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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테이션] 인생을 각색하는 것에 대한 소극 | 영화 2013-04-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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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어댑테이션

스파이크 존즈
미국 | 2003년 05월

영화     구매하기


찰리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은 천재다. 최소한 그렇게 알려져 있다. TV 코메디 시리즈와 시트콤의 작가로서 자기 자리를 탄탄히 다져온 그는 <존 말코비치>란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며 천재의 탄생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은 천재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자신이 대머리에, 살찐 돼지에, 무식한 패배자라 생각한다. 그런 그에겐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있다. 뉴요커 기자 수잔 올린(메릴 스트립)이 쓴 ‘난초 도둑’이란 이야기를 영화 시나리오로 각색해야만 하는 데 당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형처럼 자신도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동생 도널드(니콜라스 케이지_1인2역)는 찰리의 옆에서 신경이 곤두서게 만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과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어댑테이션>(원제: Adaptation)은 실제 시나리오 작가인 찰리 카우프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찰리 카우프만은 본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존 말코비치되기>,<이터널 선샤인> 등 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그렇게 매 영화 마다 기발한 상상력을 자랑했던 그가 <어댑테이션>에서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메타영화적인 이야기를 한다. 영화는 소심하고 신경쇠약적이며 애정결핍에 차있는 찰리 카우프만이 ‘난초도둑’의 각색을 두고 고뇌하는 이야기와 책의 원작자 수잔 올린이 그 책을 쓰게 된 과정을 교차로 보여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영화 속 찰리의 동생 도널드는 철저히 가상의 인물이다. 



‘Adaptation’이란 단어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각색’이며 다른 하나는 ‘적응’이다. 실제로 이 단어로 ‘각색’이라는 매개를 통해 인간 삶에서 ‘적응’이란 의미를 되짚어 보려는 영화의 의도를 우리는 그리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사실 적응에도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현 상황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적응. 이것은 사실 타협(compromise)에 가깝다. 또 다른 하나는 생존을 위한 적응, 혹은 성장을 위한 적응이다. 이것은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얻어낸 ‘습득(Aquisition)’에 가깝다. 극 속 수잔과 찰리는 적응은 타협이라 생각하는 점에서 또 다른 쌍둥이다. 영화는 바로 이들이 겪는 타협 혹은 습득이라는 사뭇 다른 곳으로 향하는 적응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진지한 시선을 두고 보지 않아도 이 영화, 참 재밌다. <존 말코비치되기>보다는 좀 더 차분하고 현실적인 영화가 되었지만 스파이크 존즈와 찰리 카우프만 콤비의 엉뚱한 상상력은 충분히 살아있다. 이야기는 사건보다는 인물에 집중되면서 인물들의 입체적 모습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찰리와 도널드 사이의 관계변화, 책 ‘난초도둑’의 주인공 존 라로쉬(크리스 쿠퍼)의 ‘정체’에 대한 물음, 수잔 올린이 서서히 존 라로쉬와 가까워지는 과정들이 수많은 대사들을 타고 만화경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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