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일기장에서 나눈 문답입니다.
목연샘!
그대는 숨기고 싶은 단점을 장점으로 바꾼 적이 있는지요?
--------------------
내게 있는 단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가장 콤플렉스를 느끼는 것은 글씨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보통 악필이 아니니까요.
이로 인해 학창 시절에 가장 싫어한 것이 노트 필기였지요.
글씨를 쓰기도 힘들지만,
내가 쓴 것을 읽고 싶은 마음도 없었으니 *^^*
그러던 중에 1990년대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마치 구원을 얻은 듯하더군요.
워드로 문서를 쓰면 다양한 필체로
더 빨리 쓸 수 있으니까요.
몇 개월 동안 열심히 타자 연습을 하니
분당 600타 내외로 칠 수 있더군요.
만약에 손글씨로 쓴다면 분당 200타도 안 되니
글씨의 속도가 세 배 이상 빨라진 것이지요.
한글 워드가 좋은 것은 퇴고가 쉽다는 것입니다.
볼펜을 활용해서 손글씨로 쓴다면
어딘가 틀린 곳이 나오면 다시 써야 하는데,
한글 워드는 바로 고칠 수 있으니까요.
나의 악필은
컴퓨터 자판에서의 타자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으니
단점이 장점으로 바뀐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까요?
아, 워낙 악필이나 보니
어쩌다 손글씨로 편지를 쓰게 되면
그야말로 정성을 다해서 글을 쓰게 되더군요.
별 생각없이 글씨를 쓰면
나도 무슨 자인지 읽기 힘들 정도니까요.
내 편지를 받는 분들 중에는
정성스러운 편지에 감동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악필은 정성스러운 손글씨에도 도움이 되었네요.
그러고 보니 악필은
하느님이 주신 일석이조의 선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