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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리뷰
중국 군벌 전쟁-근대 중국 군벌시대를 정리한 탁월한 역사서 | 한 걸음 더 리뷰 2020-08-0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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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중국 군벌 전쟁

권성욱 저
미지북스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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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하츠 오브 아이언4 라는 게임이 있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전략게임인데, 간단히 말하면 병사를 조작해서 땅을 따먹는걸 세계지도를 두고 즐긴다고 보면 된다. 스타크레프트의 경우에는 '헤병'하나, '저글링' 하나로 조종하지만, 큰 지도를 두고 게임을 하니 자연스럽게 지휘해야 하는 군대의 숫자가 올라간다. 이 게임의 최소 단위는 사단부터고, 전설을 만들어 군과 집단군을 지휘해야 한다. 이 게임의 배경은 전간기의 끝무렵인 1936년부터 냉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950년까지다. 게임을 틀면 원하는 나라를 선택해 내정을 다지고 전쟁을 할 수 있는데, 그 중 특이한 국가 중 하나가 '중국'이다.


게임상에서 보여주는 중국의 상황. 나라가 사분오열되어있다.
초기 버전에는 단순하게 '중국' 한 나라로 나와있었다.

 지도를 돌려 동아시아로 와보면, 중국이라는 나라로 존재하는게 아니라 나라 자체가 사분 오열이 되어있다.우리가 배웠던 중국은 대륙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었나? 하지만 대륙의 일부분만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국가로 점령되어 있었다. '산시''광시군벌' 등. 배경이 1936년인데 당장 준비를 안하면 1937년에 일본이 칼을 갈고 중국을 침공한다. 이렇게 나누어져 있으면 항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인다. 어쩌다가 중국은 하나가 아니라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을까?

청일전쟁부터 시작하는 청나라의 붕괴
  천하대세 합구필분 분구필합. 삼국지 연의의 첫문장이다. 뜻을 풀자면 '천하대세는 합쳐지면 반드시 흩어지고, 흩어지면 반드시 합쳐진다'다. 초한전쟁도 진나라의 붕괴로 발발했으며, 삼국지도 한나라의 붕괴, 그 이후에 있었던 중국의 수많은 쟁패도 한 나라의 붕괴로 나누어져 합쳐진 것이다. 300년 가까이 중원을 다스린 청나라는 이 말이 자신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멀리서 배를 타고 들어온 외세에 의해 나라는 점차 '합필구분'의 시대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청나라의 내부는 부패로 곪아있었고, 군대도 제대로 싸울 수준이 아니었다. 점차 하락세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던 청나라는 태평천국의 난으로 그만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리고, 의화단의 난, 청일전쟁으로 인해 그만 쐐기를 박아버리고 만다. 이 혼란의 시대에 한 사나이가 중원에 등장한다. 위안스카이라는 사내였다. 개혁을 통해 강하게 군권을 쥐고 있었던 그는 조정 내부에서 가만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면, 또다른 사나이는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 혁명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고 있었다.

신해혁명
 외국으로 간 사나이 '쑨원'은 이미 한 번 혁명을 실패했었다. 광저우에서 사람을 모아 혁명을 시도했지만 결국 진압당했다. 외국에 있는 화교를 통해 혁명 자금을 모으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쑨원이 생각하는 혁명은 소수의 인원이 모여 혁명에 성공하는 것이었다. 그는 아직 민중의 힘을 몰랐다. 아직은 초보 혁명가였던 그는 다시 한 번 일어서기 위해서 계속 해외에 머물고 있었다. 기나긴 망명생활이 이어지고 있었을때, 우창에서 총성이 울렸다. 병사 한 명이 소대장을 향해 총을 쏜 것이었다.
......한 시간 전 초관(소대장)인 타오야오셩은 야간 점호를 위해 병영을 순시하다가 몇몇 병사들이 살기 어린 표정으로 소총에 총알을 장전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진자오룽이라는 병사를 향해 호통 쳤다. "네놈들 지금 뭐 하고 있는거냐? 반란을 일으킬 생각이냐?" 진자오룽도 맞받아쳤다. "그래, 반란이면 어쩔거냐? 화가 난 타오야오셩은 그의 팔을 비틀어 결박하려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병사가 소총으로 타오야오성의 머리를 내려쳤다. 그러고는 머리를 움켜쥐고 달아나는 그의 등 뒤에 총을 쏘았다. 총알은 빗나갔지만 총소리가 병영 전체에 울려퍼졌다. 이 한 발의 총성이 우창봉기의 신호탄이었다.-35쪽. 우창봉기
 한 병사의 충동으로 일어난듯한 이 봉기는 얼마 있지 않아 청나라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각 성의 우두머리는 독립을 하나 둘 선언하기 시작했고, 청나라 타도의 기치를 걸고 하나 둘 조정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조정에서는 야인이었던 위안스카이를 불러들었다. 군권을 꽉 틀어잡고 있었던 그는 진압에는 적임자였다. 위안스카이가 진압군을 이끌고 온다면 혁명군은 턱 없이 당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그는 더 큰 포부가 있었다. 단순히 병권을 잡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나라 전체를 노리고 있었다. 혁명군은 청군에게 하나 둘 무너지고 있었다. 외국에서 돌아온 쑨원은 위안스카이에게 대총통 자리를 약속했다. 대총통이 된 위안스카이는 황제 비슷한 자리에 올랐다. 의회는 해체되고, 무소불위의 권력이 그에게 주어지는 듯 했다.

쫓겨난 쑨원과 위안스카이의 욕망
권력을 휘두르는 위안스카이에게 당하고만 있을 순 없었다. 혼란한 와중 민주주의를 살리자고 주장하는 쑹자오런이 있었다. 위안스카이에게는 눈앳가시나 다름 없었고, 암살자가 쑹자오런에게 권총을 쏴 암살한다. 같은 혁명파가 당했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쑨원은 토원군을 조직해 위안스카이를 토벌하고자 했다. 하지만 북양군은 강했으며, 토원군은 패전을 거듭하며 결국 난징에서 대패하고 만다. 함께 봉기에 참여했던 인원 중에는 천치메이와 그의 제자 장제스도 있었다. 봉기를 주도한 쑨원은 결국 일본으로 갈 수 밖에 없었고, 남아있던 혁명파는 무너저 버렸다. 더 이상 눈앳가시가 없었던 위안스카이는 또 다른 계획을 꿈꾼다. 황제로 즉위하는 것이었다. 위안스카이의 아들인 위안커딩은 아버지의 황제 즉위를 위해서 눈과 귀를 속였다.
 위안커딩은 위안스카이의 눈과 귀를 속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베이징에는 순천시보라는 신문이 있었다. 소유주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위안커딩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정부의 말을 앵무새처럼 옮기는 여느 어용 신문들과 달리 비교적 객관적인 논조를 유지했기에 위안스카이는 아침마다 이 신문을 즐겨 읽었다. 위안커딩은 가짜 순천시보를 만들어서 불리한 기사를 쏙 빼버리고 "온나라가 군주제를 옹호한다" 따위의 내용을 매일 집어넣었다. 위안스카이는 아들이 조작한 거짓 기사인 줄도 모르고 그것을 민심이라 착각하면서 즐거워했다.-중화제국의 등장 295쪽.
 모두가 군주제를 지지하고, 황제를 원하는 줄 알았다고 착각한 위안스카이는 자신이 황제가 되기로 결심한다. 황제처럼 차려입고, 자신이 황제로 있는 나라를 '중화제국'으로 선포했다.

토원전쟁과 중화제국의 해체, 군벌 전쟁의 시작.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다르게 민중은 중화제국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소식 하나가 중국 전체를 뒤흔들게 된다. '중국판 을사조약'이라고 알려진 21개조 조항에 위안스카이가 동의한 것이다. 일본은 군대를 동원하여 협박했고, 황제가 되기 위해서 위안스카이는 말 그대로 '나라를 팔아먹었다' 전국에서 반 위안스카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를 타도하기 위해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났다. 소위장군이라고 불리는 차이어였다. 삼 천으로 시작한 그의 군대는 점차 세를 불려 위안스카이의 군대와 비슷해졌으며, 마침내 위안스카이를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군권으로 중국을 꽉 쥐고 있었던 위안스카이가 사라지자, 결국 구심점을 잃어버렸다. 북양군에서 시작된 북양군벌은 돤치루이를 중심으로 하는 안후이 군벌, 펑궈장, 우페이푸가 이끄는 즈리군벌. 그리고 만주에 자리잡아 왕국을 세운 장쭤린을 중심으로 한 펑톈군벌이 나타났다. 물론 각지에서 패권을 쥐고 있었던 사람도 군벌이 되기도 했다. 중심이 무너져 버린 중국은 결국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합구필분의 시대가 찾아왔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시대가 시작됐다. 안후이파와 즈리파가 싸우는 안즈전쟁, 장쭤린의 동북 지배와 중원을 지배하기 위해 싸운 1,2차 펑즈전쟁. 북방의 패자를 결정하기 위해 싸운 북방대전 등. 중국은 점차 혼란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장제스의 북벌
 한편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 광저우에서는 국민당과 공산당이 서로 합작을 맺고 소련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 쑨원의 꿈이었던 북벌이었다. 남쪽에서만 머물고 있었던 쑨원은 중국을 통일하기 원했고,쑨원이 서거하자 이 뜻은 장제스가 이어받았다. 광둥성에 있었던 도적을 몰아내고 장제스는 북벌을 선언했다.
인민이 수재와 전란의 고통으로 도탄에 빠져 있는데도 토비(도적) 군벌들은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제국주의는 중국에 대한 침략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가 군대를 일으키는 것은 나라를 구하고 인민을 위해서이다. 장병들이여! 인민의 선두에서 서서 전진하라. 물러나지 마라. 국가에 충성하고 삼민주의를 실행하며 자신을 희생하여 충심으로 혁명 정신을 다하라!-728쪽. 북벌전쟁.
 이들은 국민혁명군이라고 불렸으며, 황푸군관학교를 세워 내실을 다지고 인재를 키워내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들은 겨우 팔 만 명에 불과했다. 이들이 맞서야 할 북쪽의 군벌은 숫자만 잡아도 200만이 넘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출병처럼 보였지만. 장제스는 청천만지백일홍기를 들고 북쪽의 군벌을 토벌하기 위해 나섰다.

중국 근대사와 중국 군벌시대에 대해 보기 좋게 정리한 탁월한 책.
 한국 시장의 특징이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인 시장 원리이긴 한데, '마이너 한 건 잘 안팔린다'다. 요 근래에 들어와 2차 세계대전 관련 서적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도 이렇게 좁은 판국인데, 이 시대 중국 근대사라니.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이시기 군벌 정치를 다룬 책은 삼화 출판사에서 출판한 '군벌' 정도가 끝이다. 나머지는 중국 근대사 서적을 찾아봐야 했다. 위에 언급했듯, 왜 중국이 저렇게 사분 오열이 됐는지 그 원인이 궁금해도 알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된 이후로 걱정은 접어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중국 근대와 군벌 시대를 다룬 훌륭한 개론서다. 역사는 한 구석이 빠지면 이해할 수 없다. 전쟁은 복합적인 이유로 일어난다. 하지만 단순히 싸웠다 정도로 서술하고 끝난다면 알아볼 수도 없다. 저자는 책 내부에 들어있는 전쟁 하나하나 발발 이유부터 전후까지 탁월하게 정리해두었다. 또한 그 사이에 있었던 여러 군대의 분투도 잊지 않고 넣어두었다. 

좋은 가독성과 지도.
 번역서를 읽다보면 가끔씩 막힌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자가 쉽게 풀어서 적어준 덕인지 막힘없이 독파하는게 가능했다. 짧은 문장 덕분에 물흐르듯 독서하는게 가능했고, 몰입해서 본다면 최대한 빨리 완독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 군대의 진격 경로나 작전 계획 등도 큼직한 성 단위로 설명해 지도를 깊이 바라볼 정도는 아니었다. '광둥성에서 후난성으로 진격했다' 등으로 서술해 미시적으로 전투 상황을 설명하는게 아니면 고개를 끄덕 거릴 정도로 이해가 됐다. 각 전쟁마다 전체적인 전략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를 큼직하게 넣어주고, 책을 읽다가 길을 잃었을때 참고하면서 보기도 좋다. 다만 중국지리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얼마정도 걸리니, 핸드폰이나 컴퓨터에 중국 지도를 검색해 보면서 책을 읽는걸 추천한다. 각 군들이 진격한 곳은 붙어있기 때문에 쉽게 익숙해지고, 군벌이 승부를 위해 한 판 승부를 벌인 장소는 자주 나오기 때문에 특히 더 쉽게 외워진다.

인물과 역사를 넘나들며, 군벌 시대만이 아닌 다른 시대 이야기도 언급.
 저자는 단순히 전투와 전쟁에 치중하는 게 아니라, 모든게 이어져 있고, 물흐르듯 흐르는 역사라는 말과 같이 인물과의 관계, 그리고 그 인물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집중한다. 군벌시대는 한 사람이 크게 일어나고, 얼마 있지 않아 그 인물이 몰아나는 경우도 생긴다. 보통같으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람으로 언급조차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저자는 뒷이야기 까지 알려준다. 장제스와 승부를 겨뤘던 쑨촨팡은 어떤 여성에 의해 암살된다는 이야기, 장제스의 아내였던 쑹메이링이 중국의 외교관 같은 역할을 했다는 등,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사람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같은 의문을 가지지 않게 해줘서 오히려 괜찮은 것 같았다. 한편 이 시대는 '적도 아군도 없던 시기'라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한 페이지 넘어서 누군가가 배신을 했다는 걸 알려주고, 또 그 누군가가 다시 배신을 해 붙는 촌극같은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진다.

아는 만큼 보인다. 20세기 중국 춘추 전국 시대.
 '대업'시리즈를 아는가? 건국대업, 건당위업, 건군대업으로 총 3편에 해당하는 중국 공산당 선전영화다. 건국대업은 국공내전당시 어떻게 마오쩌둥이 중화 인민 공화국을 세웠는지, 건당위업은 어떻게 중국 공산당이 탄생했는지, 건군대업은 현재 중국 인민군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다룬다. 성룡이 주연을 맡은 '신해혁명' 또한 시리즈는 아니지만 같은 역사를 다루고 프로파간다 성이 짙다고 생각하면 같은 선상에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공산당 홍보영화지만 그들 나름대로 근대사를 빼곡하게 담고 있다.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신해혁명, 건당위업, 건군대업 시기다. 책을 읽은 다음 영화에서 묘사하는 장면을 본다면 '아! 이거 책에서 봤어' 라고 기억하게 될 것이다. 신해혁명에서는 진자오룽이 총을 쏘는 장면, 치열한 전투를 벌어는 장면에서는 여길 묘사했다는걸 금방 알게 된다. 다른편으로는 오류를 짚을 수도 있다. '건군대업' 초반에는 장제스가 일으킨 상하이 쿠데타에 대해서 다룬다. 장제스는 자신의 권력 보존을 위해서 쿠데타를 일으킨 것 같다는 느낌을 살짝이지만 받을 수 있는데, 정작 상황을 쿠데타로 몰고가게 만든건 다름아닌 공산당이었다. '이건 틀렸구나' 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다. 마지막에는 몽골과 티베트 이야기까지 포함해. '티벳 프리'를 외치지만 정확히 왜 외치는지 자세히 알게 됐다. 이시기의 중국 전쟁사, 근대사에 관심이 있거나, 중일전쟁 전까지의 중국. 또 왜 중국이 사분오열 됐는지 궁금하다면 구매를 추천한다. 저자의 안내를 받아 청말에 할거한 군벌의 끝까지 소설을 보듯 파해쳐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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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와 건국의 아버지들, 여명의 시대 | 한 걸음 더 리뷰 2020-07-07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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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1

앨런 브링클리 저/황혜성,조지형,이영효,손세호,김연진,김덕호 공역
휴머니스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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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압도적인 인기로 1위에 오른 뮤지컬이 하나 있었다. 폭풍우를 뚫고 뱃길을 따라 이민자 하나가 '새로운 대륙'에 도착한다. 대학에 입학한 뒤, 이곳 식민지는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독립전쟁이 발발하자 주저없이 대륙군에 입대했다. 이 때 사령관 조지 워싱턴에게 눈에 띈 그는 부하로 들어가 조언을 하기도 하는 등, 점차 승승장구하기 시작한다. 물론 중간에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대륙 식민지는 당당히 독립을 해내고, 그는 요직에 앉게 된다. 그러나 '강력한 연방국가'를 주장하는 그는 '자유로운 지방 자치가 허락되는 국가'를 주장하는 정적들고 맞섰고, 내부에 불화로 인해 결국 자신의 동지와 결투까지 하게 된다. 결투에서 그는 '명예롭게'총을 들어올렸고, 그의 친구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긴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치를 챘겠지만, 이 뮤지컬은 '해밀턴'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가와그의 친구들, 정적을 다루고 있는 이 극은 당시 상황에 대한 묘사도 아주 짤막하게 들어가 있다. 물론 역사를 몰라도 이해가 되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미시적으로 들여다 본다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구간이 조금 있다. 아직 한국에서 초연되지 않았고, 클립으로만 알음알음 본 상황이었지만, 언젠간 볼 때를 대비해서 별안간 기초지식을 쌓아두자 라고 생각했다. 이 뮤지컬은 책으로 된 원작이 있다. 론 처노가 쓴 '알렉산더 해밀턴'이다. 하지만 읽기 전에, 전체적으로 미국사에 대해서 둘러보고 싶어졌다. 역사 교과서에서도 단지 '콜럼버스의 발견','독립전쟁'순으로만 간략하게 나와있었던 지라, 어떤 갈등이 이뤄졌는지 제대로 알고 싶었다.


책장을 펼쳐보니 내부는 탄탄했다. 앞에 저자의 말에서 교과서로 사용된다고 적혀있었는데, 딱딱한 학술서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번역도 잘 되 있었고, 몇몇 문장은 부드럽게 잘 읽혔다. 가끔가다 지도가 필요할 때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옆 페이지에 지도를 띄우고서는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줬다. 이 책은 미국 역사의 대부분을 개론해서 다루고 있다. 스페인에서 온 이민자들 부터 시작해서, 영국에서 온 이민자 무리가 마을을 세우고, '연감'을 통해 농사를 지었다는 이야기, 척박한 땅에서 어떻게 두발을 딛고 당당히 설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다뤘다. 여성과 노예에 관한 이야기도 충실하게 들어있었고, 당시의 경제 상황도 쭉 둘러보면서 알 수 있었다.


다만 교과서로 쓰인다는 말과 같이, 소위 말해서 '썰'을 풀어주는 걸 생각해 주면 안된다. 예를 들어 이야기 미국사에서 조지 워싱턴이 언급됐다면 워싱턴과 벚나무 이야기를 설명해주고, 찰스 리와의 갈등, 납치당한 장군 이야기를 해주지만, 이 부분은 큰 줄기로 봤을때 중요한 부분은 아닌지라 저자가 쳐낸 면이 보인다. 또 미국이 있었던 결정적인 사건, '델라웨어 강을 건너는 조지 워싱턴'도 그저 간략하게 묘사돼 끝나버린다. 물론 그렇게 독립전쟁에 대해서 지면이 더욱 할애 됐다면 분량이 늘어났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독립전쟁 이후의 내용도 알차다. 그저 독립해서 잘먹고 잘 살았다는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프랑스와의 갈등을 빚고, 루이지애나를 매입하고, 영국과 갈등을 빚어 전쟁이 터지고, 앤드루 잭슨이 병사를 격퇴한 이야기 등, 이런 일이 있었는지 눈을 크게 뜨는 대목들이 많다. 위에 언급한 뮤지컬 해밀턴에 나오는 두 파의 논쟁, 연방파와 공화파의 대립도 흥미로웠다. 이 대립으로 인하여 2권에서 촉발할 남북전쟁에 대해서도 추측해 볼 수 있었다.


만일 '썰'로 푸는 미국사가 질렸고, 조금 더 나아가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저자는 당신이 이해할 수 있게끔. 즐겁게 강의를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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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얕게 보는 1차 세계대전 | 한 걸음 더 리뷰 2018-09-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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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1차 세계대전 1914-1918

피터 심킨스,제프리 주크스,마이클 히키 공저/강민수 역/한국국방안보포럼 감수
플래닛미디어 | 200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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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2차 세계대전의 불모지이다. 관련 논문을 찾아보는 것도 힘들고, 이를 다룬 여러가지 양질의 서적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때문에 좋은 서적이 번역되기를 언제나 바라고 있지만, 대부분 그런 건 생각말고 영어를 배워서 원서를 읽는 게 낫다고들 한다. 하지만 2차 대전보다 더한 불모가 있으니, 바로 1차 계대전이다. 2차 세계대전이 현대를 만든건 맞지만, 학자들은 1차 세계대전에서 현대가 형성이 되고, 나아가 인류 역사의 기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많이 관련이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넘어가고 마는 편이였다.


 이 책은 그런 와중에 나온 책이다. 2차 세계대전을 이해하기 전 1차 세계대전을 이해하기 위해서 구입했다. 제목에서 적은 것 처럼 이 책은 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넓고 얕게 다룬다. 서부전선, 동부전선, 지중해 전선으로 나뉘여져 있으며, 중요한 전투를 중심으로 전선의 배치, 사단의 배치등을 중심으로 서술이 이루어진다.때문에 커다란 시점으로 지도에서 전장을 내려보는 듯한 기분으로 전쟁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압축된 전사 탓에 여러가지가 제외됐는데, 대표적으로 미군의 본격적인 참전여부가 된 '치머만 전보'사건이 이 책에서는 제외되어있다. 무제한 잠수함작전으로 단순히 참전했다는 묘사만 짤막하게 나와있을 뿐, 결정적인 이 사건은 적혀져 있지 않았다. 이 사건이 제외 됐을 정도라면, 이상의 세세한 사건을 바라는 건 아마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1차 세계대전을 보는 건 이 책이 적합하다. 문장도 '거의'평이에서 읽기도 편하고,전장을 한꺼번에 파악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은 '고유서가'의 '1차 세계대전'을 읽은 뒤에 읽는 것을 추천한다. 매우 간단하게 전쟁의 흐름을 눈으로 따라 정리한 이후, 약간 깊이 들어간 이 책을 읽은 다음, 마지막으로 1,2차 세계대전 정리의 끝판이라고 불리는 존 키건의 서적을 읽는 것이 좋다. 세 권만 읽는다면 1차 대전에 대해서 깊게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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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간단한, 그러나 실천은 어려운. | 한 걸음 더 리뷰 2018-08-2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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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손자병법

손자 저/김원중 역
휴머니스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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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는 말한다.

 전쟁이란 나라의 중대한 일이다. 죽음과 삶의 문제이며, 존립과 패망의 길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13편 6000자, 손자병법의 총론편이다. 말 그대로 '전체를 총괄하는'편 이기 때문에, 세세한 전략전술보다는 대부분 높은 차원의 전략과 전술을 다루고 있다. 전문 용어를 써서 말하자면 그 중간 어디에 있는 '작전술'정도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곳에 나와있는 내용은 전략 전술 작전술 등등 어디서나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을지도 모르는 이 6000자에, 전쟁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손자병법에 대한 '명성'은 아주 드높다. 조조가 이걸 즐겨 읽는데도 모자라서 아래 각주를 달은 '위무주손자'본도 존재하고, 나폴레옹이 이 병법을 즐겨읽었다는 소문도 있으며, 1차 세계대전을 이끈 빌헬름 1세는 진작에 이 병법을 읽지 않았으면 나는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수 많은 명사들이 이 책을 읽고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쟁의 모든 것을 꾀 뚫어 본 병법이기도 하거니와, 현대전에도 적용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맞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손자는 왕, 즉 정치적인 지도자가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했다. 때문에 지휘권은 장수에게 맡기고, 왕은 뒤에서 정치를 함으로써 장수를 믿고 전쟁을 이끄는 것이 상책이라고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침공과 프랑스 침공 등으로 승승장구를 하고 있었던 히틀러는 어땠는가. 그는 승리가 자신이 이뤄낸 것이라고 착각하고 모든 명령 체계를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비효율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 전장에 사사건건 개입하던 그는 독일을 파멸으로 몰고갔다.


 이처럼 현대 전쟁에도 적용할 거리가 있는 책인데, 하다못해 우리 일상에는 어떻겠는가. 다만 이 책은 한 번 읽어서는 통달할 수 없는 책이다. 먼저 고전은 고전으로 읽고, 다음으로 받아들여 가공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차근차근, 두번 세번 읽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병법을 스스로 해석해 자신만의 전략전술과 처세술로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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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험에서 배우는 소부대 전투기술-전투감각 | 한 걸음 더 리뷰 2018-02-1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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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투감각

서경석 저
샘터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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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에 관한 도서는 많이 나와있다. 전략의 역사라던가, 어떻게 전략이 성립되어왔는지 여러 전략가의 역사를 정리해 놓은 도서도 있다. 다만 전술에 대해서 자세히 정리되어 있는 책은 잘 보지 못했다. 기껏해야 '전술의 기초'정도였고, '한국전쟁에서의 소부대 전투기술'은 절판이 되어버려 더이상 찾기도 어려웠다. 괜찮은 도서가 없나 찾던 도중 이 책을 찾게 되었다. 서경석 중장님이 직접 베트남 파병에 다녀오시고 난 뒤에 적은 수기로써, 당시 자신이 겪었던 생생한 경험을 담아 하나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보통 중대 규모 이상 전투가 도서로 많이 출간되지만, 이 책은 직접 겪은 경험을 중심으로 중대이하의 전투 경험과 노하우를 적어놓았다.


 '초급장교의 지침서'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아직까지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책인데, 읽고 나서야 왜 그렇게 불리는지 깨달았다. 현대에 들어와서 '실전 경험'이라는 걸 가지기가 굉장히 어려워졌다. 요새는 전쟁이 시작된다면 바로 총력전 체제로 바뀌어버리고, 잘못한다면 버튼하나로 나라의 운명이 바뀌어버리는 시대기 때문이다. 다른 의미로 전쟁이 억제되고 있는 시대인 것이다. 이런 '어설픈 평화' 속에서 실전을 겪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거기다가 '실전'을 겪는다는 것은 참혹한 전장에 다녀와야 한다는 뜻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실전을 통한 전투력 향상을 얻기에는 매우 어렵다. 이 책은 '실전'을 겪은 사람이 '감각'을 전하기 위해서 집필한 책이다.


 이 책은 제목인 전투감각처럼, 작가 자신이 겪은 전투 상황을 통해서 전장에 나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중소규모의 부대를 다룰 때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자세히 적혀져 있다. 매복을 할 때는 어떻게 호를 파야하는지, 적의 기습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전장에서 일어난 공포에 대해서는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에 대해 작가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맞물려 적혀져 있다. 실제 전장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책을 읽고 난다면 전장 속 전투는 참혹하고, 그 전투 내부에서도 생각을 멈추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실 전투 상황에 맞딱뜨렸을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말 그대로 '감각'을 전해주는 책인 것이다.


 초급장교 뿐 아니라 장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 실제 전장의 풍경이 궁금한 사람이 둘러보면 좋은 책이다. 두루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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