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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06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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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331g | 140*200*14mm |
ISBN13 | 9788954439824 |
ISBN10 | 8954439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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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1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논픽션 작가, 도쿄대 문학부를 졸업하고 마이니치 방송사에 입사해 아나운서, 기자로 근무했다. 가족의 간병을 계기로 퇴직한 뒤 계약직 노동자로 활동하며 비정규직의 실태를 마주한다 (생년월일과 성별은 나오지 않는데 책의 내용을 보면 장년층에 해당하는 남성으로 보인다) |
이 책은 저자가 불법 철야 근무, 최저시급 불이행, 연수기간이라는 이유로 3개월 동안 무급, 심지어 계약실적을 위한 가짜 대역 업무까지 등장하는 등 저자가 직접 취재하거나 경험한 노동문제 사례를 엮어 썼다.
일본은 일자리가 남아돌아 구인난을 겪고 있고 임금이 높아 젊은이들이 정규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는데 보도와는 달리 이 책을 보면 비정규직, 임금 문제 등 노동 문제가 일본에서도 심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왜 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차별받아야 할까? 한창 이슈가 되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 등을 보면서 쏟아지는 언론, 시민들의 의견들은 극과 극이다.
한 쪽은 같은 일을 하는데 같은 임금을 주고 보상을 해줘야 맞지 않느냐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같은 일을 한다고 보기 힘들고, 먼저 채용 절차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고 (문제 이전의 문제까지 지적) 그것부터 해결한 다음(다시 공채 등 채용절차를 거쳐서) 문제를 제기하라고 한다.
기사 댓글을 보면 공공부문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아이들(급식)을 볼모로 한다는 등 비판 댓글이 많았던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비정규직의 노동 실상, 정규직에서의 문제도 함께 말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조언한다.
먼저 비정규직의 정의를 보면 정규직 사원이 아닌 노동자,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파견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최근에는 급속도로 파견이 늘고 있다. 실업자는 바로 일할 수 있는 상태이며 구직활동을 하고 있으나 일을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일본에서는 실업율이 3%로 대단히 낮은데 실업자를 비정규직을 불문하고 1분이라도 일하면 실업자가 아니라고 판정해버리고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은 노동자로 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실업자의 범위가 좁다. 하지만 미국은 전일제 노동을 희망하는 파트타임 노동자, 이미 직업 찾기를 포기한 사람도 실업자 범주에 넣는데 일본의 실업율을 미국식으로 계산할 때 일본의 실업율은 16%로 올라간다. 일본에서 실업자의 범주에 들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그만큼 비정규직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저자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되돌려받기 위해서 여러가지 것들을 강조하고 있고 기업에서 비정규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들려주면서 기업가에게도 단기간의 비용절약을 위해 비정규직을 채용할 경우 기업의 리스크가 되는 경우를 제시한다.
"장담할 수 있는 것은 고용하는 대신에 돈이나 서비스를 요구하는 기업은 모두 사악하다는 점이다"
"노동자는 기업이 자신을 선의로 대할 것이라고 전제하지 않는 편이 낫다. 멍하니 넋 놓고 있으면 뼛속까지 착취당하고 말 것이다. 반드시 뭐든 의심해 보고 서류를 제대로 적고 나쁜 조건이 확인된다면 증거서류를 내밀어 큰 목소리로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정규직들에게도 언젠라도 비정규직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있고 절대 지금의 지위를 포기하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당부한다.
"정규직이라면 쉽게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편이 좋다가 필자가 정말 진심으로 생각하는 조언이다"
"정규직 사원의 지위에 끝까지 매달릴 것, 직장에서 냉대나 퇴직권유, 괴롭힘을 당해 정신적으로 부담을 받는다 할 지라도 8시간만 참으면 끝난다. 비정규직이 되면 매일 24시간 괴로워서 비교도 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우리나라처럼 실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직을 지원하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주는데 오히려 기업은 이를 악용한다.
"실업자에게 성숙한 산업에서 성장하는 산업으로 이직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기업이 이직을 지원하고 직업교육을 행하는 경우 나라에서 기업에 보조금을('노동이동지원보조금') 주는데 이를 받기 위해 직원에게 명퇴를 종용하고 더 낮은 수준의 회사로 쫓아내버린다"
최악의 비정규직 대우, 노동효율의 약화, 연령차별, 부려먹고 돈 안주기나 초과근무 수당 안 주기 등 수많은 위법행위는 OECD 경제발전심사위원회(각국의 경제발전을 응원하는 기관) 제언이후 발생되었다고 한다.
"장기고용이나 연공임금제도 등 일본의 고용관행은 시장의 자원배분기능을 살리지 못한다. 고용이 안정되어 있으면 노동자는 이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니 근면하게 기술을 습득할 동기를 느끼지 못한다. 많은 나라에서는 유능한 신입사원이 빠른 시기에 선발되어 승진하는데 비해, 일본에서는 채용된 뒤로 대략 15년 동안은 같이 입사한 종업원 사이에 승진하는 속도의 차가 거의 없고, 유능한 인재에게 낮은 지위의 일을 부여하여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촉진하기 위한 노동시장 정책변경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민간 직업소개와 노동자 파견사업을 확대하는 것과 정규직 사원 해고에 관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OECD는 유럽같이 이직시장이 활발한 곳을 전제로 이야기한 모양이지만 일본에서는 이직시장이 활발하다고 하기 어렵고 해고당한 사람이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나라 경제위기로 IMT 차관을 들여올 때 제안했던 내용과 비슷한 것 같다. IMF 이후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사라져버렸고 파견자로 근무하면서 정규직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받고 살고 있다. (물론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겠지만)
"악의는 없었을 지도 모르나 실질적으로는 악의가 가득한 결과가 나왔다. 유럽에서는 대부분 기술을 가진 전문직이 인재파견대상이고 대우나 임금도 법률로 엄격하게 보호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손 놓고 보기만 하는 허위 직업소개도 유럽에서는 법률로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OECD학자들은 세계 제일이라 불리는 일본이 설마 노동법이 매우 느슨하고 경영자나 인재기업의 윤리관도 천박하고, 노동자의 차별 냉대.학대.노동효율 악화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는 상상도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노동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가, 정규직, 비정규직이 각각의 입장을 가지고 주장하는데 정부의 중재가 잘 통하지 않는다. 또한 야당에서는 지금 정부를 노동친화적인 정부라고 공격하는데 노동계 쪽에서는 이번 정부를 믿었는데 오히려 노동환경이 악화되었다고 비판한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는 어떤 편에 서야 할까? 각자의 생각,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를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같이 살아가야 하고 더 나아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럼 상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까? 각자의 입장에서 조금씩 양보를 하고(똑같은 양보가 아니라 더 많이 가진 쪽에서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는 생각) 자주 만나서 해결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은 드는데 서로의 입장차가 워낙 크다 보니 파행을 거듭하는 것도 같고, 해결이 쉽지 않은 일인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기대하지 않는 미래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아득하다.
이 미래를 통제할 수는 없을 까? 우리 모두 을대을의 싸움터에 쳐박혀 있는 동안 슈퍼 갑은 웃고 있을 지 모른다. 지금 정규직일 지라도 언젠가는 비정규직이 될 것이고 지금 젊더라도 곧 중장년이 되어 실업의 고통에 허덕일 지도 모른다.
그런 시대에 우리나라와 경제환경이 비슷한(우리가 훨씬 밑이겠지만) 일본 비정규직 현장에서 체득한 조언을 한번 쯤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