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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10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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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552g | 140*215*25mm |
ISBN13 | 9791156759201 |
ISBN10 | 115675920X |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황석영 『철도원 삼대』 최종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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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의 날/예스24 X 난다] 가장 오래된 고백의 이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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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4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세계 주요 SF 문학상인 '네뷸러상'을 받은 '어둠의 속도'. 그 소설을 쓴 '엘리자베스 문'의 또 다른 대표작 중에 하나라는 '잔류 인구'! 유명한 상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나는 '엘리자베스 문'의 소설은 처음 읽어봤다. 특히 '여자 작가가 쓴 SF 소설'은 이번에 처음이었는데, 외계 생물체가 등장하는 소설이지만 왠지모르게 엄마의 손길처럼 따뜻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영화관에서 봤던 '마션'이 떠올랐다. 마션이 남자과학자의 행성 생존기였다면, 소설 '잔류 인구'는 스스로 선택해서 '잔류 인구'가 된 70대 여자 노인, 오필리아의 행성 생존기 이야기라 말할 수 있다.
일단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예뻐서 기분이 좋았다. 제목 부분이 반짝 반짝해서 일러스트의 비즈 장식과 잘 어울린다. 아마도 오필리아 일 것만 같은 여자 캐릭터 덕분에 읽는 내내 미래의 인간, 오필리아를 상상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난 떠나지 않을 거야. 사람들이 떠나도 나는 여기 남겠어. 혼자서. 자유롭게
소설 속 배경은 행성들을 이주해가며 정착하고 살아가기를 반복하는 시대이다. '클로니'라는 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로 소설은 시작된다. 수십 년 전 정착한 곳, '클로니'. 주인공 오필리아는 젊을 때 그곳에 정착해서 남편과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재이주하게 되는 때가 온다. 이미 아들, 바르토를 제외하고 남편과 다른 자녀들은 세상을 떠난 지 오래다. 더욱이 그곳의 관리자들은 오필리아는 이미 늙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늙은 사람이기 때문에 아들 부부에게 그를 보호할 면목으로 비용을 더 내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그 얘기를 듣기 전부터 오필리아는 몰래 이곳에 남자, 떠나지 않을 거야.라고 결심을 한 상태. 결국 그는 계획대로 이주하는 우주선에 타지 않았고, 클로니에 혼자 남아 자유를 느끼며 살게 된다. 얼마나 지났을까. 폭풍우가 치던 날, 괴생물체들과 딱 마주친다. 그리고 펼쳐지는 오필리아의 생존기다.
어르신은 아무것도 못 해요. 배운 것 없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흔한 할머니잖아요.
너무 늘어서 쓸모가 없기 때문에 아들 부부에게 그를 보호할 면목의 비용을 더 대라고 했다는 관리자들. 소설 전반부에 사람들이 오필리아를 그냥 짐인 것처럼 대하는 장면들이 마음에 걸렸다. 현실의 노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반영된 것 같기도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게 왜 가족인데 같은 우주선에 태우지 않고 따로따로 우주선을 배정했을까? 관리자들은 애초에 데려가지 않으려고 했던 게 아닌지 의심됐다. 오필리아가 떠나기로 한 날 정거장에 나타나지 않았을 때 그를 찾긴 했을까?
행성에 혼자 남게 된 오필리아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때 느껴보지 못한 자유를 마음껏 느끼며 살아간다. 남들 시선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했던 행동들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얼마나 개운한 느낌이었을까. 특히 소설 속 장면에서 너무 불편했지만 아들 부부가 자주 입기를 원한 '옷'과 '신발'을 없애버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같이 홀가분함을 느꼈다. 소설에는 '오래된 목소리'와 '새로운 목소리'라고 명칭하는 오필리아의 생각들이 등장한다. '오래된 목소리'는 '여자는 그러면 안 돼', '나이 든 사람은 그러면 안 돼'라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고정관념, 사회적 편견이 가득했고, 그와 반대로 '새로운 목소리'는 '나이는 상관없어','뭐 어때 그냥 하면 되지'등의 자존감, 용기, 행동력들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생각해보면 편견앞에서 멈추게 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나도 오필리아처럼 생각하는 것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싶다.
이 사람들이 괴동물들만큼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그를 이해하는 일에 괴동물들보다 관심이 적다는 것이다.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아요." 오필리아는 강조하는 뜻으로 귀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소설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괴동물, 외계인. 그들은 늙은 여자인 오필리아를 대단한 사람, 쓸모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같이 살아간다. 그에게서 배우려 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대비되게도 다시 클로니로 들어온 소수의 인간들은 오필리아는 이미 늙은 사람.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할머니에 불가하다고 계속 말한다. 소설 초반부에 등장했던 클로니 사람들과 같은 마인드다. '인간들 세상에서는 쓸모없는 사람, 괴동물한테는 아직도 쓸모가 있는 사람'. 괴동물이 대하는 오필리아와 인간들이 바라보는 오필리아는 차이가 컸다. 이 소설은 실제로 나이든 사람들을 바라보는 현대의 사람들 시선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뭔가 나는 '그들을 인정해줘야지, 처음부터 편견을 씌우고 보지 말아야겠다..' 다짐하게 되었다.
'잔류 인구'는 따뜻한 SF소설이다. SF를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평소에 휴머니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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