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만능주의라는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눈물이라는 감정의 가치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숨기고, 또 남자답지 못하다고 울음을 자제해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눈물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깨우쳐 주는 상상 판타지 소설이다.
<띵동! 당신의 눈물이 입급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오늘부터 눈물이 돈이 되는 '흐르는 세상'이 펼쳐진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금액의 월급을 받고, 오로지 흘리는 눈물의 종류에 따라 값이 매겨지고 돈이 쌓이는 세상이다. 지금까지 각박한 세상을 살아오느라 수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던 사람도 이젠 부자가 되는 새로운 세상이다. 상상만 해도 즐겁다.
눈물관리청 직원으로 입사해 첫 출근을 해야 하는 주인공 엠마, 그녀에게 이곳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다. 그녀는 건물 꼭대기 층에 위치한 눈물분석실에서 사람들의 눈물을 감정하고 금액을 측정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물방울 카트를 타고 사람들이 이동하며, 눈물을 측정하는 눈썹 모양의 로봇이 있다. 돈이 되는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아이템과 간식도 등장한다. 평소 친구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한 눈물부자인 엠마는 쉽게 부자가 될 것 같다.
엠마의 업무는 눈물을 매개로 타인의 삶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들여다 보는 일이다. 몇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가난한 학생, 만년 꼴찌 프로축구팀 선수들, 명품과 SNS에 집착하는 허영심 많은 여자, 예전에 부자였지만 모든 재산을 잃고 눈물을 불법으로 착취하는 남자, 하루에도 몇 번씩 사망 선고를 내리면서도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의사 등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의 값을 매긴다. 그러다가 문득 남의 일에는 곧잘 우는 자신이 정작 스스로를 위해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기쁨과 슬픔, 분노와 좌절, 감동과 긴장 등 다양한 상황에서 눈물을 흘린다. 일종의 감정 카타르시스 과정일 것이다. 시원하게 울어버리면서 감정을 정리하고 그 진함과 참신성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이 세상이 좀 더 따뜻하고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많은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바램이 투영된 판타지 소설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