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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4년 03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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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59쪽 | 443g | 125*187*30mm |
ISBN13 | 9788952771049 |
ISBN10 | 8952771044 |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황석영 『철도원 삼대』 최종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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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5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법정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 대부분은 법정 장면과 함께 법정 밖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중심이 되는 두 곳 이상의 장소가 등장하여 그 장소들과 관련된 증거나 증인들이 등장하는 게임 형태의 전개가 대부분이다. 내가 읽어본 몇몇 작품들 중에서도 영미 작품 중에는 <콘크리트 블론드>,일본 작품 중에는 <최후의 증인> 같은 여러 작품들이 이러한 형태의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아이러니하게도 다카기 아키미쓰의 <파계 재판>은 시작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전개에서 법정 장면이 주를 이루고 있다. 법정 장면이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원고와 피고의 진술과 증인,증거를 토대로 한 법정 대결을 연상하기 쉬운데,이 작품에는 그런 대결에 치밀한 반전이나 트릭은 크게 빛나지 않고 있다. 다만,저자가 법학이나 법정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이런 치밀한 내용을 다루는 법정을 소재로 한 미스테리물을 썼다는 것에 더 놀랐을 뿐이다.
한때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무라타는 전후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불륜을 저지르고 그 내연녀의 남편을 죽인 것도 모자라 결국에는 내연녀까지 죽은 용의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다. 그러나 그는 법정에서 사체 유기만 했을 뿐 두 사람을 절대로 죽인 일은 없다고 자신있게 진술한다. 이런 그를 하쿠타니 센이치로라는 변호사가 변호하는데,검사 측이 그의 과거 사기 경력과 영창 처분,공금 유용 등 계속해서 불리한 증거들을 내세우며 몰아가던 중 무라타의 뜻밖의 진술로 인해 센이치로는 뜻밖의 인물을 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한다..
이 작품의 여운은 법정 장면에서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추리나 트릭,치밀한 반전이 아닌 자연스럽게 법정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무라타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서 결국 진짜 범인을 자연스럽게 지목하고 있는 물 흐르는 듯한 작가 다카기 아키미쓰의 친절한 설명과 전개는 범인을 가리키는 소재가 우리의 TV 드라마에서 많이 본 듯한 소재에서 나왔다는 조금은 진부한 부분이었음에도 법정이라는 독특한 장소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신선했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를 통해 범인을 유추해낸다는 독특한 구성이 재미 뿐 아니라 감동마저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어느 블로거 분도 서평을 쓰면서 밝힌 적이 있지만,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전에 먼저 나온 아사베 지쿠의 <열세번째 배심원>이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물론 법정 장면의 구성과 장르,법정 대결을 하게 된 원인이 살짝 다르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내용은 잊혀지지 않을 짜릿함을 선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동안 수많은 법정 소재 소설을 읽어서 법정에서 줄 수 있는 재미와 클리셰로 의미되는 여러가지 설정들을 알고 있었지만 이 작품은 그런 클리셰를 알고 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더군다나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전에 배운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현직 판사가 감탄할 수준의 법정 장면을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창조해냈다는 점과,이 작품이 1961년에 나왔다는 사실,여기에 후반부 작가 이야기와 해설 부분에 등장하는 작가와 이 작품에 관련된 슬픈 진실은 이 작품이 소설이 아닌 실화같은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물론 이 작품 이전에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라는 본격 추리소설을 통해 나에게 다가온 작가였지만,전작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 작품을 통해 그의 이름이 우리나라에 더 많이 알려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리나 트릭,반전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많이 있겠지만,이 작품처럼 주인공의 정서나 혹은 감동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와 후반부 결말에 꽤나 깊은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201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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