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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1. 일본, 철저히 망해야 정신 차릴 나라 | 2021년에 쓴 리뷰들 2021-11-0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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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본 관찰 30년

염종순 저
토네이도 | 2020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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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일본전문가'라는 분들은 두 가지 부류다. 첫째는 '어쨌든 일본이 한국보다 앞선 나라니 배울 건 배워야 한다'는 부류고, 둘째는 '이제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선진국이다. 그러니 더는 일본에 쫄지 말고, 아니 일본을 사뿐히 즈려 밟고 멋진 대한민국이 되자'라는 부류다. 이렇듯 일본에 대해서 상반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흡사 임진왜란이 벌어지기 직전에 서인과 동인이 '풍신수길'을 두고 내린 평가와 매우 닮은 평가이기도 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상반된 관점을 가진 두 부류 모두 공통된 의견이 하나 있다. 바로 '한일 양국의 상호교린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어찌 되었든 한국과 일본은 '이웃나라'이니 서로 으르렁거리기보다는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양국이 이득을 가져올 거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양국은 애초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마냥 사이좋게 지내기는 매우 힘들다는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 가운데 하나다. 이 책도 그런 내용으로 마무리 한 책이기도 하다.

 

  과연 어느 전문가(?)의 말이 사실일까? 한국과 일본은 사이좋게 지내며 서로 윈윈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엔 두 가지 상반된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일본보다 선진국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꼼꼼이 따져보면 분명 배울 점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는 더 정확하다고 할 정도로 둘 사이는 틀어질대로 틀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과거사 청산 문제'만 보아도 한국은 겉으로는 사과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론 인정하지 않고 망언을 일삼고 있다고 분개하는데 반해서, 일본은 도대체 언제까지 사과를 해야 하는 거냐? 이미 지난 일을 들춰내며 양국의 미래를 운운하는 한국은 진정성이 없고 신뢰할 수 없 나라라면서 매도하기 일쑤다. 타협점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대립적 형국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현재 일본은 '회생불가능'할 정도로 망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화로 일찌감치 '디지털화'에 성공하고 전세계 'IT업체'를 선도하고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는데도, 일본은 여전히 관공서에서 서류를 한 장 떼려 해도 '직접 방문'을 해야 하고, '전자결제'는커녕 사인도 인정하지 않아 도장을 호호 불며 찍는 '아날로그'적인 나라의 대명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를 애써 '전통문화'를 지키는 아름다운 풍습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고서도 아름다운 전통문화 운운하는 것은 '무능함'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잃어버린 30년'이라며 90년대 이후 일본경제는 내리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언제 바닥을 찍고 반등할지 아직도 불투명할 지경이라고 한다. 오랜 관행처럼 정경유착은 끊이지 않고 '정치인의 비리'가 터지고 있고, 일본기업들은 혁신을 하지 못해 '기득권의 이득'만 챙기기 급급하며, 언론은 총리의 눈치만 살피며 '정권의 나팔수 역할'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사법부마저 일본정부의 입맛에 알맞는 판결을 내리는 현실이고, 총리의 한 마디면 유죄도 무죄로 바꿀 수 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이미 망가진 복사기'를 새로 구입하는 것보다 고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본인의 습성으로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바쁜 업무 처리를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새 복사기'를 구입하는 것이 효율적일텐데도 일본인은 '책임소재'를 따지며 누가 망가뜨렸는지 따지고, '구입비용'과 '수리비용'을 꼼꼼이 따지며, 이를 따지기 위해서 매일매일 '마라톤 회의'를 여는 일본의 일상은 '한국인의 시선'으로 보면 답답함, 그 자체일 뿐이다. 한마디로 한국인에게 일본은 '이상한 나라'일 뿐이다.

 

  그런 까닭에 더는 일본에게서 배울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일본을 즈려 밟고 당당히 '선도국가'가 될 대한민국을 그리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그럴 필요조차 없다. '일본보다 앞서자'라는 마음가짐 자체가 후진국 일본을 신경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선도국가 대한민국 앞에 '일본은 없다'고 보고 세계로, 우주로 나아가면 될 뿐이다. 그래도 일본에게 배울 점이 아직 남았다면 가뿐하게 배우고 넘어가면 된다. 이 책에서는 '장애인 천국'을 예로 들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장애인'이 살기에 편의제공도 미흡하고,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기에도 불편한 나라지만, 일본은 '장애인 등록'만 하면 '평생 연금'과 더불어 나이에 맞는 '공짜 휠체어 제공', '간병인과 치료사 등 사회복지사 지원' 등등 사회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없을 뿐더러 재활과 치료에 대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진정한 선진국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이런 점'들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글쓴이의 표현처럼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깝지만 너무 다른 나라'라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은 혁신은커녕 '변화'를 지극히도 싫어하는 나라라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불과 100년 만에 변화를 넘어 혁신에 성공한 나라가 되어 전세계에 '한류열풍'과 'K-컬쳐붐'을 일으켰지만, 일본은 그 100년간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살고 있으면서도 '사농공상'이라는 신분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낡은 인식이 통용되고 있고, 국외출장도 아닌 지방출장이 잦다는 이유로 대기업 입사를 거부하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을 보면서 일본은 망해야 정신 차리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똥볼을 차고 있는 일본인데도 그동안 뿌려놓은 '국외자산'과 '내수경제'로 근근히 버티며 또 버티고 있다. 위축된 경제는 '엔화발행'으로 부흥시키고 국가부채는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도 '냄비 속의 개구리'마냥 서서히 죽어가는 일본을 보면서 우리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아닌게 아니라 초고령화 국가인 대한민국은 '초초고령화 국가'인 일본과 매우 흡사하다면서 말이다.

 

  그동안 여러 일본관련서적을 읽으면서 갖가지 진단을 살펴보았는데, 이제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어떤 진단이든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본에게 배울 점이 있든 없든 '일본'이 더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세계'를 배우고 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으며,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도 않는 일본에게 대화와 설득은 그닥 중요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의 젊은 세대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로 사과를 요구하는 한국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일본인의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지만 '일본인들의 논리'로만 본다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후진국'이면서 '혐오스런 한국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구조를 단박에 깨지 않고서는 한일양국의 우호는 요원할 뿐이다.

 

  그리고 '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한민국이 월등히 앞선 나라가 되어 철저히 짓밟아줘서 '처절하게 깨닫게 해주는 방법'뿐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일본의 황당한 논리구조를 풀 수 있는 마법이 없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다행히 일본은 서서히 망해가는 나라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철저히 망하지 않고서는 일본의 혁신은 물건너 갔기 때문이다. 전세계를 향해 '거짓말'을 일삼는 일본정부를 두둔하는 '일본언론'과, 그런 언론을 철떡같이 믿고 옹호하는 '일본국민'이 있는 한은 말이다. 이웃나라가 망해서 우리가 볼 피해가 무지 걱정은 되지만, 일본은 정말이지 철저히 망해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다. 망해가는 일본 때문에 우리가 볼 피해를 현명하게 줄이는 방도를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한 현안이 되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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