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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 | 시/에세이/만화/예술 2023-10-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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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

버지니아 울프,비타 색빌웨스트 공저/박하연 역
큐큐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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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버지니아 울프와 비타 색빌웨스트(서간집)저/ 박하연 옮김
출판사 : 큐큐

 


 

관습에 대한 비판적 태도와 도전은 블룸즈버리 안팎의 모더니스트들이 공유한 것이었다. 버지니아와 비타 역시 그러했다. 대학 대부분이 여학생을 받아들이지 않고, 여성이 가문의 재산을 상속할 수 없는 시대였으나, 두 사람은 창조자의 뮤즈나 조력자가 되는 대신 스스로 창조하는 길을 개척 했다.

버지니아와 비타는 역할이 아니라 자신에게 충실했다. 서로의 충실한 독자였고 지지자였으며, 연인이자 친구였다. 두 사람에게도 분명 열정과 독점욕의 시기가 있었지만, 이 관계는 두 사람이 결혼을 그렇게  꾸렷듯 길고 견고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했다(637쪽, 옮긴이의 글 중에서~)
 

 

 

작년에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필사하고, 다시 정독 하고 나면서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이나 비타 색빌웨스트의 작품을 읽지 않은 상태 보다는 그들의 작품을 단 몇권이라도 읽어보고 이 책 [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를 읽으면 이 편지들 속에서 움직이는 감정의 역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버지니아 울프의 연인으로만 알던 비타 색빌웨스트 보다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자신만의 성정체성을 솔직하게 살았던 비타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었던 책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만남, 2부 사랑, 3부 우정 으로 그들의 관계의 변화에 따라 구성하였고, 변화에 따른(사실 편지 내용으로는 잘 구분하긴 어렵지만) 편지 속 감정의  움직임을 읽어 낸다면 아주~~ 많이 감동으로 이책이 다가올 수 있을것 같다.

 

 

1부 만남(1923-1925)

1922년 12월 14일 런던에서 처음 만난 비타 색빌웨스트와 버지니아 울프는 비타가 리치먼드의 호가스 하우스를 방문한 후 급격하게 가까워진다. 비타는 버지니아의 지적 능력과 문필가로서의 재능에, 버지니아는 비타의 아름다움과 귀족적인 아우라에 매료되었다. 1924년 3월 울프 부부가 블룸즈버리 타비스톡 광장으로 이사하면서 두 사람이 설립한 호가스 출판사도 함께 이전한다. 버지니아는 비타에게 출판을 제안하고, 비타는 >를 써 보낸다. 비타는 이 책을 버지니아에게 헌정한다(7쪽).

 

2부 사랑(1926-1933)

런던에서 자주 만나면서 비타와 버지니아는 점차 서로에게 끌린다. 연애가 시작된 것이다. 그들은 서로의 책에도 애정이 각별했다. 비타는 외교관인 남편 해럴드를 따라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버지니아에게 편지를 쓰고 책을 집필한다. 버지니아 역시 비타와 꾸준히 서신을 교환하며 여러 작품을 출간한다. 두 사람의 많은 대표작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 특히 문학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버지니아의 >는 비타를 모델로 한 소설이다. 하지만 > 출간 이후 비타의 마음은 조금씩 변했고, 각자의 생활 환경이 바뀌면서 두 사람 관계에 거리가 생긴다(71쪽).

 

3부 우정(1934-1941)

두 사람의 연애는 끝났지만, 우정은 지속된다. 1939년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리면서 불안해진 비타는 버지니아와 더욱 자주 만나며 다시 가까워진다. 로드멜과 시싱허스트는 둘 다 공습 지대에 위치해 그들 집 위에서 공중전이 벌어진다. 1941년 2월 17일, 로드멜에서의 만남이 두 사람의 마지막이었다(531쪽). 

 

서로가 처음 만나서 호감을 갖게되고 만남을 이어가며 편지를 주고 받았던 처음의 편지에서는 서로에 대한 호칭(친애하는 비타, 친애하는 버지니아~~) 과 존칭의 표현들(이건 번역이라 존댓말로 쓰여있지만... 영어로는 어찌 차이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속에서 약간의 존경, 예의, 상대에 대한 호기심과 또 설렘이 가득한 내용을 읽으며 여느 연인들처럼 주고 받을 만한 연애 초기의 풋풋함이 이 느껴진다.

그러다 서로가 사랑을 이야기하는(연인이라 칭할수 있는 관계의 발전) 편지들 속의 대화는 좀더 솔직한 모습들을 볼수 있다. 여기서는 호칭의 변화도 볼수 있다.  "내사랑 버지니아~~", "소중한~~" 이렇게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호칭들로 편지를 쓰고 있다.

 

또한  서로에 대한 소유(또는 집착), 질투 그리고 그들 서로의 작품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며 일상의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나누는 것을 보면서 그들과 그들 주변의 인물, 상황, 환경들까지 엿보는 즐거움도 있는것 같다.

이런게 편지나 일기를 형식의 작품을 읽는 즐거움이랄까? 나와 다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삶의 모습은 다르지 않음을...

 

문학적 세계관을 이해하는데는 아직 나의 문학적 소양이 부족하여 어렵지만 그들이 주고 받은 일상의 대화들, 그리고 서로의 작품에 대한 생각을 나눈 부분을 읽으면서 그들이 경험한 세상 또는 그러하길 원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작품으로서 세상에 나온것이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비타와 버지니아가 주고받은 편지는 시와 소설의 형태로 두 사람이 완결해 내놓은 산물들보다 구조적으로 더 날것에 가깝고 형태적으로 느슨하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더 보편적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결혼에 함몰되지 않고 우정과 사랑, 사교와 전문적인 일을 아우르는 삶. 사적인 편지가 보여주는 격의 없는 말투와 개인적인 면모는 동시대 여자들이 공유하는 연대와 관계의 질감과 비교해 낯설지 않다. 두 사람의 다정한 수다는 오늘의 우리가 주고받는 귀여운 동물과 아름다운 풍경, 애정 어린 농담이나 사랑싸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아가 많은 여성이 독자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일의 영역에서 믿음직한 동료와 선배를 찾는 오늘날, 비타와 버지니아가 서로의 작품에 관해, 문학관에 대해, 당대의 사회적, 문화적 이슈에 대해 나눈 깊이 있는 이야기가 지루하다기보다는 위안과 격려,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자’로서 쓴 글이 아니라 여성임을 포함하는 ‘자신으로 소통하고 있어서 시차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638-639쪽, 옮긴이의 글 중에서~~).

 

긴 기간동안~~ 읽었지만.... 책을 읽은 후 지금의 소감은

그들의 사랑, 인생, 작품에 대해 (차한잔하며 진지하지만 또 가벼운 농담으로, 일상의 이야기로 가득한) 비타와 버지니아와 함께 수다 보따리를 한~~보따리 풀어내고, 잠시 숨고르며 쌉살한 홍차 한잔 마시고 있는, 따뜻하고 나른한 오후의 풍경을 내게 선물해준 느낌이다.

 

다음은 두 작가의 책을 한권씩 읽어봐야 겠다. 우선 비타 색빌웨스트를 모델로 썼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올랜도]] 도전~!!!

 

 


 

책속의 문장~~

 

 

 

 

 

1924년 8월 19일

친애하는 비타,

(...) 돌로미티 산맥에서 당신이 보낸 친밀한 편지를 읽으며 즐거웠어요. 상당히 고통스러웠답니다. 이 고통이 친밀함의 첫 단계임을 의심하지 않지만요. 친구도 없고, 심장도 없고, 무심한 머리만 있다고요. 신경쓰지 마세요. 저는 당신의 독설을 상당히 즐겼으나... 

하지만 정말로 친밀한 편지를 쓰지는 않을래요. 그러면 당신이 더욱, 지금보다도 더욱 저를 싫어하게 될 테니까요(18쪽).

 

1925년 9월 2일 

친애하는 버지니아

당신 편지를 받으면 얼마나 좋은지.

편지를 받으면 하루를 얼마나 활기차게 맞이하게 되는지.

당신 편지를 받는 일이 너무 좋아서 아침 우편물을 열 때면 가장 마지막까지 남겨두곤 해요. 아이가 마지막 초콜릿 조각을 남겨두듯이(37쪽).

 

1925년 12월 8일 화요일

친애하는 버지니아

(...) 내가 ‘존경한다’고는 했었죠. 하지만 내 말의 의미는 ‘사랑한다’였어요. 난 그냥, 무시당할까봐 겁이 났나 봐요. 당신이 내게서 진실을 알고 싶다면 짜증만 좀 내면 된답니다(63쪽).

 

1926년 2월 4일

내사랑 버지니아

당신에게 긴 편지를 써야 할 것 같은 기분이야. 끝없는 편지. 넘겨도, 넘겨도 끝이 없는 편지. 근데 할 말이 너무 많아. 감정이 너무 복잡하고, 이집트도 지나치고, 흥분도 지나쳐. 그리고 이 모두가 완벽하게 단순한 단 하나의 사실로 귀결돼. 당신이 여기 있었으면 좋겠어. 당신이 타비스톡 광장에 앉아서 내면을 들여다 보는 일은 정말 쉽겠지. 하지만 시나이 해안을 보면서 동시에 내면을 들여다 보는 일은 내게 너무 어려워. 그리고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사방에서 버지니아의 형상을 발견하는 동시에 시나이 해안을 보는 일도 아주 어렵고. 이 조합 때문에 내 편지가 평소보다 말주변이 없는 거야. 당신은 마음을 더 깔끔하게 정리하고 상황을 더 잘 다스리지 (103쪽).

 

1927년 2월 23일

이곳에서 우편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당신은 상상도 못 할 거야. 우편은 사건이라곤 달리 없는 한 주 한 주에 마침표를 찍어줘. 오죽하면 하인은 기쁨이 넘치는 얼굴로 달려 들어와 “우편이 왔어요!”라고 외치지. 우편에는 늘 기적의 맛이 가미되어 있어. 우편이 왔다는 것은 카스피해에 태풍이 없었고, 배가 난파되지 않았고, 차가 벼랑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고, 길이 눈으로 폐쇄되지 않았고, 다리가 홍수에 떠내려가지 않았다는 의미지. 우편이 왔다고! (...)

맞아, 당신이 나를 그리워해서 기뻐. 그게 ‘빌어먹게 불쾌’하다고 해도, 당신이 처음 보낸 편지에서부터 당신이 나를 전혀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슬펐거든. 이제 다시 기분이 아주 좋아졌어. 내가 참 이기적이지?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나도 그걸 겪고 있잖아. 당신을 그리워하는 일, 그리고 갈망하는 일. 그러니까 그게 얼마나 빌어먹게 불쾌한지 정확히 알지, 어쩌면 당신보다 잘 알거야(205-206쪽, V.)

 

1927년 5월 12일 목요일 저녁

내 사랑, 당신이 무서워. 당신의 통찰력과 사랑스러움과 천재성이 무서워.

만찬 장면이 아마 가장 내 마음에 든 부분일 거야. 그 다음은 텅 빈 집 장면, 그리고 시간에 관한 구절, 아마도 다루기 아주 까다로웠을 부분인데 당신은 완벽하게 해냈지. (...) 그리고, 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문장 수백 구절, 너무나 아름다운 문장들(버지니아의 살과 피, 가스 불로 데운 뿌연 빛의 우유), 그걸 인쇄된 형태로 보는 기분은 정말 이상해. 그리고 물론 램지 씨외 램지 부인의 관계. 그리고 창가에 어린 램지 부인의 그림자. 그런데 이렇게 영원히 있을 것 같아.

내 사랑,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야! 이 책  * 여기서 책은<<등대로>> 임 때문에 당신을 더 사랑하게 됐어. 하지만 여전히 대체 어떻게 이런 걸 해낼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 이게 날 정말 혼란스럽게 만들거든. 당신에게서 비롯한 것인데도 말이야. 마치 폭죽에서 터져 나온 색색의 별을 저글링 하면서도 그것들이 멀쩡하게, 계속 날아 다니게 만드는 것 같아. 

물론 이걸 소설이라고 부르는 것도 완전히 이상하지. (...)

정말로 당신을 전보다 더 사랑하게 됐어, 이 소설 때문에. 당신은 언제나 나를 속물이라고 하고, 어쩌면 이게 속물 근성의 한 형태일지도 모르지만. 난 진심이야. 당신을 모를 채로 이 책을 읽었다면, 당신을 무서워했을 거야. 이 책은 그 자체로 당신을 더 귀하게, 더 매혹적으로 만들어(233-234쪽, V.). 

 

1928년 3월 20일

소중하고 소중한, 니컬슨 부인 

(...) <<올랜도>>가 끝났어!!!

혹시 지난 토요일 1시 5분 전에 목이 부러지는 것 같은 강렬한 느낌 못 받았어? 그때 그가 죽었거든. 아니, 조그마한 말줄임표와 함께 더 이상 떠들 수 없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이제 단어 하나하나를 다시 써야 하는데, 9월 전까지는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온 사방에, 앞뒤가 맞지 않은 채, 못 봐줄 만큼 대단히 곤란한 상태로 흩어져 있거든. 그리고 나는 질려 있고. 이제 질문은 이거야. 당신을 향한 내 감정이 바뀔까? 요 몇 달간 당신 안에서 살다가 밖으로 나왔지. 당신은 진짜 어떤 사람이지? 당신은 존재해? 내가 당신을 만들어낸 건가? ... (330-331쪽)

 

 

1939년 9월 2일

그럼, 소중한 당신, 당신이 원할 때 아무 때고 와서 우리 음식을 나눠 먹자. 오늘은 나 혼자고, 그래서 얼마나 고마운지!

당신 편지는 정말 좋았어. 그리고 내가 무덤덤하고 쌀쌀맞다고 해도 당신 생각을 계속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냐. 늘 떠나지 않는 정말 몇 안되는 생각 중 하나가 당신 생각이고, 그러나... 더 말 안 할게. (...) 그러니 와줘, 그리고 짧게라도 시간이 나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신에게는 편지를 쓸게. 사랑하는 당신, 고통스러울 때마다 당신이 어찌나 아른거리는지(6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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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문학/작가/동화/추리 2023-10-1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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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저
문학동네 | 202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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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날: 2023.10.12~2023.10.16
지은이: 최은영
출판사: 문학동네

 

 


 

어쩌면 그때의 나는 막연하게나마 그녀를 따라가고 싶었던 것 같다. 나와 닮은 누군가가 등불을 들고 내 앞에서 걸어주고, 내가 발을 디딜 곳이 허공이 아니라는 사실만이라도 알려주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빛, 그런 빛을 좇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빛을 다른 사람이 아닌 그녀에게서 보고 싶었다. 그 빛이 사라진 후, 나는 아직 더듬거리며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어림해보곤 한다. 그리고 어디로 가게 될 것인지도. 나는 그녀가 갔던 곳까지 온 걸까. 아직 다다르지 않았나(44쪽,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중에서)

 

 

[[아주희미한 빛으로도도]]는 최은영 작가의 중단편소설 7편이 담긴 책의 제목이며 책속의 단편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지난주 우리 동네 책방인 <<최선책>>에 놀러(?) 갔다가 책방지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책방 서가를 둘러보던중에 책 제목(예스 블로그 리뷰에서도 봤었던...)과 함께 책표지가 나를 멈춰서게 했다. 

 

 


 

책 제목과 책 표지의 사진이 다를듯 다르지 않고 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인데 책표지는 아주 밝은 빛이 가득한 공간에(책상에) 엎드려 몇권의 책에 턱을 궤고 있는 여성의 모습. 옆 모습이고 얼굴면이 담아 있지 않지만 책표지속 여성의 얼굴을 이렇게 상상해 본다. 눈은 뜨고 있지만 허공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는, 생각을 도저히 읽어내지 못할 모습일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희미한 빛이 아닌 밝은 빛이 가득한 공간이 주는 눈부심이, 따사로움이 낯설어지는 지점에 서있는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나의 상태일지도...

 

 

최은영 작가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던 터라... 그 유명한(?) [밝은밤]도 앞에 읽다가 말았네...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아서 더 그런듯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통해 만난 최은영 작가의 소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글이, 문장 하나하나가 어쩜 이리 이쁠까 생각했던게 첫 느낌이라면 소설을 덮으면서 드는 느낌이나 생각은 그저 이쁘기만 한 글은 아니란 생각, 내가 너무 단순한 한 문장으로 최은영이란 작가의 글을, 소설을 표현했다는 부끄런 마음이 들었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적절한 어휘를 찾아내는게 난 너무 힘든 사람이니까... 이시점에서 글쓰기를 잘하는 분들이 참 부럽다는 생각 ㅠ.ㅠ

 

7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만났던 다양한 인물들과 상황들 속에서 만나게 된 나의 감정들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이름 붙이기 어렵다. 역시나... 

약간의 일렁임, 울렁거림, 울컥거리는 움직임들이 올라왔다. 어느 소설에서는 주인공에, 어느 소설에서는 주변 인물에, 어느 소설에서는 대화들 넘어 보이지 않는 표정들에..... 

 

내가 느끼는 이런 감정이나 울림들이 과연 나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걸까? 하는 질문을 내 스스로 하면서 이렇게 책을, 소설을 읽어가는게 맞는 걸까 하는 질문도 하게 되었다. 

작가는 이 이야기들속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만이 이렇게 느끼는 걸까? 아니면 저자가 원하는대로 독자인 내가 반응을 보이는 걸까?

궁금해졌다. 내 감정들이.... 아... 기회가 된다면 작가님과 대화해 볼수 있다면....

 

최은영 작가님의 7편의 소설은 소설이여서 주는 감동이 있었고, 문학평론가님이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평론, 해설한 문학적 관점의 글들이 나의 문학적 감수성(?)을 건드려 주었다. 

 

그에 따르면 여성은 독서를 통해 "비판적인 것과 고백적인 것들"을 서로 비추고 교직시킴으로서, "미학적인 경첨"을 구성하는(으레 '반지성적인 감상'이나 '감정과잉'이라고 비판의 대상이 되곤했던) "감성과 쾌락"을  "신중한 탐구"의 일면으로 활용한다([보이지 않는 잉크] 94쪽). 리타 펠스키는 책 속 이야기에 매혹된 나머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듯 그려진 '보바리부인'을 예시로 내세우면서 그간 어느 정도 경시되어 왔던 '여성독자'의 '몰입'과 '동일시', '공감대 형성'으로 채워진 독서 행위가 오히려 한 사람이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구성되는 정체성의 조건이자 "억압받는 커뮤니티의 다른 구성원들과의 연대행위"(같은책, 68쪽)의 출발선이 된다고 말한다. <<밝은밤>>의 인물들 또한 함께 읽는 시간을 통해-전쟁중에는 더욱이 가로막혀 있었을- 살아 움직이는 자의 생기를 서로에게서 발견하고, 이야기라는 구체적인 형태로부터 세상에 남아 있는 아름다움을 감각하면서 동시에 세상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은영의 여성은 '읽는 행위'를 통해 개인의 불운으로 여기기 쉬운 일들을 사회 구조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시야를 얻음으로써 삶을 쉽게 등지지 않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이는 이번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325-326쪽, 양경언 문학평론가 <더 가보고 싶어> 중에서)

 

 

문학평론가의 글을 읽을 기회도 별로 없었지만 뭔지 모르게 평론가들의 글을 읽으면 저자의 글을 저자도 아니면서 저자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듯한 어조로 가르치고 설명한다고 느꼈었다(부끄럽기 그지 없는 생각이다)

 

분명한건 비전문가인 독자들이 읽고 쓴 리뷰, 서평과는 사뭇 다르게 전문가로서 문학작품의 평론을 쓴것은 더 힘이 있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평론가가 설명하는대로 책(소설이)이 읽혀지지 않으면 나는 문학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읽지를 못한 사람이라고 자책하게 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되는건 아마 문학(국어, 문학 수업등)이라는 과목으로 주입식 교육을 받으면 소설과 시를 분석하고 배웠던 습성이 남아 있어서 그런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 감동, 생각들이 정리되지 않은채 책 끝에서 만난 해설 - 문학평론가 양경언 님의 글에서 그 해답(?)을 찾게 되었다. 

양경언 문학평론가님이 비평의 글을 쓰면서 인용한 [[보이지 않는 잉크, 토니모리슨 저]] 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최은영 작가의 소설에 나온 주인공들의 세계를 설명해 주고 있다.

"보이지 않는 잉크는 이를 알아보는 독자가 발견하기 전까지 행간에 그리고 행의 안팎에 숨어 있는 것이다"라고 토니모리슨이 말한것(?)을 인용한 부분을 읽으면서 아~~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만났던 주인공들, 상황들, 대화들, 그리고 대화 넘어 숨겨진 것들에서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걸 "보이지 않는 잉크"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읽어"내지 못했던 문학적 감수성, 작가의 텍스트, 작가의 세상을 오롯하게 알아 내기는 어렵지만, 그래서 때론 나같은 사람을 위해 문학평론의 전문적인 글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주인공들의 이야기, 주변인의 모습, 대화 그리고 대화 넘어 어떤 것들(저자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의 움직임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느끼는 이런 감정이나 생각들이 맞는걸까?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이런 걸 쓴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느꼈던 행간의 '보이지 않는 잉크'가 맞고 틀림이 아닌 독자가 새롭게 써내려간 또다른 '보이지 않는 잉크'였음을 생각한다. 그게 바로 소설, 문학작품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한다.

 

[[보이지 않는 잉크]]라는 토니 모리슨의 책을 읽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건 나만은 아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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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빌려주지 않는 인생책] | 시/에세이/만화/예술 2023-10-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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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무도 빌려주지 않는 인생책

가우르 고팔 다스 저/이나무 역
수오서재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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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날 : 2023.09.01~ 2023.10.11
지은이 : 가우르 고팔 다스 저/ 이나무 역
출판사 : 수오서재

 


 

책 제목에 끌려서 집어들었던 책.

책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제목이 나의 손을 덥석 잡았던 책이다.

 

[아무도 빌려주지 않는 인생책] 

아무도 빌려주지 않는데 나는 한번 빌려 볼까나~~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

 

항상 그렇듯 나는 책을 첫 몇장을 읽고 나면 책을 어찌 읽을지 결정한다(빨리 쭉 읽을것인가 아니면 그냥 책상 한 쪽에 올려 놓고 손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읽은것이가).

이책은 사실 처음엔 후자 였다.

인생에 관한 특히 이렇게 대 놓고 라이프 코칭이라던지, 영적 자기계발이라는 책은 읽어오지 않았으니까. 또 하나 처음부터 벽처럼 느껴진건 어쩔수 없는 문화적 차이이다. 종교는 둘째고... 인도 영화나 인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관심이 없던지라 낯선 용어들때문에 편안하게 읽혀지지 않는 책이었다.

 

첫 몇장을 읽고 덮어놓은 책을 어느날 다른 읽을 책들을 뒤로 한채 다시 읽기시작하면서 부터는 단숨에 읽게 되었다. 

저자는 힌두교 수도승이며 라이프 코치이며 강연자라고 한다.  수도승이 전하는 강연은 종파를 넘어선 모든 인간에게 인간다움의 삶, 행복한 삶, 지혜로운 삶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스님들의 유튜브 강연을 보면 우리네 삶의 어려움들에 대한 해결책 내지는 마음다스림을 콕콕 집어서 명쾌하게 유쾌하게 전해주고 때론 고통스럽게도 전달해주고 있음을 볼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이런 류의 강연이나 책들은 잘 읽거나 듣거나 보지도 않았던 사람이다. 

우습게도 나 잘난 맛에 살아왔기에... 

 

누군가 나에게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듣고 싶지 않아 했었고 지금 생각하면 인생에 대해 꽤나 통달한 사람처럼 말해왔던 내 모습을 생각하면 땅파고 들어가고 싶은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세상을 다 안다고 인생 뭐 있냐, 사는게 다 그런거지 라고 말하며 살아왔던 2-30대를 지나 이제 곧 50을 눈앞에 두고 나서야 (우여곡절 격은 내 인생사를 들여다 보니)  인생이 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살고 있는지, 왜 잘 살려고 아둥바둥 하는지 여전히 모르겠다고, 너무나 어렵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꼴이라니...

 

인생이 어렵다는건 역시나 살아온 날들속에서 체득한 정의가 아닐까 한다. 이제서야 나보다 앞선 삶을 산 사람, 나와는 다른 삶을 산 사람들, 삶의 지혜가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삶의 이야기를 지혜를 귀 기울여 듣고 그들의 이야기에 고개 끄덕이며 공감도 하고 눈물도 짓고, 가슴도 치며 후회도 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인생이 뭔지 모르겠다는 낯선 '나'의 모습에 그간 내가 인식 했던, 살아왔던 '나'는 진짜 '나'가 아니고 어쩌면 가짜 '나'인것 같다고, 그러기에 내가 바라본 '너', '우리', '세상'도 어쩌면 가짜인 '내'가 만들어 놓은 모습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빌려주지 않는 인생책]의 이야기는 수도승이 전해주는 여러가지 이야기들 속에서 그간 내가 바라봤던 '나', '너', '우리',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안내해주고 있다고 느껴졌다. 내가 바라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그래서 참된 눈으로 마음으로 바라볼때 내 인생은, 세상은 지금과는 다를것이고, 내 삶은 분명 꽤나 괜찮을 것이라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책, 좋은 가르침이여도 결국 어떻게 바라볼지는 오롯이 '나'의 몫임을 생각하며...

 

나만 알고 싶은 인생책, 아무도 빌려주지 않는 책인데 너만 빌려 주고 싶은 책이다.

추천> 가족(자식도 배우자도)도 내 맘 같지 않고, 직장에서 상사도 후배도 동료도 내 맘같지 않고,  나도 내맘 같지 않게 답답한 분... 꼭 읽어보시길~~~

 


책속의 문장

 

남편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아요. 내가 행복한가 아닌가는 그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달려 있어요. 나의 행복이 달려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이에요. 나는 내 삶의 모든 상황과 모든 순간에서 행복을 선택합니다. 만약 내 행복이 다른 사람, 사물 또는 상황에 의존해 있다면, 그 대상이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37)

 

알루 파라타를 먹을 때, 뜨거운 파라타 위에 버터 한 덩이를 얹으면 버터가 녹아서 파라타는 버터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다 흡수한다. 하지만 파라타가 식으면 버터 덩어리가 녹지 않고 계속 표면에 남아 있다. 위에 버터를 얼마나 얹듯 상관없이 그대로 남아 있다. 두 종류를 먹어 보면 두 가지 맛이 얼마나 다른지 확연히 알 수 있다. 똑같은 파라타와 똑같은 버터이지만 맛은 천지 차이다.

삶이 바로 그렇다. 우리가 풍성하게 축복받을 때 그 축복들은 우리의 가슴으로 흠뻑 스민다. 하지만 오직 우리가 그 축복들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올바른 마음가짐이 있을 때만 그것이 가능하다. 가슴이 감사의 마음으로 흠뻑 젖었다면, 우리는 연민심과 봉사, 나눔, 보살핌, 베풂이 충만한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차가운 파라타 위에 놓은 버터 한 덩이처럼, 온 마음으로 껴안지 않은 일상들, 축복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일들은 계속해서 표면에만 남아 우리의 삶에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도 일으키지 못한다. 심장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흠뻑 젖지 않으면, 우리는 비교, 경쟁, 축적을 추구하는 피상적인 삶을 살게 된다(67-68).

 

인생에서 의미 있는 것을 보기 위해 돌멩이가 날아와 당신을 멈춰 세워야 할 만큼 당신의 삶을 너무 빠른 속도로 운전하지 말라

돌이 날라와 당신을 삶에서 멈추게 할 때를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삶을 조금 느리게 만들고,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삶에서 더 의미 있는 것인지 가끔씩 돌아봐야 한다(92).

 

“우리는 남들이 앞서 나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자기와의 경쟁이라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흡수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래의 자신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의 마음을 질투와 불안에서 자유롭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도와 큰 성공과 만족감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208)

 

좋은 인격이 없는 철학은 가치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 실제로 영성에는 세 가지 측면이 있다.

비차르(생각)-우리가 답을 구하는 철학. 이것은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개념들은 결국 가치 있는 삶으로 인도하는 보편적인 원리이다.

아차르(행위)-그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의 가치관에 변화를 가져오고 선한 행동과 인격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육체적 행위이다. 철학의 한 문장이라도 따름으로써 인격이 변화할 때, 그런 행동을 아차르라고 부른다.

프라차르(전파)-영적 수행자의 선한 행위는 다른 사람들이 철학과 영성의 가치에 대한 믿음을 갖도록 영감을 준다. 단 한 번의 설교 없이도 모범이 되고 선한 인격을 갖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위대한 인물이 하는 일을 따르기 마련이다(261).

 

연필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연필 제작자는 연필에 매우 적절하고 중요한 지침을 주었다. 이것은 실제로 우리 자신의 삶에도 적용되는 메시지이다.

연필 제작자가 연필에게 준 첫 번째 지침은,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연필에는 몇 가지 측면이 있다. 외부는 다양한 색으로 된 아름다운 나무 몸체이다. 그리고 흑연으로 된 내부는 그 본질이며, 그 목적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에서 우리는 외부를 가지고 있다. 외부는 우리의 성격, 외모, 존재에 관한 것이다. 내가 늘 말하지만,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만큼 잘생긴 사람도 없고 운전면허 사진만큼 못생긴 사람도 없다(228-229).

 

연필 제작자가 연필에게 준 두 번째 놀라운 지침은 네 안에 있는 것이 밖으로 나오지 않는 한, 너는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무 몸체에서 흑연 심이 나올 때만 연필은 실제로 무엇인가를 써서 종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에서도 우리 안에 있는 것이 드러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264).

 

연필 제작자가 연필에게 준 세 번째 중요한 지침은, 연필을 깎지 않으면 네 안에 있는 것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연필은 심이 나와서 종이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고통스럽게 깎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운 연마를 거치지 않은 한 내면의 가장 좋은 것은 결코 나오지 않는다(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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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인문학/철학/심리/역사/과학 2023-10-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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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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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날 : 2023. 9.11~9.22
지은이 : 룰루 밀러 저/ 정지인 역
출판사 : 곰출판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도 실재인 것들이. 어떤 분류학자가 어떤 물고기 위로 걸어 가다가 그 물고기를 집어 들고 "물고기"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물고기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이름이 있든 없든 물고기는 여전히 물고기인데....(94쪽)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에 대한 평이 워낙 좋다보니 언제가는 읽어야지 하고 구입해놓은지가 일년이 넘은듯 하다. 

책 욕심에 이책 저책 구입해서 쌓아놓다 보니 아래로 아래도 내려가 있던 책이었다.

지난 9월 예스24의 <10분독서 챌린지> 추천 도서에 있길래, 아.. 이때다 싶어서 깔려있던 나의 [물고기]를 건져 올렸다.  책탑에서 꺼낸 이 경이로움이여~~~ 왜 이제야 이책을 만났는지....

 

매일 10분 * 20일 동안 책속 문장을 홈페이지에 올려야 해서 처음 몇일동안은 책을 끊어서 읽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엔 도대체 이 책 뭐지? 싶었다.

책소개, 책리뷰, 책 앞뒤 날개에 소개된 추천사등등... 어느 포인트에서 이런 경이로움과 감동을 느껴야 하는가 싶었다.

그럼에도 챌린지 포인트가 욕심이 나 책읽기를 포기 하지 않고, 방법을 바꿨다.

매일 10분(사실 10분이 아니라 20일동안 문장을 적을것을 생각해서 읽을 분량을 정했었다) 끊어 읽기를 하지 않고 한숨에 읽어야 한다는걸 책을 덮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생소할 수 밖에 없는 분야이고, 물고기는 좋아하지만(낚시를 좋아하긴 해도) 물고기의 모양이나 이름까지는 다 모른다(그냥 낚는 재미지 나에겐 이름이 중요한게 아니었으니까..). 관심없는 과학 분야, 분류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종, 속, 과, 목....이 떠오르는건... 옛 과학시간에 들었던건가?)이기에 쉽게 읽기히 않겠구나 했었다.

그건 나의 기우였다. 속도를 내어 읽으면서 저자의 스토리텔링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과학책인지 문학책인지... 소설읽듯 읽게 되는 매력이 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어류 분류학자의 분류학을, 그의 생을 좇아(따라) 가면서 우리가 당연하게 배워 알고 있던 지식이, 진실이라 믿었던 것이, 존재했던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결론 내리는 그녀의 이야기가 나를 소름돋게 하였다. 

이책의 진정한 맛은 읽어봐야~~ 맛을 알테니... 나의 리뷰는 이정도로...

(쓰다 만 듯한 리뷰이지만 어차피 내 리뷰를 읽고 책을 선택하지는 않을테고 내 기록을 위해 남겨두는 것이니까)

 

이 책이 내게 준 가장 큰 울림은, 여러 차원에서 "존재"함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내가 믿었던것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나는 무엇을 믿고 있는가? 내게 의미있는 것들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만들어낸 허상인것인가?

 

표본들을 유리단지에 정리하는 것이 직업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범주로서 어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한 일일까? (...)헤더의 아파트에 있는 내 작은 방을 새롭게 그려진 들쭉날쭉한 생명의 나무 그림들로 도배한 끝에, 우리 발아래 세계가 우리가 생각했던 그 세계가 아니라는 사실에 전율로 부풀어 오르는 심장을 느끼며, 바로 동시에 그 모든게 그저 의미론에 불과한게 아닌가 하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247).

 
 

생명, 질서, 존재, 정의, 부정, 진실, 과오, 불신, 믿음, 혼란 등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이 책을 읽으신는 분들은 어떤 키워드로 이 책을 소개하고 싶으신지요?  

 

 


 

<10분 독서 챌린지> 마지막 손필사 인증을 날려버린 아쉬운 마음을 여기다 살포시 올려 놓는다.

"성장한다는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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