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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담장의 말

민병일 저
열림원 | 202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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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이란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라는 의미를 지닌다. 담 안에서는 외부로부터의 공격이나 시선을 차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담 밖에서는 담 너머로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해 상상하도록 만든다. 때로는 담을 아름답게 꾸며 외부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어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담은 형식적으로는 경계로서의 의미가 기본적인 역할이지만, 그것에 다양한 조형미를 가미한다면 곧바로 예술적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 그래서 관광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많은 주변의 담들에 특별한 주제를 담은 그림을 그리는 등 벽화마을로 단장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담장 그 자체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해당 마을의 특징과 역사와 관련하여 벽화를 꾸미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그저 꽃이나 동화 등의 내용을 아름답게 형상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체로 사람들은 낯선 곳을 찾아가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과 집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자연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사람과 풍경은 물론, 그들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에 눈길을 준다. 그렇게 만난 담장의 사진을 찍고, 그 의미를 탐구하여 소개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아파트가 보편적인 거주지가 된 도시에서는 담장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경우는 매우 드물 수밖에 없다. 주택에서 담장을 만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개는 주변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방범이 우선시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 안을 보호하려는 의도를 가진 도시의 담장은 조형미가 뛰어나나고 하더라도, 보는 이에게는 다소의 위압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래서 간혹 담장이 없거나 혹은 낮게 만들어 아름답게 꾸민 정원을 볼 수 있도록 한 집을 보면서, 집 주인의 넉넉한 마음을 읽어내기도 한다.

 

따라서 다양한 담장을 보기 위해서는 도시를 벗어나, 아직 주택들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다녀야만 할 것이다. <담장의 말>을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지역을 답사하게 되는 이유라고 이해된다. ‘흙과 돌과 숨으로 빚은 담의 미학을 생각한다라는 부제를 통해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는 카메라를 들고 전국을 답사하면서 담장을 찾아다닌다. 그렇게 발견한 담장들을 사진으로 찍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그에 대한 소개를 덧붙이고 있다. 주위에서 흔히 거둘 수 있는 돌들을 모아서 돌담을 세우기도 하고, 흙과 나무를 사용하여 투박하지만 여유로운 담장을 만나기도 했을 것이다. 저자는 오래되고 미적인 창과 담을 찾아 10년 넘게 방랑을 한 적이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 에 관한 발방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한 담장의 모습에서 다양한 미술 작품을 비교하고, 그것들을 연결시켜 설명하는 점도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저자의 또 다른 관심사였던 에 대한 소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 익숙한 지명들이 많이 등장하여, 그저 혼자서 반가움을 느끼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전라남도의 지명이 많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 여전히 오래된 담장이 많이 남아 있어 저자의 주된 답사 대상지로 선정되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겨울철 담쟁이 자국이 남은 흰 벽을 소개하는 장소는 전남 곡성의 한 농가이며, 내가 살고 있는 순천의 와온과 화포 그리고 그곳과 연결되어 있는 섬달천 등을 자주 찾았음을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여전히 그곳을 자주 찾고 있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담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아마 간혹 특별한 담장을 만났겠지만 잠시의 감상이었을 뿐, 이후에는 까마득하게 잊어버렸을 것이다. 하여 이 책에 소개된 곳을 다시 찾을 때에는 저자가 소개한 곳들을 한번 둘러볼 생각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의 주택들이 하나들 씩 럴리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경우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저자가 적지 않은 분량으로 소개했던 와온 근처의 섬달천은 10여 년 전의 호젓한 모습이 사라지고, 산을 깎아 큰 건물이 연이어 들어서 상업시절로 활용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관광지로 탈바꿈했음을 목도하고 있다. 저자와 같은 시선으로 오래되고 미적인 담을 만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발길이 닿기 힘든 점점 더 깊은 곳으로 가야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노래된 담장에서만 미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새롭게 만들어진 담장을 통해서 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스러움이 사라지고 지은 사람의 의도가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담장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만으로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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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운동장 | 책 이야기 2023-03-1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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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책 읽기]3월 14일 | 책 이야기 2023-03-1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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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근대가수 열전, 이동순, 소명출판.

한국 근대가수 열전

이동순 저
소명출판 | 2022년 07월

 

2. 한국에서 대중음악은 일제 강점기 무렵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조선시대 민중들에 의해 향유되었던 예술양식들이 있지만, 그것은 대중(大衆)’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주지하듯이 대중이라는 용어 자체가 근대 이후 익명으로 존재하는 개인을 지칭하고 있기에, 대중예술은 특정화되지 않은 대중을 염두에 두고 벌이는 예술 행위를 일컫는다.

일단 제목의 근대가수라는 표현에서, 책에서 다루는 대상들이 20세기 이후의 근대에 활동했던 가수들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현대가 아닌 근대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일단 활동 시기를 일제 강점기로 한정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재해 있다고 이해되었다.

물론 해당 인물의 해방 이후의 활동까지 소개하고 있지만, 주로 처음 가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불렀던 노래들, 그리고 그들에 대한 당대와 이후의 평가까지를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3. 일반 독자들도 책의 내용을 통해 해당 인물에 대한 꼼꼼한 정보 수집을 통한 가수 활동의 전모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대중음악 전공자들에게도 유용한 자료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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