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 통영, 군산편을 재미있게 읽은 아들이 우리 동네 탐방을 나가보자고 했다. 오랫동안 살아온 도시이지만 구석 구석 살펴보지는 않았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힘든 요즘 괜찮은 생각인듯해서 7월의 마지막 날 도시 탐방에 나섰다.
첫 번째 목적지는 2018년에 개관한 지혜의 바다 도서관이었다.
지혜의 바다 도서관은 여중과 남중이 통합되면서 남은 학교의 체육관 건물을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경남도 교육청은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 '지혜의 숲'을 만든 출판도시 문화재단과 협약을 맺었고, 서울 '별마당 도서관', 파주 '지혜의 숲'을 모티브로 삼았다한다.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는데 오늘 처음 다녀왔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보다는 대출이 목적이었기에 오가기가 편한 곳에 있는 도서관을 이용했기때문에 굳이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1층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었는데, 레고방과 같은 놀이방도 있고, 시청각실도 있어 강연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2층에 올라가니 파주에서 보았던 웅장한 모습의 도서관이 나타났다. 코로나때문인지 사람이 적기도 했지만 조용한 분위기였다. 작은 카페도 있어 음료를 마실 수도 있었다. 긴 테이블에는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들이 곳곳에 있었다. 걸어서 올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매일이라도 찾아가고 싶은 곳이었다. 컴퓨터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공부하기에도 너무나도 좋은 곳.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번씩 들러야겠다.
2층은 계단을 이용해서 또 올라갈 수 있었는데 그 곳에서 찍은 전체모습이다.
벌집 모양의 공간에는 가족단위로 책을 읽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곳으로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빈 곳이 없었다.
사다리는 개인이 이용할 수 있었다. 카페와 같은 테이블들이 있어 북카페에 온듯한 느낌.
1층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져있었다. 이 방에서는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책 읽은 아빠의 모습은 참 예쁘다. 책찾사님, 추억책방니, 흙속에저바람속에님이 생각났다. 예스에서 아이와 멋진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
그림책을 펼쳤더니 저렇게 파도 치는 해변을 표현해두었는데 정말 잘 만들었다. 갈수록 그림책도 진화하고 있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정말 멋진 세상을 만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들렀던 곳은 마산의 대표적인 조각가 문신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문신미술관과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이었다. 문신미술관은 애들 중학교 다닐때 오고는 처음이었다. 미술관 내부는 그다지 변한 것이 없는데 주변 환경은 훨씬 정비가 잘 되어있었다. 문신이 어떤 예술가였는지 자세히 읽어보고 새로이 알게된 부분들이 많았다. 산 위에 위치에 있어 마산 앞바다와 도시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날씨가 좋으니 바다 위에 놓여있는 마창대교도 보였다.
박물관에서는 씨름을 주제로 기획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마산을 대표하는 씨름선수인 김성률, 이만기, 강호동을 만날 수 있었다. 퀴즈를 맞추면 선물도 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어 아들과 열심히 풀었다. ^^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담은 전시는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해 관심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었다.
박물관 앞에 피어있는 꽃들.
익숙한 동네이지만 관광객의 눈으로 보자고 한 것이 오늘의 컨셉이었다. 마음을 그렇게 먹어서 그런지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특별한 계획이 없는 주말이면 이런 여행을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마지막 목적지는 집 근처에 있는 롯데 하이마트.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은 아들이 픽한 곳, 애플 데스크탑이 참 예쁘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네. 구경만 하고 1층에 있는 윤연당이라는 빵집에 들러 빵과 딸기요거트스무디를 샀다. 돌아다닌다고 점심도 걸러서 집에 가서 빵과 스무디로 점심을 대신했다. 햇빛 아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더웠다. 하지만, 뭔가 뿌듯했다. 이렇게 7월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활기차게 8월을 맞이해야지.
< 윤연당의 대표빵이라고 하는 눈꽃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