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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8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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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철학은 매번 읽어도 새롭다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08-1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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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토록 매력적인 철학

김수영 저
청어람e(청어람미디어)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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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하고, 철학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 질문부터 던지고 그 까닭을 풀어나가는 것이 이 책을 소개하는데 가장 인상적일 듯 싶다. 물론 정답은 한 가지가 아니다. 이처럼 철학은 정해진 정답을 찾아가지 않고 '내 생각'을 풀어내고 '남 생각'을 곰곰이 따져보는 즐거움(?)이 있다. 물론 그 즐거움이라는 것이 무척 심오하다는 점도 철학의 매력에서 빼놓을 수 없고 말이다. 그래서 철학은 참 재밌으면서 무척 어려운 학문이라는 느낌부터 받게 된다. 그렇다고 철학을 멀리할 까닭은 전혀 없다. 철학은 그 무엇으로 시작해도 늘 심오한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에 이 책처럼 흥미로운 예술로부터 철학사까지 풀어내는 쉽고 재밌는 철학책을 누구나 부담없이 읽고 '철학의 매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 책을 소개하자면, 그 유명한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이라는 그림속 주인공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서양철학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만 한 유명한 철학자부터 플로티노스, 파르메니데스, 아베로에스처럼 들어도 누군지 전혀 알 수 없는 철학자까지 수많은 인물들이 한 폭의 그림속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익숙해서' 흥미를 느낄 수 있고, '낯설어서' 지적허영심을 축적할 수 있게 해주는 <철학개론서>라고 할 수 있겠다. '입문서'도 아니고 '개론서'라고 소개한 까닭은 이 책이 [그리스철학]부터 [중세철학]을 거쳐 [르네상스이후의 근대철학]까지 아우르는 '철학사'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교재처럼 마냥 어려운 책은 절대 아니니 걱정은 붙들어 매도 좋을 듯 싶다.

 

  이 책의 서문은 '라파엘로의 일생'으로 시작한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인 라파엘로의 역작, <아테네 학당>이라는 프레스코화(벽화)를 모티브로 서양철학의 두 기둥인 '헬레네즘'과 '헤브라이즘'을 아우르는 '그리스철학의 계보'를 이 책 한 권으로 꿸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절대 어려운 책이 아니라 웬만한 '입문서'보다 훨씬 쉬운 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저 라파엘로의 그림을 감상하듯 저자의 설명에 귀만 기울이면 저절로 '철학상식'이 쏙쏙 뇌리에 때려 박힐테니 걱정따윈 붙들어 매셔도 좋다. 따져보면 이 책은 '미술사'를 다룬 <예술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이 책은 '서양철학사'를 빙자한 <역사책>일지도 모르겠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원전을 무대로 한 아테네에서부터 르네상스가 발상한 이탈리아까지 전 유럽을 '인물사(철학자)' 위주로 돌아보고 있으며, 헤브라이즘(일신교)의 기원이 되는 예루살렘과 메카, 그리고 이집트를 비롯한 오늘날의 근동과 중동(유럽 기준)을 아우르는 대서사가 펼쳐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철학'의 명맥이 유럽에서 끊겼다가 아랍에서 재발견되고 보전과 발전을 한 뒤에 르네상스를 맞아 다시 유럽에서 부흥(인본주의)하게 사연을 엿볼 땐 영락없는 세계사 수업의 한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책을 거꾸로 뒤집어 보면 '근대이전의 서양철학'은 본고장인 유럽에서조차 외면받고 '오직예수'만 파고 들었던 '중세철학'의 암울함만이 가득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다. 오늘날에 사랑받고 있는 서양철학의 근간인 '그리스철학'은 까맣게 잊혀졌다는 말이다. 그러다 르네상스를 맞아 '그리스철학'을 재조명할 수 있게 되었고, 서양이 세계를 누비던 근대이후에 화려하게 되살아나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 결정체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배우고 있는 철학이라는 학문이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 걸까? 나의 고등학교 은사님께서 말하시길, "한국철학자들이 서양철학에만 심취해서 동양철학을 비롯해서 '한국철학의 발전'에 대해 생각조차 하는 걸 부끄러워하고 있는 작태가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라고 한탄을 하셨다. 당시 고등학생일 뿐이었던 나는 '말씀의 의미'조차 간파하지 못하고 그런갑다하며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30여 년이 흐른 지금 생각해보니 꼭 맞는 말씀이다. 지금까지의 우리는 '한국의 학문'에 대한 자긍심은커녕 세계와 견줘 '초라함'만 재확인하며 발전을 시킬 노력은 물론이려니와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하는 저질스런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 서양문명의 위대함(?)이 하루 아침에 완성되었을 턱이 없는데 말이다. 이제 '선진국'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은 다름 아니라 '한국의 학문'을 계승발전시키는데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발끈'해서 나불대는 수준에서 벗어나 '인류애'와 '인류공영'을 내걸고 범지구적이고 범우주적인 '한국의 철학'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전세계는 지금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K-pop과 K-방역이 대세지만, 앞으로는 '한국의 역사와 철학'이 더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문예부흥]이 지중해의 중심인 이탈리아반도에서 시작된 것처럼 21세기 새로운 문예부흥은 대륙과 해양의 중심인 '대한민국반도'에서 시작되었다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 '대한민국의 미래'는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30여 년 전의 나의 고등학교 은사님도 바로 이런 미래를 생각하셨을 것이 틀림없다.

 

  철학은 결코 '답습'이 아니다. 단순한 '지식축적'이 목적이 되어버린 철학공부는 철학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철학도 읽고 나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야 제대로 된 철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더 밝고 더 맑은 생각으로 채우면, 비로소 '철학'이 된다. 마찬가지로 '그리스철학'을 살펴보면, 소피스트(궤변론자)들의 수다를 한 방에 잠재우며 철학의 시작을 알렸다면,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이 스승의 철학을 새롭게 정립하였으며, 또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도 마찬가지로 스승의 철학을 계승, 발전시켰다. 그 뒤를 '스토아철학'과 '스콜라철학'이 이었고, 중세시대에 접어들며 '그리스도'라는 종교로 거듭나게 되었다. 하지만 '신 중심의 철학'은 세월이 흘러 다시 '인간 중심의 철학'의 재발견으로 토론과 논쟁을 거듭하게 되었고, 근대이후 오늘날 우리가 철학이라고 부르는 학문으로 재정립되었다. 이처럼 철학은 반론에 반론을 거듭하는 '과정'을 말한다. 결코 '결론'을 달달 외우는 학문이 절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은 매력적이다. 계속 새롭게 바뀌는데 흥미롭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새로움의 시작을 알리는 '그리스철학'을 라파엘로의 그림 한 폭을 통해 알아보는 <철학개론서>다. 아직까지 철학의 매력을 맛보지 못한 독자분이라면 적극 권한다. 어려운 철학책을 읽다가 포기한 경험이 있다면 더욱 권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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