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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쓰왕과 사악한 황제』 by 앤디 라일리 | 2018년(90) 2018-02-2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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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빤쓰왕과 사악한 황제

앤디 라일리 글그림/보탬 역
파랑새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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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자살토끼》의 작가 앤디 라일리의 동화책이에요. 아직 자살토끼는 접하지 못했지만 그의 유명세에 힘입어 선택한 책이랍니다. 아니나다를까, 웃음을 유발하는 상상력과 위트 뿐 아니라 생각할 거리도 안겨줍니다. 이를 테면, 어떻게 해야 용돈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지, 집단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해야 하는지, 눈에 보이는 것만이 들리는 것만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등 다양한 관점에서 교훈을 준답니다.

에드윈 왕국에는 아홉 살 에드윈이 왕이에요. 왕은 백성들에게 좀더 많은 초콜릿을 나눠주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초콜릿 나눔을 즐거운 일과로 삼고 있어요. 백성들도 그런 왕에게 당연히 감사하며 살아가죠~ 하지만 너무 많은 초콜릿을 나눠주느라 결국 왕실 재정에 바닥이 나고 말아요. 한편, 이웃 나라 너비스니아에는 너비슨 황제가 살아요. " 근위병들! 지금 당장 저자를 체포하라!"(p31) 너비슨 황제는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권력을 아무 영양가도 없는 곳에 소비하곤 하죠~ 말 그대로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권력을 휘두르니 사악한 황제죠. 백성들의 안전이나 배려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죠. 빛을 빨아들이는 암흑 다이아몬드를 왕관에 박아놓은 것이 완전 이기적인 에고이스트가 따로 없죠. 게다가 등골이 오싹해지는 웃음까지 "우후후후..." 정말이지 완벽하게 사악하지 않나요~? 가뜩이나 어마무시한 부동산을 소유한 너비슨이 에드윈 왕국까지 넘 보죠.

그러던 어느 날, 애드윈 왕국의 백성들은 너비슨 황제의 사악한 유언비어에 속아 에드윈 왕을 배신하고 말아요. 일곱 살' 나타샤'만이 거짓을 알아보고 진실에 호소하지만 백성들은 사리분별이 없었지요.
애드윈 왕은 과연 사악한 너비슨 황제로부터 잃어버린 왕국을 어떤 지혜를 통해 되찾을까요? 뒤늦게 애드윈은 자신의 잘못된 용돈 관리가 국가를 재정 비상 사태를 일으켰음을 깨닫게 돼요. 모든 일을 잘 수습한 애드윈 왕은 자신을 '빤쓰왕'으로 불러 달라는 부탁까지 하네요. 애드윈에게선 독재적인 모습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죠. 그런데 마지막 장에 수많은 눈깔은, 대체 어떤 괴물의 눈깔일까요? 다음 권이 곧 출간될 조짐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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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루티드 Uprooted』 by 나오미 노빅 | 2018년(90) 2018-02-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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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업루티드

나오미 노빅 저/오정아 역
노블마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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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시리즈의 작가답게 새로운 드래곤 판타지를 재현하나 싶었는데 여기에 소개된 '드래곤(살칸)'은 불사의 존재인 동시에 인간이자 마법사를 의미한다. 16세기 중세 유럽, '우드'라는 무시무시한 숲으로부터 '폴니아 왕국'을 보호해주는 것을 숙명으로 여기며 높은 탑에서 백 년 동안 홀로 살아온 드래곤은 청년의 동작과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우드에 들어갔거나 숲의 열매를 먹은 자는 오염되거나 미치광이가 되었다. 모두들 우드를 두려워했으나, 골짜기가 삶의 터전인 사람들은 '드베르닉' 마을을 떠날 수 없었고, 마을을 보호받기 위해 열일곱 살의 가장 특별한 소녀를 드래곤에게 보냈다. 그러한 소녀들은 십 년 뒤에 눈부신 성장으로 되돌아왔으나 마을에 머물지 않고 먼 도시로 떠났으며, 소녀들이 겪었을 수난을 발설하는 행위는 오랜 세월 금기였다. 사실 마법의 재능을 타고난 자는 반드시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고 왕의 법에 정해져 있었고, 드래곤은 한 눈에 그것을 알아보는 투시력이 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우드가 마법의 능력을 가진 자를 삼켜 버린 경우에는 더욱더 엄청난 존재가 되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번에 바쳐질 소녀는, 모든 것이 준비된 아름답고 완벽한 '카시아'일 거라고 모두가 장담했지만 마법의 공을 받은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스스로를 하찮게 여겼던 평범한 소녀 '아그니에슈카(니에슈카)'였다. 카시아와 니에슈카는 요람에서부터 함께 놀았던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였다.


 

 

 

 

 

 

니에슈카는 쉽게 옷을 더럽혔고 여성스럽지도 못했으며 다루기 쉬운 소녀도 아니었다. 드래곤의 악의에 찬 조롱에 물건을 내던치고, 자신을 겁탈하려는 마렉 왕자를 기절시킬 만큼 저돌적이고 당찼다. 드래곤은 항상 노려보거나 짜증스런 표정을 하고 있었고, 도무지 칭찬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쓸모없는 것이라는 비난과 열등의식만 심어줬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갑작스레 가족을 떠난 소녀를 위해 위안거리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소녀는 마법의 주문을 연습하면서 점차 강해지고 드래곤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진다. 넉 달째 서투른 마법을 익히던 중 '노란 습지'에서 오염된 짐승 '키메라'의 습격을 받아 드래곤이 탑을 비운 사이, 드베르닉의 모든 소가 오염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지금까지 드래곤이 선택한 소녀가 십 년이 되기 전에 탑에서 나온 경우는 없었다. 그 어떤 주문도 능숙하지 못했던 니에슈카였지만, 절박한 상황 앞에서 능력을 발휘해 '불의 심장'으로 오염된 소들을 소멸시킨다. 뒤늦게 니에슈카를 구하러 온 드래곤이 늑대의 습격을 받자, 니에슈카는 마법사 야가의 치유 마법으로 정화시킨다. 오백년 내내 그 어떤 마법사나 드래곤도 해내지 못했던 야가의 주문을 편안하게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키메라의 습격은, 드베르닉 전체로 오염이 퍼져나갈 때까지 드래곤을 잡아두기 위한 덫이었으니, 니에슈카는 마법을 배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낀다. 며칠 후, 카시아가 우드의 '워커(거대한 대벌레)'에게 납치되는데 지금까지 전설의 마녀 야가를 제외하곤 우드 안으로 들어갔다가 온전하게 살아 나온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니에슈카는 카시아를 우드의 하트트리로부터 꺼내오고 드래곤의 정화 마법을 통해 끔찍한 고통을 수반하며 오염된 공기를 빼낸다. 드래곤은 탑에 오기 전에, 우드가 마녀 '레이븐'을 하트트리에 가뒀고 그녀가 지키던 마을 '포로스나'를 삼키며 경계를 넓혀갔고, 로시아 왕국 역시 우드로부터 여러 마을을 잃었다.

'루스의 소환 마법'은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읊어야만 작용하게 되어 있으므로 기력이 다하는 순간 주문의 체계가 처참하게 무너진다. 그는 이 마법을 수행하는 것을 강력한 세 마녀가 함께 했던 것을 한 번 본 것이 전부였고 그들은 죽음에 이를 정도였으나, 니에슈카와 드래곤은 우드로부터 카시아를 구해낸다. 카시아는 전보다 더 아름답게 변했으나 우드에 다녀온 소문으로 마을에 돌아가지 못했다. 우드에서 나온 뒤로 그녀의 몸은 화살과 칼도 튕겨나가는 단단한 몸과 강한 힘으로 용감해졌다. 그러나 법에 따르면, 우드로부터 오염된 자는 처형당하게 되어있었다. 카시아가 우드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마렉 왕자와 마법사 '팔콘(솔리아)'은, 어머니 한나 여왕을 우드에서 데리고 나오기 위해 군대를 소집한다. 지금으로부터 이십 년 전에 로시아의 왕세자 바실리가 대사로 폴니아를 방문했고 한나 왕비와 사랑에 빠져 함께 우드로 달아났다. 폴니아의 왕은 왕비를 납치한 로시아의 왕세자를 비난했고 로시아의 왕은 왕세자의 죽음을 폴니아 탓으로 돌렸다. 이후 두 나라는 전쟁을 거듭하며 휴전과 조약으로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폴니아의 왕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고 그중 왕세자 '지그문트'는 현명한 청년이었다. 음유시인들을 통해 전설적인 영웅으로 불렸던 마렉 왕자는 이십 년 동안 우드에 갇힌 어머니 한나 여왕을 구하기 위해 서른 명의 군인을 바쳤으니, 이 일의 배후에는 우드가 있었다. 우드가 누군가를 놓아주었다면 거기에는 목적이 있었다.

마렉은 왕의 명령으로 오염된 카시아를 처리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니에슈카는 카시아를 단두대에 세우지 않기 위해 우드로부터 정화됐다는 증언을 해야만 했는데, 마법사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만 증언할 권리를 얻었다. 마렉은 카시아와 여왕을 앞세워 도시로 들어갔고 드래곤은 우드의 공격으로부터 '자토첵'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마법사 명부에 이름을 올리려면 보통 칠 년은 공부해야 청할 수 있었지만 니에슈카의 경우는 일 년도 멀었으니 천재 마법사가 따로 없다.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카시아를 변호할 자격을 얻는 일 뿐이지만 주변에는 방해꾼 뿐이고 재판은 열리지 않는다. 왕은 몬드리아 공주와 재혼을 위해 재판을 미뤘고 훗날 조용히 왕비를 처형할 일만 남은 것이다. 한편,
차로브니코프 서재에서 우드 같은 느낌의 동물우화집을 발견한 니에슈카는 이십 년 전 로시아 궁에서 보내온 선물이자 왕비 사건의 증거물임을 알게 된다. 오염의 증거물, 이 책이 왕비를 이끌었다면 그 숲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미 오염된 상태였다. 그러나 왕비는 반역자 바실리가 자신을 우드로 납치해서 나무에 가두었다고 고백하고 마렉은 우드가 아닌 로시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결국 전장으로 보낼 남자들이 부족한 두 왕국의 전쟁은 우드가 바란 일이었다. 왕세자는 전장으로 나가 죽임을 당하고, 동생 마렉은 왕좌를 노리며 조카를 사지로 내몬다. 발견 즉시 태우지 못한 동물우화집은 결국, 발로 신부와 더불어 왕까지 집어 삼킨다. 왕비는 오염은 되지 않았으나 우드의 꼭두각시였다. 왕과 왕세자, 왕세자비까지 죽음에 노출된 뒤, 니에슈카는 마렉 왕자를 피해 카시아와 함께 왕세손 스타쉑과 마리샤를 데리고 드래곤의 탑으로 이동한다.

우드에 들어선 순간, 거대한 대벌레 워커에게 납치 당하고, 은색 사마귀 괴물에게 가차없는 죽임을 당하며, 숨을 쉬기도 힘든 들큼한 악취의 하트트리가 공포스럽게 배열돼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마법이 점차 견고해지는 니에슈카, 괘팍한 표정 이면에 온정이 그득한 폴니아 최고 마법사 드래곤, 우드로부터 풀려난 뒤 아이언맨이 된 카시아, 우드가 되어버린 한나 여왕, 자신의 이익에만 움직이는 마렉 왕자, 수도사에서 필사본에 채색을 하며 살아간 발로 신부, 현명한 마법사 '알로샤', 왕관에 또 하나의 보석을 박기 위해 자신의 아내를 죽이려는 카시미르 왕, 어떤 악의 영향에도 사로잡히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폴니아의 가장 성스러운 유물 '성 야드비가의 베일' 등 소설은 우드라는 무시무시한 숲의 뿌리 만큼이나 거대한 성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우드는 처음부터 오염된 곳이 아니었다. 애초에 맑고 아름다운 곳이었으나 인간들이 오염시켰다는 상징성이 드러난다. 니에슈카가 병든 하트트리를 서서히 정화해나가고 사나운 워커들조차 조력자가 되면서 우드는 본래의 숲으로 변모해간다. 훗날 드래곤과 니에슈카의 마법이 지금보다 강한 결속을 맺어 지금보다 뜨거운 로맨스가 형성되지 않을까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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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사랑한 소년』 by 안드레아스 그루버 | 2018년(90) 2018-02-1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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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죽음을 사랑한 소년

안드레아스 그루버 저/송경은 역
북로드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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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시리즈로 구성된 모든 영화나 소설은 첫 편이 가장 재미있다. 첫 번째에 가장 많은 공력이 들어가기 마련이어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쏟아내기 때문이다. 고로, 2편이나 3편은 지난 과거의 내용을 되풀이하기 십상이라 독자들에게 실망만 주기 마련이다. 헌데 슈나이더 시리즈는 그 공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1편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3편에 작은 기대를 걸어본 것 뿐이거늘.. 1편보다 지독하게 재미난 3편을 뽑아냈다!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이 잔혹동화 《더벅머리 페터》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처럼, 이번 3편 역시 안데르센 동화들을 통해 살인 수법을 가동시킨다.

 

자폐 환자나 다름 없는 고집불통에, 편두통의 극단적 변형인 군발 두통으로 끊임없이 마리화나를 피워 대고, 사건에 몰두해 있으면 시한폭탄처럼 아슬아슬하며, 상대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괴팍한 천재 프로파일러 '마르틴 S. 슈나이더'와 연방 범죄 수사국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슈나이더와 한 팀을 이룬 '자비네 네메즈'의 눈부신 활약상이 폭넓게 펼쳐진다. 소설은, 10월 1일 현재를 기준으로 3일 동안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7일 전 슈타인펠스 감옥에 심리 치료사로 실습을 온 한나의 이야기, 그리고 5년 전에 벌어졌던 연쇄 살인사건을 번갈아 조명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피트 판 론'이라는 천부적인 잔인성을 실행하는 괴물이 있었고, 우리의 호프 슈나이더는 일생 일대의 최대 고비를 맞는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든든한 지원군 자비네가 있다. 전편보다 더 악랄하고, 교묘하며, 영리하다. 유럽 전역에서 난무하는 연쇄 살인사건으로, 가는 곳마다 알몸의 시체가 발견되고, 발견된 시신의 몸에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그 숫자의 상징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리고 범인이 진심으로 원하는 바는 무엇일까?


 

 


외딴 섬 오스테버잔트, 그곳에서 가장 높은 곳에 정신 이상 범법자들을 수감하는 최고 보안 감옥 '슈타인펠스'에는 5년 전에 슈나이더가 집어넣은 연쇄살인법 피트 판 론이 수감돼 있다. 9월 23일, '한나 노를란트'가 심리 치료사 실습 신청을 허가받아 근무하게 되지만 전임자였던 '이레네 엘링'이 창가에서 추락사 한 뒤 급하게 빈자리를 채웠을 뿐이다. 경험 많은 심리 치료사의 죽음을 자살이라 주장한 '홀란더' 소장과 부소장 '켐펜' 박사가 의심스럽다. 어리숙함을 가장해 피트의 도플갱어가 되어버린 '프렝크 브루노'의 행동 역시 수상하다.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사소한 이득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타인의 피가 강을 이룰지 몰랐던 것일까? 한나가 담당한 그룹 치료자는 세 사람으로 소아 성애자, 사디스트 그리고 다섯 명의 여성을 살인한 피트 판 론이 포함돼 있다. 한나가 이곳을 찾은 진짜 이유는, 5년 전 살인사건과 연결된 피트 판 론을 만나기 위함이다. 왜 그녀는 피트 판 론을 만나려는 것일까?

10월 1일 스위스 '베른', 운터토어 다리에 긴 머리카락으로 고정된 나체의 죽은 여인이 허공에 매달린 채 발견된다. 칼에 찔리고 망치로 맞은 시신에는 숫자 '8'이 새겨져 있다.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은퇴한 프로파일러 '루돌프 호로비츠'는 연쇄 살인범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는 이유로 사건 현장에 호출되고, 시체를 확인한 그는 슈나이더를 지원 요청한다. 시체 훼손과 여러 정황이, 5년 전 피트 판 론의 살해 수법과 너무도 비슷하다. 그리고 연이어 다가오는 시체들과 죽음의 메시지는 점차 슈나이더의 숨통을 조여온다. 살해당한 사람들 모두 슈나이더의 커리어를 끝장내려는 혐오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일주일 간격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 이유인즉, 피트 판 론이 탈옥을 감행해 또다시 살인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트 판 론은 왜 슈나이더의 친구가 아닌 그의 적들만 골라 죽이는 것일까? 복수심이 아닌 사랑인 걸까, 관심을 끌기 위함일까? 그렇다면, 피트 판 론과 슈나이더의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을 이해하고 나면, 슈나이더와 견원지간일 수 밖에 없었던 '헤스' 국장와의 관계도 이해가 될 것이다. 수년 전 슈나이더가 헤스 부인의 목숨을 구했고, 지속해서 헤스 부인의 사적인 비호를 받는 것 역시 과거의 깊은 인연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결말 부분에서 슈나이더가 극도의 분노로 홀란더 소장을 몰아세우는 것 역시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속도감 넘치는 빠른 전개와 더불어 잇다른 잔혹성에 숨이 막히다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안드레아스 그루버의 다음 편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의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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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조르바』 후기 | 2018년(90) 2018-02-0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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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가족 뮤지컬 캣 조르바<Cat Zorba>

장르 : 뮤지컬       지역 : 서울
기간 : 2016년 04월 09일 ~ 2016년 05월 29일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용

공연     구매하기

: 2018. 2. 3. 17시
런타임 : 83분
장소 :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공연 : 뮤지컬 『캣조르바』

인간들의 박해를 받은 고양이들이 수백년 동안 인간 세상을 떠나 새로이 고양이들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이페르'라 정합니다. 오래도록 평화를 유지했던 고양이 왕국 이페르.. 그러나 '프레야 여왕'은 인간 세계와의 공존을 꿈꾸며, 달의 길을 열어 '오드왕자'를 인간 세상으로 보냅니다. 이페르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마법의 목걸이를 몸에 지닌 이페르의 혈통이자 슈퍼문이 열리는 날이어야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왕자는 돌아오지 않고, 인간 세상의 고양이 '미미'가 마법의 목걸이를 한 채 왕자 사이에 낳은 아기고양이 '루나'를 안고서 이페르에 등장합니다. 갑자기 실종된 왕자를 찾기 위해 자칭 천재 수학 탐정 '조르바' 가 오드왕자를 찾아나서기로 합니다. 그 와중에 루나마저 사라지는 사태가 일어나고, 미미와 조르바는 인간 세상의 길을 차단하고 이페르 왕국을 차지하려는 마법사 '피타'의 계략임을 알게 됩니다.

아기고양이 루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수학 퍼즐 관문을 거쳐야 하는데..
좌우로 해서 합이 9가 나오게 하려면?

배우들이 처음 입장할 때 좌석 좌우 통로 측에 앉은 어린 친구들과 아이컨텍 하고 손짓하면서 들어오는 장면이 정겨웠어요~ 배우들 중에선 목소리 울림부터 포스가 느껴지는 프레야 여왕을 TOP으로 꼽고 싶네요. 무대에 쩌렁쩌렁 울리고, 흔하지 않은 음성이 콕 박혔답니다. 반면에 미미의 성량은 빈약해 보였어요. 그러나 연기력은 최고였답니다. 루나를 잃고 찾아헤매는 모성애를 절절하게 표현해 내며 우는 장면에선 저도 코끝이 찡하더라고요. 마법사 '피타'와 그의 부하 '모리'의 연기와 노래 실력도 빼놓을 수 없겠더군요. 조르바의 독창은 등장부터 웅장함을 주어서 뮤지컬 캣조르바가 상당히 고품격이라는 걸 짐작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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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화군(滅火軍) 불의 연인』 by 정명섭 | 2018년(90) 2018-02-0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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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멸화군

정명섭 저
네오픽션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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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화군(滅火軍) 불의 연인』은, 무협 판타지다. 표지에는 다정한 연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물론 서로를 향하는 남녀의 로맨스는 있지만 그것이 소설을 이끄는 원동력은 아니다. 오로지 불과 싸우는 운명을 타고난 멸화군과 불을 지배하는 족속, 불에 지배당한 자들의 맹렬한 싸움이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소설은, 총 2부로 구성돼 있으며 20년의 간극이 존재한다. 1부에는 멸화군 '길환'이, 2부에서는 길환의 아들 '길우'가 각각 2대에 걸쳐 소설을 이끌어간다. 또한,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와 정도전을 시작으로 세자 책봉을 앞둔 의안대군과 정안대군(훗날 태종)의 대치, 2부에는 태종 이방원과 그의 아들 충녕대군(훗날 세종)까지 역사 속 인물들을 소환해 이야기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었다. 단군 설화에 덧붙여진 물과 불을 다스리는 부루와 부소의 새로운 신화 역시 흥미롭다. 소설은 불을 인간의 욕망에 대비시킴으로써 그릇된 인간이 빚은 탐욕과, 만족을 모르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좇으려는 어리석은 마음을 잘 설명한다. 욕망의 노예로 전락한 인간의 속성과 본질이 불로 규정된 것이 씁쓸하지만 이보다 명확한 비유가 또 있을까 싶다.

 

 

 

 


고려 말 남경, 위화도를 회군시키고 정권을 장악한 권지국사(정식으로 책봉받지 못한 집권자) 이성계가 북쪽 인왕산 중턱 동굴에 들어섰다. 그곳에 위치한 연못에 인왕산 주인을 자처하며 백성들을 괴롭히는 이무기를 잠재우고 이 땅을 새로운 도읍으로 정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무기의 탈을 쓴 화귀들 중에 으뜸인 '누르'였으며, 누르는 불의 소용돌이로 이성계 일행을 옥죈다. 몰래 잠입한 멸화군 길환이, 누르를 향해 주문과 함께 부적을 꿴 화살을 날리고 주술의 결정체인 소멸환을 던짐으로써 그들을 구한다. 이에 이성계는 길환에게 한성부 소속의 화재를 막을 멸화군 두령이란 직책을 부여한다. 길환과 뜻을 같이 하는 오십여 명의 일행은 임금이 하사한 운종가의 숙소에 터를 잡는다. 그러나 멸화군의 존재는 마을과 함께 철저히 비밀에 부쳐야만 했다. 그들에게 화귀와의 싸움이란, 태곳적부터 이어온 숙명이었고, 오로지 화귀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몸속의 공력을 끌어모으고 부적에 주문을 쓰는 법을 배웠으며 각종 무기를 다뤘다. 길환은 평소 연모하던 기생 '홍연'을 불길에서 구하면서 둘은 서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화상을 입은 홍연의 얼굴은 심하게 곪아갔고, 어의 '이두형'만이 치료할 수 있다는 소식에, 자신의 사람이 되어달라던 정안대군 이방원의 뜻을 따른다. 그러나 그것은 정도전의 배후로 멸화군을 두어, 정도전을 관직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정치적 도구에 불과했다. 그리하여 멸화군이 소설 초반에는 태조의 신임을 얻고 사람들의 존경까지 받지만, 길환이 역모 누명을 쓰면서 나머지 멸화군까지 노비 신세로 전락하고 역적의 징표로 이마에 낙인까지 찍히면서 종신토록 멸화군의 일을 하도록 선고받는다. 한편, 욕망에 사로잡힌 이방원의 심복 '임모수'는 거대한 화귀 누르의 변신이었고 그의 몸이 터지면서 한양 전체가 불바다로 된다. 죽음을 앞둔 길환은 공력을 모아 오히려 힘을 얻고 경회루 연못에서 대폭풍의 주술로 화재를 진압한다. 하지만 화귀를 막아낸 멸화군에게 찾아온 건, 저주에 찬 백성들의 원성이었다. 길환의 부탁으로 고향으로 몸을 피한 홍연과 길환의 친구 태우는, 새롭게 부부 연을 맺고, 길환의 아들 길우를 출산한다.



2부는 이십 년의 세월을 지나 열아홉 살의 길우가 멸화군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멸화군들 고향의 스승은, 다섯 개의 길을 막고 용이 제자리를 찾아서 한양의 화귀가 사라지면 모두 고향으로 돌아와도 좋다고 한다. 그러나 1부보다 더욱 강력한 화귀가 이십 년만에 새로이 출몰하면서 멸화군들은 또다시 불과 대립한다. 한성부 판윤 '심원'을 위시하여, 병조판서 '장황서', 한성부 판관 '조치곤' 그리고 '김가' 등이 사냥과 여색에 빠진 세자를 내몰고 충녕대군을 왕으로 앉힐 역모를 꾀하는데 이번 역시 멸화군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된다. 이십년 만에 또다시 회색 달이 핏빛으로 변하니, 달이 타오르는 것은 거대한 불의 폭풍인 화귀가 날뛸 징조를 예고한다. 이에 멸화군과는 별개로, 왕명을 받든 충용위 '문도현'이 화재가 난 곳마다 살피며 그 원인을 조사하는데 상선 '정용진'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커다란 삿갓에 백저포를 입은 불길한 기운의 사내가 등장하면서, 화귀가 있던 곳에 목이 달아났으나 피 한 점 없는 살인이 연속해서 이어진다. 평상시에는 사람의 모습으로 다니다가 때가 되면 온몸을 불태워서 사방을 불태우는 지귀심화 앞에 멸화군들이 여럿 희생된다. 부두령'덕창'과 천년사라는 절에서 자랐던 '달성'이 어린아이를 앞세운 화귀 앞에 죽음을 맞이하고, 모함을 받은 길수는 이마에 낙인을 받는다. 천년사에서 계송의 뜻을 따르기 위해 주술을 써서 불을 끄는 법을 배웠던 달성의 여동생 '비화'가 멸화군 숙소에 찾아오니, 길수의 여인이 된다. 길수는 화귀에 대한 복수의 갈망으로 각성을 받고 꿈을 꿀 때마다 무의식의 주문으로 이마에 부적을 새기면서 엄청난 능력으로 화귀를 가라앉힌다. 한편, 후원에 있는 전각을 찾은 태종 앞에 철가면이 씌워진 채 감금된 사내가 등장한다. 단오 날, 기우제에 맞춰 거대한 화귀가 몰려오고 그것은 다름 아닌 아버지 길환이 당한 배신과 분노였다. 고마움도 모르고 배신을 일삼는 인간을 돕는 일은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혼란과 회한이었다. 하지만 아들 길수는 인간들의 태도에 상관없이 불과의 싸움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아버지와 아들이 정면 대결구도가 형성된다. 태곳적부터 내려온 예언에 따르면, 선택받은 자가 불과의 전쟁을 끝내는 대폭풍을 부른다 했다. 이미 이십 년 전에 길환이 대폭풍을 불렀으나 또다시 시작된 전쟁을 종결시길 자는 길환의 아들 길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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