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Passe
https://blog.yes24.com/godjksht5
리스트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세츠
리뷰들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9월 스타지수 : 별109
전체보기
*
나의 리뷰
리뷰
태그
무드등 톰보연필 무크지 무민 피너츠 스누피 부록 일본잡지 잉크
2021 / 0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최근 댓글
내용이 없습니다.
많이 본 글
오늘 7 | 전체 11806
2008-09-18 개설

2021-07 의 전체보기
한 배우가 핀란드에서 보낸 여름 바캉스 이야기 | * 2021-07-30 23:40
테마링
https://blog.yes24.com/document/1481927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홈캉스 : 읽고 싶은 책 참여


 

[영화 '카모메 식당'의 또다른 주인공 같은 장소, 식당 로케이션]

 

나의 핀란드 여행

가타기리 하이리 저/권남희 역
은행나무 | 2013년 07월

 


 

'카모메 식당'에서 지도를 무작정 짚은 손가락 끝이 향한 나라였던 핀란드로 여행을 온 미도리 역을 연기한 가타기리 하이리 씨(윗 사진에서 맨 오른쪽 분)의 여행 에세이. 카모메 식당을 촬영하는 한 달여와, 영화 촬영이 끝난 후 개인 여행으로 핀란드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썼다. 누구나 에세이라는 장르를 쓸 수 있고 특히나 요즘은 일상의 힐링용 에세이가 많다. 또 누구나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지만 그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읽고 나면 그런데 무슨 내용이었더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음식이나 달리기, 운동 같은 주제의 에세이도 많은데 읽고 나면 때로 딴 책과 내용이 섞여 기억되기도 한다. 이 책은 하지만 배우가 본업인 작가 하이리 씨만이 쓸 수 있는 책이라 유럽에서 그리 흔히 가지는 않는 여행지, 핀란드는 어떨까요? 하고 추천글을 남겨 본다.

 

검표원이여, 오늘밤도 고마워

가타기리 하이리 저/이소담 역
위고 | 2018년 04월

대체로 기분이 좋습니다

가타기리 하이리 저/이소담 역
위고 | 2018년 02월

 

난 읽은 책들을 아마존에서 리뷰 검색해 보는 것이 취미인데 뜬금없는 악평도 많은 아마존에서 가타기리 하이리의 책 3권은 모두 평점 4.5로 높은 평을 받고 있다. 한국어판으로도 모두 번역되어 있어서 더불어 이 책들도 가볍고 재미있는 에세이로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의 리뷰 중에는 투병 생활 중에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위로가 되었고 곧잘 다시 읽는다는 투고가 있었다. 나는 핀란드에 여행을 다녀온 후 우연히 핀란드를 검색하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비록 여행 중에 카모메 식당의 실제 식당은 가 보지 않았지만) 영화에 나오는 아카데미아 서점-, 그 안에서 사치에와 미도리가 만나는 카페 알토(Cafe Aalto) 등은 원래 유명한 관광 스팟이라 나도 가 보았다. 핀란드에 여행을 다녀온 입장이든 아니든 이 책은 흥미롭다. 나라면 아무리 여행을 해도 이렇게 읽는 맛이 나는 글은 쓸 수 없다고, 재능있는 글을 읽었을 때의 사소한 좌절감마저 들었다! 개성 있는 문장에 감탄하다가 유머에 웃기도 하고 아마 자연스럽게 유머러스하고 여유 있기에 이런 글을 쓸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래서 메모해 둔 책 속의 문장을 좀 옮겨 본다.

 

<카모메 식당>에 손님 엑스트라로 나온 수오미 식당의 세 사람에게 나는 "매일 나오는 요리가 정말 훌륭해요"하고 전했다.

요리뿐만 아니라, 이들은 참으로 멋진 사람들이었다. 나이는 나와 별 차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아저씨, 아주머니 커플과 또 한 아주머니의 사이좋은 트리오다. 이 사람들의 웃는 얼굴은 언제 봐도 멋있다. 카우리스마키영화와 마찬가지로 고생을 많이 했을 텐데, 그들의 얼굴에는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 같은 괴로운 주름이 새겨져 있지 않았다.

 요리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할 때 그 행복하게 웃는 얼굴은 절대 잊을 수 없다. 마치 밥을 갓 지은 밥솥을 열었을 때처럼, 행복한 김이 화악 올라온 뒤 나타나는 웃는 얼굴은 반짝반짝 하얗게 빛났다.

 갓 지은 밥처럼 웃는 사람들이 만든 요리가 맛없을 리 없다. 핀란드의 국기와 마찬가지로 흰색과 연한 파란색 벽의 밝은 식당은 최근에 늘 만석이라고 한다.

 

영화나 무대의 조명도 그렇지만, 빛이 닿는 각도에 따라 사람과 사물이 보이는 모습이 터무니없이 다르다. 여배우가 자신을 최고로 아름답게 보이도록 각도를 골라 조명판을 대듯이. 헬싱키의 해 질녘 태양의 각도는호텔 뒤 정원의 나무를, 그 그림자가 비치는 하얀 벽을, 빨강과 녹색의 의자와 소파를 참으로 화사하게 보이게 했다. 내 방은 그리고 이 도시는 백야의 해 질녘 불빛에 더욱 아름답게 녹아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핀란드에 간 계절도 여름이었다. 여름을 선택한 이유는 북유럽의 백야 때문에 해도 거의 지지 않는 시기여행하기 편하리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글 속의 말처럼 백야의 햇빛은 특별했다. 사진으로 찍어도 포착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진에는 공기의 냄새나 촉감 같은 것이 표현되지 않는다. 이런 것을 알고 싶으면 사진도 동영상도 소용없고 실제로 가 보는 수 밖에는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여행기란 장르이든 문장에서 읽은 것 중 이렇게 백야의 분위기를 따뜻하고 고요하게 표현한 사람은 달리 없었다. 핀란드나 북유럽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공감할 문장들도 물론 있다. 그 중의 예를 들어 본다.

 

귀국해서 일 주일도 지나지 않아 친구와 메밀국수를 먹으러 갔다. 처음 가는 조금 비싼 국숫집에서 사치스럽게 이것저것 주문해 보았다. 잊을 수 없는 옛 애인을 만났을 때 같은 설렘이다. 우아하게 담긴 메밀국수를 후루룩 먹었다. 그러나 희한하게 그토록 꿈에 그렸던 순간이 그리 신이 나지 않았다. 맛있네, 미치겠네, 그 기분에는 변함이 없지만, 너무나 간절히 먹고 싶었던 것치고는 뭔가 맥빠지는 결말이다. 우연히 사토미 씨에게서도 이런 메일이 왔다.

 돌아오자마자 국숫집에 달려갔지만, 그렇게 먹고 싶었던 메밀국수가 고맙게 느껴지지 않네요.

 마찬가지였다.

 얼마 후 공교롭게 아시아 여행 때 알게 된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있어서 그 얘기를 해 보았다. 그랬더니 그들도 "나도 그래요!" "나도 나도!" 하고 찬성하는 목소리였다.

 메밀국수는 환상 같은 음식이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 같다. 그 막연한 맛. 설명 불가능한 풍미. 그것은 메밀국수 가까이에서 산 적이 없는 사람은 절대 이해할 수 없으리라. 극히 한정된 지역의 감수성이다. 어쩌면 바다를 넘어간 일본인은 메밀국수 그 자체의 맛보다 그런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각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스탠바이 미. 그냥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해.

 

내 고향, 내 나라의 평범하게 맛있는 음식이 여행 중 굉장히 그리웠지만 막상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상상했던 것보다는 심심한 느낌이 들었을 때가 있다. 반대로 여행을 가지 못하고 집콕 바캉스 외에는 별 옵션이 없는 때에 상상하는 외국의 음식이 여행이 가능해져서 금방 체험한대도 상상했던 것보다는 맛이 없을 수도 있고 말이다.  가타기리 하이리의 책은 그렇게 일상과 여행이 매듭지어지고 교차하는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핀란드의 여름부터 가을까지 계절이 주는 감상을 너무 잘 그렸기에 그 또한 공감한 점이었다. 나는 2주 정도의 시간을 보냈는데 시간이나 날씨의 속도가 다르기에 올 때 계절이 확연히 다르다면 또다른 감상이 들 것 같다. 그러고보니 올해도 벌써 7월이 마감되고 있다. 올해는 여기저기 다니고 싶었던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겠지만 올해 여름도 약간은 별 수 없이 집콕 휴가의 나날이다. 선선한 가을이 오는 것이 기대되면서도 (코로나 때문에 모종의 박탈감이 들며) 섭섭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여행이 끝났을 때 그런 계절의 실감을 묘사한 문장도 공유하고 싶다.

 

돌아올 무렵 헬싱키 호텔 정원의 나무는 단풍이 들기 시작해 슬슬 장갑을 살까 고민했을 만큼 추웠다. 9월의도쿄는 아직 여름이라 매미가 울고 있다. 지난 계절을 한 번 더 되감기하는 듯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비행기의 냉기인지 핀란드 가을의 소행인지, 트렁크를 열자 짐은 서늘하고 차가워서 그쪽에서 사용했던 세제의 진한 향이 확 피어올랐다. 가능하면 이 차가움을 좀 더 맛보고 싶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트렁크 속 내용물은 따뜻해지고 습기를 빨아들여 축축해졌다.

 

핀란드에서 가을 초까지 보내봤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았다. 조금은 긴 시간을 보내보고 싶었던 여행지나 사소한 장소들을 포기나 단념하고 보내는 7월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또 새로운 기운을 내는 8월이 되기를.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2        
기계 생명체와 인간의 우정은 인연이 될까. | 리뷰 2021-07-16 10:48
https://blog.yes24.com/document/1475301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예스24X문화일보 국민서평프로젝트 참여

[도서]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저/홍한별 역
민음사 | 202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나는 소설의 가장 후반으로 돌아가 이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 친구의 헤어짐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아이들의 친구로 개발된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와 몸이 아픈 소녀 제시의 헤어짐은, 아마도 작가의 유명한 전작, '나를 보내지 마'와 같이 가슴저린 슬픔 같은 정서를 기대했던 독자의 예상을 무너뜨렸을 것 같다. 그들의 헤어짐은 너무나 담백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로봇 클라라가 좋아하는 태양처럼 밝지도 않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문체가 쌓아올린 안개와 같이 모호한, 혹은 클라라가 처음 제시를 만났을 때 제시의 웃음에서 왠지 모르게 읽은 슬픔이 조금씩 감돌 뿐이다.

독자는 혹시 클라라가 기계적으로 수명을 다하거나, 아픈 제시가 죽지는 않을까 중간 중간 걱정을 하며 이야기를 읽어내려 갔을 것이다. 다행히 그들 중 누구도 죽지 않았다. 후반까지 읽었을 때 나는 맞아, 이 소설 배경 설정이 미국이었지, 새삼 떠올렸다. 제시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며 어릴 적부터 클라라와 지냈던 집을 떠난다. 그들은 웃지도 울지도 않고 다만 안녕을 말한다. 미국 배경의 성장소설에서 흔한 엔딩이 다가온 것인데 여기에서 문득 영화 '보이후드'를 떠올리게 됐다. 아들이 대학을 가게 되면서 소년의 어머니는 뭔가 더 있을 줄 알았어, 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반대로 이 소설에서 혼자 남겨진 클라라는 AF 상점의 매니저를 만났을 때 덤덤하게 제시를 '배웠다'고 말한다. 그래도 제시의 어머니나 다른 사람들이 조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는 다가갈 수가 없었을 거라고. 누구보다 통찰력이 뛰어났던 인공지능 로봇도 학습할 수 없는 인간적인 성격, 정서가 있다는 모종의 결론일까? 

인공적 친구AF라는 로봇은 외로운 아이들이 상상의 친구(imaginary friend)를 두는 것보다는 확실히 기술 발전의 시대에 있을 법한 트렌드이다. 사람들이 듣기 좋은 음악을 알고리즘에 따라 틀어주는 알렉사 같은 인공지능 정도까지에서 만족할 것 같지는 않다. 소설에서는 이 AF라는 기계가 발전함에 따라 인간에게 도리어 해가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재 우리의 IT환경에 대한 여러 우려들이 있듯 발생하고 클라라 속에 남은 블랙박스를 보자는 (즉 클라라라는 기계-생명체를 분해하자는) 위기 또한 잠시 발생한다. 하지만 그 위기에서 무사히, 조용히 살아남은 클라라는 이전의 AF 상점 매니저로부터 넌 정말 뛰어났다는 칭찬을 받고 또 그와도 덤덤하게 헤어진다. 클라라는 그에게 같은 상점 동료(?)였던 로사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이 AF들에게는 인간이든 같은 AF에게든 우정과 애정의 감정이 있지만, 어쨌든 어디까지나 로봇일 뿐이므로 로봇끼리 어떤 네트워크도 커뮤니티도 구축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이별은 기능을 다한 기계의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와 같은 메시지의 팝업창처럼 일순이고 지는 꽃 같이 허망한 운명이다. 

흥미로운 점은 상점을 찾아오는 아이 부모들의 옷차림으로 그들의 계층을 짐작할만큼 판단력이 좋은 클라라는 마치 고대의 종교처럼 태양을 믿는다는 설정이다. 클라라는 마지막까지 아픈 제시가 살아난 이유에 해가 가득 찬 날이 있었다고 믿는다. 클라라가 어떤 애끓는 순도높은 감정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하자면 성장한 인간과 헤어져야 하는 로봇에게 남게 되는 무엇은 이런 순진하고 절대적인 믿음일까? 하지만 우리는 인공지능의 '마음'을 알 수 없기에 아이와 인간과 헤어지면 끝인 인공지능 로봇의 감정 대신 인간으로서 헛헛해진다. 이런 것이 끝일 줄 몰랐다는 감정의 분출을 예상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에게 아이가 떠나도 남는, 로봇이든 인간이든 친구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단 한 명도, 또는 한 대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인간관계가 있진 않지만, 이건 좀 너무하잖아요? 로봇은 그야 이게 끝일 줄은 몰랐어, 하고 헤어지며 말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아무 의문도 품지 않은 채 다만 기계로서 언젠가 수명이 끝나는, 마음을 가진 생명체는 너무 쓸쓸하다. 나는 인간이란 이런 새드엔딩을 피하고 싶은 존재들이라, 인공지능의 펫도 아닌 진짜 친구는 아마 곧잘 개발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순정만화 안에서의 요괴물 | 리뷰 2021-07-04 22:11
https://blog.yes24.com/document/1467643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만화]백귀야행 28

이마 이치코 글,그림/한나리 역
시공사 | 202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일본만화에서 요괴물이란 장르는 정말 넓게 느껴집니다. 언제부터 읽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는 백귀야행이고 독자리뷰에 곧잘 보이는, 패턴이 비슷한 에피소드가 많다는 것도 공감할 수 있지만 작가 이마 이치코의 장점은 작가만의 분위기인 것 같아요. 신간 나온 걸 모르다가 여름에 읽게 되었는데, 그러고보니 여름에 읽기 좋은 귀신 이야기군요. 초반에는 식인귀라든가 읽다가 정말 섬찟하는 에피소드도 몇 있었는데 그래도 장기연재 동안 유해졌다고 할까요, 옛 전설이나 민담 같은 성격이 많아진 편 같네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