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겠다.
표지가 이뻐서 샀다. 아니 그전에 이안 스티븐슨이란 학자의 환생연구에 관심이 있는 와중에
표지까지 이쁘니 봤다. 그래서 읽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데 사실 그렇게
큰 기대도 안했는데 실망은 어마어마하게 커버렸다. 개인적으로 암담함을 느꼈다.
몇 번이나 책장을 덮고, 앞으로 읽지 말아야 겠다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래도
맛없는 반찬 꾸역꾸역 목너머로 삼키듯 기어코 읽어나갔다.
내가 평점 1점이나 주는 리뷰나 쓰기 위해 애써 책을 읽어야 하나?
싶지만, 그래도 도저히 안되겠다.
그럼 나는 무엇에 그렇게 암담해 했는가?
표지에는 이안스티븐슨의 환생연구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라는 슬로건이 분명 있다.
그런데 책장을 몇번 읽다 보면 알겠지만
이미 시작부터 환생이 존재한다! 라고 못을 박았다. 그것도 절대로 반드시!!
그럼 도대체 무슨 비판적 분석을 한다는 말인가.. ?
이미 환생이 절대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도대체 무슨 비판적인 분석을 하겠다는 걸까?
너무 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건 괜찮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읽다가 정말 황당했던건
의식이 먼저고, 물질이 그 다음이라는 이 아리스토텔레스적부터 이어져 내려온
심신 이원론을 이야기 하면서 아니, 이걸 전제로
현대 과학과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것에서부터다.
어떻게 의식이 먼저 있고, 물질이 있을 수 있는가?
몸에 통증이 일어나면 그건 몸의 통증이란 의식을 먼저 한다음에 몸에서 통증이 일어난건가?
이런 간단한 실제 사례만 봐도 가뿐히 논파될 수 있다 생각하지만
가타부타 여러말 할것없이
현대 뇌과학과 신경분자생물학에서 인간 의식은 뇌의 부위에서 작용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사실로 판명이 났다.
그런데 과학을 위시한다는 책에서
왜 이런 기본적인 과학적 사실에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것인가?
더 나아가
어째서 한국-중국-일본의 대승불교를 인도불교라고 하는건가?
원래 불교는 아트만이니 브라만이니 영혼이니 하는 개념을 부정하면서 일어난 일종의
종교, 시대, 정권 혁명이였다. 그런데 왜 원래 불교에 위배되는 주장을
불교라 전제하며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것인가?
쓸 말은 정말 많지만 이정도만 하겠다. (키보드 치느라 손도 아프다)
다만 이런 분야의 책들이 자꾸 환생이나 윤회라는 것에 신지학을 연결해서 사람들이 질색을 하고 오히려 더 배척하는게 아닌가 싶다. 과학적 분석이란 슬로건에 혹해 읽어봤더니 과학적인것은 없다 느껴지면서 신지학이라는 새로운 종교적 교리를 읽게 된다면 기분이 어떠하겠는가?
이러한 일들이 사람들에게서 더더욱 윤회라는 걸 멀리 하게 하는 악영향을 미치는 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