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란 무엇인가. 기술이란 "과학과 지식을 이용해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시스템, 방식, 기계, 장치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류의 특성을 설명하는 라틴어 가운데 호모 파베르, 즉 도구적 인간이 있다. 호모 파베르는 사냥을 하거나 재료를 손질하고 살 곳을 짓는 간단한 도구들을 만드는 재능에서 기인한 용어다. 영국의 논픽션 그림책 작가 존 리차드는 '기술'을 테마로 인간의 호모 파베르적 재능을 폭넓게 소개한다. 에너지 자원에서부터 건축공학, 교통, 오락, 정보기술, 과학기술, 우주공학까지 인류 문명의 기술 발전에 대해 조감한다.
기술은 양날의 칼이다. 기술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위험을 끼치기도 한다. 가령 핵분열의 기술은 전기 발전에도 사용되지만 원자폭탄과 같은 전쟁 무기로 활용될 수도 있다. 그래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술윤리에 대한 요구도 그만큼 중시되고 우선시되는 것이다. 지구환경을 오염시키는 석유, 가스, 석탄 같은 화석연료와 핵에너지 대신에 풍력과 태양열 같은 친환경 재생 에너지에 대한 개발이 시급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을 화석 연료로부터 공급받습니다. 하지만 화석 연료를 태우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들이 공기 중으로 방출되며, 과학자들은 이것이 지구 기후에 변화를 일으킨다고 말합니다. 지난 150년간 지구의 평균 온도는 약 1.1도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지구 온난화는 동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며 이상 기후의 원인이 됩니다."(25쪽)
중국의 4대 발명품 종이, 화약, 나침반, 인쇄술은 동양 문화를 대표하는 기술이다. 이 가운데 종이와 인쇄술은 오늘날 정보기술의 토대이기도 하다. 인쇄의 발명은 정보량의 폭발을 부르고 지식의 확산을 달성케 한 정보 혁명이다. 목판 인쇄와 활판 인쇄는 중국에서, 금속 활자는 고려에서 개발되었다. 나는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 혁명,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프로그램 같은 최첨단 기술도 따지고 보면 인쇄술의 발명에 크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인쇄문화가 정보와 메시지를 이용하는 지식인의 정체성을 형성했듯이, 오늘날의 인터넷과 스마트폰도 현대인의 정체성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