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 어울리는 저녁메뉴를 고른다.
핸드폰에서 눈을 떼고 옆 사람을 집중한다.
단어 하나에도 뉘앙스를 조심히 살핀다.
매일 지나가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본다.
가사 한 줄이 좋아 기억해 둔다.
우리는 그렇게 기획자가 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피라이터'라고 하면 더 쉬울 것 같다)인 저자가 일상에서 기획력을 기르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위에 적은 내용은 뒷쪽 책갈피에 소개된 내용이다. 기획이란 글자 그대로 어떤 일을 도모하고, 그 생각들을 나누어 보는 것이다. 그것은 마케팅, 브랜딩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삶을 책임감있게 살아가게 하기 위한 생각의 양식이기도 하다.
저자는 기획을 너무 학문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없고 어려워할 필요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우리의 일상에서 조금 신경써서 새롭게 사물을 관찰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모르는 것을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누구나 훌륭한 기획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기획 마인드로 세상을 보게 만드는 다양한 습관들을 소개한다.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보면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는 영원한 순환의 과정인지 모른다. 하지만 "똑같은 생활에서도 틈새를 만들어내는 '차이'의 습관을 들이는 것이야말 더 나은 기획,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는 비밀"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러한 비밀은 만들어 가는 방법으로 저자는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생활습관', '공부습관', '생각습관'을 설명한다.
'생활습관'은 사물을 새롭게 보고 나름대로 정리해 보는 습관을 말한다. 익숙한 풍경 속에서 작은 변화를 섬세히 살피는 것에서부터 같은 것을 두고서 다양한 측면을 강조하는 새로운 이름 지어보기, 사진 한장에 찍혀 SNS에 올려지는 모습에서 공간기획을 살펴보기 등의 방법을 소개한다. '공부 습관'은 독서와 대화 그리고 표현법에 대한 생각을 설명하고 있는데 대부분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다. 마지막으로 '생각 습관'에서는 생각의 두 관점과 함께 발상의 힘을 설명한다.
기획을 업으로 하는 저자의 글이지만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팁이 숨어 있다. 길거리 소음에도 귀담아보기, 상대의 대화를 모조리 담아보기 등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내용들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한가지 방법이라도 실천하는 연습을 한다면 작은 순간도 의미있는 순간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카피 한 줄은 못되더라도 블로그 포스팅의 제목이라고 읽을 사람들에게 맞춰 뽑을 수 있다면 이 또한 기쁘지 않을까? 기획의 문제를 일상에 비추어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점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