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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바꾼 《이방인》 알베르 카뮈 저 | 문학 2020-06-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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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판본 이방인

알베르 카뮈 저/최헵시바 역
더스토리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오직 인간으로서 세상의 부조리를 직시한 카뮈. 그의 뜨거운 시선이 불타는 태양과 어우러져 읽는 이의 가슴을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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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 때는 어려운 단어나 표현이 없고 간결하고 건조한 느낌의 문장에 이끌려 읽어내려갔다. 

완독 후에는 "다 읽긴 읽었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느꼈다. 겉으로 드러나는 사건들만 읽어내려가는 걸로 이 소설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확고해지자, 나는 조사했다. 가까이서 찾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이방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읽어 보았다. 난해한 소설과 친해지려는 시도는 머지않아 소설을 쓴 작가, 알베르 카뮈의 생을 만나 잠시 멈춰 서게 된다. 카뮈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그의 삶을 이해해야 한다는 어느 교수님의 말씀이 있었다. 하나의 계시처럼, 그렇게 그 말이 하늘에서 둥실둥실 떠내려온 깃털처럼 내게 왔다. 


알제리에 이주한 가난한 프랑스인의 후손이었던 카뮈의 삶이야말로 부조리함으로 꽉 차 있었다. 아버지는 카뮈가 태어난 지 몇 달 만에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프랑스로 간다. 그는 처음으로 밟아본 자신의 고향 땅에서 전사했다. 카뮈의 집은 처참하게 가난했고 카뮈는 여러 차례 폐결핵을 앓았다. 어려서부터 병과 가난과 함께 자란 카뮈는 그것들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않고 명증하게 인식했다. "삶이 부당한데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부조리'이다. 카뮈의 '반항'은 부조리한 삶을 사랑하겠다, 끌어안겠다는 의미이다.




작가 카뮈의 삶처럼 《이방인》도 부조리로 점철 되어있다. 주인공 뫼르소는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살인을 저지르는데, 살해당한 아랍인은 안 좋은 시간에 안 좋은 장소에 우연히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었다. 뫼르소의 살인죄를 심판하는 법정에서 기자와 방청객과 검사는 엉뚱한 곳에 집중한다. 뫼르소의 어머니 장례식 날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꼬집으면서 그가 얼마나 도덕적, 윤리적으로 타락한 최악의 인간인지를 침을 튀기며 열변하는 검사. 법정에서 마땅히 이뤄져야 하는 사건 경위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른 진짜 이유를 -그런 게 있다면-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피고는 어머니 장례를 치른 것으로 기소된 것입니까, 

아니면 살인죄로 기소된 것입니까?"

방청객들이 웃었다. 

본문 124쪽.




제1부에서 뫼르소의 감정과 동기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가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제2부가 시작되자 법정에 선 뫼르소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방인이 된 느낌을 잘 표현한 것이 제2부의 탁월한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법정의 인간들은 이미 뫼르소를 천하의 악당으로 점을 찍었기에, 여러 증인이 나와서 뫼르소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때는 귀담아듣지 않고, 불리한 증언, 즉 뫼르소가 어머니의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아들이라는 관점을 강화하는 증언들에만 주목한다. 심지어는 뫼르소가 신을 안 믿는 것이 재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데, 뫼르소는 도통 이 모든 것이 내가 저지른 살인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권태로움을 느낀다. 세상은 개인에게 무관심하고 부당한 일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일어난다. 개인이 그 부조리함의 원인을 파헤쳐 바로잡기엔 부조리한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이들이 있기에 더욱 힘들어 보인다. 


작중에는 도로의 아스팔트마저도 녹여버리는 작열하는 태양이 자주 묘사되는데 뫼르소는 이 더위를 견디기 힘들어하며, 쉽게 지친다. 이 태양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태양은 모든 것을 비추어 어둠에 가려진 모습을 드러낸다. 동시에 지상의 모든 것들에게 예외 없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태양을 피하는 법은 집 안에 틀어박혀 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문장 하나하나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특히 태양의 뜨거운 빛을 묘사하는 장면에선 문장의 높은 온도가 느껴질 정도였고 후텁지근한 공기에 갑갑함마저 느꼈다. 


숱한 이들의 인생을 바꾼 책으로 거론되는 《이방인》. 어렵고 난해하다고 느꼈고, 사실은 지금도 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뫼르소가 죽음의 문턱에서 생의 가치를 확인하고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하며, "사형 집행을 받는 그날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와 증오에 가득 찬 함성으로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157쪽)"이 남은 유일한 소원이라고 했을 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과 전율에 휩쌓였다. 


그는 불완전한 인간으로 태어나 부조리의 바람에 모든 것을 잃었다. 그러니 또 언제 어디서 부조리의 바람에 휩쓸려 갈지 모르는 것들은 중요하지 않으며, 사람이 죽음을 향해 살아간다는 확신만이 불변하는 진리임을 소리치는 장면은 내 가슴과 머리에 화상 자국처럼 남았다.


내게는 확신이라는 게 있다. 나 자신에 대한 것, 모든 것에 대한 확신.

당신보다 더한 확신. 내 인생과 곧 닥쳐올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다. 

그렇다. 나한테는 이것밖에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 진리를, 

이 진리가 나를 붙들고 있는 한 나도 이 진리를 붙들고 있다. 

본문 153 - 154쪽. 


삶은 부조리하다. 

이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은 어떤 이들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어떤 이들은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사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카뮈는 저항한다.

회피하지 말고, 

분명하게, 

똑바로, 

죽음을 보고 있다.


죽음과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삶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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