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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극화된 명시화체제의 당위와 필연 | 기본 카테고리 2022-06-30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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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본의 미스터리

에르난도 데소토 저/윤영호 역
세종서적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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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왜 이 책의 추천사에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이 불러올 자본 혁명을 예견한 책"이라는 설명이 붙는지를 약간은 이해하게 되었다.

최근에 읽은 경제, 경제사 관련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될 듯 하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 외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의 취지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 좋았고, 또 그 내용에 대해 상당부분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런 것 같다. 서구 일부 나라에 사는 사람들만 윤리관이 투철해서 더욱 성실하게 일하고 나머지 이른바 제3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게으르고 불성실한 문화에 젖어 있어서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한 것이라는 설명을 이제 믿지 않으련다.

앞으로 정치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밝힌다.

1.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과 그들이 지닌 잠재력을 더욱 자세하고

확실히 파악해 문서화해야 한다.

2. 모든 사람들은 저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3.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이 보유한 노동력과

저축한 자산을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합법적인 통합 체제다.

...

5. 이런 맥락에서 생각하면, 가난한 사람들은 문제가 아니라 답이다.

274쪽

저자가 예로 드는 빌 게이츠의 사례는 이 책의 주제를 이해하는 데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허권이 없었다면, 계약이 없었다면, 유한책임 체제와 보험 정책이 없었다면, 재산기록이 없었다면, 적절한 형태로 명시된 재산이 없었다면, 스톡옵션이 없었다면,상속체제가 없었다면? 빌게이츠는 소프트웨어 혁신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고, 그 많은 거래와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고, 그 많은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 많은 자본을 축적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 많은 유능한 인재들을 모아 사업을 벌이고 또 그 인재들에게 막대한 재산증식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자녀들에게 자신의 제국에 대한 권리를 물려줄 수도 없었을 것이다.

비트코인, 암호화폐의 발전 당위성과 필연성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자본의 가상적인 측면에 대한 이런 두려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인류 문명이 물질적인 세계를 운영하기 위한

명시화 체제의 새로운 사용 방식을 고안할 때마다

사람들은 항상 의구심을 품었다.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서 돌아왔을 때 유럽인들은,

중국인들이 금속이 아닌 종이 화폐를 사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유럽인들은 이내 그것을 연금술이라고 비난했다.

유럽은 19세기까지 명시화된 화폐를 사용하지 않았다.

최근에 등장한 대용화폐들, 이를테면

신용카드나 전자화폐도

공식적인 인정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268쪽

그래, 그랬지.

미국의 부의 원천은 미국이 무한정 찍어내는 달러에 있다. 참으로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기득권은 이런 체제를 그대로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이것은 너무나도 불공평한 것이다.

암호화폐 체계가 기득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현재의 국가통제 하 중앙은행 체제가 아닌, 다극화되고 그렇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명시체제로 인정될 수 있는 화폐거래로서 훨씬 더 광범위한 사람들의 이용접근이 가능하게 되는 체제라고 들었다.

얼음으로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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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권력을! | 기본 카테고리 2022-06-29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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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Z의 스마트폰

박준영 저
쌤앤파커스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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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참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기발한 발상의 책이다. 이런 내용으로 논문으로 썼어도 충분히 그 가치가 인정될 수 있을 것 같다.

MZ세대. Z. 몇 번을 외웠지만 자꾸 잊어버리는 건 벌써 내 기억력이 그런 수준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긴 한다. MZ 세대는 어쨌든 내가 태어난 해가 속하는 10년도 그 다음부터 시작되어 약 30년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1980년대 이후 2000년대까지. 2010년대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알파세대라고 칭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에도 이 정도 나이대를 가진 분들이 꽤 있다. 쉽게 생각해서 30대 이하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아닌가? 30대 한 분한테 물어봤더니 자기는 아니라고 하던데, 아마도 진정한 Z에 밀리는 M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ㅎ ㅎ

여러분 조직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와 Z세대 사이에

'직접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여러분 회사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는

Z세대와 '진짜 대화'를 하고 있나요?

위의 두 질문에 'Yes'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

적신호가 켜진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분들께서

변화의 거대한 물결을 피부로 직접 체감하지 못하면,

적확한 의사결정이 어렵습니다.

364쪽

Z의 스마트폰 300개를 직접 열어보고 도대체 이들이 뭘 보고 뭘 듣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어떤 활동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다면, 그렇다면 최고 의사결정권자에 앉아 있을 시간은 그리 오래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세상이 그렇게 느리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이제 안정적인 기득권에 앉아 있는 분들에게 굳이 힘들게 애써서 신경써서 젊은 세대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살피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주위에 보면 그런 분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래서, 아마도 이 쪽 영역이 사회변화에 가장 둔감하고 가장 저항이 심하고 가장 비효율적이고 과거 야만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신분제 노예제를 옹호하는 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난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 권력이 얼른 Z에게 넘어갔으면 좋겠다. 그들이 그들의 집단지성으로 기존 세대의 낡은 집단의식을 눌러줬으면 좋겠다. 난 기꺼이 눌려주리라.

책 후반부에 나오는 'NFT 용어, 이것만은 꼭!'이라는 부분을 확인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책 앞뒤에 걸쳐 나오는 암호화폐 관련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책 앞부분에 나오는 Z의 앱들을 살펴보다가, 건강관리 만보걷기 관련 앱을 내 핸드폰에 깔고 첫날 만 보 이상 걷는 성과를 거두었다. 오늘도 만보 이상 걸으리라.

책 중간중간 나오는 Z가 애용하는 앱들에 대한 요약 설명도 재미있고 유익했다.

우리 조직에 살아 숨쉬는 Z들이 그들의 싱그러움을 발산할 수 있게 적극 협조하고 조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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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정답은 적당함 | 기본 카테고리 2022-06-29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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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정의 온도

정복현 글그림
푸른책들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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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우정의 온도(미래의 고전 63)

 

지은이 정복현

펴낸곳 푸른책들

펴낸날 2022.7.15.

 

아이가 초등 고학년이 되자 전과 다른 모습들이 여러 곳에서 관찰됩니다. 변화의 기대와 염려를 동시에 받는 것이 바로 교우관계입니다. 개별적 상황에서는 많은 강점을 가진 아이이지만 부모의 돌봄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나 학교 밖에서의 관계에서는 아직은 다소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마음이 조마조마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자라는 과정이고 혼자 부딪혀 나가야 하는 부분이지만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 과정에서 상처받아 결국 부적응의 문제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닌지라는 과한 불안에 마음이 조여오기도 합니다.

 

‘우정의 온도’는 초등교사 출신의 정복현 작가의 신작입니다. 2011년 발표되었던 ‘우정의 규칙’의 후속작이기도 한 우정의 온도가 ‘현실적’이라는 큰 흡입력을 가지고 다가오는 이유는 아마도 교직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과 사실적 이야기가 녹아들어 더욱 몰입을 배가 시키고 있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책은 시작부터 문장과 대사, 그려지는 상황들이 현실과 괴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확히 그려내며 읽어 가는 내내 주인공 소녀 해미에 동화되어 사건 사고 마다 조마조마함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할머니와 둘이 지내며 생활고를 겪고 있는 초등 6학년인 해미는 어려운 생활 형편에 염증이 난 상태입니다. 친구를 사귀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소미에게 신학기는 견디기 힘든 시기입니다. 유일한 단짝이었던 소미가 시골로 전학을 가버리고 마음 둘 곳 없던 해미에게 같은반 은지로부터 최강미녀파에 들어올 것을 권유받습니다. 최강미녀파는 들어가고 싶어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모임이었죠. 선망과 시샘을 동시에 받는 그런 모임입니다. 모두 부자에 공부도 잘하는 네 명이 모여있었고 해미가 합류하게 됩니다. 친하게 지내는 듯 하지만 곧 자신은 들러리임을 깨닫게 됩니다.

 

어느 날 해미를 둘러싼 이상한 소문이 돌고 소문을 낸 당사자와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맞지 않는 옷 같던 최강미녀파에서도 탈퇴를 하게 되구요.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새로 남학생이 전학을 오고 이전과는 또 다른 형태로 아이들간에 갈등과 반목이 생겨갑니다.

 

돌이켜 보니 이제 비로소 성장에는 고통이 수반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이 성장이 아니라 돌뿌리에 걸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 성장이고, 상처로 너덜해진 마음을 안고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것이 성장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한번 더 실감하게 됩니다.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방법과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수용하고 끊어내기도 하며 스스로의 자아를 만들어 갑니다. 누군가에게 내쳐질 것이 두려워 움추러드는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오고 그 모습에서 우리의 투영된 모습도 찾을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성장의 고통을 담담한 필력으로 표현하며 결국 관계 안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가까운 관계에서도 지켜야 할 예의와 규칙이 존재하고 그러한 규칙이 관계의 항상성을 유지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배웠듯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 또한 관계를 건강하고 풍성하게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그동안 너무 뜨거웠던 것 같아.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았잖아?

이제부터는 온도를 잘 유지하자.”

 

“그래. 알맞은 온도는 몇 도일까?”

 

“50도?”

 

“40도?”

 

제각각 짐작하기 바쁜 그때 서린이가 멈추라고 손을 들었다.

“사람의 체온은 36.5도잖아? 그 이상 올라가면 열이 나고, 내려가도 아파, 그러니까 그 온도가 제일 적당할 것 같아.”

 

“오, 말 된다!”

 

 

데일 것 같은 사랑, 차가운 냉소가 아닌 따뜻하게 나와 타인을 품을 수 있는 온도를 가지고 계신지요. 그 적당한 온도가 궁금하다면 우정의 온도에서 찾아보시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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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AR 연구를 응원합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2-06-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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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은 과학 마을 대덕의 반란

강진원 저
렛츠북(book)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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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란'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아마도 맨 처음 삽을 뜨고 시작할 때만 해도 2022년 현재의 대덕연구단지만큼 성장하리라 생각하지 못해서였을 것이어서 그런가 보다. 한자어를 가져와보면 상전벽해?

1970년대 그런 미래를 보는 시야로 연구단지를 만들고 키우자고 결정한 의사결정에 감사함을 보낸다.

한편으론 책 맨 앞에 나오는 내용 중에 '중국 중관촌'에 관한 부분이 있는데, 중국 그들의 폭발적이고 집중적인 양성정책에 두려운 마음도 든다. 여의도 면적 50배. 현재 첨단 기업 2만여 개 유치. 구글 지사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과 중국 북경대 칭화대 등이 인근에 있고, 중국의 첨단기술기업 바이두 샤오미 레노버 등이 시작된 곳. 우리의 대덕에 더 많은 투자와 청년창업이 활성화되길 바래본다.

2022년 현재 대덕특구에는 기계연구원과 에너지기술연구원 등

정부출연기관 26개와 국공립연구기관이 13개,

카이스트, 충남대 등 대학 7개가 있다.

여기에 LG와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의 많은 민간연구소가 있고

2천여 개의 IT, BT 기업들은

연구 개발과 기술 상품화를 위해 밤에도 불을 밝히고 있다.

12쪽

나 개인적으로는 '한국형 인공태양 KSTAR'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고 관심이 갔다. 에너지 문제가 풀린다면, 그렇다면 지구상 근본적인 빈곤문제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정말 가슴 뛰는 이야기이다.

한국행융합에너지연구원에 설치된 초전도 행융합 연구장치를 KSTAR라고 한다. 핵융합 에너지가 궁금하다면 바로 머리 위 태양을 보면 된다. 태양은 내부에서 이런 핵융합 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나면서 빛과 열이라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공적인 핵융합기술을 이른바 '인공태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핵융합 연료인 중수소는 사실상 무한한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고, 삼중수소는 전 세계에 매장된 리튬을 활용에 얻을 수 있는데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은 현재 인류가 앞으로 1,500만 년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고 하니, 결국 기술상용화만 되면 인류는 에너지 걱정에서 완전히 해방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자인 이경수 박사가 오늘도 열심히 연구에 매달려 2025년까지 1억도 초고온 플라스마 300초 연속운전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분은 정말 대통령 경호보다 몇 배 더 강화된 경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이 분 1956년생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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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생각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길 | 기본 카테고리 2022-06-2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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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라자니 라로카 글/김난령 역
밝은미래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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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지은이 Larocca, Rajani

옮긴이 김난령

펴낸곳 밝은미래

펴낸날 2022.6.2.

 

2022년,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뉴베리아너상을 수상한 작품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는 인도 출신 부모님과 미국에서 살아가는 이민 2세대의 삶을 그려내고 있는 책입니다.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작가가 직접 경험했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비주류, 변방 국가로서의 대우를 받았던 우리 또한 더 나은 삶을 찾아 나라를 떠나 세계 각국으로 이민을 많이 떠났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이민을 떠나지는 않았지만 같은 반 친구나 가까운 친척인 고모네 가족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 종종 소식을 전해오던 이들이 있었지요.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는 그런 의미에서 많은 부분 공감과 울림이 함께 다가오는 작품이었습니다.

 

책은 독특한 구성으로 짜여 있습니다. 긴 문장의 시집이라고 생각해 읽다 보면 페이지마다 가지고 있는 주제가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짐을 알게 되고 시집이 아니었나 할 때쯤 시 하나하나가 큰 이야기로 이어져 한 편의 소설을 이루는 운문 소설임을 알게 됩니다(출판사 서평 참조). 여백을 많이 두고 있는 만큼 덕분에 꽤 두꺼운 책임에도 글이 술술 읽어지네요.

 

명확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온 부모님, 그리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외동딸 레하. 중학생인 레하의 시점으로 쓰인 이야기는 구체적인 양육목적을 가진 부모님의 양육관과 안에서는 인도인, 밖에서는 미국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레하의 이분법적 삶에서의 혼란한 감정과 생각들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지만 그들만의 문화 안에서 생각하고 결정하는 부모는 레하에게 어떤 장벽처럼 느껴지곤 하지요.

 

 

엄마의 속삭임이 들려.

우린 미국 사람과 달라.

우린 열심히 일해야 해.

옷은 수수하게 입고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일에만 집중해.

그게 바로 우리가 이 나라에 온 이유야.

우린 이 소중한 기회를 낭비해서도

우리의 본성을 잃어버려서도 안 돼.

 

 

인도인 부모님은 성과를 기대하는 교육에 헌신적이며 보수적이고 엄격합니다. 그에 반해 레하는 미국식 교육을 받고 미국인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미국적 생활방식에 적응해야 친구들과 관계도 유지할 수 있지요. 부모와 레하의 충돌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됩니다. 이민자 가정이 아니더라도 사춘기 가정의 부모와 자녀가 충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부모가 알 수 없는 자녀의 시간과 관계들이 많아지고 아직 자녀와의 완전한 독립을 하지 못하는 부모는 자녀를 통제하고 자신들의 세계관을 주장하며 이에 저항하는 자녀와 갈등을 반목하게 됩니다. 이야기 속의 레하와 부모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엄마 말을 잘 들어.

언제나,

하지만 난 미국 사람이야.

여기서 태어났고

이곳이 내 고향이야.

그래서 난 내가 살고 싶은 삶과

엄마가 바라는 삶 사이에 낀

샌드위치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 놓은 작가가 어떻게 혼란과 반복이 계속되는 이 지난한 과정을 봉합하고 변화시킬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사실, 눈물을 펑펑 쏟게 하는 결말이 가슴 아프지만 책을 읽을 독자를 위해 결과는 닫아 놓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나는 늘 함께 있을 거야, 레하, 칸나.

너는 내 사랑을 가졌고

내 숨을 가졌고

내 피를 가졌어.

 

나는 꼭 잡았어.

차갑고

속삭임처럼 부드러운

엄마의 손을,

나는 간절히 바랐어.

 

 

서로를 향한 사랑과 애정이 독이 되지 않도록, 불통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지켜봐 주는 것이 누군가의 역할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고 아이들만의 세계를 아이의 눈으로 한번 더 담아보게 하는 아름다운 성장소설이었습니다.

 

 

영웅은 용감해, 그렇다고 두려움이 없진 않아.

자신이 믿는 것을 옳다고 당당히 말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행동하지.

 

 

우리의 아이가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인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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