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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 기본 카테고리 2023-08-2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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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한동일 저
흐름출판 | 2023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공부하는 노동자, 한동일님에게 듣는 삶을 태도. 그의 따스한 조언이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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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중세의 교육에서 주목할 것은 젊은 세대가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을 가지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각자 자기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중략) 저는 늘 "에고 숨 오페라리우스 스투덴스 Ego sum operarius studens"라고 말합니다.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라는 뜻인데요. (p.133, <라틴어 수업>)

 

<라틴어 수업>으로 라틴어에 담긴 철학, 문화,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을 소개해주셨던 한동일님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2019년 <라틴어 수업>을 읽고 한동일 작가님에 꽂혀서 <로마법 수업>을 읽었고, 작가 북토크에도 참석했었다. 북토크에서는 책 이야기보다 작가님이 로타로마나 변호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지 잠깐 이야기하셨는데, 그 여정이 놀라우면서 경외로웠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다. 

 

 

_ 저는 행운이 찾아오도록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공부라는 노동을 통해 운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성공을 시샘하지 않고 행운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p.163)

 

 

<라틴어 수업>에서도 "공부하는 노동자"라는 표현을 쓰셔서 굉장히 인상깊었다. 이 책 역시 여전히 공부하는 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처음에는 방대한 공부를 어떻게 하셨을까, 하면서 호기심에 읽었는데, 읽다보니 겸손하게 공부하는 태도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책은 "공부하는 태도에 대하여" 8가지를 이야기하며 시작한다. 그 중 "겸손"이 포함되어 있다. 좌절하지 않는 태도는 겸손함에서 나온다고. 겸손함은 공부하는 노동자의 가장 훌륭한 자세라고. 이 책은 그러한 태도에 대해 몸소 겪은 경험과 함께 차근히 이야기해준다. 

 

 

가난한 시절, 행복하지 않았던 가정환경, 공부를 통해서 벗어나고 싶었던 현실, 30년을 치열하게 공부한 여정.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쉽지 않은 삶의 긴 여정을 지나왔음에도, 자신을 낮추어 말씀하시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사람이 많이 배운다고 이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 인품에 반하게 된다. 

 

 

_ 제게 누군가 "공부가 뭐냐?"고 묻는다면 '버티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공부도 버티고, 삶도 버텨나가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다 보면 우리는 매일 '하루'라는 매듭을 지어나가고, 자신에게 이정표가 될 의미 있는 매듭도 짓게 됩니다. (p.278)

 

 

버티는 삶은 수험생도, 공시생도, 직장인도 모두가 마찬가지다. 그 과정에서 굴곡은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 그리고 그 삶은 내가 채워야 한다는 것. 그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쉽게 원망하고 탓을 돌리는 식의 핑계는 나 자신을 깎아먹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역시 어린시절 가정환경을 탓하며 부모를 원망했다고. 그러나 "환경이 채워주지 못한 그 빈 공간을 내가 채우지 않으면 삶이 달라지지 않을 것"(p.182)임을 깨달았다고. 

 

_ 자신을 속이지 않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유명한 라틴어 명구 '오늘 하루를 즐겨라 Carpe Diem, 카르페 디엠'라는 말은 내가 나를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일하고 공부한 하루가 주는 즐거움을 맛보라는 뜻입니다. (p.182)

 

 

이 책을 읽으며, 나 역시 공부하는 노동자가 되어야 함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또한 치열하게 사유하여야만 깊이를 만들 수 있다는 말 또한 되뇌였다. 

 

특히 그는 나만을 위한 공부에서 벗어나라고 한다. 공부해서 남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깊이를 만들어야 하기에, 충실히 그 여정을 즐기며 해내고 싶다. 

 

 

이 책은 공부하는 방법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가져야할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험생이나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유한한 생 앞에서, 나 자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해야 한다. 바삐 돌아가는 바깥 세상으로 향한 시선을 돌려 내면을 유심히 바라보라고 따스한 조언을 건네는 그의 목소리가 책을 읽는 내내 들리는 것 같아 좋았다. 

 

 

_ 열심히 살며 매듭지은 하루하루가 모여서 우리의 인생이 되듯 결심도 그렇게 매일매일 새롭게 하면 됩니다. 결심이라는 건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상심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그저 매일, 매 순간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며 결심하기를 반복하세요. 그게 삶입니다.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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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를 만들어간다 | 기본 카테고리 2023-08-19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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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렇게 나를 만들어간다

장마리아 저
쌤앤파커스 | 2023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삶을 대하는 태도가 멋진 저자, 작품을 함께 보는 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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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면서 큰 상실을 경험하면 우리의 마음과 영혼은 쉽게 깨져 버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망이 우리의 삶을 계속 다스리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하나를 잃으면 다른 하나가 보인다. 그것도 '같은' 값이 아닌 더욱 '값진' 하나가. 시력을 잃은 순간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하지만 이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눈이 가져다주는 알록달록한 세상은 잃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스토리가 생겼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p.67)
```

 

황반변성, 시력저하를 유발하는 퇴행성 질환을 발견한 그녀. 화가로서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그녀는 이내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를 극복해내는 것 같았다. 색과 형태에 대한 뚜렷한 구분이 어려웠지만 추상화는 가능했고, 디테일한 스케치 대신 색과 터치에 힘을 실어 표현했다. 

 

절망으로 무너져내릴 수 있음에도 중심잡고 서 있으려면 얼마나 단단한 내공이 있어야 할까. 저자의 경우 어린 시절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것도 한몫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시절동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삶에서 나 자신을 이해하고 중심을 잡는 것은 모든 이에게 필요한 일 같다. 화가가 아니더라도, 어느 누구라도. 

 

```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 이처럼 인생에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을지를 구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삶의 명확한 방향을 찾는 시작은, 언제나 자신이 어디 서 있는지를 아는 것부터다. (p.114)
```

 

통제 가능하지 않은 일에 마음을 쏟을 때가 있다. 그 걱정이 쓸모없는 것임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습관처럼. 그 때 필요한 것은 머릿속에 두지 않고 글로 써보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해보는 것. 그것만큼 명확해지는 것도 없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복잡하니까.

 

문득 내게도 그런 조언이 필요했다.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갈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 서 있는지 알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지 생각해보는 시간. 정처없이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고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때. 

 

쓸데없는 신경을 끄고, 쓸모있는 고민을 해보자고. 나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
대부분의 시련은 사람을 녹슬게 한다. 끝없는 부식과 소멸로 의지를 꺾어버린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은 피어난다. 나는 뼈아픈 과거의 일면을 통해 빛의 역설을 전하고 있다. 시야를 가리고 있던 불행의 성질이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사실 인생을 통틀어 불행없는 희망이란 없다. 희망도 불행을 겪어봐야 희망인 줄 안다. 그때 알았다. 극단과 극단은 통한다는 것을. (p.126)
```

 

불행과 희망이 이렇게 닿아있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가짐이 마음에 쏙 와닿았다. 침잠하고 있지 않을 것 같고, 이내 일어날 것 같아서. 어떤 일이든 그렇게 해결하지 않을까 싶어서. 

 

나 역시 그렇다. 삶의 굴곡은 필연적인 것이며, 한없이 내려가지도, 한없이 올라가지도 않기에. 마음은 최적화의 경로를 찾아 나서지만, 실제 인생은 그렇지 않으니까.

 

```
남이 원하는 그림이 아닌 내가 원하는 그림, 남이 좋아하는 작품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그리기 위해서. 스스로가 좋으면 그만이라는 기준을 두었다. 그림 뒤에 숨는 화가가 아니라 그림보다 앞에 서는 화가가 되기로 한 이유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그것은 더는 예술로서 가치가 없다. 마음밭의 주인은 언제나 자기 자신, '씨를 뿌리는 사람'이다. (p.138)
```

 

누구보다 주체적인 삶을 사는 장마리아님을 응원하게 된다. 그림도, 인생도. 

 

그림과 함께 한 글 역시 좋았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멋진 그녀가 앞으로도 멋지게 작품 활동을 하면 좋겠다. 더욱 강해지고 단단하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가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작품에도 담겨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
결국 우리 모두는 반짝이기 위해 살아간다. 스스로 어둠 속에 갇히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삶은 언제나 반짝여야 하며, 서로를 비추어야만 한다. (p.206)
```

```
티끌이나 오점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 외부의 수많은 자극과 변수들이 닥칠수록 우리는 더욱 강해지고 단단해진다. 또한 어떤 가치로운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고결한 표상은 오직 허물고 짓는 변화를 통해서만 완결될 수 있다. 마주하고 침투하고 변화하며 한층 반짝이는 것으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도 그렇게 우리는, 너를 그리고 나를 만들어간다. (p.208)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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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서사 | 기본 카테고리 2023-08-1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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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인의 서사

듀나 등저
돌고래 | 2023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논쟁과, 이에 대한 9명의 심층적인 글. 생각해볼 것들이 많았던 책.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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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나는 <악인의 서사>를 읽고 있었다.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서 제기된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논쟁과, 이에 대한 9명의 심층적인 글이 담겨있다.



흉기 난동과 같은 범죄가 발생하면, 그 가해자의 신분과 함께 자극적인 기사를 쉽게 보게 되는 통에, 창작 서사에서는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대중의 요구. 과연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특히 박혜진 평론가님의 글이 와 닿았다. 원래도 좋아하는 분이지만.

```
이해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한 범죄자, 흔히 사이코패스라 말하는 극악무도한 사람, 요컨대 악을 다루는 서사의 불문율이 바로 공감에 있기 때문이다. 악에 대해 쓸 때 작가는 악인에 공감하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악인에 공감하지 않도록 써야 한다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공감은 악을 미화한다거나 악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대상화한다는 혐의에서 벗어나기 힘든 탓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기본 속성이자 이야기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공감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중략) 따라서 "그에게 공감하는 건 곤란"하다는 작가의 말은 사실상 모순이며 그 모순은 내내 작가의 심경뿐만 아니라 독자의 심경마저 복잡하게 한다. (p.57, 박혜진, <악이 동굴에서 나올 때>)
```


악인에 공감해선 안된다는 요구에는 필연적 모순이 있다는 것, 공감 여부에서 벗어난 악의 서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용준의 <유령>, 정유정의 <완전한 행복>, 장강명의 <재수사>를 이야기 한다. 외부의 시선으로 이야기하거나, 시스템을 통해 악을 바라보거나.  



```
일찍이 인류는 알 수 없는 것, 끝끝내 알 수 없는 것을 악하다고 일컬었다. '악하기 때문'이라는 말에는 더 이상의 논의를 불허하는 종식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악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알려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악하기 때문이라는 말은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을 숨기고 있다. 우리는 모를 때 모른다고 하지 않고 악하다고 말해온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악이라는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 악을 재현하는 서사는 '앎'의 서사를 쌓아 올린다. 앎의 서사는 달리 보는 눈을 통해 구체화된다. 달리 보기 위해 작가들은 많은 눈으로 보거나 다른 거리에서 본다. (p.72, 박혜진, <악이 동굴에서 나올 때>)
```


안다는 것은 고통이라고. 문학은 이렇게 악인에 대해 다른 거리에서 보여준다. 악이 동굴에서 나오는 과정을 그린, <유령>, <완전한 행복>, <재수사>에 대한 해석.



미스테리아 편집장 김용언님의 글도 굉장히 많은 부분에 밑줄 그으며 읽었다. 로버트 레슬러의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는 '범죄 심리를 해부한 FBI 심리분석관 로버트 레슬러의 수사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로버트 레슬러는 끔찍한 범죄자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환상'을 꼽았다.

```
"내가 연구를 하면서 얻은 결론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충격이 아니라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키우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었다. 살인범들은 자신들이 품고 있던 환상에서 동기를 부여받아 사람을 죽이게 된다."(157쪽) 누구에게나 안락하고 평온한 성장 환경은 필요하지만 그런 환경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불우하고 폭력적인 환경에 처해 있었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의 상처와 학대의 기억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고 범죄자를 지배했다는 설명은 일방적으로 편리한 해결책일 수 있다. (p.126-127, 김용언, <범죄의 기술>)
```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시선은 입체적인 악인의 캐릭터나 범죄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소모적인 콘텐츠가 아닌, 어처구니 없는 불운에 희생된 이들에 대해 정중하게 예를 갖추며 쉽게 매혹되지 않는 단단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김용언님은 말한다.

어쩌면 사람들을 클릭하게 만드는 소비적인 콘텐츠는 창작물도 아닌 실제 세상에서 악인에게 서사를 만들며 의미부여 하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 창작물에서조차 범죄를 저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관대한 이해를 경계해야 하는 입장에서, 실제 세상에서는 더욱 우리의 태도를 단단히 할 필요가 있겠다.


악인, 알고 나면 그들은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 모를 때 무서울 뿐, 알고 나면 한 개인이 되어 버린다. 악인의 힘은 증발된다.

```
악인에게 서사를 지운다는 것은 그의 얼굴을 지운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얼굴을 빼앗긴다. (p.169, 강덕구, <나쁜 놈도 눈물 흘려야 할 이유>)
```

소비하는 대중의 욕망이 창작을 하는 이들에게 요구한다. 소통이 중요한 시대여서, 댓글이 너무나도 자유로운 시대라서 가능한 일인가.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대중의 요구와 혐오는 과연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지, 어떻게 서사해야 하는 것인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너무 흥미로운 책이다.
다각도에서 악인의 서사를 바라볼 수 있는 책.
추리물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좋아하게 될 것이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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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시대 | 기본 카테고리 2023-08-11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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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손 안에 갇힌 사람들

니컬러스 카다라스 저/정미진 역
흐름출판 | 2023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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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디지털 반향실의 예측 알고리즘은 사용자를 우주의 중심으로 만드는 동시에(나르시시즘), 너무 자극적이어서 결국은 감각을 마비시키고야 마는 콘텐츠에 중독되게 한다. (중략) 극단까지 가면 일반적인 자극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분포를 벗어난 곡선의 끝에는 실제로 유령이나 다름없는 젊고, 공허하고, 화가 난 사람들이 있다. (p.144)

 

최근 끔찍했던 뉴스 중 하나는 흉기난동 사건, 경찰 조사에서 그는 "사람을 죽여서 경찰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이를 따라한 예고편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사람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미국에서 있었던 총기 사건이 사회적 전염의 사례로 이 책에 소개 되었다. 콜럼바인 사건 이후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계속 있었다. 총격범의 특징은 우울증 같은 근본적인 정신질환이 있고, 사회적으로 매우 서툴고 고립되어 있었다는 것, 그리고 몇 명은 이전의 총격범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자기 행동에 대해 최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글을 쓰거나 선언문을 남겼다. 

 

우리 사회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에 아픈 사람들은 너무 많고, 소셜 미디어가 그 매개체가 되어 잘못된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는 것 같다. 

 

느슨한 연대, 개인의 고립, 내면을 돌보지 않으면 어느 개인도 무서운 괴물로 변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_ 현대 디지털 시대는 공허함, 반발, 분노, 자기중심적 나르시시즘, 감각 둔화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었다. (p.143)

 

 

저자는 중독 전문가이자 임상 심리학자이다. 놀라운 것은 그 역시 마약중독자였다는 사실. 뉴욕 유명 나이트클럽 주인으로, 매일 고급 헤로인을 주사하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으나, 결국 마약 중독으로 중환자실에 누워있게 되었다. 코넬대학을 다니던 젊은이가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살다 맞이한 것은 허무한 인생이었다. 

 

그는 퇴원 후 철학을 공부하며, 36살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시작한다. 정신과 병동과 재활병동이 있는 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중독자들의 치유를 돕고, 박사학위를 시작하며 더 많은 철학책을 접한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는다. 회복하는 힘은 자기 안에 있다고.

 

_ 철학은 또한 우리의 지나친 기술 세계에 해독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철학은 이성을 사용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중요한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연과 함께하고, 늘 끊임없이 성장하려 하는 인간의 능력을 되찾게 한다. (p.291)

 

저자는 20년동안 치료사로 일했음에도, 잘 훈련되고 보수가 높은 치료사보다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깊은 연대를 느끼며 대화를 나누는 대신 치료산업이 더 활성화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거에는 회사에서 힘든일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터놓았지만, 지금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심리상담센터를 이용한다. 동료들은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어떠한지 의견을 나눈다.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고민은 각자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해소할 뿐, 나누지 않는 현실.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_ 심리적으로 건강한 시대는 지나갔다. 자상하고 현명한 마을 어른 대신, 우리에게는 지금 돈을 받고 친구 역할을 하는 빌린 친구, 혹은 '자립' 전문가가 있다. 걱정스럽다. 심리 치료 없계가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기보다 해를 끼친다는 일부 연구도 있다. 사람들은 치료 의존성 때문에 타고난 인내심과 회복 능력을 제대로 개발하고 기르지 못하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회복력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치료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의 대처 능력은 점점 더 약해진다. (p.305)

 

저자는 또한 이야기 한다. 자기 삶에서 목적의식과 열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 사례로 소개한 것은 폴란드 신부의 이야기다. 보구스와프 팔레츠니 신부, 그는 알콜중독인 노숙자 25명이 꿈이나 미래의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함께 배를 만들어 세계 일주를 하자고 제안했다. 배 전문가에게 설계도를 그려달라고 하고, 기부를 받아 배를 정말 만들기 시작한다. 놀라운 사실은 그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아무도 술을 마신이는 없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는 사고능력을 약하게 하는 각종 플랫폼에 너무 익숙해져서는 안된다. 좋아요, 싫어요로 나뉘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감각은 회복력 빈곤을 초래한다. 저자의 말처럼 고대의 철학자처럼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회복을 도모하기.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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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 기본 카테고리 2023-08-11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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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썩어라 수시생 저
팩토리나인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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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구석은 누구나 있다. 힐링되는 인스타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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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을 이상하다고 하지만, 사실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하물며 사람은 저마다 이상한 구석이 있는 법이니까.

그래서 그런지 이 에세이는 너무 귀여웠다. 

 

저자가 타지에서 유학하며 느끼는 우울함을 언제나 위로해주는 친구들. 

 

_ 도움을 구하면 사랑을 받을 것이고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살아가기만 하면 방법이 나온다. 

그러니 힘들면 꼭 징징거리며 살아가기.

봄은 꼭 오니 겨울만 잘 버티기. (267-268)

 

세상은 늘 살만하다는 것, 혼자가 아니라고 일깨워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늘 힘이 된다. 

 

 

내가 올해 알게된 건, 내가 꽤나 특이한 사람들이랑 잘 지낸다는 거였다.

내가 친구나 지인에게 물었다. 

"나도 특이해서 그런가? 나는 특이하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이랑 너무 잘 지내."

"그건 너가 두루두루 잘 지낸다는 걸거야." 

"그건 언니가 편견없이 사람들과 지내서일거야."

"원래 모든 사람은 다 특이해."

 

누구도 내게 '너 역시 특이해.' 라고 말하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말해도, 나 역시 '알고 있어'라고 답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다 특이하고 이상한 구석이 있으니까. 

 

그런데 신기하게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좋다. 

 

이 책에서도,

저자가 그린 지인들과의 일상 이야기는, 이런 마음이 녹아있다.

사람들의 위로와 공감은 늘 힘이 된다. 

 

 

_ 죽어라 열심히 하지 말고 살아라 열심히 하세요. (p.12,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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