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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전쟁 | 기본 카테고리 2023-05-3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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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풍수전쟁

김진명 저
이타북스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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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의 민족정기를 말살하려는 정책으로 백두대간의 혈맥을 끊는다고 해서 '혈침'이라 불리는 쇠말뚝을 전국토에 걸쳐 곳곳에 박아 놓았다. 나 역시 등산 중 쇠말뚝이라 판단되는 바위에 박혀 있는 금속을 본 적이 있으니 전국토에 엄청난 수의 말뚝을 박은 것이 틀림없다. 그것뿐만 아니라 신물이라고 해서 신비한 함이 깃들어 있는 물건을 신성시하며 지켜왔는데 이것 또한 일제강점기에 상당수가 일본으로 건너가거나 파괴되었다고 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아직까지 풍수 조건에 따른 집터와 묘 터 등을 따지며 집을 짓는 우리 민족을 보면 풍수는 민족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틀림없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사람 몸의 혈관이 영양을 공급하는 것처럼, 땅에도 생기가 흐르는 길이 있으며, 산 사람은 이 생기에 접함으로써 복을 얻고 화를 피하며, 죽은 자는 땅속에서 직접 생기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받아들이는 생기가 더 커 이것이 후손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고 보았다. 그래서 산사람의 집터와 함께 죽은 사람을 위한 묏자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신중하게 선택하였던 것이다.

일제는 이러한 전통 관념을 가진 한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빼어난 금수강산에서 뛰어난 지기를 받아 훌륭한 후손과 위인이 태어나 가문을 일으키고 나라를 구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다. 일제 쇠말뚝은 이에 대한 두려움의 표시이기도 하다. 한국인들이 그런 희망과 믿음을 가지고 있는 한 일제의 지배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인의 풍수사상을 역이용하여 패배의식을 심어주어 자신들의 지배를 영구화하고자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김진명 작가의 <풍수전쟁>은 일본이 한국에서 걸어 놓은 풍수 저주에 관한 내용으로 이번 역시 엄청난 몰입감으로 단번에 읽어 내려갔다.

'나이파 이한필베. 저주의 예언이 이루어지도다.'

어느 날 대통령에게 전달된 의문의 메시지. 괴기스러운 의문의 메시지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석하려 시도해 보지만 쉽게 해석되지 않자, 이 문제를 대통령실 행정관 김은하수에게 맡겨진다. 하지만 맡은 일을 반드시 해결할 거라 자부하던 그녀도 해결에 어려움을 겪자 자신의 괴짜 친구 이형연을 떠올렸다. 그는 인문학, 과학, 예술, 종교 할 것 없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미친 듯이 섭렵했고 그런 그가 더욱 관심을 가지며 빠져있었던 것은 풍수와 같은 신비학이었다. 은하수는 형연이라면 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으며 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마주하든 않든 역사는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우리를 형성하고 있어. 그러니 올바른 역사를 밝히는 건 바로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거야."

그들이 마주친 것에는 일본이 한국에 건 저주만이 아니었다. 한국의 존망이 달린 인구 절벽 문제와 한국 역사를 파괴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선총독부 조선사 편수회에서 만들어진 철령위의 위치를 그대로 믿고 따르고 있던 한국의 역사학자들,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함께 나아가야만 한국과 일본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는 인물들.

김진명 작가 특유의 민족주의적 주제의식의 표현은 주인공의 입을 빌려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알지 못했고 오해하고 있었던 우리 역사의 진실을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전도하고 있는 김진명 작가는 이번 <풍수전쟁>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역사를 관통하는 통찰력으로 왜곡되었던 역사의 한곳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풍수전쟁, #김진명, #역사소설, #이타북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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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의미의 삼대 | 기본 카테고리 2023-05-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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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삼대

염상섭 저
지만지한국문학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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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는 작가의 원대한 계획 아래 씌어진 염상섭 작가의 대표작이자 한국 근대문학에서 가장 돋보이는 소설이다. 3부작을 계획하고 씌어진 이 소설은 <무화과>와 <백구>라는 작품과 연결되어 있는데, 세 소설은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의 세대로 이어진다. 이 작품은 단지 식민지 시대의 삶의 세목들을 평면적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힘에 대한 인식에까지 나아간 것으로 그런 점에서 <삼대>는 한국 근대 문학의 기념비적인 업적 가운데 하나다.

 

 

 

최근 지만지에서 출간한 완전한 의미의 <삼대>를 접하게 되었다. 전승주 교수는 초판본인 신문 연재본을 기본으로 한 책 3종과 개작된 단행본을 기본으로 한 책 3종을 비교해 총 5000여 곳의 서로 다른 점을 찾아내며 이전의 책들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오류들은 모두 바로잡은 완전 복원 원고가 전승주 교수의 정본이다. 그동안 이 작품을 읽어 온 독자들은 완전하지 않은 텍스트를 정본으로 알고 있었다. 100년 전의 경성과 그곳에 살았던 덕기와 병화와 경애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김희경 박사의 방대한 곁 텍스트와 김종욱 교수의 해설을 더하고, 연재 시 게재되었던 당대 최고의 화가 안석주 화백의 삽화를 함께 수록한 가장 완전한 의미의 삼대가 탄생했다.

 

 

염상섭이 <삼대>를 연재하기 시작한 것은 1931년. 그의 나이 서른다섯 살 때이다. 염상섭은 이 소설을 통해 1930년을 전후로 한 서울의 한 중산층 집안의 몰락 과정을 중심으로 당대 식민지 사회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대 사회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섬세한 묘사가 두드러지는 이 소설은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만 살펴보더라도, 주인공인 조덕기 일가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김병화로 대표되는 이념적인 인물들, 그리고 매당집과 수원집으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인물들까지 당대 인물의 전형들이 두루 포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씨줄을 이루고 있다면 조의관, 조상훈, 조덕기의 삼대에 걸친 가부장제적인 가족사가 날줄을 이루면서 한 폭의 이야기를 짜나 가고 있다.

 

 

읽는 내내 느껴지는 돈이 최고라는 가치관은 100전에도, 지금에 이르기까지도 변하지 씁쓸한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움직이는 동력이 바로 조의관의 돈이라는 점에 더욱 그러했다. 조덕기는 할아버지에게 불만을 품고는 있지만 그렇게 불만을 표출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할아버지의 돈이었다. 조덕기는 조의관이 죽은 뒤 물려받은 열쇠 꾸러미로 가문과 재산 분배를 둘러싼 음모에 휩싸인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독살의 협의로 검거된다. 협의를 벗고 풀려나온 덕기는 여러 문제를 원만히 처리하고 필순이 가족들을 돌볼 생각을 한다.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 대해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조덕기와 조상훈뿐만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인 수원집이나 최참봉, 지주사와 같은 인물들이 보여주는 '돈'에 대한 욕망과 생각이 이 작품 전체를 이끌고 있다.

 

 

염상섭은 <삼대>는 물론이거니와 그의 문학 전체에 걸쳐 염상섭은 이 같은 돈의 사상을 문제 삼았다. 돈이 최고의 가치로 군림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 본질을 꿰뚤어보고 이를 진지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염상섭 문학은 근대적이다. 어쩌면 염상섭의 소설을 시작된 후배 작가의 소설들 예를 들어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선작 작가의 <영자의 전성시대>, 윤흥길 작가의 <아홉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 등은 낭만이 사라진 자본주의 사회의 심장부로 부각된 서울의 이면들이 회색빛으로 묘사된 소설들이다.

연재 기간 약 9개월, 연재 회차 215회의 이 소설을 지만지출판사에서는 1366쪽이라는 방대한 분량으로 만들었다. 다소 비싼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정된 오류들과 많은 한자어, 사투리, 지금은 쓰지 않는 단어들과 설명이 필요한 인명, 지명, 사물 등의 전문가가 감수한 상세한 주석, 풍부한 이미지 자료는 1930년대의 생생한 경성 공간을 묘사한 가장 완벽한 책으로 남을 것이다.

 

#삼대 #염상섭 #지만지출판사 #한국문학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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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 | 기본 카테고리 2023-05-2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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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끌어안는 소설

정지아 등저/문실 등편
창비교육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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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두 번 그나마 무슨 날이라야 가는 부모님이 계신 집, 얼마 전부터 불현듯 부모님이 슬퍼 보이고 안쓰럽다. 또다시 5월이 오는 탓인가? 매번 방문할 때마다 아픈 몸뚱이를 힘들어하며 넔두리하는 모습이 싫어 외면도 한다. "아프면 병원 가시지 왜 그러고 계세요." 파르르 성깔 부리며 앉으면 '먼 길 오느라 힘들었지, 잘 지내지?" 어머니는 여전히 어머니 같은 말만 한다. 힘들다며 벌러덩 눕는 나는 여전히 철부지인 채로 말이다. 서른넷에 집을 떠난 아들은 일흔을 훌쩍 넘긴 어머니를 늘 마흔 중턱 어느 봄쯤으로 기억하고 살았다. 당신의 아들이 세상에 나온 지 43년이 지난 오늘, 가슴 뜨겁게 당신의 자리가 고맙고 미안해서 가슴이 아팠다. 당신과 조심스레 깊은 눈을 맞춘 후 돌아서는 발걸음이 자꾸 무거워진다.

"이토록 모순된 유기적 생명 공동체가 세상에 또 있을까?" - 톨스토이

창비에서 출간한 <끌어안는 소설>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며 생기는 이야기의 모음집이다. 정지아, 손보미, 황정은, 김유담, 윤성희, 김강, 김애란 작가의 가족을 테마로 한 단편소설은 잊고 있었던 가족이라는 의미를 되새겨보기에 충분했다. 모든 작품을 감동 있게 읽었지만 그중 가슴에 와닿은 소설 몇 편을 소개할까 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최근 <나의 아름다운 날들>을 감동 깊게 읽었던 정지아 작가의 <말의 온도>는 노년을 바라보는 딸이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며 어머니라는 존재를 이해한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어머니이기 이전에 그녀도 한때는 철없이 투정 부리는 딸이었음을 깨닫게 되고 어머니의 삶은 가족을 위한 희생의 시간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어머니와 말을 하다 보면 이상한 대목에서 심장이 저렸다. 어머니가 어머니가 아니고 외할머니의 딸이던 시절에는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지 않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처음부터 어머니가 아니라 한때는 마음껏 투정을 부려도 되는 딸이기도 했던 것이다.

참여한 작가들 중 가장 최근에 소설집을 낸 손보미 작가의 <담요>는 죽은 아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장이라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장은 콘서트 장에서 사고로 아들을 읽고 죽은 아들의 담요를 끌어안고 6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 그는 야간 순찰 중 영하의 날씨에 놀이터에서 떨고 있던 어린 부부에게 아들이 담요를 건네며 끌어안고 있던 슬픔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들이 죽은 후, 장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공연장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딱 한 번, 회식 자리에서 만취했을 때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아들을 잃은 후, 장의 생활에는 두 가지 변화가 생겼다. 첫 번째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담요를 항상 몸에 지니고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가 야간 순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가장 독특한 이야기였던 황정은 작가의 <모자>는 가끔 모자가 되어버리는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유년 시절 당신의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은 아버지는 그때부터 모자가 되어버렸다. 중요한 순간이면 당황하며 얼어버리는 아버지의 모습에 안쓰러워하는 자식들의 시선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사랑으로 보살핌 받았어야 할아버지의 유년 시절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할머니의 남편, 그러니까 세 남매의 할아버지는 고집이 센 사람이었다. 폐암에 걸려 죽는 날까지도 꼿꼿하게 등을 펴고 누워서 이런저런 잔소리를 했다. 그 남편이 아직 젊었을 때, 하루는 밥상에 밥알을 너무 많이 흘렸다고 아들의 바지를 벗겨 놓고 엉덩이를 팡팡 때린 일이 있었다. 고작 다섯 알 정도를 흘렸고 주워 먹으면 그만이라고 그녀는 생각했지만, 쓸데없이 꼬장꼬장한 남편을 상대로 말해 봤자 입만 아플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버려 두었다. 새벽에 목이 말라 일어났더니 자리끼로 놓아두었던 주전자가 비이 있었다. 할 수 없이 주전자를 들고 마당으로 나간 그녀는 낮에 엉덩이를 두들겨 맞은 둘째 아들이 우물가에서 조그마한 모자가 되어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모자였지만, 그녀는 모자가 그 아들인 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김애란 작가의 <플라이데이터리코더> 역시 독특한 발상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인적이 드문 섬 플라이데이리코더에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와 삼촌과 살고 있는 아이는 어느 날 노란색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걸 보게 된다. 잔해에서 찾아낸 블랙박스를 보며 엄마라고 한 삼촌의 말에 그것을 엄마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원자로부터 형성된 우주의 만물을 같은 맥락으로 바라보는 삼촌의 말을 이해하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믿고 싶었던 엄마를 향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그게 서로 다른 종으로 태어날 경우 대화를 할 수 없게 돼 있어. 그래도 몸을 기울이면 알아차릴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거야. 방법은 우리가 발견해 내면 돼. 지금 엄마랑도."

소중한 것들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연하다고 여기던 내일과 언제까지나 옆에 있어줄 것 같던 내 사람들도 세월의 흐름 앞에 그 무엇으로도 거스르지 못하고 늙어간다. 언젠가부터 아내와 딸이랑 길을 걸을 때면 언제나 손을 잡는 버릇이 있다. 손을 잡고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손바닥을 긁어보기도 하고 손가락 하나하나를 문질러 보기도 한다. 가장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닮고 싶었을까. 아내와 딸도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가만히 맡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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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데이 파더스 클럽 | 기본 카테고리 2023-05-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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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썬데이 파더스 클럽

강혁진,박정우,배정민,손현,심규성 저
미디어창비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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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엄마가 키워야지."

내가 태어난 80년 대만 하더라도 아이 키우기는 온전히 엄마의 몫이라고 단정 짓고 그녀들이 도맡아왔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여성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육아가 사회적 제도의 개선과 남성들의 인식 변화로 아기들에게 사랑을 나눠주고 키워주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각종 매스컴에서 아빠의 육아를 다른 프로그램이 많아지며 아빠들도 당연히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썬데이 파더스 클럽>은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다양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건 글이 제격이라는 생각에 모인 5명의 아빠들이 겪게 되는 좌충우돌 육아일기이다. 한 달에 한 번 육아 일기를 남기는 이들은 다양한 연령대, 성별이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들이라 그들의 글은 다양한 사람들과 언론의 주목까지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여전히 내가 아빠라는 사실이 비현실적이거나 생경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에게는 아빠가 되기 전 40년의 삶이 있다. 아빠로서의 나를 마주하는 것이 가끔 어색한 이유가 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노력하려고 한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함께 웃고 우는 경험을 더 많이 하려고 한다. 더 자주 안아주고, 더 자주 아이 볼에 입 맞추고, 더 자주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한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에 스스로 어색하지 않도록 그리하여 조금씩, 오랫동안 내 안에 아빠는 단어의 크기를 키워갈 것이다." -34p

 

계획대로 완벽하게 흘러가는 육아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역시 계획에 없는 아이를 가지게 되어 아빠라 불리게 되었고 아빠가 되었다는 현실이 낯설게만 느껴졌었다. 충분하지 않은 경제 사정으로 인해 회사를 쉴 수 없었고 육아 휴직을 사용했을 때 생기는 회사로부터의 불이익 때문에 와이프의 혼자 도맡아 육아를 하는 날이 많았고,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사회제도와 예상치 못한 아이의 건강 악화 등의 문제로 힘든 육아생활을 이어나갔던 것 같다.

"끝끝내 유튜브 2배속 재생 버튼을 누구고야 말았다."

그들의 글에는 아빠로서 공감 가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현실에 자신의 여가 생활시간마저 줄여야 했던 경험,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에게 있어 자신의 생활 패턴은 모두 아이의 시간에 맞춰 돌아가야 하는 현실도, 모든 것이 귀찮고 내 아이의 육아마저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아빠라는 낯선 경험을 쌓아가면서 아이와 함께 자신도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에요."

육아를 할 시간에 돈을 많이 벌어 다양한 학습을 통한 경험과 장난감과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만족시켜 줘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다양한 경험을 체험하게 해주는 것도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아이와의 시간에 따뜻하게 반응해 주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같이 즐겁게 놀아주는 것이 밝고 따뜻한 긍정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들의 말처럼 나 역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많이 사랑한다 말해주고, 더 많이 함께해 주고 싶다.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최선을 다했어야 했는데도 그러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아빠의 육아란 의외로 단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 진심을 다해 놀아주고 함께 호흡하는 일, 아이를 향한 아낌없는 사랑과 그 사랑을 언제까지나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 자체가 육아이지 않을까?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아이와의 시간에 부모로서 아이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부모가 됨으로써 가지게 되는 책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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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터 | 기본 카테고리 2023-05-0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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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디베이터

서보현 저/정혜윤 역
문학동네 |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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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은 내가 나의 목소리를 내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었다."

살아오면서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서로의 의견에 대한 의견 충돌을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서로의 옳고 그름을 떠나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자신의 의견을 인정하게 만드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런 수많은 논쟁의 순간들에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순수히 받아들이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 토론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디베이팅 챔피언이자 세계 최우수 토론팀 코치를 역임한 서보현 저자의 디베이터는 자신이 겪었던 수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합리적인 말하기 기술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계를 제패한 디베이팅 챔피언의 말 하기 기술이라는 말에 큰 호기심을 느끼며 읽기 시작했다.

남들의 눈에 띄기를 수줍어하는 소년이 호주로 이민을 가게 되고 외국이라는 낯선 곳의 문화와 언어에 힘들어하며 또래 아이들과 갈등에서도 침묵하고 피하기만 하는 일상을 보낸다. 그러다 그런 삶을 180도 바꿔줄 일이 생기는 그것은 교내 토론팀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토론과 함께 성장한 유년에 기억을 되짚어가며 그가 느끼고 배운 토론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에 대해 써 내려가고 있다.

"나는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거나 주장에 대한 깊은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리저리 생각을 굴려보고, 논쟁적인 의제들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밝혀보는 일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토론은 단순한 서로의 정보교환이나 다른 사람의 생각을 종합하는 것이 아니라 찬반이 분명하게 나누어져 있는 주제를 가지고 편을 나누어 논리적 근거를 통해 정해진 시간 안에 질문하고, 반박하며, 마지막에는 설득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짧은 시간 안에 논리적 근거를 입각하여 발표해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 향상과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공감 능력에도 도움이 되므로 제대로 훈련만 받게 된다면 일반적인 학습에도 충분히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토론과 지적 양가감정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의 관점이 진정한 반대에 직면했을 때 우리에게는 더 강력하게 주장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선택지만 있는 게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해서 제3의 길을 찾아내는 방법도 있다. 교육 도구로서 토론이 지닌 또 다른 측면이다. 포기하지 않고 대화를 지속해나갈 수만 있다면, 토론은 우리에게 꾸준히 서로에게 배워나가는 법을 가르쳐 준다."

하지만 토론의 교육적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었음에도 아직 국내에서는 쉽게 다가서기 힘든 실정이다. 아직까지 토론을 통한 학습이라는 것 자체가 낯설고 이를 제대로 가르칠 지도자의 수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정 주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이라는 소수의 활동을 떠나 일상의 모든 상황에 적용되어 갈등 상황에서 더욱 나아가 세상을 바꿔나가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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