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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은 스스로 내리는 형벌인가? | 나의리뷰 2016-06-2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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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저/왕은철 역
현대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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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과 "죄와벌"이 생각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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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부유층 자녀로 태어난 아미르는 하인이자 친구이며 사실은 이복동생인 하산을 배신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래서 하산의 아들(사실은 조카)인 소랍에게 보상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아미르의 아버지(바바) 역시 늘 자신감 있어 보이고 씩씩해 보이지만  죄책감에  괴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들 아미르에게도 필요 이상으로 엄격하면서 내놓고 사랑을 표현하지도 못한다.

아미르, 너는 그가 물려받은 재산과 죄를 짓고도 무사할 수 있는 특권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바바)는 너를 보면서 자기 자신과 자신의 죄를 보았다. (443p)

우리 두 사람 다 죄를 짓고 다른 사람을 배반했다. 하지만 바바는 죄책감 속에서 선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나는 뭘 했던가! 나는 내가 배반했던 사람들에게 내 죄를 전가하고 모든 걸 잊으려고만 하지 않았던가! 불면증에 시달린 것 말고는 내가 한 일이 뭔가!(445p)


반면 충직한 하인인 하산과 알리는  주인들의 배신을 용서하고 떠난다.

용서는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한밤중에 예고 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532p)



1975년  당시 12살이었던 아미르.  그 당시에도 주종 관계가 철저했던 아프간의 생활에 다소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고, 또  이슬람 종교 안에서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차별, 그리고 하라자인에 대한 박해. 모든 게 생소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가운데에서도 선하게 살기 위한 인간들의 양심, 그래서 고뇌하는 영혼들이 있다는 사실은  마찬가지였던 것을 본다.

시작과 끝, 행과 불행, 위기 혹은 치유에 상관없이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먼지가 자욱한 유목민의 마차처럼 인생은 앞으로 느릿느릿 나아간다는 것이다. (529p)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앞으로 느릿느릿 나아가는 것이다.

 

작가 호세이니의 자전적인 요소가  다분한 작품이다. 작가 역시 카불에서  외교관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이 글은 1979년 12월 소련이 침공하면서 아프카니스탄이 공산국가가 되고 9.11 테러이후 미국이 알카이다 소탕을 목적으로 탈레반 치하에 있던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하는 기점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 "연을 쫓는 아이"가 아프카니스탄의 비극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아프간 이민자들에 관한 이야기라면 "천개의 찬란한 태양"은 뒤에 남아 그 비극을 살아내야 했던 평범한 사람(특히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이런 이유에서 두 소설은 상호 보완적이다.  (옮긴이의 말)

나도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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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사랑인가? | 나의리뷰 2016-06-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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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

테리 트루먼 저/천미나 역
책과콩나무 |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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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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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 "나"는  숀 맥 다니엘. 지구별 시애틀에서 14년 동안을 살아온  소년이다. 아이큐 1.2, 정신연령 3-4개월, 뇌성마비, 나는 단 하나의 근육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 부모님은  10년 전에 나 때문에 이혼하고  아빠는 내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 나보다 두 살 많은 폴 형과 3살 많은 신디 누나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 나는 일곱 살 때 신디 누나 덕분에  읽기를 떼었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한 번 머릿속으로 들어온 건 다시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16p)"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을 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며  이해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엄마는 아직도 내가 무슨 신생아나 바보라도 되는 양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래서 언제나 " 오, 오, 울 애기, 착하지 ...우리 큰 아기.... 쭈쭈, 찌찌, 때때, 지지."이런 말로 한정되었다.  그러나 내 삶이 얼마나 힘든지 신경 쓰고 걱정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투덜댄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러나 내 인생 최후의 나쁜 소식이 있다.  그건 아빠가 나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곧 죽게 될 거라는 거다. 그러나 그 동기는 아빠가 나를 "지극히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좋은 소식 때문이다."내 고통을 끝낸다고? 그 말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아빠가 무슨 권리로 나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를 결정한단 말인가?.(67p)"


숀 맥 다니엘은 얼굴에 앉은  파리 한 마리 쫓을 능력도 없고 소리를 질러 도움을 청할 능력도 없다. 타닥, 타닥, 타닥, 발작이 일어나면  숀은 육체를 벗어나  하늘을 날거나 솟구쳐 오르거나 시공을 가로질러 누비고  다닌다.  아빠는 악마들의 손에 놀아 나는 듯,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고 의사들은 전혀 회복의 가망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숀의 속 사람은 꿈꾼다. 누나의 친구 앨리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하는 황홀한 꿈을. 그래서 나는 영리하고,  내 삶을 사랑하며, 죽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목숨을 구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아이다. 그러나 도무지 누구에게도 무슨 방법으로도 알릴 길은 없다. 숀을 너무도 사랑한 아빠. 그 아빠는  아들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결심을 한다.  그 마지막 순간이 점점 다가온다.


지은이는 말한다. "제 아들 '헨리 쉬한 트루먼'의 부모라는 제 삶에 바탕을 둔 것(162p)"이라고.  그는 자기의 이야기를 , 자기의 고뇌를,  아들 쉬한과 같은 인생들이 살아가야할 이유를,  소리높여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것이다.  그래서 주인공  숀을 "숨겨진 천재"로 설정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할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답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무엇을 이해하고 누구를 정죄해야 된단 말인가? 도무지 답이 없는 문제에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시리다. 가슴이 쥐어 짜이는 듯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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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유리집에 오늘밤 무슨일이? | 나의리뷰 2016-06-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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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저 유혜인 역
예담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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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고 검은 숲에 검고 검은 집이 하나

검고 검은 집에 검고 검은 방이 하나

검고 검은 방에 검고 검은 벽장이 하나

검고 검은 벽장에는....해골이 하나            -전래 동요-


표지도 표지지만  표지를 넘기자 바로 <검은(?) 동요>가 나타난다.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말해 주기에 충분하다. 한마디로 "스릴러 소설". 여름밤에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스릴러의 특징인 흥미가  책을 놓지 못하도록  독자를 빨아들인다.


"나는 달리고 있다.  달빛이 비치는 숲 속을 달리고 있다. 나뭇가지에 옷이 찢어지고 눈 쌓인 뿌리줄기에 발이 걸린다. 가시덤불이 손을 할퀸다. 숨이 차서 목구멍이 찢어질 것 같다. 아프다.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달려야 한다. 달린다. 달릴 수 있다.-중략-그러나 너무 늦었다 차가 너무 가까워서 도저히 막을 수 없다. 양팔을 쭉 뻗으며 아스팔트로 몸을 날린다. "멈춰!"(7-8p)


통증으로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리지만 입에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아 고개를 저어본다. "리오 노라, 안심해도 돼요, 여긴 병원이에요. 이제 검사를 하러 갈 거예요.-중략- 하지만 아프다,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9-10p)




화자인 나. "리오 노라"는  생소한 메일을 받는다.  10년 전 중학교 때 친구 "클레어"의 결혼 전 행사인 <싱글피티>에 대한 초대장이다.  어쩐지 불안하고 찜찜한 마음이지만  참석하기로 한다. 모임 장소는 <스테인브리지 로드, 유리로 만든 집>이었다. 또 다른 친구 "지나 다 수자"와 함께 렌터카를 타고  찾아간  집은, 네비게이션도 안 터지고 휴대폰도 안 터지는 숲속의 외딴집 이었다. 모인 인원은  20대 중반의 친구들 총 6 명(①파티의 주인공, 클레이. ②클레이의 대학 동창이자 파티의 진행자, 플로. 외과 의사 니나다 수자. ④변호사, 멜라니. ⑤희곡 작가인 남자, 톰. ⑥ 범죄소설 작가인 나, 노라) 그들은 11월의 2박 3일을 그곳에서 파티를 벌인다.


그러나 플로의 광신자 같은 클레이에 대한 집착. 또 뭔지 이상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게임들에의해  친구들은 불편하다. 하룻밤을 보내고 그냥  빠져나오려고도 해 보지만 묘하게 이어지는 분위기에 결국 2박 3일을  보내게 된다. 다만  6개월 된 아기를 둔 멜라니 만이 1박 후 돌아간다. 사건은 2일째 되던 날  한밤중에  제임스가 아무 예고 없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아니 사실은 그전부터 치밀하게 꾸며진 사건 일지도 모른다.


제임스는  클레이와 결혼할 새신랑이며, 노라의 옛 애인이다. 클레이는 10년 전 학창시절에 노라를 감싸주던 친구이다. 그는 늘 씩씩하고 원만하게 분위기를 리드하는 여왕벌이었다. 그런 그는 늘 노라를 감싸주었다.  클레이 덕분에 왕따를 면할 수 있었던 노라는 클레이와는 비밀이 없는 유일한 친구이었다.  하지만 클레이는  늘 연기를 하듯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자존심 강한 친구였다. 노라는 제임스와 6개월을  사귀는 사이에 임신을 하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제임스는 "이건 네가 결정할 일이야".(295p) 하며  떠나갔다.


그런 제임스가 그 밤에 "싱글파티"에는 왜. 어떻게. 오게 되었으며 그는 누가 쏜 총에 맞아서 죽게 되었는지.  또 클레이. 노라. 플로는 왜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모든 의문은  이어지고  형사 라마뿐 아니라 주위의 친구들 마저도  살인 용의자로 노라를  의심을 하고 끈질기게 기억을 강요한다.(노라는 교통사고로 흘러나온 뇌를 다시 넣고 꿰맨 환자이므로 기억이 어려움). 결국 노라는 모든 의문을 풀 단서를 찾기 위해서, 또 기억을 찾기 위해  한밤중에 병원을 탈출하고, 사건이 일어났던  숲 속의 유리 집으로 찾아들어간다. 과연  진짜 살인자는 누구인지, 왜 살인을 했는지, 노라는 거기서  그가 찾고자 하는 모든 걸 찾고 누명을 벗을 수 있을지. 하룻밤에 다 읽어 내려 가게 되는 소설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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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폭력. 욕망.잔인성에 환멸을 느끼고 나무가 되고자 하는 여자. | 나의리뷰 2016-06-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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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수상 기념 한강 리뷰 대회 참여

[도서]채식주의자

한강 저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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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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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살기 위해서 다른 어떤 생명체를 먹어야 하는 동물성.  그 동물들의 잔인함. 폭력. 거기에 환멸을 느낀 영혜는 스스로 식물이 되고자 한다. 나무가 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육식을 거부하고 급기야는" 먹기" 자체를 거부하고 물과 광합성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창가에서 가슴을 풀어헤치고, 또는 병원 뜰에서 나신으로  광합성을 한다.  또 병원 복도에서 물구나무를 선다. 그러면 손에서 뿌리가 내려지고 온몸에서는 푸른 잎이 돋아나고  사타구니를 벌리면 그곳에서 꽃이 활짝 피어난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집에서 키우던 개에게 물렸을 때 아버지는 그 개를 오토바이에 매달고 동네를 돈다. " 다섯 바퀴째 돌자 개는 입에 거품을 물고 있어. 줄에 걸린 목에서 피가 흘러. 목이 아파 낑낑대며 개는 질질 끌리며 달려, 여섯 바퀴째, 개는 입으로 검붉은 피를 토해, 목에서도, 입에서도 피가 흘러. 거품 섞인 피, 번쩍이는 두 눈을 나는 꼿꼿이 서서 지켜봐. 일곱 바퀴째  나타날 녀석을 기다리고 있을 때, 축 늘어진 녀석을 오토바이 뒤에 실은 아버지가 보여, 녀석의 덜렁거리는 네 다리, 눈꺼풀이 열린, 핏물이 고인 눈을 나는 보고 있어.-중략- 밥을 말아 한 그릇을 다 먹었어, 들깨 냄새가 다 덮지 못한 누린내가 코를 찔렀어. 국밥 위로 어른거리던 눈, 녀석이 달리며  거품 섞인 피를 토하며 나를 보던 두 눈을 기억해. (53p)"  이런 기억 외에 아버지의 엄마에 대한 폭력,  남편의 가부장적인 무언의 폭력. 이러한 기억들은  유난히 연약한 심성을 가진  영혜에게   끝내 소화되지  못하고 자기 파괴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인간의 폭력과 잔인성에  대항하지 못하는 유약한 심성들의 피난처는 결국 <자기 파괴>라는 극단적인 선택밖에 없었던가? 그런 영혜의 삶, 아니 유약한 심성들의 삶이  나를  끔찍하도록 슬프게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직무유기다. 자기감정에만 충실한 자들. 그들은 그것을 진실이라고 말하겠지. 자기들은 본질에 충실했다고 말할까?. 그럼 남은 사람들,  똑같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을  같이 보며 살아왔고 지독한 배신에 할 말을 잃고, 아픈 생활고와  싸우며 급기야는 하혈을 하면서도  삶의 끈을 놓지 못하고 6살짜리 아들과 살아가는  영혜의 보호자인 언니, 인혜는?. 그는 자식과 주위 사람들을 돌보며 고독하게 삶과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런  언니는, 위선자란 말인가?. 그들(영혜와 인혜의 남편)이 강 건너편 꿈의 세계로 넘어가  자기 감정에 충실할 때에 이쪽 사람들은 뭐란 말인가?. 또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면서도  도망치지 못하고 아이들을 지키며 현실을 살아온  그의 엄마는?


세상엔 그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더 아픈 상처들을 끌어안고도,  그래도 죽도록 힘든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삶이란 원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과제가  아닌가?  자기 혼자만의 세상이 아니기에 유기적인 인간관계의 어쩔 수 없는  의무들이 있기에  죽는 것보다 더 아픈  세월들을 감내하면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  그런 세상에서 자기만 탈출하겠다고 자기만 아프다고 고함치는 것은 일종의 사치이며 직무유기이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읽고 난 후  불편하다 못해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리뷰를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고 다시 쓰고... 끙끙  마음을 앓았다. 아니 실제 몸살로 미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불륜을 합리화하려는 형부. 서로의  나신에 그려진 꽃과 초록의 잎들을 핑계로  자신이 식물이 되었다고  착각을  하는 형부와 영혜. 그들은  덩쿨이 엉키듯  교합하며 정욕을  불태운다.  그렇게 증오하던 <욕망>이라는 것을 그처럼 단순하게 합리화  시키면서 말이다.


육식 거부에 대해서도 그렇다. 식물도 엄연한 생물이다. 그들도 생명이 있고 그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날마다 전쟁을 한다. 더 많은 햇볕을 받기 위해,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필요한 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그들도 치열한 삶의 전투를 치른다. 다만 그들은 우리 눈에 보이는 붉은 피를 흘리지 않을 뿐  그들도 희고 끈적끈적한 피를 흘리고,  눈물을 흘리고,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들도 종족 보존을 위해  최대의 과학적인 방법들을 택하는 등. 심지어는 그들도 영양분을 얻기 위해 동물을  사냥하는 것들도 있다. 그들이  섭취해야 하는 유기물질들은 동물들의 분해물들일 수도 있고   그 분해작업을 하는 무수한 미생물들이다.  그 미생물 또한 생명체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생명체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불편한 이 대 자연적인 진실 앞에  어찌 육식만이  폭력이라고, 잔인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광합성만으로 살아가는 나무가 되고 싶다고 영혜는 말한다. 이건 식물에 대한 편견이다. 3살 먹은 아이( 아니 아이들이 오히려 인간이 아닌 자연물에 대한 생명 존중. 자연사랑은 더 풍부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보다도 못한 착각이다.  나무가 되고자  물구나무를 서는 영혜의 편견이 불편하다. 자기중심.  자기만이 세상의 폭력을 거부하는 고고한 존재인 양, 상대적으로 모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선적인, 스스로를 속이는 비겁자라고 비난하는듯한 태도에 화가 난다. 그래서 진정한 위선자. 진정한 폭력자. 진정한 잔인성이란, 유기적인 모든 세상의 자연을 나 몰라라 하고 자기감정에만 지극히 충실해서 스스를 죽여가는 영혜 같은 자가  더 큰 의미에서의 "폭력자"일 것이다..


<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을 보라. 부모가 버린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흑인 아줌마 "로자". 그는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츄수영소에  강제 수용되었던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그는  또 다른  세상 폭력에 의한 산물인 고아들을 위해 자기의 생을 다 바침으로  자신의 아픔을 승화시켰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사랑이란, 진정한 삶의 의미란 그런 것이 아닐까?. 세상이 쓰다고 뱉어 버리고  나만  외면해 버리면 된다는 그런 영혜의 사유는 생에 대한 직무유기, 자기 회피, 삶의 사치, 이기주의다. 그래서 나는 역겹도록  마음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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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마침내 신이 되는가? | 나의리뷰 2016-06-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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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저/조현욱 역/이태수 감수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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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시설리반과 클로디아미첼이 손을 잡고 있다. 이들의 생체공학 팔은 놀랍게도 생각만으로 작동된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을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만 년에 결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되려는 참이다. 영원한 젊음을 얻고 창조와 파괴라는 신의 권능을 가질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587p 후기)


우주 나이 약 137억 살 빅뱅에서부터 미래까지를 아우르는  인류의 대 서사. 작가는 진화론적 시선으로 이 책을 총 4 부로 나누고  우리 종의 가장 독특한 세 가지 혁명을 중심으로 엮어 나간다. (①인지혁명 ;우리가 똑똑해진 시기.  ② 농업혁명 ; 자연을 길들여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든 시기. ③ 과학혁명; 우리가 위험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된 시기)


제 1 부  인지혁명

호모사피엔스(현 인간)는 영장류< 과>의 호모<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사피엔스<종>이다. 호모속에 속하는  종(인간)들은  많았지만 유일하게 사피엔스종만 살아남았다. 어떻게 그들만 살아남았을까? 작가는  그들을 "뻔뻔스럽게도  스스로 호모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라 칭하며 형제 들을 살해하고 살아남은 살해범"이라고  불편한 견해를 털어놓는다.  호모 사피엔스는  진화를 거듭하여 직립보행. 불사용. 도구사용. 급기야는 언어 사용으로 세상을 정복하게 된다.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까지 배. 기름, 등잔, 활과 화살, 바늘을 발명하고 종교와 상업, 사회의 계층화가 일어났다. 곧 인지혁명이다. 엄청난 정보교환이 시작되고 마침내 "가상의 실재" 발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하게 된다. 협력은 사회적 행태의 급속한 혁신을 일으킨다. 농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인류는 수렵채집인으로 살아간다. 이들의 공동체는 사유재산이나 일부일처 관계, 심지어 아버지라는 개념도 없이 살았다. 무리의 성인들은 모두 힘을 합쳐 아이들을 키웠을 것이다 이 시대를 석기시대라고 부르지만 대부분 도구는 나무로 만들어서 썼다. 물론 인공물은 거의 없었고  수 천 개의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각기 다른 부족사회였으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 샤머니즘 신앙이 발달하고  인간들은 수렵을 위해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고 그 이동하는 곳마다 거대 동물들은 멸종하게 되며  드디어 호모 사피엔스는 먹이사슬의 최상층부로 올라간다. 일부 그들이 길들여 놓은 동물들은 가축으로 남는다.

 

제 2 부 농업혁명

작가는 이 농업혁명 시대를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주장한다. 수렵채집 시기에 인류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야생식물을 채취하고 야생동물을 사냥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약 1만 년 전 사피엔스는 몇몇 동물과 식물 종의 삶을 조작하는 데 개입하기 시작했다. 씨를 뿌리고 물을 대고 잡초를 뽑고 좋은 목초지로 양을 끌고 갔다. 즉 농업혁명이다.  그들은  자연의 비밀을 알고 있었고 정착하였다." 덕분에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124p)  그럼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었을까? 그 범인은 "한 줌의 식물 종, 밀과 쌀과 감자"였다(124p).  즉 식물이 호모 사피엔스를 길들인 것이지 호모 사피엔스가 이들을 길들인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밀경작지역은 225만 제곱 킬로 미터즘 된다. 그것을 재배하기 위해  인간은 많은 노동력을 동원하고 바위와 자갈을 골라내기 위해 등골이 휘었다. 밀이 자라는 땅에 영양을 공급해야 하고 물을 끌어 대야  하고 해충과 마름 병을 퇴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적의 위협을 당할 경우, 인간은  목초지와 곡물창고를 포기하고  그 자리를 떠나야 했다.  또 그들은 동물을 가축화하면서 혁명의 무수한 자연의 희생물들이 생겨난다.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폭력. 그것은  농업혁명의 끔찍한 재앙이다. 사피엔스는 자연과의 공생을 뒤로한 채 탐욕과 소외를 향해 질주한다. 욕망은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고 제국이 건설된다. 제국은 상상의 질서로서 유지된다. 또한 상상의 질서는 절대적인 믿음으로써  물질세계에 뿌리를 내린다. 그 상상의 질서는  가부장제이며 종교이며 국가이다. 그로서 사회적 불평등이 생긴다. 


제 3 부 인류의 통합

인간의 문화는 방향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변한다. 은하와 같던 각기 격리된 수많은 인간 세상들은  지구적 통일 과정으로 들어선다.  오늘날  거의 모든 인류는 동일한 지정학 체제. 동일한 경제 체제.  동일한 법체제. 동일한 과학 체제를 공유한다.


제 4 부 과학 혁명

1500년경 역사는  서유럽에서 과학 혁명이 일어난다. 무지의 발견이다. "상상 실재"사회에서 종교는 세상에 대해 중요한 모든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우리는 모른다-로 시작된다. 그래서 관찰하고  이론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이론을 사용해서 새힘. 즉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과학혁명으로 인해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에너지와 원자재가 만들어지고  기계가 만들어짐으로 이른바 산업혁명이 이루어진다. 산업혁명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의 혁명이다(480p)  급기야 동식물까지 기계화되고 자본 주의, 소비 지상주의  시대가 도래한다. 거대도시가 형성되고 호모 사피엔스의 필요에 맞게 세상은 변형된다. 산업혁명은 불과 2세기 남짓만에  가족과 공동체가 수행하던 전통적 기능은 대부분 국가와 시장에게 넘어갔다.(502p) 지금은 대체로 평화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제국은 은 소멸한다. 대규모 국제전은 소멸하였다. 대체로 오늘날 전쟁의 대가는 극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더 이상 전면전을 벌이지 않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이제 독립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제국은 세계 평화를 효과적으로 강제한다.  

이제 사피엔스는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는 중이다. 자연법칙을  깨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적설계(창조론)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 첫째가 생명공학, 둘째가 사이보그 공학, 셋째가 비유기물공학이다(564p). 생명의 법칙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사이보그공학>이다.  인간의 타고난 감각과 기능을 대체해주는 기계들이 이미 만들어졌고  이제 사피엔스는  능력, 욕구, 성격, 정체성이 달라지게 하는 사이보그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사이보그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한다면 다른 사이보그의 기억, 생각을 검색할 수가 있을 것이다. 생명의 법칙은 급기야 완전히 무생물적 존재를 제작하게 될 것이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그것이다. 당신의 뇌를 휴대용 하드 드라이브에 백업해서 노트북 컴퓨터에서 실행한다고 가정하자. 그것은 당신일까. 아니면 다른 누구일까?  그것은 인격체일까? 그것을 지우면 살인죄로 기소될까?  <블루브레인 프로젝트>는 인간의 뇌 전부를 컴퓨터 안에서 재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맞춤의학 시대 슈퍼 사이보그는 곧 신과 같은 존재이다. 아니 미래에는 사피엔스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난  다른 종, 또는 외계 생명체가 우주를 차지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중단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가 아니라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라는 섬뜩한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해 봐야 할 것이다.  마침내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도래하는 것일까?.  

 

그러면서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는 3만 년 전 쇼베 동굴에 손자국을 남겼던 이름 모를 수렵채집인보다 더 행복할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작가는 말한다. "지속적 행복은 오로지  우리뇌의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에서만 온다(550p)."  "만일 행복이 쾌락적 감각을 느끼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의 생화학 시스템을 개조할 필요가 있다(554p)."  "순수한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절대 아무런 의미가 없다.(552p)"  "만일 행복이 삶의 의미를 느끼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를 좀 더 효과적으로 기만할 필요가 있다554p)". 라고. 그렇다면 나는  "스스로를 좀 더 효과적으로 기만하며 사는"쪽을 택할것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막힌 상상력이  일단 신선하고 흥미롭다. 그러나 책을 덮었을 땐 영혼의 공허함에 가슴이 서늘해지는것은 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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