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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10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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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33.18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21.7만자, 약 5.1만 단어, A4 약 136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30614540 |
7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칼 과 혀 , 권정현 , 다산북스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한쪽에선 끊임없이 타오르는 민족혼을 내세운 문학상으로 작가들을 독려하고 다른 한쪽에선 그런게 무슨 소용이냐는 듯 남은 자긍심을 자근자근 짓밟는 상을 만들어 작가들을 옴싹달싹 못하게 괴롭힌다 .
악스트에서 황정은은 인터뷰 중 ' 현실적 방향이나 대안의 제시 ' 는 소설가가 소설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다만 세계와 그 자신의 경계를 잡아당길 수는 있다고 했던가 ! 소설가가 아닌 일반 독자인 나는 그 경계를 어떻게 잡아당길 수가 있을까 . 이 혼란이 만연한 세상 중에 ...
칼과 혀 , 이 둘의 공통점을 말하라면 양날의 검이라는 것 정도일까 !
문장은 아름다운 중에 처절하다 .
곧 죽을지 모르는 적의 앞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요리를 내어 적장의 입맛을 사로잡길 원하는 요리사 첸이 있고 , 애초에 전쟁 자체를 원치 않던 야마다 오토조는 지리멸렬한 전쟁이 이기든 지든 자신의 일은 시간을 끄는 일이니 헛된 죽음 하나를 더 내느니 첸을 그 자신을 위해 요리하게 만듦으로 꿇어 앉히려 든다 . 실상이야 잊었었고 간절히 그리워 하던 어머니의 맛을 찾으려는 몸부림에 더 가까운 것 같았지만 결국 첸과 오토조는 일본 패망 앞에서 급한 화해와 이해를 꾀하는 것처럼 보인다 . 다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듯 , 그 대미의 장식은 칼과 혀가 아닌 몸으로 오토조를 길들인 길순이 극락사의 공양간에서 조선의 음식으로 궁지에 몰린 오토조의 허기와 생의 끝을 향해 답하는 것으로 이 책은 매듭을 짓는다 .
가장 근본적인 욕망인 식욕 앞에서 , 또 그 식욕보다 더 앞선 부모 자식간의 환상속 상봉과 같은 , 그리움의 회귀를 상징( 미륵상)하는 듯한 소유욕 앞에서 , 세상의 진리를 혼자 다 알 수는 없는 것이라는 듯 , 자신만 알아보는 눈을 가졌노라 믿은 오토조 앞에 놓인 건 수두룩한 배신들 뿐이다 . 처절하지만 이해하자면 이해할 수 있을 법한 배신 . 그조차 비릿하게 예감하고 있던 배신의 기미들 . 아마 그렇겠지 . 살아서 만주의 땅 , 요새에 가깝다는 곳을 사령관으로 있었으면서 빠져나갈수 있을거라곤 생각지 않았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아니면 너무 간절하게 원한 미륵상의 훼손 앞에 자신만 보고 느낀 진짜가 아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건지도 . 진짜를 모두가 안다면 아무도 속일 수 없었던 것이 되는 셈이니 그는 이겼다고 할 수없다 . 일본의 패망이 그러했듯 . 아름답게 지려면 어쩌면 죽어야 하리 . 생즉사 사즉생이라던가 ...( 일본의 패망을 두고하는 말은 아니다 . 모든 것엔 끝이 있고 때론 그 끝이 생으로 사로 갈린다는 것이지 )
맛도 진품의 미소도 자기만이 알아볼 수 있다는 오토조의 오만 (혹은 미련 ?) , 궁극의 자기 만족이 더해진 흉허물조차를 이 책에선 더 할 수 없이 아름답게 포장을 해 내놓는다 . 마치 그것이 날카로운 칼과 날렵한 혀의 최고 솜씨이기라도 하다는 듯이 .
아 , 이 책을 ebook 으로 읽은 건 정말 다행한 일이다 . 그냥 책으로 읽었다면 내 손이 남아나지 못했거나 , 책이 남아나질 못했을 거란 생각을 한다 .
한장 한장 밑줄을 긋고 , 매 문장마다 의미를 부여하느라 숨가빴을 게 너무 뻔하니까 . 치명적인 독을 숨긴 복어요리 같은 글솜씨 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 알알이 아린 가운데 뜨거운 담백함이 광둥의 요리는 먹어본 적도 없는 내 허기를 상상속에 던져 놓는 시간이었다 . 아 , 칼과 혀는 이런 맛이구나 !!!ㅡ 막연히 생각을 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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