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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by 윤태호 | See feel 2014-11-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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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생이 뜨고 있다. 굵직한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바둑이 인생의 모토였던 장그래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 세계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열한 살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기사만을 목표로 살아가던 청년 장그래가 입단에 실패하고 ‘회사’라는 전혀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작가는 다양한 업무가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종합상사의 인턴사원으로 장그래를 밀어 넣었다. 검정고시 출신 고졸에 취미도 특기도 없지만 대신 신중함과 통찰력 그리고 따뜻함이라는 장점을 지닌 장그래. 그는 합리적이고 배려심 깊은 상사들을 만나 일을 배워가고, 비록 1년 계약직에 불과하지만 입사 P·T 시험을 거친 후 사원증을 목에 건다. 그리고 『미생』을 읽으며 힘들었을 장그래에게, 그리고 내게 파이팅을 보내게 된다. 딱 한 번 시청했을 뿐인데 순식간에 매혹된 드라마다. 웹툰으로 살펴보기도 했지만 9권 완간 박스세트로 구입하고 싶은 욕심이 굴뚝같다.

 

 

 

 

장그래

주인공. 어렸을 때 프로바둑기사가 되기 위해 바둑에 매진했으나 결국 프로기사 입단에 실패했다. 그래서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후견인의 권유로 원 인터네셔널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했다. 비록 바둑은 그만두었으나 매사를 바둑과 연관지어 생각한다.

 

안영이

단호하고, 풍부하고, 견고하게 자신을 관리한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실력자.

 

한석율

오로지 현장만을 중요시하는 나머지 사무직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김동식

영업 3팀 대리로, 장그래의 사수. 사람이나 분위기를 파악하는 감이 좋다.

 

오상식

영업 3팀장. 속칭 돌격대장. 업무에 찌들대로 찌든 이 시대의 직장인의 모습이 아주 노골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눈은 항상 충혈돼 있고 사력을 다한 결과 과장에서 차장까지 진급했다. 합리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

 

고 과장

영업1팀 팀장. 외국 바이어를 접대하다 큰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스티브 한이 잘 무마시켰지만 고집을 꺾지 못해 트러블을 일으키고 만다.

 

스티브 한

부장 대우. 미국현지 섬유팀장. 중학교 졸업 직후 온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이후 여러 현장을 돌다가 아예 부장으로 경력직 입사한 인재. 미국식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으며 쓸데없이 많으면서 효율성은 떨어지는 국내 기업의 업무방식에 엄청난 불만을 품고 있다. 꼭 필요한 것만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을 요구한다.

 

선영

여자로서 차장까지 오른 인물로 그에 걸맞게 강단이 매우 세다. 맞벌이 부부라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다.

 

장백기

철강팀 소속. 뭐 하나 나무랄 것 없는 좋은 학교, 스펙, 친화력, 무난한 PT 면접으로 손쉽게 정사원으로 입사한다. 경제를 전공했고 국제무역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업무용어에 능하다.

 

박 대리

IT영업부. 모두를 만족시키고 싶어한다. 우유부단한 편이며 얕보이기 쉬운 인물이다.

 

김석호

고 과장이 이끄는 영업 1팀의 인턴. 꼼꼼한 성격으로 번역에 통역까지 능통. 갓난아이를 둔 신혼임에도 자주 야근하며 열심히 일한다. 장그래의 자리에서 딱풀을 빌려 부주의하게 풀칠을 하다가 장그래가 파쇄할 서류를 로비에 흘리는 바람에 장그래에게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친 적이 있다. 합격 후 바로 본사로 발령을 받고 이후에 딱 한 번 등장한다.

 

박종식

2008년 철강 5팀 소속으로 요르단과의 일억 이천만불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거만한 태도로 성격이 변하면서 영업 3팀으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시종일관 거만한 꺼림직한 태도로 일관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오상식 과장의 조사에 의해 요르단 계약건이 조작되었음이 밝혀졌고 바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구속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회사의 내부고발자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천관웅

내부고발 사건 이후로 영업 3팀으로 발령이 났다. 본래 성격 좋고 노말한 과장으로써, 처음 발령시 내부고발 사건으로 인해 영업3팀에 기선제압을 시도하지만 곧 오 팀장에게 꾸지람을 듣고 제대로 영업3팀의 일원이 된다.

 

 

미생은 바둑 용어다. 바둑에미생(未生)은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 혹은 그 돌을 이르는 말이다. 완전히 죽은 돌을 뜻하는 사석(死石)과는 달리 미생은 완생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돌을 의미한다는 차이가 있다.

 

 

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총9권) 완간 박스세트

윤태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 201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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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 추천 7        
영화 『퓨리』 : 액션 장르에서 액션이 빠졌다! | 2014년(128) 2014-11-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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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퓨리

데이비드 에이어
영국 | 2014년 11월

영화     구매하기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그 중에서도 종전에 치달은 1945년의 독일 땅을 배경으로 한다. 연합군은 독일의 심장부에 최후의 공격을 감행했고 히틀러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소녀와 노인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불필요한 소모전을 치루는 상태를 부각시킨다독일 심장부에 공격을 가하는 연합군들 무리 중에서 단연 부각을 나타내는 탱크 '퓨리'의 대원들이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퓨리의 리더는 단연 우리의 호프 브래드 피트.. 전차부대를 이끄는 대장 ‘워대디’에게 적으로 둘러싸인 최전선에서의 마지막 전투 명령이 떨어진다. 수차례의 전투로 대부분의 동료를 잃은 그에겐 단 한 대의 탱크 ‘퓨리’와 전쟁에 이골이 나서 지쳐버린 부대원들 3명 뿐이다. 게다가 지원군은 총 한 번 잡아보지 않은 신병 ‘노먼’이 배치되고, ‘워대디’는 신참을 포함한 단 4명의 부대원만으로 적진에 나선다.

 

 

 

 

 

 

 

우선 퓨리는 팩션이 아니라 픽션이다. 허구라는 뜻이다. 사실 은근히 실화이길 바랐다. 재미가 없다면, 실화라는 점에 무게를 싣는 것만으로도 승산이 있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픽션인데다가 구심점도 모르겠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도 없고, 참혹한 전투장면도 없으며, 애국심이나 슬픔 또는 감동, 해학이나 위트적인 요소도 적고 광신적 국가주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퓨리라는 탱크의 기동력만을 앞세워 군인들의 행동력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다. 장르가 액션이라 했는데 액션 장르에 액션이 쏘옥 빠져 버렸으니 앙꼬없는 찐빵이라는 얘기다.

 

​왜 이래야 했을까? 탱크 대로 무모하게 3백여명의 적군을 상대해서 싸움도 모르는 행정병을 영웅으로 부각시키는 면도 우습고, 만나자마자 말도 안통하면서 바로 도장 찍는 로맨스도 어정쩡하고, 전쟁에 자비는 없다면서 포로로 잡힌 독일군을 쏴죽이는 장도 어처구니없다. 감독이 문제였을까? 이건 뭐, 헐리우드판 명량도 아니고..(적어도 우리의 이순신은 실존인물인데다가 위대한 성웅이셨지만) 라이언 일병구하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눈에 띄는 로맨스의 진주만도 아닌 것이.. 지휘관으로서 작전을 끝까지 책임지고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할 임무를 띤 브레드 피트 단 한 사람의 연기만이 관중의 눈에 부각되었을 뿐이다. 참신함은 떨어지고 여러 개의 영화를 조합하고 압축해서 보여준 것 같은데.. 대체 난 뭘 봤을까? 상실감이 이토록 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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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벤트] 예라니의 소소한 나눔이벤트(~12. 6까지) | 36.5℃ 2014-11-2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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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40분..

새벽바람 맞아가며 출근했습니다.

아스팔트 위를 구르는 낙엽들을 보며..

새삼 가을이 깊었음을 절감합니다.

 

요즘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뒤를 돌아볼 여유 한자락 없네요..

뱅카 오픈으로 팀은 정신이 없고..

회사 역시 외압으로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

남편은 엊그제 도곡동에 가게를 오픈했습니다.

우리 큰딸은 쌍꺼풀 수술을 했네요..ㅋ

둘째는 밀크커피반점을 제거했고요..^^

 

이래저래 정신은 없지만..

우리 이웃님들을 향한 제 마음은 항상 열어두고 싶습니다.

 

 

 

각설하고.. 나눔합니다.

<엄마, 덕분입니다>

<너에게 닿는 거리, 17년>

이렇게 2권입니다.

 

<엄마, 덕분입니다>는 줄을 그어가며 읽고 리뷰까지 올린 책이고..

<너에게 닿는 거리, 17년>은 며칠전 다산북스 페이스북 이벤트에서 받은 따끈한 새책입니다.

가능하면 한 분께 몰아드리겠습니다.

 

그럼, 문제 들어갑니다.

다산북스 페이스북 이벤트 문제와 토시 하나 안틀리고 동일합니다~ㅋ

"만약 여러분에게 타임 슬립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할건가요?"

만약 내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이웃님들, 많이많이 응모해주세요~

그리고.. 이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지금부터 이웃이 되어주시는 게 중요하니까요~ㅋ

 

*나눔이벤트 응모기간 : 11. 26 ~ 12. 6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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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를 | 추천 17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by 더글라스 케네디 | 2014년(128) 2014-11-2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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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저/조동섭 역
밝은세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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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1966년부터 1973년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제1부와 2003년을 배경으로 한 제2부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1960년대의 미국은 베트남 전쟁 발발과 존 F. 케네디 암살사건, LA흑인 폭동 사건 등으로 사회에 대한 분노와 절망감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평화주의 히피족 바람이 불었으며 1970년대는 베트남전을 명분 없는 전쟁이라 반대하는 격변의 시기였고 이러한 사회적 배경은 소설의 1부에 그대로 녹아 있다.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소외감과 간극을 극명하게 들려준다. 자신의 -ism과 다르다면 무조건 배척하고 보는 아들 제프리는 가족이고 부모고 간에 상관없이 자신의 좁은 울타리와 이기심으로만 재단하려 드는 기독교 보수주의로 대표된다.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성공에만 매달리는 딸 리지는 양극성기분장애를 겪어가며 쇼핑 중독자로 전락하고 풍요 속의 빈곤을 불러온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와중에도 딸의 실종을 수사하는 형사에게 수작을 부리는 한나에게 화도 났지만 그 인간다움이 그녀를 충분히 현실적인 모델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의 심리를 이토록 섬세하고도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나 역시 한나를 응원한다.

평생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버몬트대학교의 교수이자 베트남전 반대 발언으로 누구보다도 유명세를 떨친 존 위드럽 래덤 교수가 주인공 한나의 부친이다. 모친 역시 세계대전 이후 뉴욕의 거물급 예술가들과 친분을 쌓고 있을 만큼 유명한 화가지만 지나친 자존심과 병적인 우울증을 수반하는 어머니에게 한나는 지쳐버린다. 별 재능도 없고 열정도 부족했던 한나는, 평범한 의대생인 그녀의 남자친구 댄 버컨과 서둘러 결혼한 뒤 작은 시골마을 펠험에 정착한다. 하지만 아들 제프리가 태어난 뒤 마음 편히 쉬는 날도, 남편의 따스한 말이나 위로도 없는 고달픈 생활이 이어진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 임종을 지키러 남편 댄이 고향에 간 사이 아버지의 지인이자 컬럼비아대학교를 반전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급진주의 세력의 전설적인 인물인 토비어스 저슨이 그녀의 집에 은신처로 찾아든다. 그리고 한나는, 아들 제프리가 잠들어 있는 요람 옆에서 매일 남편과 잠들던 침대에서 저슨과 욕정에 사로잡힌다. 시카고 국방부청사를 폭파한 범인들을 숨겨준 혐의로 FBI의 추격을 받던 저슨은 비열하게 혼외정사와 자신을 은폐한 사실로 한나를 협박하고 이용해 캐나다로 도주한다.

 

 

2부에서는 30년의 세월이 나이 50을 넘긴 한나를 성공적인 커리어와 안정되고 여유로운 삶으로 데려다 준다.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 메인 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병원인 <메인 메디컬센터>는 남편 댄의 직장이기도 하다. 아들 제프리는 변호사가 되었고 아내 새넌은 가정주부 역할에 충실하다. 딸 리지는 보스턴의 뮤추얼펀드 회사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는 워커홀릭이다. 겉보기에는 화려한 중산층의 생활을 유지하는 듯했지만 리지는 문제가 많았다. 유부남 의사로부터 실연당한 딸 리지가 실종되면서 낙태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이 슬픔에 젖은 한나를 오히려 공격해왔다. 설상가상으로 30년 전에 저슨과 외도한 사실이 황색 저널리즘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게 되면서 더 큰 파문에 휩싸인다. 언론이나 여론은 말할 것도 없고, 남편 댄과 아들, 믿었던 친구까지 모두 한나를 외면하고 배신한다. 그러나 친구 마지만큼은 말기 폐암에 걸린 가운데서도 친구 한나를 끝까지 응원하고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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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가겠다』 by 김탁환 | 2014년(128) 2014-11-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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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읽어가겠다

김탁환 저
다산책방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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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소설가 김탁환 씨가 열망의 덧없음에 관한 스물세 편의 고전 소설을 소개했다. 그는 이 소설들을 네 번씩 읽었고 소설 속의 주인공들 삶을 그만큼 곱씹었다고 했다. 저자가 소개해 준 소설 중에 내가 읽은 책은 고작 <어린 왕자>와 <폭풍의 언덕> 단 두 편에 불과하다. 다양한 시각을 갖겠다고 했지만 편협한 독서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읽어가겠다』를 통해, 개성있는 인물들을 두루 만나고 먼 길을 횡단했다. 위시리스트에는 읽고픈 책이 또다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조만간 이 책들을 밤새워 읽어보고 싶다.

 

 

영국의 여류작가 위다의 <플랜더스의 개>는 100여쪽 분량의 아동문학이다. 일본에서 52부작 애니메이션으로 각색하여 주말 아침마다 시청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파트라슈와 네로를 보면서 아침부터 울었고, 가난 속에서도 희망을 향해 살아가지만 끝내 루벤스 그림 앞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어린 소년과 개의 우정이 너무 아름답고도 슬펐다. 매일 밤, 아이에게 읽어주는 동화인데 문득 DVD로 만나고 싶다.

 

 

소개된 소설 모두가 독특하고 개성있지만 좀더 특별하고 기이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소설은, 멕시코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다. 1월부터 12월까지의 요리의 특징을 이야기가 전개되는 상황들과 버무리는데, 막내딸은 결혼하지 않고 엄마 곁에 있어야 한다는 희한한 풍속과 결합된다. 성욕과 식욕을 연결시켜 시쳇말로 먹고 자는 이야기임을 공공연하게 밝힌 설정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페드로가 선물한 장미 꽃잎에 티타의 피가 스며들면서 엄청나게 폭발적인 요리'야말로 영상문법을 제대로 확인시켜준 것이 아닌가 싶다. 낄낄 웃으면서 끝까지 읽게 만든다니 희극의 뒷면에 숨어 있는 그 진지한 비극의 결말을 활자로 확인하고 싶어졌다.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는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수용소는 우리를 동물로 격하시키는 거대한 장치이기 때문에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 씻어야 한다'는, 인간임을 증명하는 다짐과 같은 문장이 시선을 끈다. 놀라운 것은, 프리모 레비가 아우슈비츠를 나온 뒤 쓴 글이 아닌 수용소 안에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화학 실험실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어 노트와 연필을 들고 지내게 된 것이 큰 기회였던 것이다. 다른 죄수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겠지만, 그에겐 기억이라는 고통이 수반되었다고 회고한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는 <크눌프>와 함께 저자의 청소년기를 지배했던 작품이라고 했다.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가정을 꾸리고 아내와 아이들과 행복하게 잘 살다가 런던에서 갑자기 이별을 통보한다.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마흔 살에 한 번도 그림을 정식으로 그려본 적 없는 한 남자가 오로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으로 외딴 섬으로 들어가 예술혼을 불태우다가 혼자 죽어간 이야기이다.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소설이기도 하지만, 이 소설에는 모든 예술가들이 꿈꾸는 어떤 본질을 담고 있다.

 

 

 

 

 

 

 

 

 



 

part1.​

최악의 조건에서도 농담을 주고받는 가슴 따스한 모모와 로자 아주머니의 이야기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비행기 조종사였던 생떽쥐페리의 삶과 죽음을 넘어다 본 '<남방우편기>'와 '<어린 왕자>', 비밀이 핵심인 소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과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 시간 저축은행에 저금된 시간을 빼앗으러 간 고아 소녀 모모의 이야기 '미하엘 엔데의 <모모>', 카우보이가 되고 싶은 소년의 성장담 '코맥 매카시의 <모두 다 예쁜 말들>', 알츠하이머에 걸려 모든 기억을 잃고 죽어가는 어머니와 젊어 아주 빛났던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 집사다움을 지키기 위해 살아온 한 남자의 고리타분한 이야기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가즈오 이시구로의 <녹턴>' 등이 있다.

part2.

자기 안의 자의식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튕겨져 가는 인생을 이야기 한 캐나다 소설가 '앨리스 먼로의 <디어 라이프>', 존 버거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 스물아홉 개의 모음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자유로운 몽상 '이탈로 칼비노의 <우주만화>', 죽은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존 버거의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그린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어떤 남녀의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을 묘사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망자가 되어도 사랑에 집착하는 히스클리프의 사랑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끊임없이 인물과 사건을 둘둘 말아올리는 김밥같은 소설 '밀란 쿤데라의 <불멸>', 겐자부로의 젊은 날을 회고하는 '오에 겐자부로의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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