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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3년 03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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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88쪽 | 775g | 140*210*35mm |
ISBN13 | 9788994343990 |
ISBN10 | 89943439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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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저널리스트이자 경제학자, 뮤지션 그리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시리즈 세번째 작품 "레드브레스트(The Redbreast)"입니다. 이 소설은 2004년에 실시한 "Best Norwegian Crime Novel Ever Written"에 뽑힌 작품이기도 합니다.
밀레니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1999년 11월 중동, 이스라엘 정상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이 노르웨이를 방문하고 "해리 홀레"와 그의 파트너 "엘렌"을 포함한 많은 경찰들이 동원됩니다. 차량행렬을 경호하던 "해리 홀레"는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고 정보국쪽으로 발령을 받습니다. 강력반을 떠나고 싶지 않던 "해리 홀레"는 노르웨이에 흔하지 않은 고가의 무기 매르클린 라이플이 밀반입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위험을 감수하느냐 마느냐..... 영원한 딜레마죠'
자신이 검거한 신나치주의 용의자의 재판은 영악한 변호사에 의해 무효가 되버리고 노르웨이 권력가들도 조차 벌벌 떠는 미국의 대통령 경호에 차출된 "해리 홀레"는 파트너 "엘렌"과 맡은 구역에서 미국 대통령의 차량행렬을 기다립니다. 차량행렬이 다가 올때 쯤 아무도 없어야 하는 톨게이트 매표소에 한 남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본능에 따라 총을 쏩니다. 그가 쏜 남자는 지멋대로 행동한 미국의 비밀 경호원이었고 "해리 홀레"가 쏜 총에 의해 아주 큰 부상을 입습니다. 제대로 대응했지만 결과적으론 엉뚱한 사람을 불구로 만들어 버린 "해리 홀레"는 죄책감에 빠지고 윗대가리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해리 홀레"를 경위로 진급시켜 정보국으로 보냅니다. 정보국에서 자의적으로 외톨이로 지내던 "해리 홀레"는 코끼리 같은 덩치 큰 동물을 사살하는데 사용하는 매르클린 라이플이 노르웨이에 밀반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누가 누구에게서 사갔는지를 파헤칩니다. 그리고 "해리 홀레"는 대외적으로는 미화되어 있는 노르웨이가 숨기고 싶은 어두운 과거의 유령들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새는 조금씩 용기를 내어 십자가에 매달린 남자곁으로 날아갔다. 그러고는 자그마한 부리로 그의 이마에 박힌 가시를 빼냈다, 가시를 빼내는 동안, 남자의 얼굴에서 흘러내린 피 한방울이 새의 가슴에 떨어졌다. 피는 금세 번져 새의 작은 앞가슴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 그러자 십자가에 매달린 남자가 입을 열어 속삭였다. "천지가 창조된 이후로 너희 종족들이 그토록 갈구했으나 얻지 못했던 것을 비로소 네가 얻어냈구나" - <진홍가슴새의 비밀> 中
작가 "요 네스뵈"가 스스로 가슴 아픈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라고 밝힌 이 작품 "레드브레스트"는 훌륭한 스릴러이자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노르웨이의 숨기고 싶던 아픈 과거를 비판하는 역사소설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점령당한 노르웨이는 소수의 독일군 입대자들을 제외하고는 대외적으로 히틀러에게 저항하며 나라를 지켰다는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만 오천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독일군에 자원 입대하여 히틀러를 위해 싸웠습니다. 왕족들이 모두 영국으로 도망간 당시 노르웨이 국민들에겐 스탈린이냐 히틀러이냐란 두가지 길뿐이 없었지만 조국을 위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결국 독일이 패전하면서 독일군에 자원 입대한 젊은이들은 매국노로 낙인 찍혀 형을 살게 됩니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동기는 조국을 위한 일이 었지만 매국노 리스트에 까지 올라가 평생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판세가 기울고 나서야 레지스탕스에 들어간 사람들은 오히려 영웅 대접을 받으며 살게 됩니다.
1940년대 초반과 1999년, 2000년을 오가며 전개되는 이 소설은 초중반까지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짐작도 못 했습니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평범한 이야기가 아닌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더욱 뒷 이야기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중반부터는 그저 책에만 빠져들어서 작가가 만든 이야기에서 헤어나오질 못 합니다. 삐딱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밝은 "해리 홀레", 그의 최고의 파트너이자 오슬로 최고의 형사 중 한명인 "엘렌", 그의 연인인 "라켈"과의 첫 만남, 노르웨이의 어두운 상처, 매국노로 낙인 찍힌 사람들, 다시 복수의 총을 든 사람, 애잔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안타깝고 슬픈 동료와의 우정..."요 네스뵈"는 이 모든걸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이 한권의 소설에 모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소설을 훌륭한 스릴러 소설로 만들어냈습니다. 사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사실_ 작가의 초창기 소설이 더 대단하다는 것을 "레드브레스트"를 읽으면서 확인했습니다. 곳곳에 뿌려진 단서들은 결말로 진행될 수록 잘 계산된 퍼즐처럼 맞춰지고 서서히 고조되는 긴장감과 빠른 전개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거기다 이 양반 슬픈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서 더 슬프게 만드는 재주까지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해리 홀레"가 중간에 전화 자동응답기에 메세지를 남기는 장면으로 구성된 몇몇 챕터는 정말 너무도 슬퍼 죽는줄 알았습니다.
"이것은 슬프고 치열한 이야기이다. 첫 장을 쓸 때부터 예감했다. 그리고 이 깊은 상처를 어떻게 헤집고 들여다볼 것인가에 대해 집필 내내 고민했다. <레드브레스트>는 거대한 역사이자 우리 가족의 이야기이고 무엇보다도 나의 개인사이기 때문이다" - 요 네스뵈
열다섯살 때 "요 네스뵈"는 자신의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자원 입대했다는 사실을 알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전쟁 당시 동부전선의 이야기 속 묘사들은 아버지의 경험담에 많이 빚을 졌다고 합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죽기전에 당시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어했었지만 못 이루고 돌아가시자 아들인 "요 네스뵈"가 아버지 대신 이 작품을 쓴 겁니다. 만일 우리 아버지가 일제 앞잡이었고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과연 아버지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란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헤드헌터", "스노우맨", "레오파드" 그리고 "레드브레스트" 이렇게 네작품을 읽고 나니 "요 네스뵈"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고인이 되어 비교하는게 조금 미안한 "스티그 라르손"과는 급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요 네스뵈"의 책들 중 어떤 작품이 제일 좋다고 선뜻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레드브레스트"를 꼽을거 같습니다. 사실 가장 단시간에 읽어버린 작품이기도 하고 감정적으로도 많은 부분을 저를 건드린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2월 27일 "요 네스뵈"가 한국에 와서 3월 1일 사인회를 가질 예정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입국 이틀인가 하루 전에 암으로 투병하던 자신의 친형 "크누트 네스뵈"의 부고 소식을 듣고 다시 노르웨이로 돌아갔습니다. 내년에 꼭 오겠다는 약속과 함께...저도 사인회 갈 생각에 많은 준비를 하고 설레였는데 말이죠.
"스노우맨"이나 "레오파드", "헤드헌터"를 재미나게 읽으신 분들은 무조건 "레드브레스트" 사시길 바랍니다. 단지 스릴러 소설로만이 아니라 노르웨이란 나라의 슬픈 역사 (비단 노르웨이뿐 아니라 스웨덴을 포함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이 다 겪었던)에 대한 흥미로운 시선과 비판까지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다음 나올 작품은 "해리 홀레"시리즈 네번째 "Nemesis"가 나올거 같습니다. 그때 까지 어떻게 기다릴지 벌써 부터 걱정입니다. 빨리 내달라고 담당 편집자분을 협박 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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