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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김광민 저
인물과사상사 | 202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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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받지 못한 존재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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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배우 김혜수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소년심판>을 봤었다. 소년범죄를 담당하는 판사가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라는 말까지 하며, 소년범죄의 심각성을 부각했다. 이는 당시에 퍼져있던 촉법소년에 대한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대변한 것이기도 했다. 

 

우리가 촉법소년이라고 부르는 제도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을 '형사미성년자'로 정해 형사처벌을 가할 수 없게 한 제도다. 민사상 처벌은 가능하고 보호 처분을 통해 최대 2년간 소년원에 있게 할 수는 있다. 끔찍한 사건을 저지르지만 촉법소년이라고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데, 당연히 제한을 낮추고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의견은 당시 청소년 강력 범죄가 뉴스에 보도되면서 더더욱 힘을 얻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이었다.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을 하지 못하는 것은  피해자를 생각하면 정의롭지 않은 것이었다. 또 김혜수가 물건을 훔친 아이의 잘못을 찾아내는 것을 보며 일종의 통쾌함을 느꼈다. 어찌 됐든 잘못된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처벌하고 나면 모든 게 끝일까? 사건은 시작과 끝이 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인식되지만, 가해자인 청소년의 삶은 사회와 엮여 지속된다.

 

변호사인 저자는 자신이 맡았던 소년범죄 재판들을 소개하며, 현재 퍼지고 있는 소년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다.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말하지만, 그저 감정적으로만 사건을 대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다루었던 사건들을 본다면 굉장히 복잡한 문제들이 소년범들과 얽혀있음을 알 수 있다. 성인들이 청소년을 이용한다. 청소년의 법적 지위와 법적 허점을 이용해 중고차 불법 판매를 하고, 막 졸업한 아이에게 대출을 받게 한다. 범죄 수법을 배운 청소년들이 다른 청소년들에게 또 알려주거나 악용한다. 그렇기에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은 피해자인 경우가 상당수이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해도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저자도 그것을 모르진 않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 그것에 대해 수없이 고민한 흔적을 보인다. 모든 잘못을 잘했다며 괜찮다며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니다. 법과 마주할 때 최소한의 보루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의 청소년들은 전문 변호사를 고용하기 힘들고, 일반 판결처럼 증거의 적절성을 논할 수조차 없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증거 채택을 두고 보호소년과 검사가 치열하게 다툴 수 없는 구조를 비판한다. 어리숙한 청소년은 법정에서조차 불리하다.

 

이런 사건들을 보면 딜레마에 빠진다. 어떻게 해야할까. 소년들에게 벌을 내리면 돈을 구해야 하는 아이들은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또 처벌을 받은 소년들은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히고 소문이 퍼진다. 또 공부해야 하고 올바른 제도 안에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그리고 특히나 집안에서 꾸준함을 훈련받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자기를 절제하지 못한다. 그렇게 스스로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소년 범죄를 다루면 굉장히 난해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 저자는 8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의 성기를 만지는 사례를 언급했는데, 우리는 이것을 성폭력으로 봐야 할까? 아이가 정말로 성적 욕망에 의해서, 악의적 마음을 가지고 행한 행위일까? 사건을 읽으면서 나 나름대로 생각을 해본다. 피해를 당한 사실 자체가 존재하고 피해자는 어찌 됐든 트라우마가 생겼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아이를 성범죄자라 낙인찍고 처벌해야 하는 것에는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청소년은 기본적으로 성인에 비해서 욕망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나 사회적 인지능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기에 우리가 법을 다르게 적용하고 최소한 중고등학교까지는 교육한다. 어릴 때를 생각해 보자. 인식능력이 완벽했는가. 만약 잘못되었다는 인식조차 할 수 없다면, 또 그 책임은 대체로 부모에게 묻지만 만약 부모가 없거나 알려주기 힘든 상황이라면?

 

물론 특이한 사건이 있을 수 있다. 사이코패스라든지 악의적인 마음을 먹었다든지. 또 아무리 부족한 상황이라도 부도덕한 행위를 하면 안된다는 말도 옳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이 같은 모습으로 바르고 곧게 자랄 수는 없지 않은가, 또 그들이 자기 객관화를 하기는 힘들지 않은가. 특정 한 두 명을 잡겠다고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법을 개정해야 할까? 굉장히 조심스럽고 수없이 논의해 봐야 할 주제다. 깊은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초기에 감정적으로 휘둘린 학교폭력과 관련한 정책도 계속해서 바뀌어왔다.

 

감옥에 가둔다면, 그를 감당할 사회적 자본 또한 소비되며, 소년범들은 더더욱 늘어난다.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춘다 해도(실제 법 개정으로 줄어들었고 관련 통계도 존재한다) 통계를 분석했을 때 범죄율이 줄어들거나 확실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예방하려 노력하는 것이 더 효과가 크지 않을까. 많은 사례들에서는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채워주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범죄의 이야기보다 가정의 이야기가 매우 중요했음을 기억한다.

 

그러니 우리 한 번 생각해 보자. 그저 단순히 강한 형벌로 청소년을 벌주면 정의롭고 실질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굉장히 난처하고 어려운 문제다.

 

저자는 촉법소년 연령만 줄이면 많은 소년 범죄가 해결될 것 같은 환상을 조심하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처벌에만 당위적 감정을 이입하지,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복지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보지 않는다. 특히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언론은 사건에 감정을 부울 수 있는 그 이음선을 제공한다. 기존의 체계가 어떤지 분석하는 것보다 사건 자체에 중점을 두는 보도들은 더더욱 영향이 크다. 문제 제기보단 해결을 해야 할 차례다.

 

해결을 위한 예산과 지원은 부족하다. 저자는 재비행방지 효과를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호관찰이나 소년보호시설에 감호 위탁 처분을 내려 보호관찰관의 지도를 받으며 프로그램을 받게 해 비행을 예방하는 것으로 사회와 분리시키지 않는 방법을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청소년이 100명이 넘으며, 아동시설이나 소년보호시설 또한 매우 부족하며 행정체계도 통일돼있지 않다. 위탁받는 지원비는 식비 정도밖에 안된다. 과연 소년범들은 개인 그 자체로 잘못되었을까. 사회적인 제도는 상관이 없는 것일까.

 

우리는 법은 법대로, 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는 사고가 먼저 강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처벌과 별개로 그들이 존재함을, 사회가 존재함을 인식해 볼 필요가 있다. 직접 그들의 삶과 마주했던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삶의 이야기다 보니 굉장히 쉽게 읽히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다. 또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해 봐야 할지 기존 생각에 많은 주석을 달아준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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