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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8 개설

마르크스를 읽다
Reading 3. '정치경제학'이란 무엇인가? | 마르크스를 읽다 2020-01-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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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3장] <자본>이 비판한 정치정제학이란 무엇인가?

 

  '정치경제학'은 '정치'와 '경제'를 합친 말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서구사회에서 이 둘은 서로 섞일 수 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정치경제학'이라는 말이 탄생하면서부터 서구사회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단다.

 

  그리스어에서 '정치(politics)'는 '폴리스(polis)'이고, '경제(economy)'는 '오이코스(oikos)'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폴리스'는 공론의 영역인데 반해, '오이코스'는 사적 영역으로 빛과 어둠처럼 철저히 나뉘어진 개념이라고 합니다.

 

  이러던 것이 1755년 장 자크 루소는 자신이 쓴 <백과사전>에 '본래' 가정의 영역이던 '에코노미'라는 말이 이제 국가통치 영역까지 확대되어 '에코노미 폴리티크', 즉, 가정을 꾸리는 기술이 국가통치술로 확장되면서 '정치경제학'이라는 말이 탄생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리바이어던 속표지>(출처: 나무위키)

 

  고전주의 시기는 '영토국가(territorial state)'시기인데, 이때의 학자들은 국가를 하나의 '거대 신체'로 상상하곤 했답니다. 잡다한 인구를 하나로 묶어 마치 한 인간인 듯 상상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상가가 토마스 홉스입니다. 그는 세금과 공공지출을 정맥과 동맥에 비유했고, 국가를 거인처럼 생각했습니다. 신이 만든 인간과 구분해 국가를 '인조인간(Artificial Man)'이라 불렀고, 화폐는 혈액에 해당하는 셈입니다. 피가 영양분을 공급하듯 화폐는 '부'를 거인의 신체에서 돌게 합니다. 실제로 <리바이어던> 표지를 보면 깨알처럼 많은 인간들이 하나의 거대한 인간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 거인의 모습은 군주입니다.

 

<군주의 모습 확대>(출처: 나무위키)

 

  프랑수와 케네의 <경제표>가 나온 것도 이즈음(1758년)입니다. 외과 의사였던 케네는 에코노미를 '식구들을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하는 물음을 국가차원으로 확대하였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1776년)에서도 '정치경제학'을 '정치가'와 '입법자'의 학문이라면서 '국민들에게 풍부한 소득이나 생활 수단을 제공하는 것'과 '국가에 넉넉한세입을 제공해 공공서비스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정치경제학'은 가정의 문제로만 보던 '에코노미'에서 국가통치학의 영역으로 확장된 셈입니다. 이는 오늘날에는 당연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마르크스가 살던 시대까지도 '잘 살고 못 사는 문제'는, 즉 '경제 문제'는 각 가정의 문제로 취급받았던 것입니다.

 

  이에 마르크스는 <자본>을 쓰기 시작할 때(1844년)부터 '정치경제학 비판'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특히 1857~1858년의 유럽 자본주의는 심각한 공황상태에 빠집니다. 이에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 비판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당대 정치경제학자들이 노동자들에게 끼치는 해악을 제거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르크스는 1. 헤겔의 법철학을 비판한 뒤로, 2. 부르주아 사회의 해부학은 정치경제학에서 찾았으며, 3. 파리에서 곧바로 정치경제학 탐구를 시작합니다. 4. 런던으로 추방당한 뒤에도 활발히 연구하면서 정치경제학 비판 원고를 작성했으며, 5.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이라는 원고를 썼지만 끝내 출간하지 못하고, 6. 이듬해인 1859년,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출간합니다.

 

  이렇게 마르크스는 당시의 철학이 가난한 노동자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보던 것을 비판하며 '사회 전체의 문제', '국가의 문제', '부르주아의 문제'로 확대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으며, 단순히 문제를 인식하는 '철학의 문제'를 넘어서 '실천의 문제'로 삼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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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2.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비판했다 | 마르크스를 읽다 2019-12-1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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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2장]  <자본>, 우리 시대를 명명하고 우리 시대를 비판하다

 

  '말의 역사'와 '개념의 역사'는 다르다. 기호는 같지만 의미가 변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영어의 '헬스'는 건강이라는 뜻이지만, 한국에서는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곳'을 뜻하고, 일본에서는 '유사 성행위를 하는 장소'로 인식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같은 기호'라도 다른 나라에 건너가거나 시대가 바뀌면서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자본'으로 대체될 수 있는 말의 목록을 보면, 자산, 부, 재력, 돈, 가치, 자금, 재물, 현금, 원금, 재산 등등 여러 가지다. 브로델에 따르면, "다른 단어들이 서서히 마멸되어 갔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큰 돈을 뜻하는 단어로 '자본'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편, 에스파냐가 가난해진 것은 에스파냐에 돈이 너무 많이 갔기 때문이다. 새로운 대륙에서 많은 황금을 퍼간 에스파냐가 부자가 되지 못하고 급속히 가난해진 까닭은 '부'는 화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구매하고자 하는 재화들에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17~18세기 경제학자들이 말한 '부'는 재화들이 제공하는 '효용가치'인 셈이다. 하지만 19세기로 넘어가면서 더는 필요나 효용을 '가치'로 보지 않게 된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물의 효용이 크지만 사치하고픈 사람에게는 다이아몬드가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효용'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가 될 수 없다고 '애덤 스미스'는 지적했다.

 

  데이비드 리카도는 한 발짝 더 나아가서, 단지 재화가 풍부한 것과 가치가 큰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재화량과 가치량은 같지 않다'는 말인데, 이를 테면, 하루에 양말을 1000켤레 생산하던 공장에서 분업이나 새로운 기계를 들여놓는 등의 '생산성 혁신'으로 양말을 2000켤레를 생산하게 되면 '효용의 관점'에서는 부가 2배로 늘었지만 '생산하는 수고의 관점'에서 보면 절반으로 줄었다. 다시 말해, '가치의 총량'은 변함없는데 양말 한 켤레 생산하는데 들어간 '가치량(노동기여도, 수고)'이 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정리하면, 고전주의 시기(17~18세기)의 경제학이 '부의 과학'이었다면, 근대(19세기)의 경제학은 '가치론'인 셈이다.

 

  이제 마르크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을 증식하는 가치라고 규정하고 끊임없이 잉여가치를 낳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를 '자본주의'이라고 명명하였다. 만약 '자본(잉여가치 생산)'이 불가능하다면, 다시 말해, '가치증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본가들은 상품 생산 욕구를 느끼지 못한다. 그들은 인류 복지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생산은 소비가 아니라 이윤을 위한 것이다"라고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도 자본주의를 설명했다.

 

  이제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조금은 분명해졌습니다. 자본주의가 처음 생겨났을 때는 '자본주의'가 무엇인지도 불분명했습니다. 그런데도 자본가는 노동을 착취해서 부를 늘려갔고 노동자는 자유로운 거래를 통해 합법적으로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았는데도 가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르크스는 이런 '문제점'을 '잉여가치'에서 찾았고, 노동자가 일 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그 잉여가치만큼을 자본가가 '착취'한다고 분석한 겁니다. 비판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팽배한 우리 시대에 대한 비판가 마르크스는 이렇게 우리 시대를 이해시킨 사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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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1. 북클럽 '자본'을 제대로 읽기 시작하다 | 마르크스를 읽다 2019-12-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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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여러 마르크스 저작물을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점이 많았습니다. 헌데 워낙 짧은 소치다보니 머릿속에 저장이 되질 않습디다. 에혀~늙었어 늙었어..를 연발하다가 '독서습관' 흉내를 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주제별'로 읽은 책들에 대한 메모겸 요약정리를 써놓았다가 '리뷰'로 마무리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비공개로 쓰려다가 과감히 공개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 첫 번째 책으로 사두고서 읽지 않을 것 같은 책부터 처리하고자 합니다. 자, [북클럽 <자본>시리즈] 1권입니다. 총 12권이고 2020년 9월에 마지막 권이 출간예정이랍니다. 부지런히 읽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첫 코멘트입니다.

[1권 머리말]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돈을 가진 사람과 노동력을 가진 사람이 만난다. 각자 일손을 구하며 돈을 필요로 한다. 누구의 강요도 없다. 서로가 원하는 바다. 그런데 거래가 성사된 이후에는 서로 다른 모습을 띤다. 자본가는 벌어들인 돈으로 새로 구상한 사업을 생각하며 당당한데 노동자는 고개를 숙이며 초라해진다.

  <자본>은 자본가의 불법을 고발하는 책이 아니다. 합법적 약탈을 비판한다. 다시 말해, 착취의 토대 위에 세워진 정치경제학이라는 과학을 비판하는 책이다. 그리고 [부자를 낳는 원리와 빈민을 낳는 원리가 똑같다]는 사실을 고발한 책이다. 잉여가치가 만들어지는 순간에 잉여인간도 만들어지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1권 1장] 
  <자본>을 읽다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불온한 서적'으로 시작했다. 책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국가보안법 이적표현물 소지'에 저촉되어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던 것이 공산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하던 시기에는 '낡은 서적' 취급을 받았더랬다. 자본주의 승리를 확신하는 지금도 여전히 이런 느낌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한 번쯤을 읽어봄직한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마르크스를 읽다는 건 묘한 매력과 함께 고통스러운 일이다. "인식의 매력은 인식의 길에 놓인 부끄러움을 극복하는데 있다"고 니체는 말했다. '부끄러움을 극복한다'는 것은 자기극복의 시작일 수 있다. 예전에는 아무 거리낌이 없던 일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건 예전의 자신과 거리를 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을 읽으면 마르크스에게 한없이 미안해지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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