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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되어야 해 | 36.5℃ 2012-12-3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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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made to persist.

That's how we find out who we are.

 

인간은 살아남도록 만들어졌다.

그것이 우리 존재를 발견하는 방식이다.

 

토비아스 볼프 Tobias Wolff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구나 그런 순간을 경험한다. 삶은 하나의 모험이고, 이 모험이 우리를 벼랑으로 몰아갈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음 모퉁이를 돌아서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미처 꿈꾸지 못한 아주 멋진 일일지 모른다. 내일을 위하여 희망하자.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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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2』 by 사카모토 유지, 모모세 시노부 | 2012년(142) 2012-12-31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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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2

모모세 시노부 저/사카모토 유지 극본/한성례 역
느낌이있는책 | 2012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집단 따돌림의 주모자도 내면의 상처로 병들어 있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생각지도 못했던 우군 도이타의 등장으로 인해 쓰미키는 정체된 사건에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심지어 노름으로 돈을 잃고 학생들의 체육복 판매와 관련해 금품수수까지 행한 나쁜 이미지의 교사에서, 다혈질이기는 하나 정도 많고 재밌는 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그가 가는 곳이면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유쾌하고 화통하고 코믹하다. 또한, 뜻하지 못한 비장의 카드를 찾아내 정의로운 승리감을 맛보기도 한다.

 

주요 쟁점은 집단 따돌림의 존재 여부, 자살인가 사고사인가, 학교의 주의 의무 위반인가?

 

 

 

교감은 다 알고 있었다. 책상 위에 놓인 탈취제, 쓰레기통 속에 처박힌 갈기갈기 찢어진 체육복, 장례식 놀이를 연상시키는 책상 위에 놓인 국화꽃, 의자 위의 압정, 물로 흠뻑 젖은 온몸,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 아이, 잃어버린 교과서 ... 교과서를 사기 위해 가장 소중한 물건을 담보로 빌린 만 엔 짜리 전당표, 그리고 집단 따돌림의 주모자를 교감은 알고 있었다. 담임의 거듭된 보고에도 불구하고 교감은 아무 대책도 강구하지 않고 계속 방치했다. 교원에게는 학생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할 의무가 있다. 특히 학생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중대한 악영향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관련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키 교감을 위시해 나머지 교사들 또한 그 의무를 태만히 했다.

 

세상은 정말 제멋대로일까? 교감은 재판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아닌 학교를 지키는 게 임무라고 떠든다. 집단 따돌림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학생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했다고 했다. 집단 따돌림을 숨기지 말라고 하면서도 이를 인정하게 되면 그 학교는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비난을 면치 못하는걸까? 하지만, 집단 따돌림이 있고 없고를 판단하는 것은, 교사가 아닌 바로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제2의 아이자와 아스카'는 학교를 포기하고 이사할 결심까지 한다. 아이의 부모는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사실 확인이나, 범인 수색 등 그 어떤 것도 행하지 않고 당장 학교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학교가 아이를 포기했는데 어떻게 부모가 학교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겠는가? 이렇게 하나둘 학교를 떠나는 것이 과연 학교를 지켰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아메키 교감의 인간적인 면이 부각되고, 사건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교사들이 변하면서 학생들도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단 따돌림의 주모자도 내면의 상처로 가득했다. 신발을 갖다버린 아이는 슈크림 빵만 보면 토하는 버릇이 있는데, 어릴 적에 엄마가 집에 안 들어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슈크림 빵이 식탁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책상에 쓰레기를 넣는 아이는 여자아이들 중에서 제일 공부를 잘하지만 가끔 컴퍼스로 자기 허벅지를 찌르는 버릇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고는 하루도 살아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괴롭히는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두둔하고 있다. 하지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어린 나이에 너무 지쳐버려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거짓 증언을 하라고 부추기는 모순덩어리 부모 밑에 자란 아이의 마음은 방향을 잃고 뒤틀린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공격의 화살을 다른 누군가에게 겨누게 된다. 결국 집단 따돌림의 주범은 주모자의 부모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부모와 자식 간의 간격이 가장 먼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감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외면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아이와 마주보며 함께 싸우지 못하면 아이를 지켜내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단짝 친구의 집단 따돌림을 대신한 아이자와의 말은 가슴을 사정없이 후벼판다. "괜찮아. 난 슬퍼해 줄 사람도 없어."

 

검둥이를 보고도 검다 말을 못 하고, 흰둥이를 보고도 희다고 말 못 하는 게 어른이야. 그게 바로 나라고.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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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1』 by 사카모토 유지, 모모세 시노부 | 2012년(142) 2012-12-3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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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1

모모세 시노부 저/사카모토 유지 극본/한성례 역
느낌이있는책 | 2012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집단 따돌림의 실태를 둘러싼 학교의 문제점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이 책은, 일본 기리오카 중학교를 배경으로 집단 따돌림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는데 그외에도 학교를 둘러싼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이슈나 현상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예컨대, 입시를 위해 수업시간에 수험 과목만을 공부하는 학생, 적은 일손으로 여러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보육원 환경, 집단 따돌림의 폐해로 피아니스트의 꿈조차 접어야 했던 소녀, 잘못 불린 이름으로 운동장 전부를 압정 천지로 만들어버린 소년, 여고생을 돈으로 산 아버지를 목격한 아들,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 등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이로써 우리 현실에 맞는 대안을 고려하고 변화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교사들도, 다른 학생들도 전혀 아이자와를 신경 쓰지 않는다. 마치 이 교실에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아이를 별난 문제아로 취급했다. 아이자와가 가지에게 내민 물품보관함 열쇠는 모든 걸 믿고 건네준 소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을지 모른다. 젓가락질에 유난히 민감하게 굴고, 손이 빨개질때까지 집요하게 문질러서 씻는 행위, 진한 향수를 뿌리는 것 등은 아이자와의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심리와도 연결된다. 누군가가 예의범절을 가르쳐줄 부모님이 없다는 것을 들먹였을 테고, 더러운 냄새나는 걸레라며 손가락질 했던 마음의 상처 때문이다.

 

4층 2학년 교실에서 한 소녀가 추락했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 친부모와 떨어져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다. 하지만 추락 당시,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추락하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도 없다. 결혼하자마자 행방을 감춘 남편, 남겨진 남자의 아이와 3개월을 보내다가 보육원으로 아이를 떠나보낸 쓰미키 다마코, 그리고 7년 뒤에 홀연 쓰미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아이자와 아스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여행을 마냥 즐거워하고, 마지막 뒷모습에 한없이 손을 흔들던 일곱 살 어린 손.. 그리고 사법고시에 열중해서 변호사가 된 쓰미키는 7년 뒤에 잠깐 해후한 소녀를 죽음으로 맞이한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아무도 아이자와의 눈물에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아내기 전에는 울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쓰미키는 한 소녀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기리오카 중학교를 고소했다. 자신의 결정이 변호사로서 진실을 파헤치고 싶은 단순한 욕구 때문인지, 아이자와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인지, 그저 자신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인지 쓰미키 자신도 알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까지 적으로 돌리면서 이 재판을 시작했다.

 

이 학교 교사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한마디로, 완전 비정상인 학교로 굴러가고 있다.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 모든 교사들이 작성한 생활기록부 전부를 숨기는 야하타, 예전 학교에서 학생 아버지와 불륜관계가 발각돼서 해고 당한 오시로, 룸싸롱 접대부 요시코시, 체육복 구입 자금으로 돈봉투를 따로 챙긴 도이타 등은 모두 도덕성에 커다란 오점을 남긴 교사들이다. 게다가 학생들도 부족해서 교사들까지 합세해 교사 한 사람을 집단 따돌림 하고 투명인간 취급하는 등 유치한 단계의 모습까지 보여준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직업상 도덕성을 1순위로 두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인데 이 학교는 애초에 도덕성 자체가 무너진 학교다.

 

수업이 전부가 아닌 교사들의 피곤한 일상을 보여준다. 최고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침착함과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갖는 사람, 그 사람을 우리는 선생님이라 부른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일주일에 25시간 수업도 모자라 방과 후 활동에 방대한 서류 작성 그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있는 회의 등 지칠대로 지친 노동에 가깝다. 온종일 학생들 생각에 여념이 없고, 눈 깜짝할 사이에 문제를 해결하는 슈퍼 선생님과, 마음을 여는 학생이란 존재하지 않는 각박한 모습이 현재의 학교다. 어쩌면 꽃을 피워올리지도 못할 미량의 물만 뿌려대는 사막과도 같은 곳이 학교인데 우리는 너무 과분한 것을 교사에게 떠맡기려고 하는건 아닐까?

 

한 아이의 죽음을 파헤칠 것인가? 남아있는 아이들을 지켜줄 것인가?

진실을 매번 은폐하고 왜곡하려 든다면 남은 대다수의 학생들을 과연 보호하는 것일까?

 

이 학교의 실세는 교장이기보다 교감인 아메키 마스미다. 학교의 실세 교감은 비리 교사에게 힘을 실어 자신의 충성스런 몸종으로 이용한다. 심지어 뼈속까지 학생들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 하지만 눈에 보이는 현상만 믿으려 했던 순진(?)한 임시 교사 가지 고헤이 선생님까지 시종일관 적대시했던 감정을 일순간 햇빛정책으로 돌려놓는다. 교감의 이중적인 태도가 상당히 의심스럽다. 기겁할 정도의 칭찬에 녹아든 가지 선생의 우유부단한 성격도 몹시 맘에 안든다. 전직 담임교사였던 미사와 아키코의 갑작스러운 병도 의심된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에게 힘든 일이 있느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아니요'라고 대답합니다. 학교는 갑니다. '학교생활 어때? 재미있니?' 하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지요. 친구가 있냐고 물으면 있다고 합니다.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은 그 사실을 숨깁니다. 끝까지 마음속에 감춰두고 있죠. 하지만 그게 쌓이고 쌓여서 결국 특정한 증상으로 몸에 나타나지요. 투통, 복통, 구역질, 설사, 권태감, 현기증, 불면증, 악몽. 흔히 이런 증상을 겪습니다.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렵지요. 항상 감시당하거나 욕을 먹는다고 느낍니다. 공포심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하지요. 그 아이들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입밖에 내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그 사실을 말하면 괴롭힘이 더 심해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집단 따돌림이란 그 정도로 잔인하고 혹독합니다. 당사자는 말하지 못해요. 옆에서 알아채줘야 합니다. P12~14

 

지금 수많은 어른들은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어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릅니다. 어른들은 쉽게 말하죠. 노력하면 행복해진다. 희망찬 미래를 그려라. 꿈을 가져라. 그런데 과연 행복은 무엇일까요? 쓰미키 씨, 당신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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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발표합니다. | 36.5℃ 2012-12-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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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녀에게 뽀뽀하기(3권).....키드만님, 파란자전거님, 파란토끼13호

2. 꿈에서 꿈을 꾸다.....빛나는열정님

3.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파란토끼13호

4. 오늘을 위한 우리역사.....쎄인트님

6. 늪세상.....아자아자님

7. 스톨런.....우렁각시님

8. 계간 미스터리(2011년 겨울)....키미스님

10. 웃기는 학교 웃지 않는 아이들.....늘푸르미님

12.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파란자전거님

 

 

제 사소한 나눔이벤트에 많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란토끼님께서 정리해주신 댓글 그대로 드래그 해서 붙여봅니다. ㅎㅎ

주소 3종 세트를 보내주시면, 이전에 했던 나눔이벤트와 종합해서 발송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이웃님들~ 남은 한 해도 행복하시고, 2013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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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카니발』 by 안드레아스 프란츠, 다니엘 홀베 | 2012년(142) 2012-12-29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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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신데렐라 카니발

안드레아스 프란츠,다니엘 홀베 공저/이지혜 역
예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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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프란츠를 알게 된 것은 나에게 있어 행운이다. 미스터리 스릴러계 거장이란 수식어와 독일 국민작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속도감 있는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를 자아내는 『신데렐라 카니발』과 같은 걸작을 내놓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집필하던 중 갑작스레 세상과 결별했다는 작가의 부고는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그 바통을 이어 다니엘 홀베가 나섰으니, 이야기의 흐름이라든가 작가 나름의 설정 몇 가지가 의외성으로 지적된다. 첫째, 중성적인 매력이라고 소개한 여형사 율리아 뒤랑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활약상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다. 전작이었을 뒤랑 시리즈에서, 성도착증 환자로부터 육체적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를 벗어던지는데 안간힘을 쓰지만, 자신의 피해상황과 유사한 사건현장을 대할 때마다 찾아드는 공포장애나 심리적 동요를 끊임없이 수반한다. 상부로부터 인정받아 과장 직무대행으로 수사팀을 총지휘하고, 위기의 순간에 기지를 발휘한 점이 있긴 하나, 일등공신은 같은 수사팀에 소속된 형사 3년차 자비네 카우프만의 놀라운 기억력과 브레인에 의해 물살을 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 밖에도 수사 11반은, 최초로 지목된 용의자의 알리바이 조작 우려를 흘려 넘기고, 범인을 맘껏 활개치고 다닐 수 있도록 방관한 부분, 강력반 형사들보다도 우월한 정보력과 수사력을 지닌데다가 철저히 자신의 신분을 은폐한 피해자 측근의 빠른 두뇌회전 등은 주요등장인물들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고자 함인지도 모르겠다.

 

 

 

여자는 제니퍼와 똑같이 상처를 입고, 마침내는 제니퍼처럼 목동맥이 절단돼 죽었다. 이따금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고문자의 음란한 신음 소리와 젊은 여자의 고통에 찬 신음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견디기 어려웠던 건 배경에 흐르는 음악이었다. 나직하고 편안한 멜로디는 화면 안에서 벌어지는 장면과 잔인하리만치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P406

 

서로의 이성을 넘보는 작태는 또 뭘까? 이미 아내가 있고, 남편이 있어도 다른 남자나 여자에게 추파는 왜 던지나? 이건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심리적 혼란일까? 보편적인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또한, 율리아가 커플도 아닌 파트너로 일하는 동료를 두고 질투를 느끼는 것도 웃기고, 같은 여성이며 자신의 친구이자 정신과 주치의인 알리나에게 평범한 친구 이상의 에로틱한 감정을 갖는 모습 등은 참으로 당황스럽다. 아이를 임신해도 결혼이 꼭 전제조건일 수 없다는 점을 유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 또한 우리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왜 그녀들을 신데렐라라고 칭했을까? 인간들의 추악한 욕망의 그림자, 피의 진혼곡을 알리는 잔인한 파티, 고통스런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숨통을 끊는 그 순간이 그녀들에겐 천국으로 가는 계단(Stairway to Heaven)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침실에서 로맨틱한 전희로 심신이 한껏 풀어진 상태에서 맞이하는 죽음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충격일 것이다. 이것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이미 죽음의 위험에 노출된 아프리카 땅이나 분쟁지역이라면 죽음은 현실에 가까운 체념 상태다. 하지만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착각한 순간,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가장 소름 끼치는 것은, 스너프 비디오의 진짜 주인공은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이 모든 죽음의 배후에는, 스너프 포르노를 요구하는 변태 소비자가 있었다. 불법 포르노 가해자는, 광범위한 구매 희망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구매자와의 접촉과 뒤처리까지 맡는 등 신분도 수시로 바꿔가면서 이웃의 네트워크를 도용하는 치밀함을 보인다. 그들에게 윤리의식이니 도덕성은 딴 나라 사람들 이야기다. 문제는, 변태적인 욕구에 눈이 멀어 엄청난 돈을 주고라도 이런 비디오를 살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이다. 수요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는 점에서는 섹스도 마약이나 무기와 마찬가지다. 살인범이 유년시절을 추억하면서, 지나치게 권위적인 아버지를 통해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는데, 그러한 사람들은 성장해서도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기가 힘들다. 부적절한 성의식을 만들어내기에 안성맞춤이니, 비극을 불러들이기에 세상은 그들의 시험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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