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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by 백영옥 | 2016년(99) 2016-10-2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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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저
arte(아르테) | 2016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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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백영옥이 삶의 온갖 실패와 낭패감을 경험했을 무렵, <빨강머리 앤> 50부작 애니메이션은 그녀를 소설가로 거듭날 수 있게 해준 원천이며 에너지였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전 [그린 게이블의 앤]을 원작으로 한 [빨강머리 앤]은 1979년 일본 후지TV가 [명작극장]으로 제작했고, 1980부터 1990년대의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유년의 추억이자 기록이기도 하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은,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의 '빨강머리 앤'을 소환해 좌절과 절망이 올법한 상황에서도 무한긍정을 시사하는 앤의 특별한 능력에서 희망과 치유, 그리고 기쁨의 우물을 맛보게 한다. 앤 못지않게 실수와 상처를 경험한 작가의 글이 유머와 위트로 무장되어 있어 그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진다. 그 맛은 싱거운 맹탕이 아닌 웅숭깊고 온순한 맛이다. 많은 독자들이 그 맛을 음미하기를 바란다.

 


'앤 셜리'가 낭만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코딜리어'라 불리고 싶어하는 장면이 나온다. 백영옥 작가 역시 자신의 이름이 유난히 촌스럽게 느껴져 필명을 '백모'로 고민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내 이름에 '옥'자가 들어가서 그 이름을 몹시 싫어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그 '옥희'를 떠올리며 불리는 게 죽도록 싫었다. 오죽하면 십 년 전에 작명을 했을까, '예란'으로. 하지만 호적에 이름을 바꿔 올리는 것까지는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나마 이름 불릴 때 주변의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들은 '예란'으로 부르라고 압력과 협박(?) 폭력까지 일삼았다. 남편은 내 이름에 '옥'자가 붙는 것이 더 친근하고 좋아서 죽도록 실명을 불러 제끼고 있다. 이제 나도 늙었는지 이제는 실명 불리기에 초연해지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의 지인으로 'H'가 종종 등장한다. 빨강머리 앤 못지않은 수두룩한 어록을 남긴다. 대표적인 것이, '행복은 지속적인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행복해지는 방법은 '큰 행복'이 아니라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는 것이라고.'(-p51).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거친 인물 내지는 동종 업계의 작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다음편엔 H님의 실명이 확인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슬픔 공부법'에는 작가가 울어버린 순간의 기록들이 담겨 있는데, 나 역시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감기 걸린냥 코를 팽팽 풀었지만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출수도 없고 주체할 수 없어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슬픔을 슬픔 이외의 것으로 뒤섞지 말아야 한다. 슬픔을 분노로 바꿔 왜곡시키면 스스로 애도의 시간조차 가질 수 없게 된다. 외로움을 배고픔으로 착각해 폭식하거나, 우울을 우울의 증상인 단순한 수면장애로 오해해 폭식하거나, 우울을 우울의 증상인 단순한 수면장애로 오해해 방치하면, 우리는 점점 더 깊이 병든다.'(-p199). '아저씨의 무덤가에 꽂을 꽃을 꺾으면서, 꽃이 예뻐서 본능적으로 향기를 맡는 앤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도 그 옆에서 밥을 씹어 삼킬 수 있는 게 어쩌면 삶이다.'(-p203). 우리는 살면서 갑작스런 변화를 맞이하기를 두려워한다. 가족과 친구의 예기치 않은 죽음과 이별이 특히 그렇다. 상실의 아픔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결혼을 앞둔 어느 날, 나보다 한 살 위인 친오빠를 잃었다. 그때의 슬픔은 말그대로 충격이었다. 자식 잃은 엄마에 비하면 슬픔의 강도가 그나마 덜했을까. 엄마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졸도를 하고 응급실에 실려가고, 지나치게 통곡을 하고 우시는 바람에 시신경 손상까지 왔다. 누구에게나 애도의 시간은 필요하다. 흘러 넘쳐야만 줄기 시작한다지만 자신의 심신까지 파괴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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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형학습지 『플라토(PLATO)』 | 2016년(99) 2016-10-2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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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플라토 A-1 : 평면규칙, 8세

지식과상상 교육연구소(한헌조,김성국) 저
씨투엠에듀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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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평면규칙
1주차 : 점과 선의 수
2주차 : 여러 가지 도형
3주차 : 도형 세기
4주차 : 도형 규칙

A-2 도형조작
1주차 : 넓이 비교
2주차 : 패턴블록
3주차 : 도형 돌리기
4주차 : 모양 만들기

 

'공간감각을 위한 하루 10분 도형학습지' 플라토 A1, A2를 받아보았다.

<평면규칙>은 A1에서

<도형조작>은 A2에서 익힐 수 있다.

각각의 책 한 권 분량에는 하루 10분 과제로 2쪽씩, 4주 동안 학습할 내용이 담겨 있다.

5회 제공되는 진단평가를 통해

4주간 학습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확인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공간 능력의 중요성이 나날이 대두되고 있지만

연산 능력이나 공식활용에 비해 향상시키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 능력은 영유아 시기 때부터

체계적인 도형 학습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플라토는 초등 교과 과정의 기본 도형 원리를 바탕으로 한 도형을

'평면규칙', '도형조작', '입체설계', '공간지각'의 4대 세부 영역으로 나누어

체계적인 도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도형 학습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두 권을 다 마치면 '입체설계', '공간지각'도 학습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겠다.

 

위의 두 권의 책은, 8살이 대상이지만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우리 둘째 수준에도 적합해 보인다.

하루 10분 과제라고 하지만 2쪽만 풀면 그만이라서 10분은 무슨? 5분도 채 안 걸린다.

첫 날 문제 푼 결과는 불과 3분 정도 걸렸을까?

뒷장으로 갈수록 조금씩 난이도가 있겠지만

아직은 아이도 재밌게 학습하고 있어

흥미롭게 지켜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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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 추천 7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by 루이스 캐럴 | 2016년(99) 2016-10-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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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글/이해연 역
크레용하우스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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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회중시계를 들고 바삐 뛰어가는 토끼를 따라 땅굴로 쫓아가다 보니 뒤죽박죽 말도 안되는 동물들과 카드들이 사는 황당한 나라에 도착해 겪게 되는 꿈 속 세상, 세계 고전 동화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하게 선보인 이 책을 검색어에 올리면 네이버에서만 1212건이 검색된다. 알고 있지만 익숙해져버린 것에 우리는 무디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 그래서 처음으로 제대로 정독해서 읽어보았다. 일곱 살인 우리 둘째에게 읽어주는 무릎 동화는 불과 24페이지 분인데 이 책은 210여 페이지에 달한다. 압축된 책만 읽어주다가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 책을 읽어주자니 목도 아프고 힘도 딸린다. 그러나 무심코 읽어왔던 동화가 깨달음과 철학이 담겨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자못 시니컬한 물담배 피는 애벌레가 앨리스를 향해 묻는다.

"넌 누구지?"

"그게...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저는 누구였는지 알겠는데 그 뒤로 몇 번이나 바뀐 것 같거든요." -p62

애벌레는 자신이 하루에도 몇 번씩 번데기가 됐다 나비가 됐다 해도 별난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익숙해지게 될 거라고 덧붙인다. 우리 삶도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면 그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고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익숙해지다 보면 질서가 잡히고 생활에 규칙과 탄력이 붙는다. 문제는 익숙함에서 오는 슬럼프나 권태에 있다.

 

 

"무엇 때문에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건가요?"

"다 연기일 뿐이야. 너도 알겠지만 송아지 머리 거북이는 조금도 고통스럽거나 슬프지 않아. 자, 가자!"

-p147

우리의 삶을 흔히들 '연기'라고 말한다. 살아가다 보면, 인간인 우리는 여러 캐릭터를 지닌 사람을 연기할 때가 있다. 때로는 우리 스스로가 연기를 진짜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실은 몹시 부자연스러운 연기일 뿐이다.

 

 

앨리스가 체셔 고양이에게 길을 묻는다.​

"나한테 길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지."

"어디든 상관없어."​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갈지는 중요하지 않잖아."-p92

우리는 종종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낯선 곳에 당도했을 때 느끼는 당혹감 내지는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상실감을 통해 위협을 느낀다. 그리고 더 근원적인 질문에 도달한다. 나는 누구인가? 애초부터 삶은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이 아니었을까? 앨리스는 뭔가 먹거나 마실 때마다 몸이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하고, 물담배 피는 애벌레, 웃는 고양이 체셔, 툭하면 '목을 쳐라' 명령하는 카드 여왕, 돼지로 변해버린 아기, 3월 토끼와 모자 장수의 말장난, 고슴도치를 공으로 삼고 홍학을 채로 삼는 크로케 경기, 송아지 머리 거북이, 걸핏하면 명령하고 시를 읊게 하는 동물들을 만나는 등 세상은 아직 만나지 않은, 미지의 여행으로 가득차 있는지도 모른다.

 

 

본문에 들어간 삽화가 꽤나 정교하다. 앞 표지에는 원작가와 옮김이는 있지만 그림 작가는 빠져있다. 그래서 뒤져봤더니 '줄리아 사르다'의 그림이란다.  

 

 

 

1862년 옥스퍼드대 수학교수 루이스 캐럴(Lowis Carrol` 1831~1898)은 템스강에서 함께 피크닉을 갔던 열살 난 앨리스 리덜과 자매들(단과대 학장의 세 딸)에게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탄생했다. 바로 그 이야기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의 줄거리였던 것이다. 순종과 도덕을 가르치는 기존 동화와는 달리, 주인공이 신기하고 허무맹랑한 캐릭터들과 만나 모험을 하는 파격적인 동화였다. 1865년 출판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가 됐다. 그 기발한 상상력 때문에 환상문학의 효시가 된다. 하지만 생전 그는 자신이 세계적 베스트 셀러가 된 앨리스의 원작자라는 사실을 밝히기를 거부했으며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간 루이스 캐럴은 그의 어린소녀에 대한 집착 때문에 소아성애도착증 환자가 아니었는가 논쟁의 대상거리가 되기도 했다. 《네이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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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 by 디온 메이어 | 2016년(99) 2016-10-2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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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3시간

디온 메이어 저/송섬별 역
아르테 누아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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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은, 『악마의 산』에 이은 형사 베니 그리설 시리즈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동시간대에 벌어진 상황과 인물들을 시간대별로 다루고 있다. 사실 소설을 통해 재미와 교훈, 두가지를 융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시간』은 남아공의 현주소와 과거의 진실, 앞으로의 문제점까지를 모두 열거한 점이 뛰어나며, 스펙타클한 전개까지 선사한다. 사건의 시작은, 이른 새벽부터 뭔가에 쫓기듯 숨가쁘게 달리는 소녀, 교회 앞마당에서 발견된 미국인 여학생의 시체, 그리고 아프리칸스 음악의 대부로 통하는 프로듀서 애덤 바너드의 죽음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전편『악마의 산』처럼 실상은 한 개의 거대한 범죄가 주축이 되어 또다른 파국을 가져온 사건들이다. 충격적인 사건과 불길한 예감으로 가득한 13시간 동안 소녀의 안전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베니 그리설의 활약상에서 인간적 면모와 연민이 느껴진다.

 


25년차 강력계 베테랑인 베니는 과거 13년 동안 알코올중독에 빠져 있던 중 6개월 동안 금주하면 재결합을 재고하겠다는 아내와 강제 별거에 들어간 지 156일째 되는 날이다. 맷 주버트 총경을 빼면 남아공 경찰에 남은 유일한 백인인 그는 강력범죄부가 해산되면서 케이프타운 경찰기동대로 소속을 옮겨 신입 형사들의 멘토를 맡는다. 대놓고 반감을 표출하는 혼혈인 '프란스만 데커'와 자신을 유독 따르는 '부수무지 은다베니'가 맡은 사건이었다. 첫 사건은 한때 유명가수였지만 알코올중독에 빠진 아내 알렉사 곁에 놓인 음반계 명프로듀서 애덤의 죽음이었다. 외부에서 총살을 당한 뒤 집안으로 옮겨진 정황이 포착되었지만 애덤과 대척관계에 놓인 인물이 한둘이 아닌 점에서 사건은 총체적 난관에 봉착한다. 두번째 사건은 '아프리칸 오버랜드 투어' 중인 두 명의 십대 미국인 여학생인데 한 소녀는 목에 자상을 입어 사망했고, 다른 한 소녀는 누군가로부터 쫓기고 있다는 점이다. 국경을 넘기 쉬운 소녀들이 마약 밀반입책이라도 되는 걸까? 한 소녀의 죽음, 그리고 또다른 소녀의 도주, 음반계 명프로듀서의 살인 사건까지를 연결선 상에 올리면서 복잡한 사건의 내막은 종반부에 이르러서야 의문점이 풀리게 된다.


아프리칸스 음악 업계는 큰돈이 도는 사업이었으므로 갈등의 골 또한 깊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들의 수가 넘쳐났고 아귀다툼과 성추문은 언제나 떠돌았다. 계약과 로열티, 음악사업에 영향력을 미친 정도의 여부, 그들의 파벌과 자의식,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 민감한 기질의 온상에는 애덤의 죽음이 있었다. 애덤 바너드를 함축하는 단어는 음악과 여자였으며 한때 스타였던 그의 아내는 남편의 무수한 외도로 인해 알코올중독에 빠지고 애정을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베니는 아내를 그리워하는 반면, 재결합하는 것이 좋은 일인지를 망설인다. 퇴근 후 귀가하면 그를 감시하거나 평가하는 사람이 없는 현재의 침묵이 평화로 작용한 탓이다. 그것은 자유를 향한 또다른 갈망이었다. 결혼은 관계의 결속으로 시작하지만 예속 관계로 전락해 버리기 쉽다. 그러다 보니, 결혼이라는 제도가 과연 합당하며 현명한 것인지 뒤돌아보게 되는 씁쓸한 대목이기도 하다.


다양한 인종들이 사는 나라, 그것이 남아공이 안고 있는 최대 과제로 보인다. 전편『악마의 산』에서와 같이, 동료 경찰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그로 인한 갈등이 여러 차례 묘사된다. 혼혈인 프란스만 경위의 입을 빌리자면, 경찰 중에서 혼혈인은 8퍼센트에 불과하며 이에 경찰복을 벗은 혼혈인만 수천 명에 이른다. 하지만 아프리카너 역시 소수자 우대 정책 이전에 흑인이 겪는 억압과 빈곤, 땅을 빼앗기고 폭력을 겪었다는 것을 과거 역사학자였던 노인을 통해 알게 된다. 또한, 2000년에 백인이 대부분의 농장을 소유하는 비정상적 토지 문제로 일어난 실제 사건으로 농장을 잃은 지주들의 자식들이 '아프리칸 오버랜드 어드벤처(A.O.A)'라는 범죄 사업을 벌인 것으로 소설은 어긋난 복수를 보여주기도 한다. 모두가 과거에 얽매여 불만만 늘어놓고 인종차별문제만을 대두시킨다면, 서로가 통합되기는 힘들 것이다.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변한 탓이다. 비단 남아공의 문제만은 아닌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할 테지만, 정권을 잡은 대통령에 따라 새로운 위계가 생기고 새로운 어젠다가 생길 것이며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들도 생길 것이다.

 

<이 리뷰는 몽실서평단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내맘대로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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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by 기시 마사히코 | 2016년(99) 2016-10-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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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기시 마사히코 저/김경원 역
위즈덤하우스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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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은 제목 그대로 도처에 산재해 있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을 모아 사람들의 일상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통계 데이터와 역사적 자료를 활용하여 사회학적 이론 틀로 분석하는 것이 직업이지만 정말 좋아하는 일은 분석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분석할 수 없는 모호한 단편들을 언어화한 이야기이다. 다른 사회학자들이 사회를 연구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하는지 알 수 없지만, 저자가 사회학을 연구하는 분야는 다소 독특하다. 한 사람씩 찾아가서 개인이 경험한 생활사나 이력을 청취하는 방식인데 개인의 서사나 정보를 모으지만 '다수자'보다는 '소수자'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왠지 공동의 집단을 찾아가 통계를 내야 명확한 해답이 나올거라 예상했기에 정보 샘플은 의외성을 갖는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한 구술자 집에서 해당 인터뷰와는 전혀 무관하게 기르던 개가 죽은 사건을 언급한다. 인터뷰 내용보다는 개가 죽은 사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것을 이 책의 모티브로 삼은 셈이다. 의외로 세상에는 뜬금없고 갑작스런 얘기가 도처에 산재해 있다. 본질과는 정작 다른 무의미함이 가져다주는 또렷한 기억이 많다는 점이다.

 

차별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딱지에 대해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딱지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 딱지를 붙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할 때, 한 가지가 있다.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할 때, 그 딱지가 강조된다'는 것이다. -p168

 

일본 사회에서 소위 소수자로 읽히는 자들은 '재일 코리안'과 '오키나와인'이 우세해 보인다. 장애인, 게이, 복장 도착자 등도 등장하지만 색깔론적인 의미에서 인종차별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들이 다수자의 차별에서 당당해지려면 재일 코리안이라는 딱지, 오키나와인이라는 딱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명쾌해 보인다. 그들도 당당해질 권리가 있지 않은가! 우리 삶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돈이라는 매체를 빼면 종국엔 인간관계로 귀결된다. 허나 그토록 탄탄하게 맺고자 하는 관계는 취약성만 드러낼 뿐이다. 내 안전과 이기심의 발로를 유발하는 인식이 문제인 연유다. 본문에서 한 여학생의 삶에 얽힌 가족에서 부모는 그 자리에 공백이었다. 어릴 적에 부모란 인간들은 각자 다른 배우자를 만나 배다른 형제를 낳고 딴 가정을 꾸렸다. 아버지란 사람은 부모 노릇도 못하는 주제에 타인의 처지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어이없는 행동을 일삼았는데 자신은 나가고 없는 아이들만 남은 집에다가 갈 곳 없는 노인을 제멋대로 데려다놓는 것이 일상적 풍경이였다니 참으로 울화통이 치미는 일이다. 그 갈 곳 없는 노인의 장례식까지 아이들이 집에서 치렀고, 누구 아이인지도 모르는 갓난애를 어린 다섯 남매가 키운 적도 있단다.

 

가상의 이야기라고 쓴 젊은 부부가 남긴 음성 데이터, 작가가 오랫동안 가족처럼 키우던 개의 죽음, 그리고 헨리 다거의 고독한 죽음은 누구의 눈에나 드러날 수 있지만 누구의 눈길도 닿지 않는 영역이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평생 동안 슬픔의 무게를 지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상실은 그들만이 모르는 가치와 서사로, 남아있는 다수자에게 남아서 기록되고 드마마가 된다. 저자는 이러한 모습들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활자로 풀어냈다. 어떠한 분노도 담기지 않은 맑은 시선으로 그저 들여다 보았다. 조선학교의 토우 선생의 미소처럼, 모둠냄비처럼, 할머니들이 주고받는 화분처럼, 우리들의 잃어버린 소통을 여기서 찾아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 담긴 언어를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것이다. 스마트한 세상에서 문자는 늘어가지만 소통은 줄어만간다. 사람을 마주해도 상대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을 바라본다. 작가는 우리가 정작 바라보아야 할 곳이 어디인지 넌지시 들려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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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5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