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호빗(The Hobbit)》은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의 작가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J.R.R.톨킨(J.R.R.Tolkien, 1892∼1973)이 1937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톨킨은 ‘판타지 장르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영국의 영문학자이자 소설가로, 영국 BBC는 지난 천 년 동안 가장 위대한 영어 작가 6위로 그를 선정하기도 했다. 우리가 판타지 영화나 게임을 통해 접하는 엘프, 드워프, 오크, 호빗 등의 상상 속 종족 대부분이 톨킨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빗》은 톨킨이 그의 어린 자녀들을 위해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그의 다른 소설 《반지의 제왕》, 《실마릴리온(The Silmarillion)》과 달리 어렵지 않게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다. 물론, 그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암호가 가득한 난해한 책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호빗은 무엇이고, 난쟁이는 또 무엇일까. 머릿속으로 상상하기에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소설은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자세한 생김새 묘사와 친절한 설명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호빗은 ‘키가 우리 절반쯤 되고, 턱수염이 있는 난쟁이들보다 작은 인간이다. (중략) 발바닥이 천연 가죽처럼 질기고, 머리카락과 똑같은 굵고 곱슬거리는 갈색 털이 발을 따뜻하게 감싸주기 때문이다’라고 책의 한 페이지 가득 묘사한다. 또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설서(호빗 주석판, The Annotated Hobbit)도 있다.
소설 《호빗》의 이야기는, 집 앞에서 나무 담뱃대를 입에 물고 쉬고 있던 주인공 ‘빌보’에게 마법사 ‘간달프’가 다가와 모험에 함께하기를 청하면서 시작된다. 생전 본 적도 없는 12명의 드워프(난쟁이), 마법사와 함께 떠나는 모험. 그것도 용과 싸워야 한다. 평화를 사랑하는 종족인 호빗에게 모험이란 “불쾌하고 곤혹스럽고 불편한 것” 그 자체였기에 처음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결국 설거지도 하지 않은 채 문턱을 넘는다. 빌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모험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 순간부터 독자 역시 마치 빌보가 된 것처럼 모험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얼떨결에 모험에 동참하긴 했지만, 드워프의 우두머리이자 왕의 아들인 ‘소린’은 빌보가 못마땅하다. 도움은 안 되고 말썽만 부리는 보잘것없는 존재로 여긴다. 하지만, 정작 드워프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들을 구하고, 용을 무너뜨릴 약점을 알아낸 건 빌보였다. 게다가, 빌보는 소린이 탐욕에 사로잡혀 모든 걸 망치려고 할 때 이를 저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호빗》은 겁 많고 소심했던 한 호빗이 모험을 통해 동료들의 신뢰를 얻고 적들과 싸워 이기는, 빌보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이다. 어쩌면 나 역시 작고 연약한 존재일지 모르나 용기를 내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누구보다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모험의 용기의 가치를 깨닫게 해줄 수 있는 소설이다. 또는, 판타지 소설을 좋아해서 톨킨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지만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세계관 때문에 시작할 엄두도 못 내는 판타지 매니아에게 단비가 되어줄 소설이다.
《호빗》은 판타지의 거장 톨킨이 창조하고 구축했던 거대한 세계관의 아주 작은 부분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분명하게 담고 있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용기를 가지고, 모험을 떠나자. 아무리 사소할 존재일지라도, 당신은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