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
케빈 콴/ 이윤진
열린책들/ 2018.11.10.
영국에서 중국인이라고 호텔지배인으로부터 스위트룸예약을 취소당했을 때 그 호텔을 당장 사버리고 지배인을 해고시키는 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대학교수인 레이철 추를 같은 학교 교수이면서 연인인 니컬스 영이 여름 방학 동안 싱가포르와 아시아에서 보내자고 제안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니컬스 영(닉)은 친구 콜린 쿠의 결혼식 들러리로 가면서 여자 친구를 부모님께 어떻게 인사시켜야 할지 고민한다. 가장 친한 사촌누나 아스트리드와 고모할머니께 도움을 통해 자문을 구하고 싱가포르를 향해 떠나게 된다.
비행기에 침대가 있는 스위트클래스를 레이철이 처음 타보면서 놀람은 시작된다. 이들의 만남을 엿본 싱가포르의 셀린 림에 의해 단 하루 만에 싱가포르와 영국, 홍콩에까지 레이철이 닉과 함께 싱가포르 재벌가의 콜린 쿠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것이 화제에 올랐다. 닉이 싱가포르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의 외동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아들의 여자 친구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닉의 어머니 엘리너 영은 레이철이 자신들의 격에 맞지 않는 가문의 여식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레이철을 만나기 싫은 그엘리너는 레이철에 대한 비밀정보를 갖고 있다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친구들과 중국 선전으로 호화 쇼핑여행을 떠난다.
싱가포르에 도착한 레이철과 닉은 환영나온 콜린 쿠와 약혼녀 아라민타와 저녁시간을 보낸다. 콜린 쿠는 재벌가문의 아들로 닉과 초등학교부터 함께 다니며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으며, 아라민타는 제일 인기많은 모델일 뿐만 아니라 재벌가의 딸로 그들의 결혼은 세간의 화제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의외로 소박하게 전통시장에서 저녁 시간을 함께 즐겼다. 이튿날 레이철은 대학교 동창인 친구 페익린의 집에 점심 초대에 응하는데, 그들의 부에 대해 놀라게 된다. 작은 궁궐을 연상하게 하는 장식품과 조각품들 그리고 금으로 도금한 여러 가지 장식품들에 대해 놀랐다. 그런데 레이철이 남자친구 닉과 콜린 쿠의 결혼에 대해 이야길 하자 그 집안사람들은 더욱 놀란다. 그만큼 닉의 가문이 대단하기 때문이었다. 레이철 또한 닉으로부터 그의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듣지 못했기 때문에 당황스럽다.
영국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수천만 원의 고가 옷을 사가지고 콜린 쿠의 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온 아스트리드는 남편의 휴대폰에 온 문자를 보고 외도를 눈치 채게 된다. 그리고 주얼리 상점의 스티븐 치아를 찾아가 보석을 구경하다가 자기를 준다고 남편이 보석을 사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심은 확신으로 변한다. 할머니댁 파티에서 만난 사촌 올리버에게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홍콩거리를 지나가는 아스트리드의 남편 마이클을 봤다는 말까지 듣게 된다. 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남편이 집에 돌아왔나 확인하러 집을 향해 가며 딴생각을 하고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게 된다.
페익린 가족의 어마어마한 부에 대해 놀란 레이철은 타이어살가의 닉 할머니 파티에 참석하여 그의 친척들과 많은 유명인들을 만나며 그들의 부유함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닉이 콜린 쿠의 총각파티에 참석하는 동안 레이철은 아라민타의 처녀파티에 참석하게 되는데, 그녀 어머니의 소유인 섬에서 벌어지는 친구들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상류사회 여자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놀라지만, 아라민타의 친구들은 레이철이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것을 알고 대놓고 무시하면서 괴롭히기 시작한다. 심지어 그녀의 핸드백에 몰래 칼질한 생선을 한 가방 담아 놓아 핏물이 흘러내리게 한다. 과연 레이철은 이 난관을 어떻게 이겨낼까? 그리고 닉과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지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데......
“바로 그거예요! 1913년에는 중국 황실이 그들의 소장품 전부를 은행가 J. P. 모건에게 진짜로 팔려고 했는 것을 알았어요?” 올리버가 말했다.
“말도 안 돼요!” 레이철은 그의 말이 미끼지 않았다.
“사실이에요. 황실은 너무 돈에 쪼들린 나머지 모든 소유물을 4백만 달러에 넘기려 했어요. 5백 년이라는 시간에 걸쳐서 모은 그 귀하디귀한 보물들을 전부 다요. 꽤나 놀랄 만한 이야기예요. 모건은 전보를 통해 그 제안을 받았지만 며칠 후에 세상을 떠났어요. 오로지 신의 중재 덕분에 중국의 가장 희귀한 보물들이 뉴욕으로 가지 않은 거예요.”
“정말 그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해 봐.” 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p.291)
이 같은 대화를 통하여 상류사회 사람들의 관심사와 그들의 행태에 대하여 알게 된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평범한 서민들로서는 감히 꿈꿀 수 없는 그들의 생활방식이나 소비성향이 쇼핑을 통해 다시 한 번 빈부 격차를 통감하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서유럽을 여행하면서 공항에서 카트에 넘치게 쇼핑한 물건을 싣고 짐을 붙이던 중국인 관광객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에 걸쳐 몇 번 구입할까 말까하는 명품을 이 책에 등장하는 거부들은 한 번에 몇 개씩 또는 십여 점씩 구입한다는 과소비 형태나, 전용기를 서로 빌려주고 빌려 타면서 생활하는 미친 듯한 동양의 거부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또한 다문화 국가를 형성하여 살면서 그들 나름대로의 다양한 식문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화를 조화롭게 형성하고 살아가는 도시국가의 한 단면을 보는 면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저자 케빈 콴은 싱가포르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현재는 뉴욕 맨해튼에 살고 있다. 11세 때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휴스턴 대학교에서 미디어 연구와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2013년 출간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그의 데뷔작이며, 출간과 동시에 전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후속작으로 <차이나 리치 걸프랜드>, <리치 피플 프라블럼>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