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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그리고 한 인생 | 전자책 2019-05-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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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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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고 노는 것을 못 마땅해 하는 어머니 때문에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 앙투안은 그 대신 산속에 자신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이웃집 데스메트 씨가 기르는 강아지 윌리스에게 애정을 쏟아 붓는다.

앙투안을 잘 따르던 데스메트 씨의 여섯 살 난 아들 레미는 앙투안의 비밀 아지트에 대해 알게 되면서 종종 앙투안을 만나러 숲으로 가게 되었다.

어느 날 윌리스가 차에 치이는 사건이 일어나고, 데스메트 씨가 다친 윌리스를 가차없이 죽여서 비닐 자루에 넣어버리는 모습에 앙투안은 큰 충격을 받는다.

월리스의 죽음이 가져온 충격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바뀌어 앙투안을 사로잡았고, 마침 비밀 아지트를 찾아온 레미에게 그 모든 화가 표출되고 말았다.

앙투안의 일생을 뒤흔들게 될 끔찍하고도 잔인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막대기로 레미를 한 번 때린 것 뿐 이였는데, 레미가 죽고 만 것이다.

문득 그는 어떤 막연한 희망에 사로잡힌다. 아이가 조금 움직였다!

앙투안은 숲을 증인으로 삼고 싶다. 지금 얘가 움직였어. 안 그래? 너희들도 봤지? 그렇지?

그는 허리를 굽힌다.

아, 천만의 말씀이다. 미세한 경련 하나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다.

단지 작대기에 맞은 부분만이 색깔이 변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어두운 적색이 된 그 커다란 자국은 테이블보에 번지는 포도주 얼룩처럼 광대뼈 전체를 뒤덥고 있다.

앙투안이 12살짜리 아이이기 때문에 혹시나 레미가 기절한 것을 착각한 것이 아니었을까 했는데 정말 레미가 죽었다.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닌데 의도치 않게 레미를 죽이고 만 앙투안은 혼란에 빠진다.

레미의 아버지 데스메트씨가 윌리스에게 한 것처럼 총으로 자신을 죽여 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빠진 앙투안은 데스메트씨가 월리스에게 한 것처럼 레미의 시신을 숨겨버리기로 한다.

깊은 숲속 너도 밤나무의 거대한 둥치 아래에 짐승 굴의 커다란 틈새로 레미를 굴려 버린다.

 

레미는 사라졌고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 이게 바로 해결책이다.

이제는 아무것도 없다. 레미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게 사라져 버렸다.

남은 것은 손가락을 오그리고서 서서히 사라져 간 그 조그만 손의 영상뿐이다......

아마 이 기억이 앙투안의 남은 일생을 지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앙투안은 자신의 삶의 안위를 위해서 죽은 레미를 외면하고 레미의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은 어떤 말로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가끔 시사프로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살아서 못 만난다면 시신 만이라도 찾고 싶다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보면서 같이 마음 아파했는데, 그래서 앙투안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앙투안이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는 모습에 당연한 ‘죄값’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12살 어린 아이가 자신이 저지른 생각지도 못한 큰 일에 어떻게든 숨기고 싶어 했던 그 마음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두 아이가 참으로 안타깝다.

아무 잘못 없이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린 아이와 실수로 한 아이의 생명을 빼앗고 만 또 다른 아이가...

어린 레미가 죽은 일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고였을 뿐인데, 용기를 내서 어른들을 불러왔다면 그 순간만큼은 앙투안에게 너무 고통스러웠겠지만 그래도 평생을 공포와 불안감에 사로잡혀 살지는 않았을 텐데...

마을사람들은 군경까지 동원해서 레미의 행방을 찾아다녔지만 레미는 발견되지 않았고 갑자기 몰아닥친 2번의 태풍으로 마을은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레미의 실종 사건은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이 소설은 ‘살인자’ 인 앙투안이 주인공이라서 그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서술되어 있다.

12살 이후 레미에 대한 죄책감과 언제가 자신의 죄가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앙투안을 서서히 좀 먹어 가지만 고향을 떠나 의사가 되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긴다

 

형사나 탐정이 나와서 누가 범인인지를 찾아내는 일반적인 추리 소설과는 좀 다른 색다른 추리 소설이다.

우리는 이미 누가 레미를 죽였는지 그 범인을 알고 있다.

그는 살인을 저질렀지만 누구도 그를 의심하지 않고, 아무도 그를 보지 못했고, 아무도 레미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완전 범죄 였다고 생각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날 그가 잃어버린 '손목 시계'가 마음에 걸린다.

그는 레미가 죽은 그날 이래로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있어본 적이 없었지만, 그건 레미의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테니 그것을 보고 그가 '죄값'을 치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제쯤 그의 범죄 사실이 밝혀질까?

앙투앙이 레미를 죽인 사건이 일어나고 불안과 고통에 시달린 '사흘' 의 기간.

그리고 그 후에도 레미를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었던 12년간의 삶 그리고 남은 앙투안의 삶을 의미하는 '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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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을 샀더니 책이 왔어요 ^^ | 소소한 잡담 2019-05-0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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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이 떨어져서 새로 하나 사려고 제가 즐겨쓰는는 브랜드의 에센스를 사러 들어갔다가 발견했습니다.

정말 좋은 이벤트 아닌가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런 이벤트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화장해서 얼굴도 이뻐지고(?) 마음의 양식도 쌓아서 정신도 예뻐지고 좋습니다 좋아요!!!

광고하는 것 같아서 나름 모자이크(?) 처리도 했어요 ㅎㅎ

 

이번에 새로 나온 벗꽃 에디션이라고 하는데 표지도 반짝반짝하니 이쁘네요.

지금도 인기 있는 책이고 작년에 이런 종류의 에세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사려고 했다가 다음 기회로 미루었는데 이번 기회에 득템해서 행복해용!!!

 

화장품 가격에서 책값을 더 받는 것이 아니라 원래 화장품 가격에 책을 공짜로 주니까 에센스가 똑 떨어진 독자님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제가 좀 민감한 편인데 다른 화장품에 비해 좀 순해서인지 트러블이 전혀 없어서 애용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예요.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렇게 콜라보 이벤트를 많이 해서 사람들이 책을 접할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꼭 화장품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음료나 먹거리 브랜드에서도  몸만 살찌울 것이 아니라 정신도 살 찌우자고 도서 이벤트 같은 것을 하면 참 괜찮을텐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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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무거운 이야기 | 소설 2019-05-0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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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베어타운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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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퍼뜩 무슨 생각이 드는가 하면 강간범으로 고발당하는 것보다 더 끔찍한 게 딱 한 가지   있다면 강간을 당하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책 한권을 나눠서 약 99g으로 만든 특별판 ‘99그램 에디션’이라는 것이 있는데, 친구가 선물해줘서 알게 된 책이다.

 

책 한권 무게가 얼마 되진 않지만 가방에 넣고 들고 다니다 보면 은근히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분권화해서 한 권씩 들고 다니게 제작한 ‘99그램 에디션’은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북은 아무래도 전자기기라서 액정이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파우치에 꼭 넣어서 조심해서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좀 신경이 쓰이는데, ‘99그램 에디션’ 책들은 얇고 가벼워서 편의성이 좋아서 너무 마음에 든다.

예스24에서도 판매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종류가 많지 않고 최근에 골든 아워가 15번째 ‘99그램 에디션’ 으로 출간 되었다.

좀 다양하게 제작해서 홍보를 하면 많은 독자들이 구매할 수 있을 텐데, 너무 아쉽다.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베어 타운 이라고 해서 곰들이 많이 사는 어딘가 산 속 마을의 이야기인가라고 단순히 책장을 펼쳤는데,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이번 소설은 추리 소설인가?

"이 마을에서는 사는 게 아니야, 마야, 그냥 버티는 거지"

베어 타운에서의 삶이 어떤 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마야 어머니의 한 마디가 소설을 읽는 내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술에 취한 거인이 눈밭에다 오줌으로 자기 이름을 갈기려던 것처럼 생겼다는 베어타운의 사람들은 가슴에 곰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탕-탕-탕’ 하키 퍽 치는 소리가 늘 들리는 베어타운은 하나 둘 사람들이 떠나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없이 점차 쇠락하고 있다.

걷기 시작한 남자아이들은 스케이트를 하고 하키채를 잡고, 어른들은 과거의 영광을 되돌리기 위해 하키단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오직 ‘하키’ 뿐이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우리나라처럼 하키만 잘하면 모든 것이 용서될 거라 생각하는 의식이 베어타운의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도 팽배해져 있다.

어딘가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오버랩 되면서 씁쓸해진다.

하키 선수가 되지 못하면 공장으로 가야하는 처지의 아이들...

우리나라도 아이들에게 공부를 못하면, 대학을 못가면 ‘사람 취급 못 받는다, 공장이나 가야한다’ 는 말들을 내뱉는 선생님들도 어른들이 여전히 많다.

‘하키’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그 길만 가는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 전부를 하키 하나에 쏟아 붙는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다른 길을 찾아주는 것이 어른들의 도리일 텐데, 그들 역시 오로지 ‘하키’에만 목숨을 걸면서 부조리하고 잘못된 일도 서로의 이득을 위해 눈을 감아버린다.

소설의 초반에서는 왜 베어타운의 사람들이 하키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마을의 운명을 거머쥔 중요한 하키 경기를 두고 마을에서 촉망받는 에이스 선수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위선적인 인물들도 있고, 성폭행 현장을 목격했던 아이도 있고, 묵인과 폭로사이에서 고민하던 그아이에게 양심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어머니와 피해자인 친구를 끝까지 지탱해주는 단짝 친구와 가족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슴 한편이 저릿하게 아파왔다.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데, 어느새 피해자만 남아 있는 현실이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분노하고 화가 났다.

마을의 희망인 아이와 평범한 아이

마을을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하나의 개인이 희생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공리주의의 입장에서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는 희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희생이 정당한 것인가?

개인에게 희생을 하라고 대체 누가 강요할 수 있는 것일까?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공동체 의식이 강조되는 나라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키와 관련된 어떤 범죄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추측했는데, 성폭행 사건이라는 끔찍한 사건과 마주하게 될 줄 몰랐다.

소설을 읽는 내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너무 슬펐다.

 

 

피해자인 아이는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나선다.

그녀의 용기가 고맙고 대견하다.

어째서 가해자들은 당당하게 얼굴을 내놓고 다니는데 왜 피해자들은 숨어야 하고 주눅들어야 하는걸까?

피해자들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들은 단지 범죄의 피해자일 뿐인데도 폭행이 아닌 ‘성’ 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다는 것으로 그들은 사람들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어떤 경우엔 비난과 모욕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요즘 종종 등장하는 미투사건과 더불어 가슴 답답한 현실을 소설 속에서 보니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만약 나에게 이런 끔찍한 일이 생긴다면 과연 나는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나도 부끄러워서 산부인과 진료도 받지 못하는데, 그런 일을 겪고 병원에 가서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내 친구들의 경우에도 임신을 하고 산부인과를 가야 하는데 도저히 남자선생님한테 진료를 못 받겠다고 집에서 거리가 멀어도 여자 선생님한테 찾아간다고 집 근처에 있는 병원을 가지 않았다.

빨리 신고를 하고 빨리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것을 아는 데도 불구하고 수치심때문에 어쩌면 나 역시 수많은 성폭해 피해자들처럼 침묵을 지킬 지도 모르겠다.

 

사건을 덮으려는 사람들, 외면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몇 번이나  울컥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다 보니 어느새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막판에 그래도 어느 정도 속 시원함을 느낄 순 있었지만,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베어타운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 가고 있는 사람인 걸까?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나의 이익을 위해 침묵을 강요하고, 희생을 강요하고, 현실을 외면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베어타운의 후속편 <우리와 당신들> 이 북클럽에 있던데, 읽어보아야 겠다.

<우리와 당신들>  역시 베어타운을 배경으로 한다고 하는데, 피해자였던 작은 소녀의 행복한 모습을 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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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은총 | 전자책 2019-05-01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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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치명적인 은총

루이즈 페니 저/이동윤 역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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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애거서 크리스티로 불리는 루이즈 페니의 <치명적인 은총>

 

"무엇이든 모르는게 있을 때는 물어보게. 자신이 모르는 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

 

 

그녀는 데뷔작 <스틸 라이프>로 영국 추리작가협회 신인상, 캐나다 추리작가협회 신인상, 영미 추리소설 서점협회 신인상, 앤서니 신인상, 배리 신인상등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녀는 스틸 라이프를 시작으로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라고 불리는 10편의 소설을 집필했다.

<치명적인 은총>은 그녀의 두번째 작품으로 불행히도 나는 그녀의 첫번째 작품 <스틸 라이프>를 읽지 못하고 이 책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가 책이 두꺼운 편이라 이북으로 구매하려고 했는데 어째서인지 <스틸 라이프>는 종이책으로만 있고 아직 이북이 출간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2권인 <치명적인 은총>을 시작했는데 1권을 읽지 않아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1권 <스틸 라이프>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표지가 뭔가 추리 소설답지 않게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이 무척 사랑스럽다.

즐겁게 썰매를 타고 저기 한쪽에는 팽이 치기를 하는 듯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는데, 이런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면 더 참혹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녀가  자신이 살해당할 걸 알았다면 남편에게 선물을 주고 딸이 출연하는 연극을 보러갔을지도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소설이 시작된다.

소설의 시작부터 누가 죽을 것인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소설이라니!

충격적인 시작이다.

나 역시 내가 죽는 순간을 알게 된다면 나 혼자 조용히 죽기보단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마지막을 맞고 싶다.

그럴 수 없다면 조용히 잠드는 것처럼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살해 당하는 그녀는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고, 자신의 딸이 뚱뚱하다고 조롱하는 나쁜 엄마이기도 하다.

범죄에 휘말린 피해자를 동정하는 것이 마땅하나 나는 그녀에게 돌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난다.

 

캐나다의 작은 시골 마을 스리 파인스의 해들리 저택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온다.

시작부터 마음에 안드는 그녀 CC 드 푸아티에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해들리 저택으로 이사를 오는데, 그녀는 능력은 있을 지 몰라도 인성이 바닥이라서 주위에선 다들 그녀를 싫어한다.

그녀의 딸 크리는 머리도 좋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녀의 비대한 몸에 가려  그녀의 재능을 빛바래져 간다.

CC 드 푸아티에가 그렇게 비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해답은 그녀의 과거를 통해서 밝혀지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딸인 크리에게 가한 폭력이 정당화 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CC 가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마주해서 그것을 극복했다면 그녀와 크리는 행복한 모녀가 될 수 있었을텐데, 크리는 상처를 딛고 일어서서 엄마 CC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CC의 이웃집에 사는 클라라는 CC에게 보여준 포트폴리오가 최악이라는 말을 듣고 상처를 받지만 백화점 앞에 있던 노숙자에게 빵과 커피를 나눠준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던 컬링 시합장에서 CC는 감전사로 사망하게 되고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가마슈 경감은 스리파인스로 향한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왜 그 누구도 사건을 보지 못했을까?

아무도 보지 못한 것에 숨겨진 힌트가 존재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 힌트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을 느끼고 카페라떼와 장작 냄새를 맡으면서 버터를 듬뿍 넣은 크루아상 맛을 떠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지 모르겠다고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의 풍경이 그려지면서 캐나다라는 나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풍경 묘사라든가 음식에 대한 소개 부분이 많아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지도 모르겠다.

크루아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쨈에 발라 먹고 싶은 욕구가 나를 괴롭게 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인데다가 작가님이 풍경을 아름답게 묘사해서 그런지 범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잔인하거나 끔찍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냥 잔잔하게 흘러가는 흐름 속에 빠져있다보면 사람들이 안타깝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가마슈 경감님도 나이가 있는 신사라서 그런지 요즘  추리 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무기력하거나 다혈질이거나 까칠한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 신선했다.

다음편에서도 가마슈 경감님의 활약을 기대해 보아야 겠다.

 

자, 두번째 교훈이야. 무엇이든 모르는게 있을 때는 물어보게. 자신이 모르는 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 그렇지 않으면 점점 혼란에 빠지게 되거나, 더 안좋은 경우에는 잘못된 결론으로 비약하게 되지.

내가 저지른 모든 실수는 뭔가를 가정하고는 마치 그게 사실인 양 행동했기 때문이라네.아주 위험한 행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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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경관 | 전자책 2019-05-01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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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웃는 경관 - 마르틴 베크 시리즈 4

마이 셰발,페르 발뢰 공저/김명남 역
엘릭시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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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안은...... 도살장 같습니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 베트남 반전 시위가 벌어지던 어느 비오는 날 저녁.

붉은 이층 버스가 도로를 벗어나 멈춰선다.

버스운전사를 포함한 아홉 명의 사람들의 무참하게 살해 당한 전대미문의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여덟 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한 명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

나이도 직업도 성별도 제각각인 희생자들 속에 마르틴 베크의 부하인 오케 스텐스트룁이 오른손에 공무용 권총이 들려진 채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어째서 그는 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반격도 못 해보고 사살된 것일까?

추리 소설이라면 당연히 피와 폭력이 난무할 수 밖에 없지만 지금까지 뭔가 잔잔한 살인 사건만 일어났던 마르틴 베크시리즈가 <웃는 경관>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한다.

 

평범한 어느 날 저녁에 평범한 버스에서 평범한 사람 아홉 명이 기관단총을 지닌 괴한에게 별다른 이유도 없이 습격당한 사건...

피해자들 사이는 어떤 연관성도 없어보이고,목격자도 단서도 없어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버스 살인사건을 맡은 수사팀들은 경찰관인 오케 스텐스트룀이 어째서 그 버스를 탔는지부터 그 이유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마르틴 베크 소설의 특징이라면 바로 온 몸으로 뛰는 '탐문 수사'가 아닌가 한다.

링컨 라임시리즈처럼 과학 수사가 등장하지도 않고, 김전일 처럼 '내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를 외치면서 범인을 잡아내지도 못하고, 셜록 홈즈처럼 천재적인 추리 실력을 뽐내지도 않는다.

그저 끈기있게 묵묵히 조사하고 또 조사해서 범인을 추적해간다.

CCTV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과학적 수사기법이 발달해서 범인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찾아 낼수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피의자와 그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에서 실마리를 찾아서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전진해 나간다.

 

독자분들은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80년대 방영했던 '수사반장'이라는 드라마가 생각이 난다.

굉장히 오래전 드라마라 내용이 잘 생각 나진 않지만 최불암씨가 수사반장으로 나오고 5명의 경찰관들이 똘똘 뭉쳐서 범인을 잡아내는 그런 내용이였는데 그 드라마의 분위기가 마르틴 베크시리즈의 분위기랑 많이 비슷한 거 같다.

중년의 경찰들이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것이 마르틴 베크의 그것과 겹쳐지는 것 같다.

마르틴 베크의 주요 인물들 - 콜베리, 군발드 등 -은 스텐스트룀의 약혼녀를 시작으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지만 범인으로 특정할 수 있는 용의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다른 추리 소설과 비교하자면 마르틴 베크시리즈에선  긴박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이 느림보 경찰관들이 수사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대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지 그것이 궁금해서 책에서 손을 뗄수가 없다.

 

중반부를 넘어가도 나오지 않는 범인이 너무 궁금해서 숨 넘어가겠다고 하는 분들은 숨 좀 고르고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에 가야 범인이 나오지만 그 찾는 과정을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느끼도록 완급 조절을 잘 해서마무리까지 무리없이 끌고 나갔기 때문에 나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추리 소설들 처럼 임펙트있게 팍 팍 터지는 소설을 원한다면 아무래도 <웃는 경관>을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소설은 '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어째서 제목이 <웃는 경관>일까?

마르틴 베크와 그의 동료들은 몇 년간 같이 일했던 소중한 동료를 잃고 실의에 빠졌는데, 역설법으로 표현한 것일까? 아니면 어떤 다른 숨겨진 의미가 있는 건지 소설을 읽으면서 추리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경찰이 필요악이기 때문이야, 누구든 불현듯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는사실을 알지. 직업 범죄자들조차 그래, 제 아무리 도둑이라도 자기 집 지하실에서 뭔가 달각대는 소리가 들려서 밤중에 잠을 깨면 어떯게 할 것 같나? 당연히 경찰을 부르지. 하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이 자기 일을 방해하거나 마음의 평화를 어지럽히면 어떤 방식으로든 두려움이나 경멸을 표현하기 마련이야.

 

경찰 직업 자체는 최고로 지적이며 정신적, 육체적, 도덕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수행해야 하는 일이건만, 이 직종에는 그런 자질을 보유할 사람을 끌어들일 매력 요소가 전혀 없다는 점이야.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저자인 셰발과 발뢰는 범죄 소설의 형태를 통해 스웨덴 사회의 여러가지 부조리한 사회 문제를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다보면  저자의 이러한 비판 의식을 마르틴 베크의 등장인물 등을 통해 많이 엿볼 수 있다.

 

자기 돈, 자기 집, 자기 가족, 그 잘난 사회적 지위 외에 다른 건 염두에도 없는 천박하고 비열한 놈들.

어쩌다 보니 떵떵거리고 살게 되었다고 해서 남들을 마구 부려도 된다고 생각하지.

그런 놈들이 수없이 많지만 대개는 포르투갈 창녀를 목 졸라 죽일 만큼 멍청하진 않아.

그래서 우리는 그런 놈들을 절대로 잡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그런 놈들의 희생양을 만날 뿐이지.

이 새끼는 예외지만.

 

요즘 장자연 사건과 김학의 동영상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힘 있는 자에게 주어진 그 힘은 약자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닌데, 어째서 힘 있는 사람들이 올바르게 그 힘을 사용하지 못하는 지 참 답답하고 화가 난다.

이 소설이 쓰여진 것이  벌써 50년도 더 전의 일이건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힘 있는 사람들의 횡포와 갑질은 어쩔 수 가 없는 일인가보다.

피해자들이 겪었던 그 참담했던 일들은 없던 일로 할 수는 없겠지만,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아 기 죄값을 치르게 되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웃는 경관>이 해피엔딩으로 끝맺음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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