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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문학] 권용태의 난고독백 | 파워문화블로그 2020-02-03 22:26
http://blog.yes24.com/document/1205524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횡성문학은 횡성문학회(횡성문인협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문집이다. 2019년에 발간한 26집에 실린 권용태 시인의 「난고독백」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춘추필법의 힘을 느꼈다. 난고는 김병연, 김삿갓의 호다. 그는 영월의 백일장에서 홍경래의 난에서 반군에게 무릎을 꿇은 선천부사 김익순을 매섭게 비판하였다. 김익순은 홍경래에게 항복하면서 한 번 죽고, 반란이 실패하자 참수되면서 두 번 죽었으며, 난고의 붓에 의해 세 번째 죽었다. 당대의 승리는 한순간일 뿐, 가장 무서운 것은 역사의 평가일 것이다. 친일 역적 이완용은 매국의 대가로 평생을 호의호식하면서 천수를 누렸다. 그러나 그는 해방 이전에는 매천 등의 붓에 의해 목이 잘렸고, 해방 이후에는 친일을 거론할 때마다 목이 잘렸으니 저승에서도 몸이 편할 수 없으리라.

 

둘째, 붓의 끝없는 책임을 느꼈다. 난고의 명성은 1연에서 끝났다. 김익순이 그의 조부라는 천륜을 어찌하겠는가? 뛰어난 문장에 대한 포상은 삿갓으로 돌아왔고, 난고는 평생을 떠돌다가 타향에서 숨이 져야 했다.

 

그러나 난고는 그래도 그의 책임을 다했다. 자신의 글에 대해 부끄러워하면서 하늘을 가리지 않았던가. '시일야 방성대곡'으로 일제를 질타하던 위암 장지연, 2.8독립 선언문과 3.1독립 선언문으로 민족의 기개를 높였던 춘원 이광수와 육당 최남선의 친일에 대해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반성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어찌 그들 뿐이랴. 젊은 시절 민주화를 외치다가 노년에 권력에 무릎을 꿇은 왕년의 투사들은 김삿갓에게 부끄러워해야 할지 모르겠다.

 

셋째, 권용태 시인의 마음에 공감했다. 시인은 '하늘이 병연보다 삿갓을 탐했다.'라고 했다. 난고의 방랑은 산수의 인심을 흔들었고, 그가 하늘을 가리면서 가까이한 술과 분내는 중히 쓰인다고 했다. 젊은 시절의 글에 대해 평생을 자책하면서 살았던 난고의 독백을 하늘은 포근하게 감싸주었으리라고 믿는다.

 

시인은 난고를 사랑해서 매년 김삿갓 문화재 때마다 영월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인의 입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독백에 대해 난고는 그 인연을 기뻐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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