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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어떻게 되는지 그 과정이 중요.. 
그 사이에 약간의 거리두기는 필수 같..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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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 √ 책읽는중.. 2021-02-0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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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 빈집에 갇혀 나는 쓰네 ]


 

빈집에 초대되었습니다

헐겁게 잠겨 있던 문을 열고 들어와

스스로를 가두고 나는 씁니다

주인을 기다리는 검은 개처럼

허옇게 변해가는 빨래처럼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길고 축축한 혓바닥이 되어 온종일 벽을 핥아대도

반쯤 잘린 귀가 되어 천장을 훑고 다녀도

비어있는

비어있어

유지되는 모두의 가여운 집


 

인사는 말자

저녁마다 산책을 떠났다가

돌아와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빈집에 갇혀

돌아와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빈집에 갇혀

나는 쓰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초대하는

 

 

[ 역 ]


 

밤이 있고

한 사람이 있다 아무도 그를 모른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려 하는지

손에 쥔 것이 승차권인지 쓰다 만 엽서인지

아니면 그냥 휴지 조각인지

버릴 수 없는지

 

버린 지 오래인지

 

아무런 기색이 없다 말이 없고 슬픔이 없다


 

아니면 그냥 잠깐 잠이 든 건지

눈을 감지도 않은 채로

어떤 꿈속을 걷고 있는지 밤의 한 점을 행해

 

그가 무엇을 보는지 그것은 정말 밤인지

밤 너머 또 다른 종착역인지, 철골이 비어진 건물들 사이

고요한 폭설은 쏟아지고

 

길을 떠올릴 수 없어 불현듯

멈춰 선 건지 고장 난 가등 아래 셔터를 내린 철문은 불현듯

어떤 빛을 읊조리는지

 

문을 두드리는지 다만 문 앞에 서성이는지

바닥에 질퍽이는 낙서 같은 표정을 세차게 문지르면서


떠나는 중인지 돌아오는 중인지

그를 기다리는 누군가 있는 지 아직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이 오고 또 가는 사이 흐느끼며 가서는 다시 오지 않는 사이

 

한 사람이 있다

밤이 있고

 

벗지 못한 외투가 있다 무거워진 가방이

있다 불현듯


 

기적이 울고,

감춰 쥔 무언가를 꾸깃대며 떠는 손

 그 곁의 누구든 불러 세우려는지

저기요,

 

아니면 그냥 잠깐 잠이 든 건지

 

저기요,

 

...  소/라/향/기  ...

어느 푸른 저녁

강성은 등저
문학과지성사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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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을 때가 좋았다.. | √ 책읽는중.. 2021-02-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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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 시계를 볼 때마다 ]

시계를 볼 때마다

새 한마리가 창가로 날아와 눈물을 흘린다

시계를 보지 말고 시간을 보라고

새의 인생도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시계를 볼 때마다 시간을 보지 않는

내가 너무 불쌍해서

새 한마리가 내 늙은 창가로 날아와

눈물을 닦아준다

 

그동안 내가 시간을 놓지 않고 있는 줄 알았더니

시간이 나를 놓지 않고 있었다

시간은 항상 내게 신의를 다 지켰으나

나는 시간에게 신의를 지킨 적이 없었다


다시 시계를 본다

어느새 떠나야 할 시간이다

새 한마리가 마지막 시간의 잎사귀를 입에 물고

급히 창가로 날아온다

 

[ 버스 정류장 ]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을 때가 좋았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길게 줄을 서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함박눈을 맞으며 어머니가 기다리는 집에까지

눈사람이 되어 걸어갈 때가 좋았다

길 잃은 눈사람과 가난한 사랑도 나누다가

스스로 눈길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서지 않을 때가 좋았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길게 줄을 서는 것이

인생은 아니지만

이제 버스 정류장에서 차례로 줄을 서면

죽음의 승객을 싣고

버스가 금방 도착할까봐 두렵다

가야 할 길도 사라지고 집도 무너졌는데

기다리지 않는 당신이 문득 찾아올까봐 두렵다

 

...  소/라/향/기  ...

당신을 찾아서

정호승 저
창비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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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치 끝에 걸려 있었다.. | √ 책읽는중.. 2021-02-0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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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 오늘 읽은 책 참여

[ 거울 저편의 겨울 ]

 

새벽에

누가 나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인생에는 어떤 의미도 없어

남은 건 빛을 던지는 것뿐이야

 

나쁜 꿈에서 깨어나면

또 한 겹 나쁜 꿈이 기다리던 시절

 

어떤 꿈은 양심처럼

무슨 숙제처럼

명치 끝에 걸려 있었다


 

빛을

던진다면

빛은

공 같은 걸까

 

어디로 팔을 뻗어

어떻게 던질까

 

얼마나 멀게, 또는 가깝게

 

숙제를 풀지 못하고 몇 해가 갔다

때로

두 손으로 간신히 그러쥐어 모은

빛의 공을 들여다보았다


 

그건 따뜻했는지도 모르지만

차갑거나

투명했는지도 모르지만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거나

하얗게 증발했는지도 모르지만

지금 나는

거울 저편의 정오로 문득 들어와

거울 밖 검푸름 자정을 기억하듯

그 꿈을 기억한다.

 

...  소/라/향/기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저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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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지만 소란스러운 이야기.. | ♪ 그니일상.. 2021-02-0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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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도착한 고요이즘..

오늘에서야 확인을 한다..

고요하지만 소란스러운 이야기..

고요이즘..

 

동네책방 용서점..

따뜻한 손글씨도 너무 감사합니다..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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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돈 없이도 돈 모으는 법』 | ■ 서평발표 2021-02-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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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돈 없이도 돈 모으는 법

데이브 램지 저/배지혜 역
시목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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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바람이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 √ 책읽는중.. 2021-02-0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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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은 통영에 가자마자

새로 머리를 했다

 

귀밑을 타고 내려온 머리가

미인의 입술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동백을 보았고

미인은 처음 동백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서 한 일년 살다 갈까?"

절벽에서 바다를 보던 미인의 말을

 

나는 "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래"하는

싱거운 말로 받아냈다

 

불어오는 바람이

미인의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통영의 절벽은

산의 영정影幀과

많이 닮아 있었다

 

미인이 절벽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가며

내 손을 꼭 잡았고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미인의 손을 꼭 잡았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

우리에게도 있었다

- <마음 한철> 전문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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