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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by 파트리크 쥐스킨트 | 2017년(96) 2017-03-2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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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저/유혜자 역
열린책들 | 199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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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는, 유년기의 거의 모든 시절을 나무 타기를 좋아해서 나무 위에서 보낸 한 소년의 성장기와 더불어 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좀머 씨'의 이야기이다. '좀머 씨'는 작가 자신의 삶을 투영한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특하다. 극중 '좀머 씨'는 일체의 아는 사람을 곁에 두려 하지 않는, 스스로 홀로 되기를 선언한 인물이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p37)에서 알 수 있듯, 상대의 배려에 도리어 화를 내는 고독하면서도 절망적인 인물로 표현된다. 시대적 배경은 2차 대전 후의 상황으로 쓰여진 것으로 미루어 어쩌면 좀머 씨는 전쟁 등 그가 겪은 참혹한 경험 때문에 그렇게 두려움 속에서 피해 다니는 도망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옮긴이의 해석이다.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역시 은둔자로 유명한데,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오두막집에서 몇 겹의 잠금장치로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작품 관리는 일체 형에게 위탁하고 모든 문학상도 거부하며 자신의 신상을 발설한 사람과는 부모와 친구를 가리지 않고 절연한다. 그의 차림새나 외모 또한 좀머 씨를 떠올릴만큼 기이하다. 백만장자임에도 불구하고 구멍 난 옷을 입고, 고물장수로부터 구입한 타자기를 사용하며, 낡은 집만 옮겨다니며 텔레비전과 같은 일체의 소통 창구도 없이 혼자 틀어박혀 지낸다 하니, 그의 작품 세계와 그의 삶 모두가 마치 블랙 코미디 같지 않은가.


 

 


소년이 살고 있는 동네에 좀머 씨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좀머 씨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좀머 씨 부인이 인형 만드는 일로 돈을 벌었고, 자식이나 친척은 없었으며 그들을 찾아오는 손님도 없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좀머 씨는 그 근방을 잰 걸음으로 바삐 걸어다녔다. 멀리서 봐도 쉽게 식별이 가능한 그는 기이한 외양과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는데 사시사철 길쭉한 지팡이와 텅 빈 배낭을 항상 지니고 다녔다. 하루 열 여섯 시간 동안 근방을 왜 헤매고 다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상한 일은 그에게 아무런 볼일이 없다는 것이며, 모든 일은 부인에게 다 일임하였다. 묻는 말에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잣말에 가까웠으나 딱 한 번 명료한 대답을 한 적이 있었다. 사방으로 차갑고 사나운 우박이 난리를 치르던 날, 차로 이동중이던 소년과 소년의 아버지는 비에 흠뻑 젖어있는 좀머 씨를 향해 몇 번이고 차에 타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였다. 그러곤 뒤도 돌아보지도 않은 채 잰걸음으로 앞으로 계속 걷기만 했다.


그렇다면 좀머 씨는 왜 그토록 하루종일 걸어다니는 것일까?

소문처럼 방 안에 가만히 있으면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는 밀폐공포증이어서 걸어다니는 것일까?

소년처럼 즐거움을 느껴 나무를 기어 오르듯 좀머 씨도 걷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게 아닐까?

아니다. 차창 밖에 빗물로 범벅이 된 좀머 씨는 전혀 기쁜 얼굴이 아니었다.

대체 무엇 때문이란 말인가?


그러한 와중에 소년에게 좋지 않은 날들이 찾아온다. 

소년과 같은 반에 있는 '카롤리나 퀵켈만'이라는 여자 아이와 약속했던 완벽한 하루..

그러나 그 뒤에 찾아온 허무한 약속..

그리고 어머니가 준 커다란 자전거로 피아노를 배우러 가야 했던 소년의 비애..


호젓한 길목에서 자신의 모습을 그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않은 부끄러움이 읽혀서 안타까웠다. 10분 지각으로 끊임없이 쏟아진 꼬부랑 늙은 백발 '미스 마리아 루이제 풍켈' 피아노 선생님의 폭풍같은 분노와 모욕을 들으면서 소년이 겪었을, 어쩌면 부당한 처사로 인한 낭패감에 심히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오죽하면 삶과 작별할 생각까지 했을까. 제일 커다란 고목 나무 꼭대기에서 떨어질 생각까지 한 순간, 소년이 떨어지는 위치에 좀머 씨가 있엇다는 것은 하늘의 도움이었을까? 세상에 대한 복수로 소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자살 뿐이었는데 좀머 씨를 보는 순간, 그 생각은 자기도 모르게 떨쳐버리게 된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에 소년이 목격한 좀머 씨는 호숫가에서였다. 그가 서서히 호수 중앙으로 모습을 감추기까지를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소년은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발설하지 않는다. 그리고 좀머 씨의 이름은 죽은 뒤에야 알려진다. '막시밀리안 에른스트 애기디우스 좀머'. 죽음으로부터의 끝없는 도피가 결국 죽음을 재촉했고 결국은 죽음만이 피난처가 된 셈이었을까. 살기 위해 죽음을 서둘렀던 그의 삶은 어쩌면 삶 자체가 죽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좀머 씨의 행적이 소년의 성장 과정에 있어 기여도 내지는 연관성 조차 애초에 부재였다고 본다. 몽환적인 이 이야기의 교훈 역시 난 잘 모르겠다. 삶 또한 죽음처럼 허무하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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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스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 2017년(96) 2017-03-2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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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디스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에디스 해밀턴 저/서미석 역
현대지성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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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는, 위대한 신들과 영웅들의 대서사시이다. 현재까지 전해오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위대한 시인들의 창작품으로써 처음으로 쓴 작가들과 마지막 작가들 사이의 간극이 무려 1200년이 존재한다. 이 책은 서로 확연히 다른 작가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점을 독자들이 파악하는 데 주력했기에 재미보다는 원전에 근접하려고 노력했다지만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흥미롭다.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 베르길리우스 등의 작품에서 인용한 시구들과 희곡 형식의 대화는 신화적 요소를 또다른 분위기로 끌어올린다. 에디스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2부까지가 신들의 이야기로 펼쳐졌다면, 나머지 3부 이후로는 인간 영웅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의 경계선은 트로이 전쟁을 중심으로 한다.


 

 

 

그리스 등장과 함께 인류는 우주의 중심이며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었는데 이전까지 인간은 하찮은 존재로 생각되었기에 그것은 혁명적인 사고였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본따 신을 만들었는데, 의인화된 세상은 바로 그리스 신화의 기적이었다. 신화는 고대의 과학이었으며 인간이 자신의 둘러싼 존재들을 이해시키고자 시도한 결과였다. 올림포스의 열두 신(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 헤스티아, 헤라, 아레스, 아테나, 아폴론, 아프로디테, 헤르메스, 아르테미스, 헤파이스토스)은 올림포스에 살고 있어 올핌포스 신들이라 불렸는데 티탄 족을 계승한 신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신들이었다. 올림포스에는 완전한 행복만이 존재하는 곳이었고 평화를 흔드는 바람도 불지 않았으며 비나 눈도 내리지 않았고 구름 한 점 없는 창공이 산지사방으로 뻗어 있다.


최고의 통치자는 제우스(유노)이며 하늘의 주인이자 우신(雨神)이며 구름을 모아 벼락을 휘둘렀으나 지독히도 여자를 밝혔다. 헤라(유피테르)는 제우스의 여동생이자 아내로서 결혼의 수호신이지만 제우스의 뒤를 캐가면서 질투와 복수를 일삼는 헤라는 제우스의 여인들에게 비열하고 잔인하게 행동했다. 포세이돈(넵투누스)은 제우스의 동생이자 바다의 신으로서 서열상 제우스 다음으로 인간들에게 최초로 말(馬)을 준 신이다. 하데스(플루톤)는 올림포스 삼 형제 중에 서열 세 번째로 지하 세계에서 죽은 자들을 다스리는 죽은 자들의 왕으로서 냉혹했으나 공정했고 무서웠으나 사악하지 않았다. 팔라스 아테나(미네르바)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튀어나와 가장 총애하는 자식이었는데 외부의 적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전쟁의 여신이다. 포이보스 아폴론은 제우스와 레토의 아들로서 아름다운 인물이며 황금 리라 연주로 올림포스 신들을 즐겁게 했던 음악의 명인이자 궁술의 신이요, 인간들에게 의술을 가르쳐 준 치유의 신이며 진실의 신이다. 아르테미스(디아나)는 제우스와 레토의 딸로 아폴론의 쌍둥이 누이이자 최고의 사냥꾼이다. 올림포스 세 명의 처녀신(베스타, 아테나, 아르테미스) 중의 하나다. 아프로디테(베누스)는 제우스와 디오네의 딸이지만 후기의 시에서는 바다 거품에서 솟아 나왔다고 전해진다. 웃음을 사랑하는 여신이자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신과 인간들을 모두 현혹했다. 헤르메스(메리쿠리우스)는 제우스와 아틀라스의 딸인 마이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제우스의 전령이며 모든 신들 중에서 가장 영리하고 약삭빨랐으며 도둑의 신이다. 아레스(마르스)는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이지만 살생을 즐기고 피를 보기 좋아하는 인간들에게는 재앙의 화신이다. 헤파이스토스(불카누스, 또는 물키베르)는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이며 완벽하게 아름다운 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못생긴데다 절름발이였다. 신들에게 무기와 궁전과 가구를 만들어 주는 대장장이로서 매우 존경받았다. 헤스티아(베스타)는 제우스의 누이로서 가정의 상징인 화로의 여신이다.


신들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영원불멸의 존재였지만, 인간들보다 추한 행동을 일삼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변덕스럽고 신뢰할 수 없는 존재였으니 도리어 인간들은 신들이 없어야 잘 지낼 수 있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다른 신들과는 다르게 인류의 가장 좋은 친구인 두 신이 있었으니 바로 크로노스와 레아의 딸로서 곡물의 여신인 데메테르와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였다. 두 신은 추수기 동안 행복했지만, 겨울 동안에는 비탄에 잠기고 대지도 슬퍼했다. 데메테르에게는 하데스에게 납치당한 딸 페르세포네가 있었다. 추수기 풍요로움의 여신인 데메테르는 해마다 자신의 딸이자 봄과 여름의 빛나는 처녀인 페르세포네가 죽는 것을 지켜보아야 하는 비통의 어머니이다. 디오니소스는 유일하게 인간 여인이 잉태한 유일한 신이며, 인간에게는 축복의 신이자 파멸의 신이다. 죽은 어머니 세멜레에 대한 그리움으로 지하세계로 내려가 올림포스로 데려갔으며 어머니를 신들의 일원에 합류하게 한 효자이기도 하다.


티탄 신들 이야기를 보면, 지상에는 꽤 오랫동안 여자들 없이 남자들만 살고 있었다고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들을 위해 불을 훔치는데 그치지 않고 신들에게 바쳐진 짐승의 좋은 부분은 인간들에게 나쁜 부분은 신들에게 주었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을 너무 돌보는데 대해 화가 난 제우스가 여자들을 만들어 그에게 보냈으니 그녀의 이름은 '모든 선물'을 의미하는 '판도라'였다. 신들은 하나의 상자 안에 각자 해로운 것을 넣고 그것을 판도라에게 주면서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고 했으나 결국 열어버렸고 인류에게 온갖 해악들이 뛰쳐나왔다. 급히 뚜껑을 닫아 한 가지가 남았으니 그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인간들에게 벌을 준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벌하지만 난폭한 폭력 앞에 절대 복종하지 않는다. 프로메테우스의 이름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재까지 수천 년 동안 불의와 권력에 맞서는 위대한 저항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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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생각』 by 윤태영 | 2017년(96) 2017-03-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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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래된 생각

윤태영 저
위즈덤하우스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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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생각』은, 이미 탄핵 역풍을 맞은 임진혁(노무현) 대통령의 번뇌, 대한민국 안팎의 어지러운 현실, 2009년 마지막 선택이었던 그의 죽음까지를 다룬 팩션이다. 정제된 언어 속에 그 분의 웃는 낯빛이 어른거려서, 아무런 힘도 없던 내가 고통스러워서, 읽는 중간에 한 박자씩 읽기를 멈춰야 했다. 사심 없이 권력을 멀리 두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바꿔보겠다는 시도에서 비롯된 조바심,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필생의 꿈들은 이루지 못한 채 안타까운 꿈으로 그치고 만다. 종국엔 일찌기 먼 곳을 향해 낙하해야만 했던 끝까지 고독한 사람이었다. 소설 속 야당 대변인 김인수처럼 복수의 칼날로 밑바닥까지 치고 올라와 상대에게 비수를 꽂은 자의 승리였는지, 주류가 비주류를 눈꼴 시려한 탓으로 그 칼 끝은 대통령 한 사람을 향했지만 대한민국 전체를 퇴보시킨다. 저자인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한 인터뷰를 통해 『오래된 생각』을, "사실 4할에 상상력 6할을 얹은 소설"이라 했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따로 써 둔 것을 작년에 두 편을 합쳐 다시 써낸 것이라 했다. 대통령 임기 4년째인 2006년을 중심으로 등장하는 소설의 주인공은 청와대 대변인이자 대통령 연설기획비서관으로 등장하는 진익훈과 대통령 임진혁이며, 실제 인물은 저자인 윤태영 씨와 노무현 대통령을 모델로 했다. 야당 권력의 핵심인 김인수를 가공 인물로 내세웠는데, 2009년 당시 벌어졌던 편파적이고 과도했던 수사를 생각하면 이명박 정권과 우병우 검찰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소설은, 청와대 대변인 진익훈의 시선에서 바라본 대통령과 진익훈 자신의 모습이다. 1979년 유신 독재 타도에 앞장 선 대학생들 속에 그가 있었고, 광주 유혈사태에 이어 신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음으로써 투옥되고 제적되다가 군사정권의 몰락 후에야 복학과 졸업을 마친다. 결혼과 아내의 출산으로 취업이 절실해졌고 국회의원 비서직만이 취업 가능한 터에 운좋게 임진혁 의원의 비서관이 되었다. 그 인연으로 2006년 청와대 대변인이 되기까지의 배경을 현재와 교대로 맥을 이어나간다. 진익훈의 죽마고우였던 김인수가 극단의 대척점에 서서 자신과 대통령의 안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까지 흔들어댄다. 취임한 이래 임기 끝까지 검찰 등 권력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첫 번째 대통령에게 무기란 없었으며 오로지 반대 세력에게 설득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권력들이 선출된 권력을 흔들었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북핵 문제와 한미 FTA, 한일관계의 악화 등 대외적으로도 혼란스러운 상황에 국내 세력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 그들은 모두 대통령 죽이기에 앞장 섰다. 세상 시끄러운 일은 죄다 대통령 탓이었으며 모든 문제의 원인은 대통령의 학력 콤플렉스라고 했다. 대통령이 가끔 내는 화조차 학력에 대비시켰다. 야당은 당연하고 여당조차 어느 곳에서도 대통령을 향한 위로와 배려는 찾을 수 없었고, 상처와 비난 일색이었다. 대통령 재임 시절 내내 그는 공감을 얻는 대통령이기보다 손가락질 받기에 바빴던 대통령이었다. 혈혈단신으로 시작한 정치였기에 세력도 없이 도전했었고, 임기를 마치고 사저로 돌아온 뒤에도 새 정부는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기록물을 가져갔다며 전직 대통령을 압박한 것이 이유였다.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윤 회장은 전직 대통령을 후원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갇혔고 검찰 수사는 그 대상이 전방위에 걸쳐 있어 언제 끝날지 가늠할 수도 없었다.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된 측근들, 모두 다 자신을 만난 것에서 비롯된 고통이라 생각했다. 그 고통을 끊어내기 위해, 자연의 순리가 아닌 인위적 선택으로 마지막을 향한다. 지난 이십 년, 정치인 임진혁의 글과 말을 위해 일해온 진익훈은 말한다. "한국 정치에 대한 치열한 애증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당신, 다음 세상에선 부디 정치하지 마십시오."

 

 

2006년 당시 부동산 가격 폭등,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 헌법재판소장 지명 철회, 작전통제권 환수, 한미FTA 추진, 검찰의 항명 사태, 여당의 노골적인 차별화 등 대한민국 안팎으로 드러난 문제가 부지기수인데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자신을 지켜내기도 버거워 보였다. 그럼에도 그의 노력은 멈추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보수 세력과 야당에게 저주받은 대통령, 진보진영에서는 변절자와 배신자로 낙인 찍힌 사람이 되어있었다. 지지자를 잃어버린 대통령이었기에, 힘을 잃은 사람이었기에 임기 일 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스스로 떠날 생각까지 했었다. 여소야대와 청와대 사이의 갈등과 반목은 숱한 노력을 기울여도 돌아오는 건 좌절 뿐,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어찌 해볼 도리가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빛인 동시에 어둠이며 희망인 동시에 절망이었다. 누구보다 민주적인 대통령으로서 탈권위주의와 공명정대함, 국민 참여 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력한 빛이었다. 그러한 노무현 정신에 반해 고졸 출신이라는 열등 키워드가 항상 따라다녔고 평범한 국민들의 희망이었던 그것은 기득권 세력들로부터 절망을 불러내는 또다른 이름으로 작용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김영삼 문민정부를 기점으로 비로소 정상 궤도에 올랐으며 그 뒤를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로 이어졌지만 이명박에 이르러 민주화는 또다시 독재라는 가파른 역행을 시작했고 오늘날 박근혜에 이르러 파탄이라는 정점을 찍게 되었다. 박근혜 탄핵 인용 이후, 대선이 5월 9일로 당겨졌다. 한 나라의 리더가 발휘하는 지도력에 따라 국가의 번영과 안정이 있다. 국민들을 개, 돼지로 하대할 제왕이 아닌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제대로 된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있기를 바란다.


 

 

"요즘 틈틈이 신영복 교수의 <강의>를 읽고 있습니다. 표현이나 외양이 요란하면 본질이 죽고, 외양이 없으면 투박하다고 합니다. 왕은 역시 관을 쓰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감이 감투를 쓰지 않고 있다 보니 책잡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제가 관을 쓰지 않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런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관을 쓴다고 새로 생길 것 같지도 않습니다." -p170~171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고집 센 나라와 가장 힘센 나라 사이에 끼어 있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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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 『반짝 반짝 라푼젤』 | 2017년(96) 2017-03-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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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가족뮤지컬 [반짝반짝 라푼젤] - 압구정

장르 : 뮤지컬       지역 : 서울
기간 : 2015년 01월 10일 ~ 2015년 01월 11일
장소 : 현대백화점 본점(압구정동)

공연     구매하기

가족뮤지컬 <반짝반짝라푼젤>

 

날짜 : 2017.03.19 일요일 14시

런타임 : 50분

 

장소 : 대학로 달달씨어터


배우들 등장하는 순간부터 웃음 빵~

코믹하게도 男男 커플이 부부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아담한 키에 기다란 머리채로 주목을 끄는 라푼젤~

시종일관 위트 있게 무대를 이끌어가는 배우들~

어린 아이들 울음소리나 목소리에도 기분좋게 응답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 속에 대사가 붙여져서 노래로 흘러나오고~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50분이어서 아이들에게 알맞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요즘 들어 공연 이후 포토타임 갖는 경우 별로없던데..

배우들의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

우리 둘째가 너무 재밌었다며 엄치 척 올린다.



달달시어터 입구

배우들과 인증샷~@

 

2시 공연인데 1시에 도착해서 좋은 자리 받았어요~

무대 앞 중앙자리랍니다^^

 

감사하게도 <달, 그리다> 초대권도 받았답니다.

어른들 공연이라 다음에 남편이랑 같이 와야겠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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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로 온 책~@ | 36.5℃ 2017-03-1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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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의 책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소설이다.

한 권은 예스의 파블 아자아자님 주관 서평이벤트를 통해,

다른 한 권은 위즈덤하우스를 통해 ..

 

살아서도 죽어서도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 그리운 사람이 있었던가..

그리고 존대하고픈 사람이 있었던가..

 

최근 탄핵된 건 박는혜인데..

왜 이렇게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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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5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