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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글/장서영, 유영주 그림 | 북멘토 | 2022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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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놀이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서 놀고싶은데 축구부 때문에 놀 수가 없다. ㅈ니번 축구부 대회에서 승현이가 예선에 이겼기 때문에 뻔뻔하게 다들 내쫓기 때문이다. 근데 여진이가 회장이여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전교생이 1185명이니까 운동장을 1/1185씩 차지할 수 있다고 주장해서 각자 모두의것이라고 했다. 결국엔 운동장을 쓰지않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날 눈이 가려지는 보라색 후드티를 입은 남자아이가 춤을 추었다. 그건 동현이 쌍둥이형 동하였다. 그래서 댄스오디션을 열었는데 축구부 때문에 분리수거장에서 하게되었다. 그때는 교감선생님밖에 안계셨는데 다행히 교감선생님이 오디션 장소를 스튜디오로 옮겨주셨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결국 운동장을 빌려 춤 공연을 했다. 동하를 위해 노력한 여진이의 노력이 참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여진이처럼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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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 대한 단상 ① 운동장은 축구장이 아니다.
왜 모든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꼭 법으로 정해 놓은 것처럼 축구 골대가 있을까. 그리고 그 너른 운동장에 우선 순위는 왜 항상 축구하는 아이들인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초등학생일 적 운동장에서 놀 때를 떠올려봐도 축구하는 아이들의 공을 피해 운동장 외곽에 자리를 잡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축과와 학교라는 글에서 다른 구기종목이나 수영장등이 아닌 축구 골대가 놓인 운동장은 남자 아이들이 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으며, 성격이 차분한 남학생이나 여학생들이 사용할 기회는 거의 박탈당하게 되는데, 이는 다양한 아이들의 평등한 놀 권리를 침해하는 축구 중심, 축구 잘하는 남성 중심의 학교 구조라고 말한 바 있다.
운동장에 대한 단상 ② 구조가 만들어낸 불평등 뛰어넘기
유현준 교수의 글을 읽었을 당시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당연히 그런 것이라 여겨왔던 운동장의 일상이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구조와 의식 전반에 걸친 혁신이 무엇보다 필요한 장소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운동장의 구조 자체의 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선물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당장 운동장의 혁신, 학교의 혁신을 위해서는 안타깝지만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렇기에 건축학적인 구조 변화 이전에 운동장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그곳을 사용하는 우리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상한 운동장】 은 운동장의 구조가 만들어낸 운동할 기회 혹은 놀 기회의 불평등을 뛰어넘어 많은 아이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운동장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 소개 ① 운동장은 전교생 거야
【수상한 운동장】 의 스토리는 이렇다. 좋은 성적을 거두며 학교의 자랑이 된 축구부가 운동장을 점령하면서부터 운동장에 나가서 노는 것은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축구공을 맞을 각오를 하고 나가야 하는 위험한 곳이 되었다. 더군다나 미세먼지와 각종 위험을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운동장보다 실내가 더 안전한 곳이라는 교육을 받은 저학년들이 교실에 머무르면서 운동장은 점점 축구장이 되어 갔다. 어느 날 석찬이는 동하와 함께 운동장에 있다가 축구부 동현이의 공을 맞게 되고, 넘어질 정도로 세게 맞았는데도 사과는 커녕 축구를 방해했다는 핀잔만 듣게 된다. 그런 모습을 보고 너무하다 느낀 여진이는 축구부 아이들에 맞서 자신들이 운동장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로 다짐한다
운동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 모두의 운동장이야. 다시 말하면 운동장은 축구부만의 것이 될 수 없다는 말이야. 나는 축구부들에게 그걸 말해 주고 싶어/ 책 32페이지
스토리 소개 ② 서로를 생각하는 우정과 의리로 일구어낸 값진 결과
여진이는 모든 아이들에게는 학교의 총 학생수 1185명으로 나눈 땅 만큼 운동장을 차지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지만, 아이들은 애써 그 권리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운동장을 사용할 권리를 대여받아 축구부에 맞서려했던 여진의 계획은 선발전에서 떨어진 앙심으로 석찬이가 꾸민 일이라는 오해를 받고 일단락 되고 만다. 석찬이가 운동장에 나가게 된 진짜 이유를 들은 여진은 친구를 도우려는 석찬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하게 된다. 석찬은 춤을 좋아하지만 쑥쓰러움을 많이 타는 동하를 위해서 운동장 연습을 권하며 같이 나갔다가 공을 맞게 되었고, 적반하장하는 축구부의 모습에 의리있는 여진이가 나서게 되면서 운동장 권리찾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져서 배 아파하는 유치한 아이, 그리고 그 유치한 아이를 도와주려고 한 아이들. 이런 누명에서 벗어나야지. 석찬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라 친구를 빛나게 해 주려는 아름다운 아이라는 걸 널리 알려야 해." 책 100페이지
여진이는 동하를 위하는 석찬이의 마음에 감동하여 운동장을 사용할 권리를 찾기 위해 애쓰지만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동하가 계속 거부하고 도망가는 모습에 실망한다. 하지만 실타래같이 꼬인 여러가지 일들 속에서 동하를 생각하는 석찬이의 마음과 그를 돕는 여진이와 미지의 진심이 동하에게 닿았는지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동하가 뒤늦게 아이들이 개최한 댄스 오디션에 참가한다. 아이들이 만든 댄스팀이 탄력을 받게 되면서 운동장 한켠에서 춤을 추고 구경하던 아이들이 점점 많아졌고, 급기야 축구부와의 타협을 통해 중간 쉬는 시간 30분 동안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춤을 출 수 있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석찬이와 동하는 서로를 생각하는 진심을 깨닫게 되었고, 석찬이를 도우려 했던 여진이는 우정과 의리안에서 조금 더 성장하게 된다.
깨달음 ① 누군가는 화단에 선인장을 심어야 한다
【수상한 운동장】 에서 춤은 운동장에 대한 아이들의 선입견과 편견을 깨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도구이다. 동하와 석찬이가 아이들의 눈을 피해 이른 새벽 운동장에 나온 이유는 댄서로서 큰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인 동하의 꿈을 응원하기 위한 석찬이의 가상한 노력 덕분이었다. 운동장에서 춤은 아무도 보지 않는 새벽녘에나 가능하는 것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의리넘치는 여진이가 개입함으로서 동하의 특별 무대가 만들어지고, 무대를 두려워한 동하 대신 여진이와 미지, 석찬이가 운동장 한 가운데서 춤을 추게 된다.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모습만 보던 아이들에게 운동장에서 춤추는 아이들의 등장은 신선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춤추는 아이들을 화단에 심기운 선인장에 비교하며 격려하는 교장 선생님이 말처럼, 더 좋은 학교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누군가 화단에 선인장을 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책에선 바로 여진이가 화단에 선인장을 심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날 누군가가 저기에다 선인장을 심어 놨더구나. 처음에는 쌩뚱맞아 보였지...그런데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인장이 아주 멋져 보이기 시작했단다...선인장이 꽃과 다르다고 생각한 건 내 고정관념이었지. 나는 눈군지 모르지만 선인장을 저기에 심어 놓은 사람의 놀라운 창의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단다. 잘 보렴. 꽃들은 색깔도 모양도 다 제각각이야. 나무도 그렇고 말이야...꽃이 피는 시기도 제각각이지. 제각각인데도 잘 어울리지. 운동장도 화단이나 마찬가지야 / 책 128페이지
운동장이라고 해서 꼭 운동만 하는 곳은 아니지. 춤도 출 수 있고 다른 것도 할 수 있어...앞으로도 계속 운동장에서 춤을 추도록 하렴. 처음에는 생뚱맞아 보여도 그건 결코 생뚱맞은 일이 아니란다. 운동장과 어울리는 일이지. 선인장을 화단에 심어 놓은 사람의 창의력처럼 빛나는 일이기도 하고 / 책 129페이지
깨달음 ② 다양함을 인정하는 너른 품
운동장이 꼭 운동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석찬이와 여진이 미지에게는 운동장에서 펼쳐질 또 다른 가능성을 바라볼 눈과 그것을 받아들일 너른 마음이 생겼다.
이러다 중간 놀이 시간을 무술하는 아이들에게 빼앗기는 거는 아닐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걱정할 일은 아닌 거 같았다. 운동장은 넓다. 그리고 무술과 춤은 같은 시간에 해도 상관없다. / 책 204페이지
아이들은 운동장을 특정 동아리나 운동부에 의해 독차지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체득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만든 댄스팀을 통해 춤을 넘어선 다양한 시도들이 운동장에 펼쳐 질 것이다. 어쩌면 운동장이라는 이름도 바꾸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옛날부터 그래왔으니까 지금도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들, 책을 좋아하고 노래를 좋아하며, 춤을 좋아하고 악기를 좋아하는 모든 아이들이 나와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이 꼭 운동장이라는 이름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딱히 좋은 이름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이라면 분명 좋은 이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 수상한 책 제목에 담긴 참 좋은 가치
아이 덕분에 수상한 시리즈를 알게 되어 처음 읽게된 책이 [수상한 화장실]이었다. 너무 재미있다며 엄마도 꼭 읽어야 한다는 큰 딸의 성화에 못이겨 읽게 되었는데, 제목만 보고는 무서운 귀신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고, 이번에 [수상한 운동장] 역시 제목만 보고 그 옛날 운동장에 나타난다던 귀신 이야기는 아닐까 생각 했지만 역시 예상은 빗나갔다. 두 권 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게 되는 주요한 사건들을 통해 아이들이 배워야 할 삶의 태도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넌지시 던지는 책이었다. 책 제목만 보면 스토리가 무섭고 수상해보이지만, 읽고 나면 참 뿌듯하고 흐뭇한 기분이 드는 것은 아마 이런 이유에서 인가 보다. 재미 있으니 아이들이 좋아하고, 유익한 교훈과 가치를 담고 있으니 부모들이 권하는 책, 그게 바로 수상한 시리즈가 아닐까. 덧붙여 아이들 책이지만 엄마인 내가 봐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니, 어른을 위한 가치동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 글은 YES2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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