에 올리곤 했다.

 

이렇게 했을 경우에 비록 자신이 글이라고 해도 AI는 표절로 판정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사이트에서 글을 복사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블로그 문자도 함께 복사가 되기 때문에 AI는 그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복사할 내용을 일단 메모장에 옮겼다가 올리면 된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블로그 문자들은 가지 않게 된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해도 AI는 유사 문서 검색 기능이 있어서 완전히 감출 수는 없어도, 완전 표절이 아닌 이상 상당히 유용하다고 한다.

 

넷째,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판단과 실천임을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서 블로그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알게 된 지식이 블로그를 통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것은 자신할 수 없다.

 

열심히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공부를 하는 방법은 여러 선생님과 참고서를 통해서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다. 그러나 공부로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이 더 많은 이유는 알고 있는 지식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주식을 통해서 돈을 버는 방법'이 수십 권에 이르지만,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보다 실패를 한 사람이 더 많은 것처럼…….

 

이 책을 통해서 내가 20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했고, 누적 방문객이 수백 만에 일일 방문자가 수천에 이르면서도 수익을 올리지 못한 이유는 알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블로그를 통해서 돈을 벌게 된다는 것은 자신하지 못하겠다. 유명 학원의 유명 강사에게 강의를 들은 사람이 모두 명문대학교에 합격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어디선가 들은 개그가 난다. 어떤 사람이 복권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를 했단다. 1년 동안 매일 서너 번 씩 기도를 해도 한 번도 당첨이 되지 않으니, 그는 하느님을 원망했단다. 이럴 수가 있냐고? 그러자 하느님이 이렇게 대답했다던가?

 

"이놈아, 복권을 사야 당첨을 시키든 말든 할 것이 아니냐?"

 

이책에서 알게 된 내용을 실천을 해야할 텐데, 나는 당장 독자와의 관계도 자신이 없다. 지금까지 답방은 커녕 답글도 제대로 안 썼는데, 갑자기 친절하게 달라지면 상대가 놀라지 않을까? 하지만 저자의 말이 옳은 말이니, 이것만이라도 실천하고 싶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당연히 현재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또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알기 쉽고,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한편 이 책은 네이버 블로그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다른 포털인 다음의 운영은 물론이고 예스24를 비롯한 다른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에도 적용이 될 것이다. 부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블로그를 통해서 돈 벌기에 성공을 하고, 성공자 중에 나도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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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의 숨은 영웅 연정 대령 | 나의 리뷰 2021-09-2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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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6.25 동란비화 : 인천상륙작전

연정 저
고글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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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비화는 한국 전쟁의 숨은 영웅인 연정 대령의 비화를 담고 있다. 연정 대령은 한국 전쟁 당시의 공적으로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3회 받았다. (연정 대령은 한국 정부에서 화랑무공훈장과 을지무공훈장을 받음) 1차 훈장은 덕적도의 인민군 동태를 파악하여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게 한 공로, 2차 훈장은팔미도 등대불 켜기를 성공한 공로, 3차 훈장은 특수부대를 이끌고 북한에 침투하여 페스트 만연 정보가 허위라는 것을 밝힌 공로로 인해서이다.

 

한국 전쟁 중에는 국내외의 인물 중에서 무수한 영웅이 출현했지만, 미국 은성무공 훈장을 3회나 수상한 한국인은 연정 대령이 최초이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의 공적은 물론이고 그가 은성무공 훈장을 3회나 받은 영웅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도 많지 않다. 심지어 연정 대령이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 그는 한국 전쟁의 숨은 영웅인 셈이다. 그가 한국전쟁 당시 혁혁한 공적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활약이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육군 특무부대(CIC) 김창용 대장과의 압력으로 일본으로 망명하였다. 연정 대령은 어떤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오해로 인해서 김창룡의 특무부대에서 체포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일본으로 탈출해서 미군 특수 부대에서 복무했다.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미군 소속으로 활동했으니 한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둘째, 해군 휼병감실의 탄피밀수출의 연루자였다. 김창용의 특수 부대는 연정 대령이 해군 휼병감실의 탄피 밀수출에 관련된 혐의를 발견하고 체포를 시도했는데, 그가 연루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탄피를 밀수출한 의도는 개인적인 착복이 아니었다. 건국 직후 열악한 해군의 후생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연정 대령은 일단 체포가 되면 그것을 해명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고 망명을 택한 것이니,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 또한 그로 인해 일본에서 미군의 특수요원이 되었고, 인천상륙작전 등에서 큰 공을 세웠으니, 연정 대령의 과가 1할이라면 공이 9할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셋째, 대부분의 활동이 유엔군 산하에서 이뤄졌고, 예편 이후 미국에서 생활했다. 한국군 실세였던 김창용 대장을 비롯한 과거의 동료나 상관들의 입장에서 볼 때 비리 혐의로 일본으로 망명했던 연정 대령이 유엔군 첩보부대 책임자가 되어 귀환했을 때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미군의 소속이니 어찌할 수 없었다. 한국군이 아니라 미 중앙정보국 극동지역 팀장 등으로 활동하는 연정 대령이 달갑지 않았으나 지난 일로 문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미국 해군 대령으로 예편한 이후에는 미국에 거주하며 재미한국 6.25참전동지회 회장, 재미 미국 5도민연합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다 2002년 향년 77세로 작고했다. 그 과정에서 그의 활동의 많은 부분이 국내에서는 가려졌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공적으로 둔갑되기도 했다.

 

넷째, 미국 군부에서 맥아더 원수가 퇴진하면서 주류에서 소외되었다. 연정 대령은 맥아더 장군 휘하의 첩보부대에서 활동했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맥아더 장군의 참모였던 윌로비 장군 등과 깊은 교류가 있음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의 후원자라고 할 수 있는 맥아더 원수가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유엔군 사령관에서 해임되고 불명예 퇴진을 하면서 그는 미군에서도 주류에서 소외되었다. 한미 양국 군대에서 비주류가 된 것도 그의 공적이 가려진 원인 중에 하나로 보인다.

 

이 책은 '캐논 기관에서 드러난 증언'이란 부제 아래 연정 대령의 상관이었던 미군 특수부대장이었던 잭. Y. 캐논과 아우인 연상 씨의 증언을 중심으로 연정 대령의 활약상을 정리하였다. 또한 부록으로 그의 부음이 전해졌을 때 중앙일보 2(최익재 기자 기사, 진창욱 대기자 칼럼), 조선일보 2(이석호 기자, 지호진 기자), 인천신문(김석배 객원기자) 등 여러 언론에서 조명한 기사와 칼럼도 소개하고 있다.

 

한국 전쟁의 분수령이었던 인천 상륙작전, 신의주 작전, 원산 작전 등에서 연정 대령의 역할, 북한에 침투해서 각종 정보를 탐색하던 비화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런 영웅이 왜 철저하게 숨겨졌던 것일까, 라는 생각에서 한숨이 나왔다. 한국 전쟁사에서 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오직 미국 정부의 은성무공훈장 3개와 한국 정부의 화랑무공훈장과 을지무공훈장이 그의 공적을 증언할 뿐이다. 이 훈장들은 그의 사후 유족들에 의해 전쟁기념관에 기증되었다. 어떤 사람의 공적을 과장하는 것도 문제지만, 공적 자체를 없던 것으로 지워버리는 것도 역시 옳지 않을 것이다. 부디 연정 대령의 공적이 있는 그대로 기록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는 연정 대령의 가족사도 담겨 있는데, 그 대목도 흥미 있었다. 그의 할아버지 연준은 영친왕 이은의 서연관으로 함께 도일한 뒤 도쿄 고등상업학교에서 한문과 한글을 가르친 구한말의 지식인이었다. 아버지 연학년은 한국 개화기의 선구자이자 연극계의 선구자로 토월회백조회의 동인으로 참가했고, 피겨 스케이팅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연식정구 초창기의 대표 선수였다. 어머니 황귀경은 당대의 인텔리 여성으로 미모도 뛰어났다. 연학년과 황귀경의 결혼식은 모던 보이모던 걸의 결혼식으로 화제가 되어 조선일보(1924. 10. 27, 장안에 소문난 '모던 보이''모던 걸'의 결혼식) 등에 기사화되기도 했다. 1920년대 문화계의 여러 부문에서 선구적인 활동을 했던 연정 대령의 부친인 연학년이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1938년에 요절하였기 때문이다. 개화기의 선구자 연학년과 한국 전쟁의 영웅인 연정 부자는 민족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도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어느 면에서 보면 비운의 대물림일 수도 있을 듯하다.

 

* 덧붙임 : 연정 대령의 유족들은 2016년에 '6.25동란 비화'를 펴냈고, 2021년에 '6.25전쟁 비화'를 펴냈다. 두 책 모두 저자는 연정 대령으로 되어 있고, 표지가 비슷하지만, 내용은 일부 중복이 되지만 상당히 다르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에서는 2021년에 나온 '6.25전쟁 비화'가 검색이 되지 않으므로, 이 리뷰는 '6.25동란 비화'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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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의 흑역사를 확인한 십자군 이야기 3 | 내사랑 만화 2021-08-2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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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김태권 저
비아북 |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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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횡성 한누리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횡성에서 가장 큰 농어촌버스승강장인 만세공원 옆에 있는 이곳은 비록 작은 도서관이지만 이용하기에는 가장 편리한 도서관인 듯하다. 횡성군은 공공도서관마다 서로 연계가 되어 있으므로, 어느 지역에서 책을 빌렸던 다른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반납할 수가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좀 더 읽고 싶으면 빌린 뒤에 자신이 사는 지역의 도서관에 반납하면 되니……, 정말 세상이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누리 도서관에는 여러 번 들려서 책을 읽었으나 빌리기는 처음이다. 내가 사는 강림이나 안흥에도 도서관이 있으니 굳이 이곳에서 빌릴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는 강림이나 안흥에서 보지 못한 책이기에 빌린 것이다. 그런 인연으로 만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기대와는 다르게 읽을수록 실망적이었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 실망했다는 것이 아니다. 십자군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했고, 십자군뿐만 아니라 그 시대 역사에 대해서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을 펼칠 때는 낭만이나 무용담도 기대를 했다. 십자군이 신앙을 위한 성스러운 전쟁이 아니고, 굳이 선과 악 또는 정의와 불의로 나눈다면 선과 정의는 십자군보다는 이슬람 쪽에 더 많이 있다는 배경지식은 있었다. 그래도……. 십자군은 기사들이 중심이 된 군대가 아닌가?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떳떳하게 이기고, 패자는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에게 승복하는 정신이 기사도라고 알고 있었다.

 

기사 서임식의 선서에서 나타난 기사의 덕목은 무용(武勇) ·성실 ·명예 ·예의 ·경건 ·겸양 ·약자 보호 등이다. 기사의 존립 조건이기도 한 무용과 성실은 기사도 확립 초기에 기사의 핵심을 이룬 덕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3권까지 읽는 동안 십자군에 참전한 기사는 여러 명이 나왔지만 그중에서 기사다운 기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심하게 표현하면 십자군을 이끈 핵심 기사들은 쓰레기도 그런 쓰레기 없다고 할 만치 인간 말종의 부류들이었다. 신앙인으로서의 경건함이나 기사로서의 명예는 찾아보기 힘든 행태가 이어지는 것을 보고서 책장을 덮고 싶은 마음이 일 정도였다.

 

둘째, 기사들의 낭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기사들의 시대가 지난 뒤의 상황을 그린 작품이므로 좀 우수꽝스럽기는 해도 돈키호테에 나타난 기사가 추구하는 정신은 아름답지 않은가? 돈키호테는 둘시네 공주(실제는 시골처녀이지만)를 자신이 섬길 귀부인으로 여기고 그녀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영예를 바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의 기사 시대를 다룬 십자군 전쟁에서 그런 낭만적인 기사는 한 명도 없었다. 공주는 나온다. 예루살렘 왕국의 멜리장드와 알릭스였다. 그녀들은 아름다웠을지는 모르지만 결코 우아하지는 않았고, 부왕을 비롯한 주변의 기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그녀들을 농락하면서 이용하기만 했다. 낭만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셋째,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주 유용했다. 이 책은 각 권마다 앞과 뒤에 부록 형식으로 십자군 시대를 이해하는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3권에서는 앞 부분에서 30여 쪽에 걸쳐서 아브라함과 두 아들을 소개하면서 아랍 민족의 출현과 십자군 전쟁까지의 상황을 요약했다. 가톨릭이 믿는 신앙의 선조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유대교와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만들었다. 즉 서양인들의 유대인 학살이나 십자군 전쟁은 한국의 6.25전쟁과 다를 바 없는 동족상잔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에서 잔혹한 살인은 동방의 이슬람보다는 서방의 십자군이 더했다는 것이 읽을수록 확인이 되었다. 현대에 와서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을 만행이라고 하지만,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아랍이나 팔레스타인에게 끼친 해악은 히틀러를 능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십자군 원정뿐만 아니라 당시 유럽의 역사와 서구인들의 생각을 알기 쉽고 표현한 걸작이다. 일반인들의 교양이나 흥미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세계사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본다. 중학생 이상의 독자라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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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의 흑역사를 확인한 십자군 이야기 2 | 내사랑 만화 2021-08-1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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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2

김태권 저
비아북 |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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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횡성 한누리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횡성에서 가장 큰 농어촌버스승강장인 만세공원 옆에 있는 이곳은 비록 작은 도서관이지만 이용하기에는 가장 편리한 도서관인 듯하다. 횡성군은 공공도서관마다 서로 연계가 되어 있으므로, 어느 지역에서 책을 빌렸던 다른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반납할 수가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좀 더 읽고 싶으면 빌린 뒤에 자신이 사는 지역의 도서관에 반납하면 되니……, 정말 세상이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누리 도서관에는 여러 번 들려서 책을 읽었으나 빌리기는 처음이다. 내가 사는 강림이나 안흥에도 도서관이 있으니 굳이 이곳에서 빌릴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는 강림이나 안흥에서 보지 못한 책이기에 빌린 것이다. 그런 인연으로 만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예상외로 진지한 책이었다. 이 책은 글자 그대로 만화였다. 그림체가 사실적인 것도 아니고, 가끔 개그 같은 대사도 나온다. 은자 피에르를 따라다니는 나귀의 머리를 부시로 그린 것에서도 풍자가 느껴진다. 가끔 독자와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중세 시대 십자군을 이야기하면서 고대와 현대의 일화도 좌충우돌로 넘나들기도 한다. 당대의 인물들의 모습이나 시대 상황을 우수꽝스럽게 묘사하면서 독자의 웃음을 이끌기도 한다. 그러나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었다. 굳이 분류하자면 블랙코미디라고 할까? 힘은 있지만 무식한 지도자를 만나서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병사들은 고통을 겪었으며, 인육까지 먹었다고 하니 민중들의 가슴은 얼마나 찢어졌을 것인가? 책장을 넘기면서 더욱 힘들었던 것은 십자군 전쟁의 독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태인을 학살한 히틀러가 광기와 히틀러 못지않게 2차 대전에서 희생된 유대인보다 더 많은 희생을 당한 팔레스타인의 비극, 2001년 9.11테러와 전쟁광 부시가 도발한 침략의 뿌리는 십자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우수꽝스러운 그림과 대사를 보면서도 결코 웃을 수가 없었다.

 

둘째, 십자군과 기사도에 대한 환상이 무너지며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의 진실을 생각했다. 학창 시절에는 막연하게 십자군이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이교도와 싸운 성스러운 전쟁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교회와 서방 세계의 욕망으로 인한 추악한 전쟁이라는 것은 이미 깨달은 터였다. 서양의 기사도는 일부 불미스러운 존재는 있겠지만, 대부분 명예와 여성을 존중하는 낭만적인 집단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 역시 착각이라는 것을 책장을 넘기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학창 시절에는 상하이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지사들이 프랑스 조계 등에서 많은 보호를 받은 것을 보면서 서양인들은 신사의 나라라고 생각했지만, 그것 역시 진실은 아닌 듯하다. 제국주의의 잔혹함은 일본이나 서구 국가나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라고 다를 것이 있을까?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이라고 배웠지만, 베트남 전에서의 잔혹 행위, 6.25전쟁 당시 남북한 양쪽의 행위를 보면 우리 역시 힘만 있었다면 일본이나 서구 제국주의와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동물과 다름없는 인간의 잔인성과 함께 과연 신이 존재하는가를 생각했다. 유대교, 가톨릭, 이슬람교 중에 어느 한 종교에라도 절대자가 있었다면 십자군 전쟁에서의 만행을 그대로 용인했을까?

 

셋째, 십자군 전쟁 시대의 배경을 이해하면서,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철학자들의 사상도 함께 생각했다. 이 책은 앞 부분에서 이슬람 이전의 중동 사회에서 상당 분량(60여 쪽) 소개하고 있다. 옛 이란의 영광과 이란과 로마의 대결의 연장선에서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권말부록 형식으로 고전 읽기가 있었는데, 루키디데스의 『펠로폰네스 전쟁사』와 『플라톤의 국가·政體』를 소개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생뚱맞게 이게 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십자군 전쟁을 포함한 모든 전쟁과 국가 경영에 있어서 과연 국가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의 '정의에 대한 논쟁'은 예전에 본 적이 있다. 사실은 책장만 넘겼지 읽지는 못했다. 장황한 주장들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핵심을 이해하게 되었으니 과외의 소득이라고 할까?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십자군 원정뿐만 아니라 당시 유럽의 역사와 서구인들의 생각을 알기 쉽고 표현한 걸작이다. 일반인들의 교양이나 흥미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세계사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본다. 중학생 이상의 독자라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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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의 흑역사를 확인한 십자군 이야기 1 | 내사랑 만화 2021-08-1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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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

김태권 저
비아북 |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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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횡성 한누리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횡성에서 가장 큰 농어촌버스승강장인 만세공원 옆에 있는 이곳은 비록 작은 도서관이지만 이용하기에는 가장 편리한 도서관인 듯하다. 횡성군은 공공도서관마다 서로 연계가 되어 있으므로, 어느 지역에서 책을 빌렸던 다른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반납할 수가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좀 더 읽고 싶으면 빌린 뒤에 자신이 사는 지역의 도서관에 반납하면 되니……, 정말 세상이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누리 도서관에는 여러 번 들려서 책을 읽었으나 빌리기는 처음이다. 내가 사는 강림이나 안흥에도 도서관이 있으니 굳이 이곳에서 빌릴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는 강림이나 안흥에서 보지 못한 책이기에 빌린 것이다. 그런 인연으로 만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십자군에 대한 실망이 더욱 커지는 씁쓸함을 느꼈다. 내가 십자군에 대해서 처음으로 읽은 책은 초등학교 때 학원사에서 청소년 문고로 나온 『십자군의 기사』였다.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으므로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십자군에 지원한 소년 기사가 주인공이었다. 영국의 사자왕으로 알려진 리처드 1세가 나왔던 듯하다.

 

가톨릭 신자인 나는 십자군을 성원했고, 결말에서 십자군의 승리를 기대했는데 휴전 상태로 끝났던 듯하다. 십자군과 싸운 동방 군대들은 사악한 이교도 집단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오히려 인간적인 면이 보여서 곤혹스러웠다. 그 후 중고교에 진학하면서 세계사 시간에 십자군 전쟁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배웠다. 8회의 원정 중에서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1회뿐이라는 것을 알고 실망을 하기도 했다. 그 후 단편적으로 십자군을 다룬 글을 통해 십자군의 만행이 극심했고, 오히려 이슬람 군이 관대했다는 기록도 읽었다.

 

그래도 십자군의 동기는 순수했을 것이라고 믿었으나 이 책을 통해 십자군은 신앙심과는 큰 관계가 없는 정치적인 영향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십자군을 통해서 성지 탈환을 주창한 교황 우르바노 2세 역시 그리 존경할 만은 인물이 아님도 알게 되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십자군은 신성할 것이 전혀 없는 가톨릭이 세상에 남긴 가장 큰 해악이라는 것이 느껴지면서 새삼스럽게 씁쓸했다.

 

둘째, 군중 십자군과 은자 피에르의 정체를 파악하면서 신앙의 독소를 느꼈다. 십자군 전쟁은 교회와 서방 각국의 왕들의 여러 정치적인 이해타산의 합집합이지만, 그 계기는 은자 피에르의 꿈이었다. 한때 잘나가는 지식인이었으며, 고위 정치인의 밀사를 맡기도 하는 등 성공한 인생을 누리던 피에르는 예루살렘에 여행을 갔다가 꿈을 꾸었다고 한다. 베드로 성인이 나타나서 예루살렘 성지를 탈환하라는 전쟁을 명했다는 것이다. 피에르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초기에는 그를 미치광이로 취급했으나 각국의 왕들로부터 교회의 기득권을 지키려던 교황 우르바누스 2세와 측근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성지 탈환의 전쟁이 시작되면 그 주체는 당연히 교회가 될 것이고, 교회의 영향력은 증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방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맹목적인 신앙심에 들뜬 군중들에 의해 십자군 전쟁이 계획되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신앙심의 발로라고 이해할 수 있다. 십자군이 조직되기도 전에 공명심이 들뜬 피에르는 군중 십자군을 이끌고 동방으로 진군했는데, 그들은 예루살렘이 어디인지도 몰랐다. 가는 곳마다 이곳이 예루살렘이냐고 물었다니,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단 말인가? 뿐만 아니라 멀쩡히 기독교를 믿는 나라들까지 침공을 하고 약탈을 했으며, 잔인한 살육을 감행했다. 아마도 2천 년 기독교의 역사에서 신구교의 갈등이나 마녀재판 등 종교로 인해 죽은 사람보다 십자군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서구인들의 유태인에 대한 거부감은 십자군 전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 이전까지 기독교와 유태교와 이슬람교가 지금과 같은 대립은 없었다는 것이다. 피에르의 광신을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 부시의 이라크 침공 등과 연계한 작가의 재치(작가는 피에를 따라다니는 나귀의 얼굴을 부시로 그림)가 놀라웠다.

 

피에르를 보면서 역사가 되풀이됨을 느꼈다. 1950~1954년 미국을 휩쓴 일련의 반공산주의 선풍인 매카시즘이 생각났다. 매카시는 1950년 2월 “국무성 안에는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폭탄적인 연설을 하면서 좌익을 악마로 표현하며 동서 진영의 냉전을 더욱 부추겼다. 그의 말은 아무 근거도 없었지만, 공산당을 탄압하려는 미국의 우익에 좋은 먹잇감이 된 것이다.

 

어찌 미국뿐일까? 6.25전쟁 이후 집권을 한 한국의 우익진영에서는 반대파들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종북좌익'이었다. 70년대 어느 대학 총장이었던 A 신부도 떠올랐다. 그는 분신자살한 김기설 씨의 배후가 강기훈 씨라느니, 북한의 지령을 받고 움직이는 정치인이 수십 명이라느니 등의 말로 공안 정국 조성을 부추겼지만,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신의 말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보여주지 못했다. 작가는 피에르의 후예들로 히틀러, 매카시, 부시 등을 거론했지만, 나는 A 신부도 포함시키고 싶었다.

 

셋째, 십자군 전쟁에 대한 환멸로 2편을 읽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십자군에 대한 나의 상식은 8차례의 십자군 원정이 대부분 실패했고, 그중에는 신앙과 관계없는 탐욕으로 인한 범죄로 볼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최소한 1회 십자군 전쟁은 성공했고, 신앙의 승리라고 보았다. 그러나 1회 전쟁의 결과는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어느 시점에서 바라봐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었다. 그래도 성공적이라고 평가를 받는 1차 원정이 이 정도였다면, 2차 이후가 그려질 다음 권에서는 수치스러운 장면이 얼마나 많이 등장할 것인가? 그것을 확인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십자군 원정뿐만 아니라 당시 유럽의 역사와 서구인들의 생각을 알기 쉽고 표현한 걸작이다. 일반인들의 교양이나 흥미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세계사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본다. 중학생 이상의 독자라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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