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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 서평 2020-05-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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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아른힐 레우뱅 저/손희주 역
생각정원 | 202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조현병환자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태도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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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전>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철렁했다 한번도 입밖으로 내보지 못했던 나의 속마음을 들켜버린듯한...
물론 한 때 잠깐 들었던 생각이었지만 같은 생각을 해 본적이 있던 적이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


<책을 읽고>
이 책의 저자 아른힐 심리학자는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조현병을 앓은 적이 있는 조현병환자였다
작년 4월경 조현병환자 안인득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화재를 피해 달아나는 무고한 사람들을 흉기로 찔러 죽게하고 다치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조현병환자에 대한 심각성이 잠깐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조현병이 무엇이길래?

조현병(정신분열병)이란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마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과 질환
[네이버 지식백과] 조현병 [schizophrenia]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단순히 검색결과로만 보면 조현병은 정신질환이고 격리되어야 하며 작년의 안인득 사건처럼 사회에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증상이다
작가는 사람들의 이러한 시선을 바꾸어보고자 이 글을 쓴 듯하다
예전에 조현병을 앓았고 지금은 극복해서 건강해졌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조현병은 선천적으로 생기고 평생을 따라다닌다고 하는데...
그러나 아른힐은 보란듯이 극복하였고 서문에서도 이야기 하듯이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 그들과 함께 살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갸기 해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삶은 위대하고, 복잡하고, 각양각색이며, 확정된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수학에나 있을 뿐,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다.
서문 15p

1장에는 작가의 어린시절과 증상이 시작되고 어떤 증상들이 나타났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써놓았다
어려서부터 꾸준히 글을 써왔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이야기는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눈치도 채지 못할 만큼 
것은
느리고 조심스럽게 시작됐다.
마치 안개가 천천히 끼는
아름다운 여름날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태양을 가리는 얇은 베일에 가까웠지만, 
나중에는 아직 해가 떠 있는데도
안개가 점점 짙어졌다
중략.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내가 혼자라는 사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영영 찾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이었다
본문시작 19p

저자는 성적이 우수한 편이었고 여느 소녀와 다름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 따돌림이 시작되었고 외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정체성을 잃어갔고 일기장의 시점은 1인칭에서 3인칭 그녀로 바뀌었다
내용은 온통 우울, 죽음 그리고 회색빛으로 가득했다 양호교사를 찾아갔고 양호교사는 적당한 심리상담사를 연결해주었지만 심리 상담사는 그녀를 다 이해하지 못했고 그녀는 쉬운 해결방법으로 '거짓말'을 택했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이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고독감은 더욱 뚜렷해지고 사람들의 친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심하며 그녀의 속에서는 회색이 자라기 시작했고 온통 회색만이 가득했다 

지각능력도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목소리보다 걷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조차 힘들어졌다 그녀는 '사랑스러운 얌전한 소녀'와 '활기찬 삶'사이에서 갈등하고 난감해 했다 그녀는 그림을 그렸다 빨갛게 불을 뿜는 용을 그리고 얼음공주도 등장한다 
그리고 얼음공주는 용에게 끊임없이 잡아먹히고 되살아난다 그녀는 혼란스러웠지만 완벽한 역할을 하기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덜자고 덜 먹으면서... 그 때 '선장'이 나타났다 '선장'은 그녀에게 지시하고 명령하고 심지어 잘못할 때마다 그녀를 때렸다 '선장'은 수면시간과 먹는 것까지 통제하여 일주일에 20시간 수면, 일주일에 세번만 먹을 것을 지시했다 '선장'은 바로 그녀였다
'고독'이 실체로 나타나고 학교 복도에 늑대가 나타났다 악어도 출현했다 이 모든 혼돈에서 도망가는 길은 죽음뿐이라 생각했다 엄마가 그녀의 상태를 걱정해 병원에 예약을하고 의사와 상담도 하고 아동청소년 심리치료사와 상담도 하였지만 그녀의 병세는 악화되었고 정신병원의 폐쇄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녀는 환시를 자주 경험했다 동물들의 환영이 보이고 늑대가 출현하고 쥐떼들이 공격했다 쥐들의 공격
은 그녀가 경쟁사회에 있다는 현실을 자각하게 하는 환영과 강박이었다
환시와 환청외에도 그녀는 벽지나 양말을 먹었다 그녀의 병이 만성적이라는 통보를 들으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빼앗겼고 자해하지 못하도록 모든 물건을 치워버린 공간에서 공허함을 느꼈다 지루함과 절망속에서 빈 곳을 채우기 위해 그녀는 화장지, 냅킨, 매트리스, 스펀지, 양말, 벽지등을 먹었다

조현병의 또 다른 증상은 자해라고 한다 자해는 말로 나타낼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할 수 있고 내 상태가 나쁘다고 세상에 알릴 수가 있다 상처를 냄으로써 '통제 불가능한 내적 고통'을 '제어 가능한 외적 고통'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해는 오히려 살아있다는 증거를 확인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아무런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혼란과 절망에 빠진 청소년도 마찬가지로 자주 자해를 한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그것은
청소년뿐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된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증상을 해석하고 그 의미를 밝혀내는 일이 중요하지만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르고 해석의 시기도 다르기 때문에 섣부른 증상의 진단과 해석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즉, 같은 증상이라도 다양한 상황에서
다른 기능을 가질 수 있으며, 동일한 행위라도 사람마다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환자의 증상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환자의 증상을 환자가 현재 처해 있는 삶의 상황에 대한 응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본연의 언어를 빼앗기고 자신들만의 비밀언어로 대체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옆방의 남자아이는 '외계인'을 출현시켜 하기싫은 청소를 피한다 즉, '하기싫다'라는 언어가 '늑대'나 '외계인'이라는 언어로 대체가 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규칙에 정해진 시간이 아닌 때라도 샤워가 하고 싶으면 말을 할 수 있지만 환자들은 규칙을 어겨서는 안된다 그래서 환자는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울부짖고 자해를 하고 대체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화를 나눌 누군가가 필요할 때도 손목을 긋는다 행동연구에 의하면 어떤 반응을 일으킨 행위, 그리고 행위자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된 행위는 반복될 확률이 높다고 하다 따라서 자해하는 행동이 잘못된것임을 알아도 상대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환자들은 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관심을 받고 싶어한다 누군가와 교류하고 싶어하는 것은 병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후퇴와 과도한 고립이 훨씬 더 심각한 현상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특히 관심의 욕구는 위협당하거나 위험하다고 느낄 때 더 강해진다 선창의 안벽에 떨어져 도와달라고 외치면 '관심받고 싶어서 저러는 거야'라며 지나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의 도움 요청은 '관종'(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병적인 상태)이 될 수도 있다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정신적 영양실조에 걸린 환자들은 오히려 자신의 병을 부끄러워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통제력에 대한 여러 연구 사례를 통해 환자들의 입장을 설명해준다 환자들에게 그들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한다면 이 책임감이 환자를 억압할 수 있지만 반대로 환자에게서 책임감을 빼앗고 그들의 행동이 병 탓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환자들에게서 삶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 것이 된다고 한다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이 둘사이에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2장에서 저자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라고 부제를 달았다 저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환자로서
의사나 간호사들 혹은 환자들을 병원에 데려다주는 경찰관들을 만나면서 겪었고 느꼈던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어떤 의사나 간호사들 혹은 경찰관들은 그녀에게 명령하고 지시하고 그녀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의사를 존중해 준 의사가 있었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준 간호사가 있었으며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않은 경찰관도 있었고 그녀를 일반인처럼 대해준 경비원도 있었다
또한 그녀를 조현병 환자가 아니라 딸로서 대해주는 엄마가 있었고 10년동안 한결같던 언니가 있었다
저자가 2장에서 특히 강조하고자 하였던 것은 조현병환자들을 대하는 혹은 치료하는 사람들의 태도이다
저자는 병원에 입원한 이후 오랫만에 휴가를 얻어 단 몇시간동안 귀가할 수 있는 외출기회를 얻었다
그녀에게 유리잔과 같은 물건은 위험하다는 것을 그녀의 엄마는 너무도 잘 알았지만 엄마는 장미잔으로 테이블을 차려놓았다

"너는 여전히 내 딸이야. 아른힐
너는 가족과 전통, 인생에서 중요한 것과 예쁜 것을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알잖아
예쁜 것과 소중한 것을 깨뜨릴 만큼
너는 미치지 않았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아보지 
못할 만큼 아프지도 않고,
너는 넌제나 우리 딸이야.
너는 집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아니야."
본문중에서 119p

저자는 엄마의 기대대로 아무것도 깨지 않았다. 사람들의 기대와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말해준다
존중과 보살핌이 없는 강요는 지속적으로 큰 피해를 남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명령을 내리는 의사보다 그녀가 누구인지를 고려했을 때 치료가 가장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또한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했던 사람들은 그녀를 참여시켰고 세상의 어떤 의사도 환자의 참여없이는 환자를 치료하지 못한다며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환자나 의사, 가족이나 다른 사회 구성원등, 각자의 역할에 상관없이 모두가 단지 사람이라는 것을 서로에게 말해 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3장에서는 조현병을 앓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낸 저자의 삶의 의지에 대해 써놓았다 저자가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는 엄마와 언니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저자가 목숨을 끊으려 하면

"단지 조금 돌아가는 것뿐이야 
넌 할 수 있어, 어서!"
본문중에서 208p


라고 하며 엄마와 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저자는 20대 초반은 거의 기억이 없다고 했다 병 때문에 약을 복용했는데 거의 잠만 잤기 때문이다 약 때문에 거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신발끈조차 묶기가 힘들어 지퍼가 달린 운동화를 신었다 저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도 하고 일도 하였는데 약때문에 영향을 받았고 병은 더 악화되었다
그렇지만 저자는 섣불리 약을 끊어야한다고 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전에 나도 우울증약을 처방받아 먹은 적이 있다 한달치를 처방받았지만 일주일 먹고 버려버렸다 내 경우에는 약을 먹으니 오히려 무기력해지고 의욕이 없어졌다 약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 이후로 나에게는 우울증약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약을 먹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내 경우는 일시적인 증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심각한 경우에는 저자의 조언대로 전문가와 상담하여 처방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아무리 심각한 진단을 받더라도 사람들에게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믿음을 주고, 희망을 퍼뜨리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제는 그녀가 사람들에게 이런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고 한다
건강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그 희망이 현실적이든 아니든 희망을 품을 권리를 가져야만 한다 저자가 벽지를 뜯어먹을 때 저자가 건강해질 것이라 믿은 사람이 없었지만 저자는 그 결과를 지금은 알기 때문에 다시 건강해질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고 쉽게 말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잘 살기 위해 반드시 모든 꿈을 이룰 필요는 없지만 꿈을 꿀 권리는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일기와도 혹은 그녀를 주인공으로한 소설과도 같아서 술술 읽어나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읽을 수록 자세하게 기록된 저자의 증상들은 가슴을 아프게 하였고 조현병환자에 대해 어느정도
알 수 있게 하였다
저자는 조현병이라는 평생을 안고 살아야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보란듯이 건강해졌고 저자가 되고자 했던 심리학자의 꿈도 이루었다
그녀는 단순히 조현병이 어떤 것이고 저자가 어떻게 극복해서 그녀의 꿈을 이루게 되었는지를 알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치부일 수도 있는 조현병에 대해 그녀가 겪었던 증상과 그로 인한 상황들을 자세히 알려주는 것을 통해 일반인들이 조현병환자들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리고 환자로서 겪었던 일들을 통해 조현병 환자들도 결국은 사람이고 그들의 생각이 있기때문에 존중해주고 더욱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환자를 대하는 치료기관에 대해서도 우회적인 경고와 충고를 하고 있다 때문에 조현병환자를 대하는 기관의 사람들도 이 책을 읽는다면 다른 각도에서 환자들에게 접근하여 환자들을 이해하고 환자들을 보살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심리서와 다르게 저자는 심리학자로서 전문적인 용어들로 독자들에게 설명하려 들지 않고 모든 것을 그녀의 경험을 토대로 써놓았기 때문에 그녀의 이야기는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터널 끝에 항상 빛이 존재한다'라는 말은 너무 진부하다 나는 지금은 깜깜하게 보이더라도 저 멀리 빛이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운전을 할 때 나는 눈부심의 위험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밝은 햇빛 속으로 나오면 눈이 부시기 때문에, 터널 출구가 사고 다발 지역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물론 햇빛이 있는 곳에서 운전하는 일이 더 어렵다는 의미가 아니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충격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본문중에서 2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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