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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8 개설

2013년에 쓴 리뷰들
단언컨대, 쪼그만 역사보다 빅 히스토리가 마음에 들 것입니다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9-27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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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빅 히스토리 BIG HISTORY

데이비드 크리스천, 밥 베인 공저/조지형 역
해나무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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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거대사'를 접해본 분들은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역사'는 인류의 발자취만을 따라가다보니 최초의 인류와 구석기-신석기를 다룬 고작 10만 년을 거슬러 올라갈 뿐이고, 주로 다루는 기간은 '기록(사료)'이 남아 있는 5000년 역사가 전부이니 말이다. 반면에 <빅 히스토리>는 말 그대로 거대한 역사를 보여준다. 우주가 탄생한 137억 년 전부터 시작하는 장대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래서 어찌보면 '과학책'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읽어보면 안다.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지구의 역사를 만나고, 최종적으로 우주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탐색하게 되는 경험 말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우주-지구-인류의 역사를 나열한 것만은 아니다. 어찌 보면 이 책은 같은 글쓴이가 쓴 <세계사의 새로운 대안 '거대사'(서해문집)>의 확장판 같은 느낌도 든다. 새 소식과 새로운 내용만 덧붙인 '증보판'과는 다른 더 넓고, 더 깊은 내용을 다뤘다는 의미로써 말이다. 앞선 책이 단순한 나열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 책은 '우리는 왜 기나긴 역사를 배워야 하는가?'하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그렇다면 기나긴 역사를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하는 질문으로 마무리하여, 앞선 책보다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맺는 책이 과연 재미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과학수업과 역사수업을 동시에 받는 느낌이 들 것이다. 분명 시작은 과학으로 시작한 것 같은데, 배우기는 역사를 배운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아, 물론 질문에 대한 답도 친절하게 담겨 있으니 부담없이 읽으면 저절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어보았는가? 이 책의 부제가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라서 그런지 몰라도 두 책이 전개해나가는 방향이 사뭇 흡사하다. 빌 브라이슨의 책이 글쓴이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며 궁금증을 해결해나가는 반면에, 데이비드 크리스턴의 책이 날카로운 질문과 명쾌한 답변으로 독자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점이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과학적인 증명 방법으로 역사적인 궁금증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은 참으로 흡사하다.

 

  최재천은 지식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으로 '통섭'이라는 말을 꺼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에는 교과서에서도 '융합교육'을 접목하였다고 할 정도로 '지식의 융합적 만남'이 어색하지 않다. 다치바나 다카시도 <도쿄대 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라는 책에서 '이과와 문과의 통합'을 일찍이 이야기했지만, 이젠 시대적 대세가 아닌가 싶다. '융합' 말이다.

 

  우리 역사교육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답답한 것이, 아직도 우리는 '역사'라는 이름으로 통합하지 못하고 여전히 '한국사'와 '세계사'를 따로 배우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는 세계사라는 큰 틀에 우리 역사를 녹이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우리 역사 스스로도 세계사를 품지 못한 까닭이 더 크다고 본다. 이는 매우 근시안적인 교육방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더 웃지 못할 일은 그런 좁디 좁은 프레임(틀) 안에서조차 진보와 보수 적인, 종북과 극우 적인 '사관논쟁'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좁은 안목으로 세계 일류를 꿈꾸는 것인지 알 턱이 없지만, 암튼 '거대사'라고 하는 융합적 사고를 통해 유연한 사고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쫌.

 

  역사는 종종 바다처럼 넓고 깊은 학문이라고 빗대곤 한다. 역사라는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치려면 굉장한 실력을 쌓거나 엄청난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요. 왜냐면 바다는 꽉 차있기 때문에 더 먼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헤엄치기 위해 엄청난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역사'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거대사'는 우주처럼 넓고 또 팽창하는 학문이라고 빗댈 수 있겠다. 우주라는 공간은 텅 빈 공간이기 때문에 우주선이나 우주복의 도움만 받는다면 굉장히 안전하게(?) 우주헤엄(유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력'이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힘이 자유롭고 광활한 우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기에 초반에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든든한 우주선, 또 우주복이 되어 그 힘든 고난을 쉽게 이겨내게 해줄 것이다.

 

  단언컨대, 이 책이 딱딱한 역사책에 대한 편견을 날려보내 줄 것이다. 역사와 과학의 문외한이라도 이 책만 읽으면 역사도, 과학도 단박에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거짓말 쬐끔 많~이 덧붙여서 말이다. 재미는? 보장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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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는 참 대단해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9-1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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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일주

박유찬 저
나무자전거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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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유행인 듯 싶다. 우리 말로 뒤치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목록' 쯤 될텐데, 이런 목록이 전부터 없었으면 모를까. 이제서 새삼스레 유행처럼 번지는 까닭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가 단순히 '먹고 사는 것'에 연연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잘' 먹고 사는 것에 관심이 많아진 탓이 아닐까 싶다. 아닌게 아니라 '버킷 리스트'가 유행하기에 앞서서 '웰빙'이라는 말이 들불 번지듯 번졌던 때가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삶은 여전히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기에 급급한 까닭에 '웰빙'이니 '버킷 리스트'니 그닥 관심밖이다.

 

  그렇다. 난 '버킷 리스트' 같은 낱말을 앞에 두고도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한 사람이다. 요즘 사람치고는 참 별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난 '버킷 리스트', 별루다.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도 '잘' 살까 말까 하는 판국에 '유유자적'하는 신분이나 계급 들의 입에서나 주워 섬길 법한 '사치'스런 말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지독한 염세주의자들의 입속에서 굴러다니는 말이 어쩌다가 서민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말로 여겨져서 유행처럼 번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암튼 내게 '버킷 리스트'라는 말은 그처럼 섬뜩하게 다가온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궁금해서 어원을 조사해본 적이 있었다. 서양에서 자살한 사람의 머리를 받는 통에서 비롯된 말이란다. 목 매달아 죽는 것도 아니고, 자살할 때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꼴이 볼썽사나워서 잘린 머리가 골~인하는 통이라니...그때부터였나보다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살갑게 다가오지 않은 까닭은.

 

  여하튼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목록' 가운데 으뜸이 바로 '세계일주'라고 이 책을 쓴 글쓴이는 말한다. 뭐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다. 그 말이 맞든 틀리든, 그만큼 '여행'에 대한 요즘 사람들의 희망과 갈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할 테다.

 

  '지구 한 바퀴'라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나라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본 일이 없는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또 '모험'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성향 탓에, '안전제일주의'까지는 아니라도, 간간히 들려오는 외국에서 벌어진 안 좋은 풍문을 접할 때면 나라밖 구경은 되도록 책이나 영상으로만 하고 싶다. 그렇다고 돌아다니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 떠나면 알차게 보내고 오기 일쑤다. 나랑 여행을 다녀와서 즐겁지 않고, 기억에 남지 않았다고 한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워낙 잡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사람이라서 어느곳, 어느장소에서 벌어진 역사적이거나 과학적인 사건 또는 인물 등의 유래를 줄줄 읊어대면 다들 좋아라 했다.

 

  난 단지 '준비'가 귀찮을 뿐이다. 그런데 글쓴이는 '세계일주'를 위해 1년 동안 철저히 준비를 했단다. 아오~난 못해. 거기에 다니던 직장까지 정리하고 떠나야만 하는 여행이라니...난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사람이 쫌...많지 않나 싶기도 하다. 예전에 '바람의 딸, 한비야'가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이라고 했을 때만 해도, 정말 '대다나다' 했는데, 그 뒤에 이런저런 제목을 달고 나오는 '세계일주' 책을 읽어보고 있노라면, 그 대단한 업적이 평가절하가 된 것은 아닌지 싶을 정도다.

 

  물론 세계는 넓고, 판에 박힌 듯이 똑같은 '세계일주'는 없겠지만, 그래도 읽다보면 초록은 동색이고, 그 나물에 그 반찬인 듯한 느낌은 지우기 점점 힘들어져만 갔기 때문이다. 어쩌면 글쓴이도 그런 책들을 보며 꿈을 키웠고, 철저한 준비 끝에 드디어 실행에 옮긴 '꿈'일테니 절대 책의 가치를, 글쓴이의 여행기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내 입맛이 까다로워진 까닭에 이 책이 달갑게 읽히지 않은 탓이 크다.

 

  세계일주는 참으로 대단하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해서 예전보다 편해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늘 새로운 문제가 나와 온갖 불편을 감수하고 싸워 이겨야만 해낼 수 있는 '인간 한계의 극복'이기에 더 그렇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하나 있겠냐마는 그래도 세계일주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다못해 비행기에 앉아만 있어도 수십 시간을 한 자리에 앉아 꼼짝없이 견뎌야 하는 극기의 일일텐데 말이다. 참 대단한 여행이 바로 세계일주일 것이다.

 

  감히 글쓴이의 마지막 여정을 상상해본다. 돌고 또 돌아 고국의 땅에 다시 발을 딪는 그 순간의 감흥은 무엇으로 표현할 것인가? 가슴 뿌듯하고 벅찬 느낌이 아니라 다시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버스, 또는 택시에 노곤한 몸을 실어야 하는 짜증 섞인 느낌은 아닐까? 대한민국의 교통체증이 어딜 도망가지는 않았을 테고, 온몸 가득 너저분하고 지독한 냄새에 주변 사람들이 왠 거지가 탔느냐고 짜증을 부릴 것도 같고...세계일주를 했다는 뿌듯함 뒤에는 이런 일상다반사스런 짜증나는 일들이 가득한 것은 아닐까?

 

  물론 겉은 꼬질꼬질할 지라도 일주를 마치고 난 뒤에 '변화된 나'는 꼬질꼬질하지 않을 테니...그깟 짜증쯤은 금세 떨쳐낼 수 있을 테고...보고, 듣고, 그리고 또다시 배운 한 바퀴, 새삼스레 대단해 보인다. 해보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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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즐겁게 배워봅시다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8-30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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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 백성 실록

정명섭 저
북로드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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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흔히 말한다. 물론 패자는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역사는 다분히 승자에게 유리하도록 '재해석' 된다는 뜻으로 해석 된다는 얘기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바로 이런 시각에서 쓰여진 역사다. 그렇기에 '균형잡힌 역사관'을 가지려면 승자의 기록뿐만 아니라 패자의 기록도 찾아 읽을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에 기초하였다. 쉽게 생각하기로, '실록'이라고 하면 '사실'만을 담았기 때문에 지루하고 따분할 것만 같다. 아닌게 아니라 '실록'을 풀어쓴 여타의 책들을 볼작시면, 첫째, 지루하고, 둘째, 따분하고, 셋째, 재미없는 책이 대다수다. 왕위를 이은 순서대로 '업적'을 나열하기 일쑤고, 굵직한 사건사고를 이야기를 하는 것까진 참 좋은데, 왜 그리 무미건조하게 써놓은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지만, '실록'에는 '정사'만을 담아놓지 않았다. '실록'이기에 '사실'만 실어 놓았지만 '야사'에나 나올법한 귀가 솔깃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참 많이 담겨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간단히 소개하면 '조선 왕가의 일기장'이다. 무려 500여 년간 쓰여져서 그 분량만해도 어마어마하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 가운데, 불구경, 싸움구경도 있다지만, 다른 사람이 쓴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만큼 심장이 바운스바운스~하는 일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앞서서 역사는 균형 잡히게끔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자의 처지에서 본 관점과는 상반된 패자의 처지에서 본 관점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단순히 승전국과 패전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넓게 확대하여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처지를 살펴 보아야 겠다. 그렇기에 왕조 중심으로 해석된 '역사교과서'만 읽고서 역사를 다 배웠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며 맥을 잡기에는 좋은 방법이지만, '거대사'를 훑을 수 있는 깜냥을 쌓았다면 '미시사'로 꼼꼼히 풀어낼 줄도 알아야 역사에 통달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역사의 참맛은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하는 역사의 뒷이야기 속에서 엿볼 수 있는 법이다.

 

  이 책은 '실록'에 담겨 있는 내용 가운데서도 '백성'들에게 관련된 내용만을 골라 풀어 놓았다. 그런 탓인지 책이 무겁지도 않고 술술 익힌다. 물론 하나의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도 그닥 길지 않아 역사책 특유의 늘어진 느낌도 없다. 또한 굵직한 사건을 통해서 엿본 왕들의 이야기에서는 느끼기 힘든 근엄한 이미지를 단박에 깨버리기도 하고, 역시나 훌륭한 임금이 백성들에게 세심하게 배려하는구나 하는 깨알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단언컨대 역사는 재밌다. 그런데도 역사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역사를 잘못 배운 것이 틀림없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2017년(현 중3)부터 역사 과목을 수능에 필수로 넣겠단다. 그러면서 당연한 일이었다는 듯이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한편으론 성급한 결정을 하기보다는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일이었다는 우려섞인 분위기도 만만찮다. 나도 반기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우려하는 분위기도 십분 이해한다.

 

  '삼일절'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오해하는 배우미(학생)들이 늘어만 가는 요즘이니 우리 나라의 역사교육이 얼마나 부재했던 것인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다. 허나 수능과목에 넣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뿐이라면 정말 아니올씨다.

 

  역사는 '정답'으로 외우면 <과거의 사실>을 달달 외우는 것뿐이다. 곰과 호랑이가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사람되기를 바랐다는 것만 달달 외워서 뭣 하겠는가? 조선 임금 가운데 시호를 받지 못한 임금이 연산군과 광해군, 둘 뿐이라는 것을 외워 뭣에 쓰려는가? 모름지기 역사는 '해석'을 하며 배워야 한다. 어찌하여 곰은 웅녀가 되었는데, 호랑이는 동굴 밖으로 뛰쳐나갔을까? 연산군은 폭군이라서 임금자리에서 쫓겨났다지만, 광해군은 폭군이라고 단정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은데, 어찌하여 시호를 받지 못하고 임금 대접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하나하나 해석하면서 공부를 해야 배우는 맛도 델리셔스~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역사는 '정답'이 없어야 한다. 그러니 단순 평가로 채점할 수 없다. 그러니 수능시험만 채택한다고 해서 올바른 역사교육이 장담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 까닭에 수능이 아니라 내신성적으로 역사공부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 균형 잡힌 역사를 익힐 수 있는 책이 이 책인듯 싶다. 이 책으로 배우미들이 역사공부를 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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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힐링 할 수 있었던 '파리'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8-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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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손미나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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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의 도시를 꼽으라면 '파리'를 꼽는 사람들이 많을까? 난 잘 모르겠다. '파리지앵'이니 '뉴요커'니 도대체 무엇이 매력적이라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책을 주욱 읽어보아도 파리에 도착하면서부터 설레였다는 느낌도 그닥 공감이 가질 않고, 너무나도 유명한 곳에서 감명이 깊었다는 대목을 읽을 때면 '대략난감' 그 자체였다.

 

  난 유명인을 길거리에서 마주쳤을 때에도 아는 체를 하지 않는다.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처지를 바꿔보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에티켓이다. 급한 볼일이 있어서던, 망중한을 즐기는 것이었던, 아니면 그냥 그곳에서 원주민처럼 사는 곳이던 간에 내가 그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지 그 유명인이 나를 알아보고 반겨줄 리는 없지 않느냔 말이다. 내겐 그저 '아는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유명한 장소에 대한 호들갑도 나에겐 그닥 의미가 없다. 도대체 호들갑을 떨 까닭이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곳이 무엇이 되었던 '나'는 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유명한 장소에 내가 서 있다고, 유구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공간에 '나'가 함께 존재한다고 해서 내가 무엇에 공감하고 감동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난 알 도리가 없다. 하다못해 [나 왔다감]이라는 글씨라도 써놓고서 내 추억을 더듬으며, '이곳이 나에겐 이런 의미로 다가오는 특별한 곳이지'라는 생각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모를까.

 

  작가인 손미나씨가 파리에 대한 '동경'이 컸던 모양이다. 여러 가지 아픈 경험을 하고서 '힐링'을 얻기 위한 장소로 '파리'만한 곳이 없었던 모양이다. 손미나씨에게 파리는 어릴 적부터 키워온 꿈이었을 것이고, 남들은 쉽게 알 수 없는 또 다른 추억이었을 것이며, 손미나씨의 인생에 있어서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장소였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느낀 벅찬 감동, 틀림없이 자기 인생에서 최고 였을 것이다.

 

  그런데 독자인 나에겐 그만한 최고가 아니었다. 내게 '파리'는 땅값이 32만원에 호텔을 지으면 135만원을 벌어다주던, 부루마블 속 '로마'의 짝꿍이었을 뿐이다. 직접 '파리'를 밟아보지 못한 나로서는 손미나씨가 전해주는 감동의 물결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 손미나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책이 재미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전혀 아니다. 다만 이 책이 내 취향이 아니었다는 아쉬움을 전하려는 게다.

 

  더욱 아쉬운 점은 책제목에서 전해지는 불쾌감이다.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를 긍정적으로 보면 그닥 나쁠 것도 없이 '파리'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손미나가 느꼈던 감동을 그대들도 한 번 느껴 보세요~라는 뜻일 뿐일 것이다. 그런데 나처럼 배배 꼬인 독자가 읽을 때는 가장 먼저 느꼈던 점이 '왜 하필이면 그 많은 곳 가운데 <파리>람?', '왜? 파리가 그렇게 좋은 건데...그럼 그곳에서 아주 살지 그러니?' 아주 그냥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유치함으로 가득한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바람에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거의 빵점에 가까웠다. 솔직히 한없이 유치해지는 내가 부끄럽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읽어보니 뭔 뜻인지는 알겠더라. 굳이 '파리'가 아니더라도, 당신들도 자신만의 동경과 바람과 희망, 그리고 꿈이 가득한 장소가 있을 것이고, 그곳에서는 그 어떤 아픔과 괴로움도 다 잊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최적의 힐링'을 만끽하는 자신만의 '무엇'이 분명히 있을 것이니,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아보세요. 당신의 인생이 달라질 것입니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으뜸이었을 게다.

 

  그런 까닭에 차라리 책제목이 <터닝포인트>나 <힐링>이었으면 더 나을 뻔 했다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하였다. '파리'라는 이름을 빼고 말이다. 손미나씨도 언급했다시피, '파리지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저 우아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만은 아닐 테고,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만 멋지고 화려한 삶을 허락하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잖은가 말이다. 그러니 그곳이 유독 '파리'일 필요는 없다. 손미나씨에게는 그곳이 '파리'일지는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곳'이 될 터이니 말이다.

 

  비록 유쾌하지 못한 독서였지만, 손미나씨의 멋진 삶에는 응원을 보낸다. 아픔은 저 멀리 보내버리고, 이젠 행복만이 가득한 멋진 삶을 사시길. 손미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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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떠나지 못한, 제목만 익숙한, 그곳으로 떠나볼까?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8-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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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행자의 독서 두번째 이야기

이희인 저
북노마드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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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그닥 좋아하지 않은 까닭에 여행에 관한서적 또한 그닥 즐기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가끔 읽는 여행서적이 있는데,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이 담긴 책이다. 여행을 아주 싫어하는 편은 아니다. 막상 떠나면 아주 오지게 즐기다 온다. 허나 일단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탓에 남들마냥 비싸고 호화로운 코스로 진행되는 여행은 딱 질색하기 때문이다.


  어찌 편하고 즐거운 것이 여행이란 말인가? 언제부터 '여행=휴식'이란 등식이 생긴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모름지기 여행이란 낯선 곳으로 떠나는 신비로움과 낯선 것과 조우하게 되리라는 설레임이 가득해야 진국일게다. 물론 모험이란 위험부담도 감수해야함은 당연한 것이고. 그러니 내게 '여행'이란 '모험'을 떠나는 게다. 그런데 난 그 위험부담을 그닥 감수하고 싶지 않다. 일단 닥쳐버린 위험이라면 당차게 헤쳐나갈 테지만..글쎄? 왜?


  그런 까닭에 몸으로 즐기는 여행보다는 책속으로 안내하는 여행에 익숙해졌다. 아쉬게도 이 책은 100% 순수하게 책속으로 인도하는 여행은 아니었다. 글쓴이는 책속에서 느낀 감정을 직접 겪어보기 위해 직접 책속의 배경지를 여행지로 삼았다. 뭐 그래도 절반은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이니 나름 재밌는 읽기였다.


  책은 실크로드로 시작해서 중국과 일본을 지나 동유럽을 향한다. 그리고 다시 방향을 돌려 동남아시아를 헤메다 북,남아메리카를 종단한 뒤, 아프리카에서 여행을 마쳤다. 여행지로 가로질러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다가 문득 멈춰선 그 자리에서 지나간 추억이라도 더듬는 듯 펼쳐보이는 책에 대한 잔상을 떠올리는 토막이 인상 깊은 책이었다. 글쓴이의 문체 또한 익숙한 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인 듯해서 아주 편하기만 했다.


  그러나 여행은 결코 편하지 않기에 글쓴이는 여행지에 대한 아름다움만 그리지 않는다. 이게 또 인상적이면서 깊이 공감되었다. 실크로드가 어찌 아름답기만 할까? 목숨을 내놓아야 비로소 길을 내어주는 험난한 길이며, 아프리카에서 보는 아름다운 풍경에 '지상낙원' 운운하였다면 당장에 책을 집어던졌으리라. 그 지상낙원에 사는 원주민들의 고된 삶을 외면하고서 어찌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 있으랴.


  이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낯익은 책제목을 만났을 때도 즐거웠다. <같은책 다른느낌>을 엿보는만큼 즐거운 독서가 또 어디 있으랴. 그런 까닭에 난 남다른 느낌으로 리뷰를 쓴 사람들을 좋아한다. 천편일률적인 느낌과 감상, 또 책속의 구절을 인용해 놓고서도 자신의 생각은 조금도 펼쳐놓지 않은 리뷰는 거들떠보고도 싶지 않다. 그리고 칭찬일색인 리뷰도 사양이다.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좋은 느낌을 주는 책이라도 한부분쯤 못마땅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나오기 마련이다. 또한 자신이 문외한 분야의 책을 읽을 때도 있기 마련인데, 훌륭한 리뷰를 써야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솔직한 자기 느낌을 쓰지 않은 리뷰도 노땡큐다.


  올 여름휴가에도 어김없이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준비중이다. 이번에는 이 책속의 목록을 목적지로 정해볼까나? 오래전에 목록에 올려놓고도 떠나지 못했던 제목만 익숙한 책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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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이 밥 먹여준다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7-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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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채근담

홍자성 저/신동준 역
인간사랑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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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대 대통령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시절에 "도덕이 밥 먹여 주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는 정치인을 TV토론장에서 본 이후로 한동안 밥맛이 떨어졌던 적이 있었다. 말마따나 '도덕', 그 자체가 우리에게 돈을 벌게 해주지는 않는다. 돈을 벌어다 주지 않으니 굳이 '도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다. 헌데 무지렁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한낱 어리석은 이가 뭘 모르고 한 이야기려니 하고 넘길 법도 하다. 그런데 당선이 유력한 대통령을 지지하고, 가까운 곳에서 보필할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심히 우려했더랬다.

 

  <채근담>을 읽으니, 그 당시 일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몇 자 떠올려 보았다. <채근담>은 <명심보감>과 더불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처세술의 진수'가 담긴 책이라는 명성이 자자했던 터라 일찍부터 읽으려고 목록에 올려놓았던 책이었다. 헌데 연이 닿지 않아서인지 <명심보감>을 일찍 독파한 것과는 달리 <채근담>은 유독 손이 가질 않아 안타깝기 그지 없었더랬다. 그런데 뒤늦게나마 <채근담>을 읽다보니 구절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문구마다 낯익은 대목이 엿보여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걸리는 통에 두꺼운 책이지만 술술 읽고 또 읽었다. 참말로 <채근담>은 평생을 곁에 두고 3번 이상 읽어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였다.

 

  또 신동준 뒤친이(역자)가 지적하듯이 '호리지성'과 '호명지심'을 모두 경계한 책이라는 소개가 참으로 절묘하다는 생각을 하고 또 했더랬다. '이익'을 좇고, '명예'를 좇는 사람들의 심리를 적절하게 비판하고, 그 따위 것들은 좇으면 좇을수록 더욱 얻기 힘들다는 진리를 담담하지만 단호하게 일러주는 글귀들에 감탄, 또 감탄하였다. <명심보감>이 '사리사욕'은 경계하였으나, '입신양명'은 탐하도록 하였던 것에 비한다면 <채근담>이 일러주고 엿보게 하는 세상은 참으로 살기 좋은 세상인 셈이다.

 

  더군다나 오늘날처럼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뭐든지 돈돈돈 타령을 하는 요즘이 정말 살기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 또한 새삼 깨닫는다. '도덕적인 삶'이 당연하던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 요즘에는 너나할 것 없이 당연(?)하게 여기는 통에 '정말 이대로 좋은 걸까?'하고 되묻곤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미안하다고, 제 탓이 크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 아무리 큰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걱정이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 언제부턴지도 모르게 사소한 일에도 '법정'에 출두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손해를 본다는 생각에 이르면 평소답지 않게 불 같이 화를 내기 일쑤고...애어른을 가릴 것 없이 '저 싫으면 남도 싫다'는 생각엔 이르지도 못하고, 남이야 어떻든 저 싫은 것만 내세우기 일쑤니 참으로 세상 살 맛이 점점 줄어든 까닭이다.

 

  다시 돌아가서, '도덕이 밥 먹여주냐?'고 말한다면, 난 거침없이 밥보다 더 한 것도 먹여준다고 강조하겠다. 첫째, 도덕이 가득한 세상은 어른이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가 어른을 존경하는 삶일테니 참말로 살맛나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천하에 이보다 더 살고 싶은 세상이 어디 있느냔 말이다. 둘째, 도덕이 가득한 세상엔 방범비나 치안유지비 같은 일에 들 돈도 줄어들 터이니 돈은 벌어다주지 않을지 몰라도 적어도 돈 쓸 일은 줄어들게 할 것이다.

 

  물론 도덕만큼 애매모호한 것도 없다. 어른을 공경하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기는 하지만 정말 공경하는 것조차 사치일 정도인 어른도 있으니 말이다. 나이를 거꾸로 드신 분들 말이다. 그러나 보면 안다. 겪어보면 더 잘 안다. 도덕이라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인지 말이다. 말로만 도덕을 외치는 사람은 결코 알지 못하는 그런 아름다움 말이다.

 

  <채근담>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복잡다단한데 책 한 권에 담긴 내용이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모든 이치가 될 수 있고, 정답이 될 수 있을까? 허나 시작은 될 수 있을 것이다. 각박한 세상일수록 '인문학'이 필요한 것을 새삼 깨닫곤 한다. 야박한 사회일수록 '인문학'에서 답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내곤 하는 걸 종종 보는 요즘이다. '있는놈'이 잘 살아야 '없는분'도 잘 살 수 있다는 교묘한 궤변과 오류를 단박에 깨버리는 것도 '인문학'에서 찾을 것이다. 역사를 살펴보아도 '있는분'이 도덕적으로 살아야 '없는놈'도 잘 살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옛날 양반들이 '향약' 같은 걸 만들어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게 '있는놈'들의 주머니를 빵빵하게 채워야 '없는분'들의 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 잔돈이 생긴단다. 얼핏 들으면 말이 되는 것 같은 이 '낙수효과'가 사실은 실현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있는놈'들이 제 주머니(욕심)의 크기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언제 채우고 잔돈을 흘리겠는가 말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옛말이 있다. 저 더러운 줄은 모르고 남의 허물만 크게 부풀린다는 어리석음을 꾸짖는 말인데, 이것이 요즘에는 아주 더럽게 적용되고 있는 모양이다. 고위공직자가 잘못을 저지르고도 더 당당하게 구니 말이다. 도덕은 아예 지키지 않아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악용하여 어쩔 수 없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 몸둘바를 모르는 양심적인 사람들과 밥 먹듯이 잘못을 저지르는 비양심적인 삶을 살고서 만천하에 드러나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누구나 그 상황이라면 그러지 않느냐고 뻔뻔스럽게 묻어가려 한다.

 

  어처구니 없는 건 전씨다. 수중에 재산도 얼마 없다는데, 호화별장에서 살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심지어 선물도 참 두둑히 주고 있다. 아마도 '화수분'이라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꺼내 쓰고 또 써도 자꾸 나오는 걸 보면 말이다. 더 말하고 싶지만, 그 사람 거론하면 할수록 내 입이 더러워질 것 같아서 더는 안 하련다.

 

  도덕적인 삶을 살면 억울하게 느껴진다. 늘 손해만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덕적인 삶을 살면 늘 떳떳하게 살 수 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 때문이다. 하긴 비도덕적으로 사는 사람이 더욱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가는 뻔뻔함을 지녔긴 하지만...쳇! 씁쓸하고만...그래도 '인자무적'이라고 했다. 어진 사람은 주변에 적이 없다는 말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가운데 으뜸 조건이 아니던가. <채근담>은 마음을 비우고 남에게 베풀면 손해볼 일이 없다는 만고의 진리가 담긴 책이다. 의심스럽다고? 그럼 마음을 가득 채우고 제 이익만 챙기며 살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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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재밌게 배우면 안 되나요?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7-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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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왕들의 사생활

윌 커피 저/남기철 역
이숲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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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역사책을 만나면 늘 하는 고민이 있다. 이 책 추천사에도 언급한 내용인데, '역사수업에 사용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고민이다. 여기에 덧붙여 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할 때와는 전혀 다른 관점을 배울 수 있는 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깊이 공감하는 점이다. 역사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이라고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유적과 유물에 관해서 배우며 단순히 암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는 재미없다, 따분하다는 인식이 배우미들 사이에서 팽배한 편이다.

 

  그러나 역사는 절대 따분하거나 재미없는 공부가 아니다. 그런데도 학창시절에는 재밌다고 느끼기 힘들다. 왜일까? 이 책에서 말하듯이 역사를 만드는 것은 '사람'인데, 역사교과서에서는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사람 냄새 물씬나는 '사극'이 재미나고, '팩션'이 새삼스레 각광을 받는다. 그러면서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었나 싶어져서 학창시절에 담 쌓았던 역사책을 다시 꺼내들지만, 다시 읽는들 재미있을 턱이 없다. 역사교과서에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생각해본다. <성균관 스캔들>을 교과서에 실어서 배우미들이 배운다면, 공부하라고 시키기도 전에 알아서 공부하지 않을까? 드라마의 원작 소설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로 수업을 대신한다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조선시대가 활기차고 즐거워지지 않을까? 물론 그러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는 상업적인 요인 때문에 '왜곡'과 '허구'가 난무해서 그대로 배우기 난감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지 오래다. 거기에 평가는 또 어찌할 것인가?

 

  그렇지만 프랑스에서는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읽으며 '프랑스 대혁명'을 배우고,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와 <몬테크리스도 백작>을 읽으며 뤼슐리외와 나폴레옹 시대를 익힌단다. 그런데 우리는? <홍길동전>을 통해 광해군 시대의 사회상을 배울 수 있고, <박씨전>을 통해 병자호란의 참상을 익힐 수도 있다. 또 <별주부전>을 통해서는 김춘추가 고구려와 동맹하러 갔다가 꼼짝없이 잡혔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일화를 배울 수 있으니 삼국통일 과정을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역사수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친구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사람 냄새' 물씬나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이야기꺼리들이 참 많다. 찾아보면 정말 많을 것이다. 우리 나라 '사극드라마'가 참 재미난 까닭이 무엇인가? 바로 그 역사적 이야기꺼리가 많기 때문 아닌가? 그런데 왜 수업현장에서는 배울 수 없는 걸까? 역사를 이렇게 배우기만 하면 분명 역사를 따분해하거나 싫증내는 배우미들이 없을 텐데, 왜 도입하지 않는 걸까?

 

  아무래도 역사는 엄숙하게(?) 배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팽배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유난히 외세의 침략이 많은 우리 역사가 아닌가. 그러니 웃고 즐길 수 있는 역사적 사실보다 목숨 바쳐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숭고한 의무감을 앞세우는 교육이 먼저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또한 재미나게 배우면 시험볼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는 편견도 한 몫 한다고 본다. 허나 재미나게 배운 내용으로 수행평가를 하면 되지 않을까? 모둠활동으로 사건과 인물에 대해 조사해서 발표하라고 해도 시험보는 것보다 더 훌륭한 수업이 될 것이다. 그럼 내신은 어찌어찌해도 수능시험이 문제이려나? 서술형 시험으로 대체하든지...평가방법이 없어서 재밌는 역사를 따분하게 배워야 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제왕들의 사생활>은 역사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우지 않는 왕들의 일상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거기에 글쓴이의 재치와 해학 넘치는 글솜씨가 행간 곳곳에 숨겨져 있는 까닭에 따분할 새가 없는 책이다. 본문보다는 주석을 주목해주길 바란다. 더불어 따분한 교과서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 교과서'로 채택된다면 더할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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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여자 해리포터는 아닌 걸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7-1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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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타라 덩컨 1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저/이원희 역
소담출판사 | 200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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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처음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해리포터>의 아류작이라고 의심했었다. 프랑스 작가가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영국 작가에 대항해서 써낸 작품이 틀림없다고 확신했었다. 과거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와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여자 해리포터'라는 소문을 들었을 때에는 읽고 싶은 동기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런 탓에 2013년에 완간이 된다는 이맘때에야 비로소 처음 읽게 되었다.

 

  사실 책을 살 엄두도 내지 못해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고 했는데, 한창 인기가 있을 때는 1권을 구할 수가 없어서 못 읽었던 탓도 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지난 5월에 1권이 책꽂이 꽂힌 것을 발견하였고, 잠깐의 망설임 끝에 꺼내 들어 읽게 되었다. 그리고 장장 3개월이 다 된 지금에서야 겨우 1권을 다 읽게 되었다. 책이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수업과 승급으로 바쁜 탓에 읽는 속도에 탄력을 주지 못하고 맥이 툭툭 끊기면서 읽은 탓이 크다. 그 정도로 맥이 끊기면 책읽기를 그만 두었을 텐데, 이 책은 끝까지 읽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여자 해리포터'라는 오해를 살만 했다. 현실과 마법세계를 오가는 것이며, 주인공이 엄청난 마법의 소유자인 것 하며, 또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힘겨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줄거리가 놀랍도록 닮은 탓이다. 그러나 <해리포터>가 현실에서 마법세계로 갔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판타지'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면, <타라덩컨>은 마법세계인 '아더월드'를 중심으로 지구를 비롯한 여러 세계가 공존하며 등장인물들이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는 등 <해리포터>와는 사뭇 다른 전개방식을 엿볼 수 있다. 거기에 수없이 많은 종족이 등장하여 <스타워즈>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물론 그밖에도 <해리포터>와 닮은 점들이 참 많다. 허나 이는 <타라덩컨>을 쓴 작가가 한 발 늦게 책을 출간한 탓이다. 사실 처음에는 <해리포터>와 더욱 흡사한 구도였단다. 그런데 완벽을 가하려던 작가가 출간을 미루는 동안 조앤 캘링이 먼저 <해리포터>를 내놓아 대박을 친 다음에는 수정을 안 할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단다. 그간 공을 들인 것을 생각하면 원래 그대로 출간을 할 욕심도 났겠으나, 그랬다가는 '표절의혹'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두 작품은 흡사하다. 독자를 묘하게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점까지 말이다.

 

  <타라덩컨>의 매력은 이 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제 고작 1권을 읽었을 뿐이니 완간 된 10권까지 '대장정'을 떠나야 할 것이다. 사실 아직 <해리포터>의 마지막인 '죽음의 성물'을 아직 다 읽지 못했다. 대작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큰 탓에 여지껏 미루고 미뤘는데, 이제 <해리포터>는 피날레를 장식하고 이제 <타라덩컨>으로 갈아 타야겠다. 언제쯤 다 읽을 지는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암튼 볼드모트 못지 않은 악당인 상그라브의 마지스터의 계략이 타라와 그 친구들에 의해 실패하였다.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2권에서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 것이다. 이런 정도는 <해리포터>에서 이미 학습한 내용이다. 그러나 1권인데도 감춰진 '출생의 비밀'이 너무 많이 드러나고 말았다. 아니면 아직도 밝혀질 비밀이 많은 걸까? 흥미진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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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형 수학책의 모범이 되는 책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7-17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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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학식당 2

김희남 글/김진화 그림
명왕성은자유다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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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은 대한민국 교육사상 60년 만에 수학교과서가 큰 틀로 바뀐 해다. 요즘 수학에서 대세는 '스팀(STEAM)수학'이다. 아직 어머님들 사이에서는 큰 반향이 없는 편이지만 가르치미들(선생님들) 사이에서는 정말 큰 반향을 몰고 왔다. 그 까닭은 어머님들이 보기에 스팀수학은 너무 쉬운 수학이거나 수학이 아닌 국어, 과학, 미술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든 탓일게다. 그러나 가르치미들은 "왜 진작에 이런 수학교과서가 나오지 않아서 수학을 어렵게만 배웠는지 아쉽고 또 아쉽다"고 푸념을 놓기 일쑤다. 그만큼 '스팀수학'은 완벽에 가까운 수학교육방법이다. 그런데도 어머님들이 스팀수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배우미들(학생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편 요즘 1~2학년 배우미들이 개정된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수학은 다름 아니라 '스토리텔링 수학'이다. 흔히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수학이라고, 이런 수학 역시 어머님들이 너무 쉬운 수학이라고 인식하셔서 예전처럼 따로 '연산교재'를 반복해서 풀리고만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쉽게 이해하자면 이전에는 '단순연산'을 반복하여서 셈을 깨우쳤다면, 요즘에는 '생활수학'을 통해서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며 수학을 깨우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수학을 이렇게 개정한 까닭은 배움터(학교)에서 수학을 배우고도 실생활에 적용하지 못하고 학문으로만 배우고 마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팀'으로 개념과 원리를 깨우치고, '스토리텔링'으로 실생활에 직접 적용할 줄 아는 배우미로 기르기 위함이다. 또한 하릴없이 난이도만 높여서 어려운 문제를 푼 탓에 어릴 적부터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배우미)를 양산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 여기에 더불어 개념과 원리 깨우치고도 그것을 말과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배우미가 없게끔 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충분히 개념과 원리를 이해한 뒤에 이를 서술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교과서란 말이다. 그런 탓에 어려운 문제는 고학년으로 다시 올려 보냈다. 이는 배우미들이 선행학습을 무리하게 하여서 수학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것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 책은 아쉽게도 '스팀수학'형 책은 아니지만 '스토리텔링'형 수학책을 대신할 수 있는 책이다. 어렵고 힘든 수학의 원리를 아주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수학책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쉽고 재밌을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선 수학을 맛있게 먹게끔 해주었다. 수학에 흥미를 잃거나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든 손님이 셰프와 당케가 운영하는 '수학식당'에 찾아와 맛있게 수학음식을 먹으면 아주 쉽고 맛있게(!) 수학을 깨우치게 되는 이야기를 중심글감으로 삼았기 때문에 책을 읽기만 해도 개념과 원리를 깨우칠 수 있는 수학책인 셈이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초등수학에서는 다섯 가지 영역을 두루 배운다. '수와 연산', '도형', '측정', '확률과 통계', 그리고 '규칙성'을 배운다. 1~2학년군에서는 덧셈과 뺄셈, 곱셈과 나눗셈'을 차례대로 배우게 되며, 동그라미와 세모, 네모를 배운 뒤 공모양과 원통모양, 상자모양을 다루며 도형을 배우게 된다. 또 여러 가지 물체의 길이를 측정하며 '단위환산'까지 배우게 된다. 그리고 간단한 규칙을 찾아내는 내용을 배우게 된다. '확률과 통계'는 크게 다루지 않고 표를 그리는 정도다.

 

  하지만 수학을 처음 접하는 배우미들은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기에 벅찰 정도로 많은 분량이다. 거기에 문제의 분량도 만만찮게 많다. 그런데 어머님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쉬운 문제이기 때문에 배우미들에게 차근차근 개념과 원리를 가르치기도 전에 답이 틀리다고, 쉬운 것도 풀지 못한다고 타박하기 일쑤다. 우리 나라에 '수포자'가 많은 까닭이다. 그렇기에 '스토리텔링'형 수학책은 자녀를 지도하고픈 어머님들에게도 좋은 책이다. 어머님이 자녀와 함께 읽으며 개념과 원리를 차근차근 가르치다보면 저절로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무리하게 '반복연산'부터 시키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참, 이야기로 꾸며 놓았다고 무조건 '스토리텔링'형 수학책이 아니다. 간혹 아이들에게 흥미만 유발시키고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그 흥미에 가려놓은 책들이 있는데, 그런 책은 일단 피하는 것이 좋다. 일단 <수학식당>부터 읽어보시고 '스토리텔링'형 수학책의 견본으로 삼으면 좋을 듯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Mom & Kids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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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민들은 히틀러가 또라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 2013년에 쓴 리뷰들 2013-07-0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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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히틀러의 성공시대 1

김태권 글,그림
한겨레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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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권은 '네임 벨류'가 있는 만화가다. 김태권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절로 책에 손이 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십자군 전쟁>을 다룬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이거다!' 싶었다. 평소 서구중심적인 시각에서만 보았던 다른 책들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신선함이 문제인 모양이다. 내게는 균형적인 시각이라고 느껴졌던 것이 다른 분들에겐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그 뒤에 접한 <한나라 이야기> 시리즈에서는 그 신선함이 조금 떨어지는 듯 싶더니, 뭔가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어서 서운했더랬다. 그런데 <히틀러의 성공시대>를 읽어보니 그 조심스러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겠더라.

 

  우리 나라에는 유독 진보와 보수 진영 간의 갈등이 격렬하다. 진보를 일컫는 말로 '종북좌빨'이라고 부를 지경이 되었고, 보수를 일컫는 경우엔 '수구꼴통'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렇다고 진보와 보수가 그닥 색깔이 다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고 느끼는 바다. 그 두 진영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는 한마음 한뜻이니 말이다.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난 것처럼 구는데 뭔소리냐고? 월드컵 때를 떠올려보라. 그 속에 수많은 '빨갱이'들이 등장해서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다. 그 속에 분명 좌빨과 꼴통이 섞여 있었을 텐데 말이다. 또 밥상머리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정치이야기를 할 땐 불편하기 그지 없었는데, 월드컵 때는 그런 불편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히틀러 이야기는 않고 뭔소리하는 거냐고?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드는 생각이다. 히틀러는 수구꼴통, 히틀러가 미워하고 몰아내려는 세력은 자연스레 종북좌빨...김태권은 상식적으로 비정상인게 틀림없는 히틀러가 어떻게 권력을 잡을 수 있는지 궁금하여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것도 쿠데타와 같은 방법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당당히 정권에 입성했다(?)는 스토리는 누구라도 궁금한 스토리일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히틀러가 독일 국민의 당당한 선택을 받아 권력을 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풍문으로 들었던 내용이라 진위를 파악하기 힘들었는데, 김태권이 그 수고를 덜어주었다.

 

  그렇다면 비정상인게 틀림없는 히틀러는 어떻게 해서 비폭력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잡게 되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종북좌빨과 수구꼴통의 합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뭐, 그렇다고 종북좌빨이 딱히 히틀러를 지지해준 적도 없고, 또 그렇다고 수고꼴통이 듣보잡인 히틀러를 지도자감으로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히틀러가 온전히 정치의 중심지로 당당히 입성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진보와 보수가 서로 으르렁거리며 다투는 틈을 타서 어부지리격으로 차지한 셈이었단다.

 

  알고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어떻게 진보세력과 보수세력 모두에게 미움을 받았던 히틀러가...그런데 우리도 그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적이 어렴풋이 스쳐지나갔다. 6·10항쟁에 학생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시민들, 그리고 박봉에 몸사리기 급급했던 '넥타이 부대'까지 참여한 결과 <대통령 직선제>를 얻어냈으나 그 결과, 다시 군부세력에게 권력을 갖다 바친(?) 일이 우리 나라에서도 현실로 일어나지 않았던가 말이다. 뭐, 히틀러 같은 또라이와 비교하기에는 비교적 점잖은(?) 군부세력이었으나 말이다.

 

  암튼 우리 나라에서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다시 등장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현재 독재자가 다시 등장한 것 같은 느낌은 뭘까? 독재시절에나 겪었을 법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요즘, 또 독재시절에서 했을 법한 부조리한 정치과 경제와 언론 인들이 벌이는 행태를 볼작시면 시절이 하수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국정원 사태로 인한 촛불집회와 대학가 시국선언으로 온라인 상에서 들썩거린다. 그런데 공영방송에서는 '촛불'이나 '시국선언' 같은 뉴스를 볼 수가 없다. 국민들의 눈을 가려보겠다는 꼼수(?)인가? 훗! 그런 얕은 꼼수에 넘어갈 것 같지는 않는데...여하튼 2권도 마저 읽고, 히틀러에 대해 좀 더 알아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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