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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품격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12-3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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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0대 성장 보고서

EBS 〈10대 성장 보고서〉 제작진 저/최성애 감수
동양북스(동양books)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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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10대들은 좀처럼 종 잡을 수가 없다. 이런 듯 싶으면 저렇고 저런 듯 싶으면 요런 행동들을 하니 그저 요상하기 짝이 없다. 내 어릴 적 'X세대'를 보던 어른들의 마음이 이러 했을까 역지사지도 해보지만, 그 시절 'X세대', '신인류'로 불리던 세대와도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는 듯 싶다.

 

  각설하고, 너무나도 아쉬운 점은 10대들의 행동이 결코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려하지 않는 듯 싶은 점이다.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부류도 열정이나 패기를 찾아볼 수도 없고, 꿈이라고 하는 것이 고작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갖는 것인데다, 그마저도 힘들 듯 싶으면 안정된 직장인 '공무원'이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10대들이 수두룩빽빽이다. 10대는 그 나라의 '미래'라는데, 이따위 '미래'뿐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지 않을까 체념어린 막말도 마구 던지고 싶을 지경이다. 한마디로 요즘 10대를 볼작시면 한심하기 그지 없다.

 

  당최 왜 그럴까? 싶은 마음에 들추어 보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도대체 10대의 뇌구조와 심리상태는 어떤지 궁금하여서 읽기 시작했단 말이다. 물론 이 책이 이 땅의 10대들의 문제점만 들춰낸 책은 아니었다. 10대들의 무분별하고 무모한 행동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속속들이 풀어놓은 책인지라, 문제점이 드러나더라도 비판만 늘어놓은 책이 아니라 '10대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 <원인>이 있으니,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책이다.

 

  다시 말해, 10대가 문제적인 행동을 일삼는다고 다그칠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비밀'을 파헤친 책이란 말이다. 이를 테면, 10대들이 어른들에 비해 변덕스런(?) 행동을 일삼는 까닭은 그들의 감정이해 '기준'이 어른들에 비해 섬세하지도 않고, 경험도 태부족하기 때문에 적절한 기준으로 삼을 것도 없고, 적당한 판단을 내릴 수도 없기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청소년들은 극과 극에 달하는 행동을 하게 되는 거란다. 이에 대한 뇌과학적인 이유는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을 내리는 '전두엽'이 아직 미성숙하였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우리 10대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일삼게 하기 위해서는 '전두엽'이 발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교육이든 뭐든 말이다. 헌데 요즘 10대들이 처한 환경이라곤 고작 '스마트폰'을 통해서 보는 '손바닥만한 세상'이 전부이다. 하긴 요즘 애어른 할 것 없이 스마트폰에 푹 빠져서 언제 어디서든 '고것'만 쳐다보는 상황인데, 아직 뇌도 성장하기 전인 10대들 탓만 할 수도 없지 않겠는가. 또 어릴 적에도 '전자오락실'에 <지능개발>이라는 글귀가 쓰여져 있으니, 옛날보다 훨씬 '스마트'해진 게임을 즐기는 10대들의 <지능개발>은 아무런 걱정할 것도 없지 않을까? 요즘 게임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교육용 어플'도 참 많이 나왔다던데 말이다.

 

  그런데 지식적인 부분은 그렇다치고, 대인관계를 비롯해서 인성을 배울 수도 있을까? 스마트폰을 통해서 말이다. 굿모닝, 제인? 굿모닝, 티처? 하와유? 아임 파인 땡큐. 앤뉴? 아임 파인 땡큐, 에브리바디~땡큐...아마도 이런 느낌이 아닐까? 스마트폰으로 배운 대인관계와 인성이란 말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펼쳐진 세상은 '너무나도 가벼움'이 아닐까? 아무런 뜻도 없이 공식(?)처럼 나열되는 인사말로 도배된 채팅창을 통해서 '깊고 깊은 우정'이 피어날 까닭이 없고, 따뜻한 인류애를 배울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냔 말이다.

 

  우째 책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은 듯 싶은데, 암튼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들을 늘어놓았다. 이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10대들의 행동양상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보고서였지만, 그에 대한 대안이 마땅치 않아 아쉬웠다. 하긴 쉽게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이었다면 우리의 소중한 10대들을 그토록 방치해놓고 있지도 않았겠지만...암튼 이 책을 읽은 10대들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어른들이라면 10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니 딱 그럴만큼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질풍노도의 10들이 자신의 품격을 드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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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가면 나무들의 속삭임이 들릴까?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12-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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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물우화

장성 저/장가영 그림
인간사랑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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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이솝우화나 라 퐁텐우화 속에선 동물들이 의인화되어 들려주는 이야기가 많지만 간혹 동물이 아닌 사물이 주인공으로 나온 우화도 종종 나온다. 그러니 이 책이 '식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해서 그닥 어색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동물우화들이 식상해진만큼 식물들이 전해주는 힐링이야기들이 산뜻하니 참 좋았다.

 

  허나 무엇보다 우화의 참맛은 짧은 글귀에서 얻게 되는 긴 여운이 아닐까. 지식과 지혜는 완전 다르다는 유명인사의 격언도 새삼스럽게 다가오고 말이다. 무엇이 다르냐고? 지식은 단지 머리에 생각을 채우는 것이지만 지혜는 몸으로 직접 겪은 경험을 익히는 것이란다. 우리가 우화를 읽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동물이 동적인 이미지라면 식물은 정적인 이미지다. 그런 식물들이 전해주는 힐링이야기는 고요하고 잔잔할 것 같지만 딱히 그렇지 않다. 거센 바람에 불어 갈대나 억새가 흔들흔들 요리조리 피하며 '처세술'에 능한 인물을 표현했다면, 우직하고 꼿꼿하기만 한 참나무와 소나무는 뿌리 채 뽑히기도 하고 소중한 가지가 꺾여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지만, 그것이 차라리 굽신거리는 것보다 낫다는 우직함도 보여주어서 그저 말랑말랑한 우화가 아니라 촌철살인의 냉철함도 엿볼 수 있는 우화였다. 어찌보면 꼿꼿한 선비정신을 보여주는 토속우화랄까? 한국전통의 미(?)가 엿보이는 우화였다.

 

  여담이지만, 시집이나 우화집을 읽을 때 늘 불만이었던 것이 하나 있다. 참 감동적이고 주옥 같은 글귀에 감탄하는 것은 수많은 작품 가운데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고, 뒷배경마냥 덩그러니 놓여 있어도 좋을 그런 허섭(?)한 글귀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느낌이 셌다. 그러하기에 돈 주고 사서 읽는 건 상상하기도 힘들기만 했다.

 

  헌데 생각해보면 비슷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음반 앨범'을 살 때다. 보통 한 가수의 앨범에 담긴 전곡이 몽땅 듣기에 좋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음반 하나에 10곡에서 15곡이나 담겼었는데, 그 가운데 들어줄만 한 곡은 1~2곡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노래가 너무 듣고 싶고, 또 듣고 싶어서 나머지 곡은 낭비(?)라는 느낌이 들더라도 손수 사서 들었다. 이렇게 비교하면 시집이나 우화집 속에서도 나름 건질만 한 것이 꼴랑 1~2개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살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시간과 세월이 흘러 다시 꺼내 듣고보면 예전에 좋아했던 곡보다는 다른 곡에서 더 깊은 감흥을 느끼는 경험도 곧잘 한다. 우화집도 마찬가지 아닐까. 짤막한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이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현재 처지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니 말이다. 예전에는 그저 밋밋하기만 했던 뒷배경스런 우화라도 텀을 두어 읽어보면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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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요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12-1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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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북유럽 신화 여행

최순욱 저
서해문집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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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유럽 신화라고 하면 왠지 낯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게임이나 판타지를 좋아하는 분들이 북유럽 신화를 읽으면 무릎을 탁 칠 일이 참 많을 게다. 그만큼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것이 북유럽 신화인데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리스로마 신화에만 익숙하다고 생각할 뿐, 좀처럼 북유럽 신화에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막상 읽으면 참 재미있는데 말이다.

 

  그만큼 우리의 '편식'이 심한 편이다. 세계사적인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 적어도 유럽 문화를 익힌다는 목적으로 그리스로마 신화는 탐독하는 편이면서도 북유럽 신화를 읽어보려는 시도는 어찌 안 하는 걸까? 그건 아마도 그리스로마 신화에 비해 북유럽 신화를 소개하는 책이 그닥 재미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닌 게 아니라 북유럽 신화를 나름 탐독해 봤는데, 그 숫자도 많지도 않았을 뿐더러 대개 어린이용으로 만들어진 짤막한 (만화)책이 대다수였고, 대중을 위해 소개된 책은 상당히 지루한 책들이 참 많았다. 그나마 읽을 만한 책은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된 노경실 작품과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판한 안인회 작품이었다. 두 작품 모두 그리스로마 신화와는 또 다른 북유럽 신화가 주는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는 친절한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은? 결론부터 말하면 수작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손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인 책이다. 그만큼 술술 읽히는 책이란 말이다.

 

  다른 책도 그렇지만, 난 '신화'에 관한 책만큼은 꽤나 까다로운 편이다. 그래서 웬만해선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특히 신화에 관한 책은 단지 재미만 있을 뿐 아니라 유익함까지 챙겨줘야 하며, 우리와 사뭇 다른 정서와 문화까지 비교분석해주는 책이라면 금상첨화다. 우리에게 익숙한 예를 들어서 이해를 돕는 센스까지 돋보인다면 아주 좋아 죽겠다.

 

  이런 점에서 <서해문집>에서 출간된 최순옥 작품은 아무리 낯선 독자라도 북유럽 신화의 세계 속으로 퐁당 빠뜨릴 만한 재미난 책이다. 감히 평을 하자면 말이다. 이 책이 우리 네 독자분들에게 북유럽 신화를 더욱 널리 소개시켜주는 책이 되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책 읽고 나서 너무 흥겨워서 나온 말이니 한 눈으로 읽고 다른 쪽 눈으로 흘려도 상관 없다. 웃자고 하는 말이고...

 

  사실 북유럽 신화는 생각보다 우리 곁에 오래 전부터 익숙하게 전해졌다. 단지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을 뿐. 아시는 분은 다 아실 테지만,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을 일컫는 웬즈와 더즈, 그리고 프라이가 북유럽 신화 속에 등장하는 지혜의 신 오딘, 천둥신 토드, 그리고 미의 여신 프레이야의 이름을 따왔다는 사실 말이다. 또 요즘에는 영화에서도 쉽게 접하는 캐릭터가 바로 북유럽 신화 속 인물들이다.

 

  그렇다면 궁금해지지 않은가? 저 인물 참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면 뒷조사(?)해보는 게 인지상정일 게다. 그때 바로 이 책이 참 도움이 많이 될 게다. 북유럽 신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꽤나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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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신기함'이 '당연함'으로 바뀌는 공부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11-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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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랭클린이 만든 마방진

홍선호 저
자음과모음 | 200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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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프랭클린이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마방진'은 프랭클린 이전에 이미 발견되었다. 4000년 전 중국 하(夏)나라 시절인 우왕 때 둑을 쌓는 과정에서 등에 신기한 무늬가 적힌 거북이를 발견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는데, 그 거북이 등에 적힌 무늬가 '가로, 세로, 대각선의 수의 합이 모두 같다'는 것을 발견하여 '마방진'이라고 불렀고, 그 뒤에도 사람들은 이 신기한 무늬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생각하여 '낙서(洛書)'라고 불렀단다. '낙수'에서 발견한 글이라는 뜻이란다. 오늘날 '하릴없이 아무 데나 끄적거린 글자'라는 뜻의 '낙서(落書)'와는 다른 뜻이다.

 

  미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온누리 곳곳에서 발견되는 마방진은 정말로 많다. 이 책에도 3차, 4차, 5차 마방진을 만드는 방법부터, 테두리 방진, 삼각형 방진과 X 방진과 유대 별 모양 방진까지 다양한 모양의 마방진, 그리고 아들러의 3차원 방진인 '입체방진'까지 여러 가지 마방진을 소개하였다. 물론 수학책답게 단순한 소개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마방진을 '수학적 논리'로 접근하여 직접 만들 수 있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마방진'이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신기하다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수학이란 학문은 참으로 오묘하기만 하다. 수학을 공부하다보면 아주 복잡한 문제도 논리적으로 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런 논리를 반복하다보면, 우리가 달달 외우기만 했던 '공식'도 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어떻게 만들 수 있었는지도 알게 되어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데 왜 우리 네 배우미(학생)들은 수학을 지겹게만 여기는 걸까? 비단 수학이란 학문에만 묻게 되는 질문은 아니지만 유독 수학에 던지는 이 질문이 의미심장하다. 그 까닭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수학이란 고작 덧셈, 뺄셈 정도만 배우면 큰 어려움이 없고, 곱셈, 나눗셈까지 배우면 매우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더 어려운 수학공부를 계속 해야만 하는 까닭을 몰라서 조금만 문제가 어려워지면 수학공부를 포기하는 배우미들이 많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어려운 문제 풀어야만 하는 걸까?

 

  사실 답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명문고, 명문대를 들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답해야 할까? 또 넌 수학을 못하니 '문과'가 적성이라고 조언을 해주어야 할까? 곧잘 듣고, 자주 대답하는 유형이지만, 듣고 말하기에 그닥 흡족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찌 답해야 할까? 아니 어찌 가르쳐야 할까? 라는 질문으로 고쳐 보자. 그러면 답변하기가 쉬울 테니 말이다.

 

  서양 중세에 살던 사람들은 '마방진'에 담긴 신기함을 엿보고서 '마방진' 모양을 한 부적이나 표식을 몸에 지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 찾아오거나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었단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참으로 어리석기 그지 없다. 단순한 모양을 몸에 지니는 것만으로 병이 나을 수도 있다고 믿는 것이 어찌 어리석다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쯤하면 답이 보이지 않는가? 아직 이해할 수 없다고?

 

  수학이란 어려운 학문을 굳이 우리가 배우는 까닭은 바로 '신기함'을 '당연함'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서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치자. 문제를 풀 수 는 없지만 그 오묘함을 엿볼 수 있는 힘이 생기면, 그 문제에 관심이 생긴다. 또 그 문제를 풀어낸 사람이 있다고 하면 솔깃해진다. 그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지고, 그 사람이 위대해 보인다. 얼마나 똑똑하면 그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직접 만나면 엎드려 복종하고 감히 우러러 볼 수 없는 존재로 떠받들고 싶어진다.

 

  헌데 그 문제를 자신이 풀 수 있게 된다면? 더 정확히 말해 그 문제를 푸는 방법을 깨우쳤는데도 여전히 그 사람이 신기하고 존경스러울까? 아닐 것이다. 그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게 된 사람은 더는 신기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여길 것이다. 다시 말해, '신기함'이 '당연함'으로 바뀐 것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바로 <수학적 접근방법>을 익히면 가능해진다.

 

  갓 태어난 아이들은 온 세상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서 눈을 똥그랗게 뜨고서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말겠다고 물고 빨고 만진다. 그렇게 누구나 처음엔 그토록 신기하던 것이 곧 싫증나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하여 더 넓고, 더 깊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것이 곧 '공부'이다. 그런데 학교라는 곳이, 학원이라는 곳이 아이들에게 더는 신기한 세상으로 인도하는 마당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를 싫증내는 것이다. 어제 배운 것을 오늘 또 풀고, 심지어 내일 또~풀 것을 알고 있으니 얼마나 재미없고 짜증날 것인가 말이다.

 

  마땅히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방법이 제시되어야 '공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날마다 새로운 자극이 될 수업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또 수많은 배우미들에게 일일이 눈높이에 맞춘 자극을 준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르치미(선생님)가 꼭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새로운 수업방법과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이들에게 딱 안성맞춤인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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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내 맘도 모르면서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10-3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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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선생님 미워!

최형미 글/지영이 그림
크레용하우스 | 200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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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호는 억울하다. 선호는 선생님에게 칭찬받는 착한 어린이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상황이 엉뚱하게 꼬여서 천하의 몹쓸 말썽쟁이가 되고 말았으니 정말 울어버리고만 싶다.

 

  하루는 엄마가 급식 당번으로 오셨다. 맛있는 카레를 아이들에게 떠주셨는데, 엄마 머리핀이 카레에 퐁당 빠지고 말았다. 엄마에게 말을 해도 될테지만, 그러면 엄마가 부끄러워하실 것 같아 그냥 몰래 건져올리기로 했다. 그런데 그 장면을 오해한 여자아이들이 선생님께 "선호가 카페에 손 집어 넣었어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난 아니라고, 엄마 머리핀을 건져 올린 거라고 말하려 했지만, 엄마가 급히 내 입을 막는 바람에 변명도 하지 못하고 카레에 손을 집어넣은 불결한 어린이가 되고 말았다.

 

  그 뿐 아니다. 미술시간에 손에 물감을 묻혀 스케치북에 찍어 그림을 그리는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내 옆자리에 오셨다. 그러다가 선생님 엉덩이를 보니 뭔가 묻은 것이 있어서 털어내 드릴려고 했는데, 그만 선생님 엉덩이를 만지고 말았다. 선생님은 선호에게 "뭐 하는 짓이니?"라며 성을 내셨고, 선호는 그만 버럭 화를 내시는 선생님 앞에서 말을 잇지 못하고 말았다. 선생님 원피스에는 커다란 내 손자국이 나고 말이다.

 

  그날 저녁, 난 놀이터에서 아빠와 면담을 해야 했다. 아빠가 하시는 말씀이, "쬐그만 게 벌써...여자 엉덩이가...그리 좋더냐."란다. 선호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선생님 엉덩이에 묻은 것을 떼어내는 것과 쬐그만 것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말이다.

 

  선호는 선생님께 칭찬받는 착한 어린이가 되고 싶다. 선호 뿐이겠는가? 모든 어린이라면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는 걸 최고의 영광으로 알 것이다. 근데 사소한 오해로 인해 선호는 말썽꾸러기가 되고 선생님의 사랑을 받기에는 너무나도 먼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정말 선생님께 말썽쟁이로 찍혀서 영영 사랑받기는 글러버린 것일까? 선호는 자기 맘도 몰라주는 선생님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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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새록새록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10-3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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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 속 오컬트 X파일

이한우 저
나무발전소 | 200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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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부터 신비스럽고 신기한 것들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신화>라든지 '괴기괴담' 류의 이야기에 관심이 참 많았었다. 그렇기에 흔히 '공포물'에 나오는 소재가 나에겐 참 친근한(?) 이야기일 뿐이다. 무섭기는커녕. 이 책은 뱀파이어에 대한 책을 찾다가 뱀파이어 영화에 대한 정보가 담긴 책이라고 소개가 되어서 골라 읽게 되었가다 얻은 참 재미난 책이었다.

 

  영화에서 곧잘 만나는 '귀신'이나 '괴물'에 대해 아주 친절하게 소개해주는 책인데, 특히 '흡혈귀'나 '늑대인간', '좀비'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영화를 보면서 휘릭~ 넘기기 십상인 부분도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안내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더욱 감동스럽고 깊이 있게 만끽할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뿍 담긴 책이기에 '1900년대 영화 안내서'로 읽어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내용은, 단연 공포영화의 대명사인 <엑소시스트>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 어릴 적엔 토요일마다 익숙한 '시그널'과 함께 세계 명작을 감상할 수 있었던 <토요명화>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시절에 바로 그 <엑소시스트>를 볼 수 있었었다. 그것도 우연찮게 1편에 이어, 2편, 3편까지 매주 연이어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좀 덜 하지만, 그 시절엔 연휴나 연말에는 명작영화를 시리즈로 연달아 보여주는 일이 많았었기에 비디오도 구하기 힘든 그 시절에 시리즈를 몽땅 본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일이었던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헌데 내가 인상 깊었던 건 정작 매우 재밌고, 충분히 무서웠던 1편에 비해, 2, 3편은 그저 그런 영화라고 그 어린 나이에도 이해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던 것이 참 인상 깊었다. 그 시절에 이 책에서처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이가 있었더라면 더 재밌게 즐겼을 텐데..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아쉬운 점은 이 책에 나오는 영화를 요즘에는 참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물론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못 구할 것도 없으련만, 요즘 트랜드와는 좀 다른 코드이기 때문에 어렵사리 구해 볼지라도 옛날에 느꼈던 그런 감동을 다시 느끼기 힘들테니, 차라리 보지 않고 책으로만 추억을 되돌아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올드 영화팬들에게는 추억을, 새로운 영화팬들에게는 '고전의 맛'을 느끼게 해줄 것이 틀림없는 책이렸다. 거기에 '오컬트'라는 참 흥미로운 소재가 양념으로 곁들여져 한결 맛깔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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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냉혹과 엄격 속에 감춰진 이타심을...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10-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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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비자

신동준 저
인간사랑 | 2012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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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에도 <한비자>가 필요할까? 혼란한 시대에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국가는 유세객들을 모셨고, 유세객들은 취직(?)하기 위해 자기를 떠벌리고, 또 사상을 설파하던 시절에는 꼭 필요했을 것이다. 아니 <한비자>만큼 '전국시대'에 대박난 유세객이 없으며, 또 그의 사상이 약소국에 불과했던 변방의 '진나라'를 통일대업을 이루게 하였으니 말이다. 물론 그는 개인적으로 참 불행한 이였다. 조국 '한(韓)나라'에서는 푸대접을 받다가 진시황에게 발탁이 되어 초고속 승진을 하였고, 결국 조국을 '진나라'가 멸망시키도록 할 수밖에 없었으며, 같은 스승에게서 동문수학한 '이사'에게 모함을 받고 죽음을 강요 당하고서 자결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허나 유세객으로서는 치명적인 '말더듬이'였던 그가 '명문장가'로 거듭나는 모습에서 자신의 약점을 감싸고, 강점을 내세울 줄 아는 '처세술의 달인'이라는 점은 분명 배울만한 점이다. 또한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서도 스승의 그늘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승의 사상에서 더 한발짝 나아가는 학문을 닦으니, 이 또한 배울 만한 점이다. 한비자의 스승이 '순자'인 것을 보면, 그가 더욱 뛰어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비자>는 뛰어난 처세술과 청출어람이라는 점에서 꼭 읽어야 할 책일까? 물론 <한비자>를 딱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다. 위대한 사상가의 책이니 그 '유익함'이 오죽하겠냐만은, 그래도 왜 오늘날에도 <한비자>를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은 것인지 궁금해서 그런다.

 

  <한비자>하면 '법가사상'이 떠오른다. 단순히 잘하면 상을 주고, 못하면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지켜야 하는 절대 기준'을 정해 놓고, 신분과 계급을 불문하고 원칙대로 시행하는 법체계가 있어야 누구나 불만이 없는 공명정대하고, 부국강병한 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설파하였으니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같은 '법가' 사상가인 '상앙'의 일화가 아주 유명하다.

 

  어느 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문 앞에 커다란 통나무를 놓아두고서, "이 통나무를 저기 반대편 문까지 옮겨 놓는 사람에게 1만냥을 주겠다."고 하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단다. 그러자 상금을 10만냥으로 올렸다. 그때서야 한 사람이 나서며, "믿기지는 않지만 해서 손해볼 것도 없다."며 큰 통나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반대편 문까지 옮겨놓았단다. 그리고서 그 사람은 상앙에게서 상금 10만냥을 탔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사기>

 

  사람들이 통나무를 옮기지 않은 것은 상금이 적어서가 아니라 믿지 못하기 때문이었단다. 그만큼 백성들 사이에 국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또 그런 간단한 일을 하고서 그만한 상금을 얻는다는 것이 믿기지도 않기 때문이란다. 더구나 까딱하다가는 상금을 주겠다는 사람이 변심을 하여 해코지나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아무도 나서질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법가>에서는 상벌이 명확하다. 시키는 일을 정확히 했을 때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고, 금지한 일을 했을 때에도 역시 사정이 어떠하든 간에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진나라는 '법가' 사상으로 백성들을 일사분란하게 통솔하여 힘을 키웠고, 그 결과, 아주 빠른 시일에 '전국칠웅' 가운데 가장 강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한비자>는 이런 '법가'의 장점을 최고로 살릴 수 있기 때문에 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솔깃한 책일 것이다. 또한 '리더'가 읽어도 좋을 책이고, 그런데 상벌이 엄격하면 할수록 정나미가 떨어지기 십상이다. 백성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원동력이 단순히 '상'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벌'을 받기 싫기 때문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맹자'가 말했듯이, 우물가에 위태롭게 걷고 있는 아이를 불쌍하게 여기는 '측은지심'이 어찌 '상'을 받기 위해 하는 일이고, 또 아이를 구하지 않으면 '벌'을 받기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또 '법가'에서는 시키는 일 이외에 다른 일까지 월권하여 하는 사람에게도 엄격하게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뭔소린고 하니, 왕비가 술에 취해 곤하게 잠이 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서 '모자' 담당관리가 왕비에게 옷을 덮어 주었단다. 행여 왕비가 차가운 기운을 쐬고 고뿔이라도 걸릴까 우려해서 그리했다는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왕비는 자신에게 옷을 덮어준 이가 누군지 알아오라 시켰고, '모자' 담당관리가 그리했다는 보고를 받은 왕비는 '옷' 담당관리에게 벌을 내렸고, 이어서 '모자' 담당관리에게도 처벌을 내렸단다. <이병 편>

 

  어찌 그런가? 옷 담당관리가 자기 책무를 소홀히 했으니 벌을 받는 것이야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모자 담당관리가 처벌을 받을 까닭이 없잖은가? 당연히 상을 받으면 받았지 말이다. 허나 '법가'에서는 이를 매우 위험한 사안이기 때문에 모자 담당관리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다른 사람이 할 일까지 넘보는 행동으로 생길 피해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란다. 다시 말해, 남이 할 일까지 자신이 해버리면 나중에 책임을 질 일이 생겼을 경우, 정확한 책임을 따질 수 없기 때문이란다.

 

  오늘날도 치면, 한 마을의 두 경찰서끼리 관할구역 경계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서로 맡지 않으려다 도둑을 놓친 경우에 빗대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상가들의 눈으로 볼 때는 두 관할 경찰서 모두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일일게다. 허나 법가 사상가들의 눈으로 볼 때는 명확하게 어느 관할구역인지 판별하는 것만으로 정확한 상벌을 내릴 수 있는 판단이 선다는 얘기다.

 

  어찌보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잣대'이지만, 이런 정확한 책무관계를 따질 때 백성들은 '자기가 할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국가는 부국강병해질 수 있다는 것이 <한비자>의 핵심 맥락이라고 할 수 있을 게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비자>에 대한 인식이 그닥 좋지 않은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서양의 <마키아벨리>에 비견할 수 있을 테다.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을 통해서 정말정말 정나미 떨어지게 엄격한 책무와 정확한 상벌을 내려 부국강병할 수만 있다면 '독재가'가 등장하더라도 좋다고 설파했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렇게 둘이 판박이인지 모르겠다. 또한 두 사상가 모두 백성보다 국가를 앞세운 것도 정말 닮았다.

 

  그러나 <한비자>와 <군주론> 모두 단편적인 면으로만 볼 때 그렇게 부정적으로 오해할 수 있다. 결국 두 사상가가 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존재하지 않으면 백성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이론에 입각하였기 때문이다. 즉, 백성이 아무리 잘났다 하더라도 국가가 망하고서 잘 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백성들은 국가가 강력해지게 노력해야 하며, 그렇게 국가가 부국강병해지면 자연스레 모든 백성들도 살기 좋게 된다는 것이 큰 골자이다.

 

  허나 그로 인해, 백성들이 '무한 희생'을 져야만 했다는 점을 보면 '법가' 사상이 마냥 달갑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우리 나라에서도 군부독재시절에 국민들이 억울하게 억압당하기만 했던 것을 정말 잘 보았지 않은가 말이다. 물론 그 당시 독재자들이 지금도 존경받고 있는 까닭은 그들이 이룬 업적(?)이 국민들에게 인식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도 억압을 당해왔던 기억 때문에 존경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 였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또 오늘날에 '법치주의'라고 하는 것이 '힘 없는' 국민들에게만 엄격하고, '힘 센' 일부 특권층에게는 무르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볼 때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지 않은가 말이다. 어쩌면 어설푸게 '법치주의'를 실시하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으나, 원래 완벽한 사상이란 없고, 시대가 변하면 사상도 시대에 맞게 변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한비자>라는 책은 한물 간 책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허나 <성격> 말씀을 곧이 곧대로 믿으려는 우를 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것을 아무 비판도 없고, 의식도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그냥 '맹종'에 불과하다. 적절히 해석을 가미해 '절대신'의 전지전능한 힘을 그리 비유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비자>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과거에 그리 엄격함만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던 시절을 감안해서 오늘날에 맞게 '자유와 평등 사상'과 접목하여 <한비자>를 풀어낸다면 분명 오늘날에도 아주 유용한 '교과서'가 될 것이다.

 

  <한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백성들을 어찌하면 잘 올가메어, 잘 복종하게 조련시키느냐가 아닐 것이다. 즉, 어줍잖은 '법치주의'를 내세워 저들 특권층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들 근거로 삼는 것이 <한비자>의 골자가 아니란 말이다. <한비자>가 꿈꾸던 것은 약소국이라도 아주 빠르고 매우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나라를 건설하는 것일 테다. 허나 <한비자>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조국을 떠났고, 결국 조국을 짓밟는 것으로 대신하였으며, 조국을 멸망시키고도 경쟁자의 모함을 받아 쓸쓸히 자결할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사상가였다.

 

  허나 그의 사상으로 진나라는 전국을 통일하였고, 그 덕분에 임금은 '시황제'라고 일컫는 영광을 얻었다. 만약 <한비자>가 죽지 않고 시황제 옆에서 꾸준히 보필할 수 있었다면, 한비자보다 능력이 떨어지면서도 시기심만 많았다는 '이사'를 대신해서 진나라를 더욱 부국강병하고 '20년'이 아니라 더 오래 국가를 유지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엄격하고 명확한 잣대를 들이대는 그 이면에 녹아 있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자기보다 남을, 개인보다 공동체를 더 중요시하는 마음'이 <한비자>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단순히 '빠르게 출세하는 성공 처세술' 책으로 읽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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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의 매력에 푹 빠졌다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10-04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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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뱀파이어의 매혹

장 마리니 저/김희진 역
문학동네 | 201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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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책이다. '뱀파이어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이 붙어도 손색이 없겠다. 뱀파이어에 대해 궁금한 50가지의 질문에 50가지의 답변으로 구성된 내용으로 뱀파이어를 집대성하였으니 말이다. 또 무미건조한 설명투로 설교하듯 하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를 읽는 듯하여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오컬트'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는 필독서이자, 뱀파이어 입문서로 읽어도 좋을 듯 싶다.

 

  이 책에 의하면 '뱀파이어'는 여러 특징이 있는데, 공통적인 것이 첫째, 한 번 죽었다 되살아난 시체라는 점이다. 죽지 않고 심장이 펄떡펄떡 뛰는 뱀파이어는 없다는 것이다. 영화 <블레이드>에서 웨슬리 스나입스가 그런 경우인데, 그는 '반인반뱀파이어'이기에 좀 예외일 수 있겠다. 물론 이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인물이지만 말이다. 둘째, 살아있는 생물의 피를 갈구한다는 점이다. 뱀파이어는 대개 '영생'을 살기 위해 피를 공급받아야 한다. 흡혈을 하느냐 마느냐의 차이는 있어도, 피를 공급하지 않는 한 뱀파이어는 젊음을 유지할 수 없다. 간혹 아동문학이나 영화 속에서 사람의 피를 대신해서 동물의 피나 혈액센터에서 헌혈한 피로 생명(?)을 연장하는 일도 있고, 심지어 토마토로 연명하는 뱀파이어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뱀파이어는 피로써 연명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박쥐, 늑대, 쥐 등이 있고, 안개나 연기로도 변신할 수 있다. 변신 능력이 없는 뱀파이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안하면 안 했지. 그밖에 십자가나 마늘을 무서워하거나, 햇빛, 성수에 닿으면 녹아버리듯 사라지는 특징도 있는데, 이는 몇몇 뱀파이어가 예외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공통된 특징이랄 수 없단다. 또 거울에 비치지 않는 특징도 예외사항이다.

 

  뱀파이어의 유래는 꽤나 오래 전부터 찾아볼 수 있었다. 피를 빠는 독특한 특성을 보이는 괴물이 그리스 신화를 비롯해서 전세계 신화나 전설 속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뱀파이어의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고, 그저 피에 굶주린 악마로 보는 편이 낫겠다.

 

  한편 실존 인물 가운데 뱀파이어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세 인물이 있다. 한때 잔 다르크의 전우이기도 했던 '질 드 레(1404~1440)'가 그 첫 인물이다. 그는 동화 <푸른수염>의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소년소녀들을 고문, 강간, 살인을 한 죄목으로 화형을 당했는데, 주로 소년들을 성으로 초대해 매우 잘 대우해주다가 방에 가두고 아주 잔혹하게 살해를 하기를 즐겼다고 한다. 두 번째 인물로는 왈라키아 공국의 '블라드 3세'다. 그는 '체페슈(꼬챙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이름 그대로 적군과 아군을 가릴 것이 없이 산 채로 꼬챙이에 꿰어 높이 매달아 놓는 형벌을 주로 행하였기에 '피의 군주'로 악명을 떨쳤다. 그의 이 악명 높은 짓 덕분에(?) 이슬람의 유럽 정복을 막아냈다고도 전해진다. 그렇지만 자기 백성에게도 똑같은 형벌을 하였기에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한편, 공포와 두려움의 상징으로 악명을 떨친 것으로 더 유명한 편이다.

 

  그리고 마지막 인물이 바로 에르제베트 바토리(1560~1614)이다. 에르제베트는 '엘리자베스'의 헝가리식 이름이고, 흔히 '바토리 여백작'이라는 알려져 있으며, '피의 여백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녀는 자신의 젊음과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아름다운 처녀의 피로 목욕하길 즐겼으며, 바로 이런 행동이 발각되어 종신금고형을 받아 성탑에 갇혀 생을 마감하였다. 그녀는 일종의 정신병에 걸린 듯 싶지만, 단순한 범행으로 치부하기에는 성 주변에서 발견된 1600여 명의 시신(비공식기록)이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또 그녀는 성으로 잡아온 여인들을 매우 잔혹하게 죽이면서 쾌감을 느꼈단다. 허나 그런 쾌감을 얻은 대가로 그녀가 받은 벌은 창문도 닫혀 바깥 세상과 단절된 성탑에 갇히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3년을 살다가 죽었단다. 일설에는 그녀의 시체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도 하는데, 그 까닭에 그녀가 죽은 뒤 뱀파이어가 되어 마을 사람들을 해꼬지하였을 거라고 믿었단다.

 

  이렇게 신화와 전설적인 인물들에 의해 시작된 '뱀파이어'에 대한 믿음은 고작 동유럽 가운데 일부에서만 알려진 그렇고 그런 이야기꺼리였다. 그런데 19세기 말 브람 스토커에게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아닌 모양이었다. 그는 한낱 동유럽 전설에 불과했던 이야기꺼리를 일약 세계적인 문학으로 재탄생 시켰다. 트란실바니아 촌구석에 박혀 있던 귀신이야기 하나를 세상에 꺼내어 널리 알린 것이다. 먼저 영국에 상륙해 서유럽 전체로 퍼진 '뱀파이어 이야기'는 미국에서 흥행대박을 치고 말았다.

 

  '드라큘라 백작'으로 널리 알려진 '벨라 루고시'는 무명 배우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것이 바로 '드라큘라 역', 즉 '뱀파이어' 였다.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크리스토퍼 리'도 그만의 드라큘라 연기를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고, 근래에는 <반지의 제왕>에서 하얀 마법사 '사루만' 역을 맡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신화나 전설이었던 '뱀파이어' 문학을 통해 되살아나고 영화로 전세계로 알려지게 된 셈이다.

 

  뱀파이어가 그렇게 매력적이었던가? 사실 한 때지만 뱀파이어 캐릭터는 사라질 뻔 하기도 했다. 공포의 대명사라고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세월이 흐르자 뱀파이어가 목덜미를 물어뜯는 장면이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게 된 것이다. 그렇게 진부해져 버린 뱀파이어는 우스개와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다 1992년에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이 그리고 게리 올드만이 주연을 맡은 <드라큘라>가 원작의 맛을 되살리며 진부하기만 한 '뱀파이어'에 새 생명을 불어 넣었다. 선그라스까지 끼고 한낮의 영국 거리를 거니는 신선한(?) 모습과 위노라 라이더가 열연한 미나 머레이와 애뜻한 사랑이야기를 전해준 영화는 '뱀파이어' 붐을 불러 일으키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에 자극을 받았는지 '뱀파이어의 신낭만주의'가 펼쳐지게 된다. 단순히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가 아니라 너무나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는 '뱀파이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또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히트를 친 것이다. 이 두 작품에서는 너무나도 인간적으로 고뇌하고 사랑에 빠지는 매력적인 '뱀파이어'가 등장한다.

 

  이런 신낭만주의 뱀파이어는 고전 뱀파이어와는 닮은 듯 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사람들을 흡혈하고 공포를 주면서도 결코 늙지 않고 영원한 젊음을 누리면서도 힘이 매우 세고, 또 매우 잘 생겼으며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면 절대 위험하지 않는 아름다운 신사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바뀐 '뱀파이어'는 묘한 매력을 풍기기 시작하였다. 거기에 '뱀파이어'하면 왠지 모르게 '고귀한 신분'인 귀족적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그냥 '걸어다니는 시체'하고는 완전 차원이 달라졌다. 거기에 '나쁜 남자(여자) 스타일'이 완전 인기를 얻는 요즘에 와서는 '뱀파이어'에 대한 대접이 완전 달리지게 되었다. 심지어는 종교적인 색채를 띠며 '신흥 종교'로 믿음이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니 '뱀파이어'의 위력이 대단한 셈이다.

 

  아닌 게 아니라 나도 뒤늦게 '뱀파이어의 매력'에 푹 빠져 이책 저책, 이영화 저영화를 뒤적거리고 있다. 한낱 '되살아난 시체'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 까닭이 뭘까 궁금하여 한동안 계속 뒤적거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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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재밌게 배우자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09-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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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학식당 1

김희남 글/김진화 그림
명왕성은자유다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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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초중등 수학을 가르치다보니 재미가 솔솔하다. 논술만 7년째 가르쳤더니 초등 교과나 중고등 교과를 가르치는 분들을 보면 마냥 부러워하곤 하였었기에 더욱 그렇다. 까닭은 딱히 없다. 아마도 새로운 동기와 계기가 필요한 시기여서 다른 분야에 그렇게 관심이 갔었나보다. 암튼, 덕분에 요즘 <수학>에 관련된 책들을 바쁜 틈틈이 읽고 있다.

 

  읽다보니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수학>만의 재미가 느껴진다. 그리고 어김없이 드는 생각은 '어릴 적에 이렇게 재미나게 수학을 배우면 얼마나 좋았을까?'이다. 지금도 그닥 다른 풍경은 아니지만, 그 때에는 정말 죽어라하고 문제만 풀어대는 방식을 고집했기에 <수학>만 쳐다보면 정나미가 떨어졌었더랬다. 그래도 나름 똑똑한 축에 낑여 있었던지라 중등 때까지는 어찌어찌 풀어냈는데, 고등에 딱 올라가고나서는 정말로 정나미가 떨어져 문제를 쳐다보는 것도 싫어했었다. 그 이름 <수학의 정석> 말이다.

 

  그런데 수학을 그리 짜증나게 배워야만 하는 걸까?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정말 '수학의 정석'일까? 이런 의문들이 속속 솟아오르는 요즘이다. 왜냐면 요즘 어린이를 대상으로 나온 '수학 관련책'들을 보면 참 재미나면서도 기초와 개념을 확실히 잡아주는 책들이 참 많기 때문이다. 형식도 다양해서 추리도 하고, 퀴즈도 풀면서 익힐 수도 있고, 동화책처럼 재미나게 읽다보면 어느새 수학 개념이 생겨나는 책들도 꽤나 많았다. 물론 그 가운데는 허섭한 내용으로 점철된 책도 없지 않았으나, 대체로 좋은 책들이었다.

 

  이 책 <수학식당>도 재미와 기초, 그리고 개념원리를 머리에 쏙 넣어 담을 수 있는 좋은 책 가운데 하나였다. 수학 박사인 주방장이 등장하고, 그의 수제자로 등장하는 식당개가 주된 이야기를 이끌며 수학을 싫어라하는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와 재미와 개념원리를 파악하여서 수학을 좋아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단순히 수학의 기초원리에다가 이야기만 뒤집어 씌운 내용은 아니다. '비수레'라고 하여서 '비밀 수학 레시피'의 준말인데, 제목에 나왔다시피 <수학>과 <음식>의 이야기를 점목하여 '맛있는 수학'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맛있는 요리 속에 숨겨진 수학의 개념원리..라고나 할까. 암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 레시피도 나오니 어머니가 직접 읽어보시고, 자녀들에게 맛있는 요리도 해주면서 살짝 수학원리를 설명해주면 재미있을 듯 싶다.

 

  아직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초등 저학년에게 어울릴 개념이 소개되었다. <사각형의 정의>, <자릿값 읽기 오류>, <더하기 계산 쉽게 하는 법>, <식을 세울 때는 이렇게>, <눈의 착각-길이 편>이 소개되어 무척 쉽고 내용도 너무 적다는 느낌이 다분하다. 허나 이는 어른의 눈으로 보았을 때 이야기일 수도 있다. 실제로 초등 4~5학년인데도 덧셈식, 뺄셈식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의외일지 몰라도 실상이 그렇다. 또 이런 아이들이 곱셈, 나눗셈을 기똥차게 풀어낸다. 이런 기이한 현상은 개념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지만, '공식'만 달달 외워서(예를 들어, '구구단', '근의 공식' 따위) 그 공식이 잘 들어맞는 문제는 곧잘 풀지만, 조금만 응용을 하여도 너무 어려워서 풀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어릴 적에 '기초'를 잘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가운데 초등수학은 기초 중의 기초이니, 이 때에 다루는 기본 개념은 확실히 다잡아주고 넘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실제로는 대단히 복잡하고 아이들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알고 있는 문제풀이도 또 다른 방법으로도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방법으로만 풀지 말고, 다른 사람은 어찌 풀어보는지도 엿보면서 다양한 풀이방법을 익히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기초'를 쌓을 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쉬운 책이라도 다시 한 번 음미하면서 읽어보라고 권해보는 것도 참 좋은 경험이다. 쌩뚱 맞게 이렇게 쉬운 책을 읽다가 위대한 발견을 하기도 하는 사례는 '위인전'에서 참 많이 보지 않았던가. '발상의 전환'은 이럴 때 딱 어울리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학이 마냥 따분하고 지루한 분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어 줄 책이다. 초등 어린이뿐 아니라 어머님이나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다가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냥 재미로 읽는 수학책으로도 참 좋을 듯 싶다. 어렵고 딱딱하기만 한 수학을 재미로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 의미 깊을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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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아픔은 결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 2012년에 쓴 리뷰들 2012-09-1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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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키나와 노트

오에 겐자부로 저/이애숙 역
삼천리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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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나와의 슬픔은 오래 되었다. 조선시대만에도 당당히 독립국으로 주변국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던 '류큐왕국'이 바로 현재 일본에 편입된 오키나와 현이다. 우리 고소설인 <홍길동전> 속 이상국가였던 '율도국(유구국)'과 이름이 비슷하여 홍길동이 다스리던 나라로 비춰진 적도 있던 터라 역사공부를 하면서 관심을 가진 적이 있기에 나에겐 그리 낯설지가 않은 터였다.

 

  그러면 언제 '류큐왕국'은 일본에 편입 되었을까? 일본이 이른바 '막부 국가'에서 '천황제 국가'로 탈바꿈한 명치유신(일본명: 메이지이신)을 단행하며 일방적으로 침략하여 일본 본토에 편입한 1879년부터다. 그때부터 지금껏 오키나와 사람들은 일본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립을 외쳤으나 번번히 무시당할 뿐이었다. 그러다 태평양 전쟁이 마무리되던 때에는 일본 본토로 진격하는 미국을 막기 위해 전초기지로 이용되었고, 역부족이자 '본토 진공'을 조금이나마 늦추려는 방패막이로 전락하였다.

 

  아픔은 그것으로 다하지 않았다. 방패막이로도 소용이 없어지자,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집단자결'을 강요당했다. 그 가운데 유명한 것이 미국쪽 종군기자에게 찍힌 벼랑에서 떨어지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미국쪽에선 '납득할 수 없는 죽음'이라고 묘사하였고, 일본쪽에선 '목숨을 바쳐 조국에 충성하는 일본인의 결연한 의지'라며 죽음으로 본토를 사수하자는 '선전용 도구'로 전락시켜버린 셈이다. 그렇다면 전쟁 당시에 오키나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결'을 한 것일까? 아니다. 그들은 패배에 처한 본토군인들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려 어쩔 수 없이 죽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집단자결'을 한 것이 아니라 '집단사', 또는 '집단학살'을 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전후 일본은 오키나와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채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말이다.

 

  전쟁이 막바지에 들어서자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 공격'의 전진기지가 되었고, 당시 최강의 폭격기였던 'B-29'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뜨고 내리는 곳으로 바뀌었다. 또 전쟁이 끝난 뒤에도 독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 전역에 미국의 신탁통치가 내려진 것이다. 그러다 1951년에 본토는 미군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쟁취했지만, 오키나와는 여전히 미국의 군사기지 신세에 처했다. 오키나와는 일본에게 또다시 버려지는 신세가 되었다. 전쟁 중에도 '본토 사수'를 위해 재빨리 버리더니, 재빠른 '본토 복귀'를 위해 오키나와를 이용한 것이다. 동아시아 최대의 미군기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그러나 오키나와 사람들은 미군 지배 아래에서 독립을 꿈꾼다. 메이지 정부에 의해 강제로 일본에 귀속된 식민지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오키나와, 아니 '류큐' 사람들의 자치를 어느 정도 인정해주면서 독립의 의지는 더욱 부풀어만 갔다. 그러나 1972년에 오키나와는 일본에 반환되고 말았다. 전쟁이 끝난 뒤에 태평양의 작은 나라들이 속속 독립을 하면서 '류큐' 사람들도 독립의 꿈으로 부풀었건만, 결과는 일본에 다시 반환되어지는 것이었다. 다시 '오키나와'가 된 것이다. 더불어 독립의 꿈도 좌절되고 말았다. 여전히 미군 기지로 전락한 채로 말이다.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일본은 무엇일까? 독립을 앗아간 것은 물론이려니와 제대로 일본 사람 취급조차 해주지 않는 일본을 향해 오키나와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란 어떤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본토'에 살고 있는 일본인과는 사뭇 다른 사람들일게다. 그들이 그런 취급을 하였고, 지금도 변하지 않았으며, 오키나와의 실정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본토인'들인데, 어찌 그 둘이 같은 수가 있을까?

 

  오에 겐자부로는 이런 '오키나와'의 현실을 외면하는 '본토인'과 '일본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하였다. 100여 년 전에 강제로 식민지로 삼아놓고서 철저히 이용만 해먹은 것으로도 모자라, 제대로 '본토인(일본인)' 대접도 해주지 않는 짓거리를 서슴 없이 비판하였다.

 

  뒤친이(옮긴이)는 말한다. 본토인들이 '오키나와'에 무관심한 것처럼 우리도 '류큐'에 대해서 모르긴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식민지 시절에 강제로 끌려가 모진 고생만하다가 희생을 당한 수많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묻히기도 한 그곳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너무 없다고 말이다. 어쩌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애국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선으론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이나 우리 나라나 말이다. 허나 조금이나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그들의 아픔은 과거의 아픔뿐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며, 나아가 훗날까지 이어질 아픔이라고 말이다. 그걸 꼭 꼬집어서 말해줘야 이해할만 한 것인가?

 

  과거는 쉽게 잊혀진다. 아픔도 시간이 지나면 잊기 마련이다. 허나 <역사>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역사의 아픔>은 아문 상처를 비집고 다시 피가 솟고,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끝내 상처가 벌어져서 그 아픔 그대로 다시 느끼기 마련이다.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아니면 당신은 느껴지지 않더란 말인가? 이 책에 쓰여진 지 40여 년이 지났는데도, 오에 겐자부로가 느꼈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생생히 말이다.

 

< 삼성천양기, 류큐공화국의 국기란다. 독립되는 그날에 휘날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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