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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 서평단 모집 2021-08-3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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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 2021년 09월

 

신청 기간 : 8월 31일 까지

모집 인원 : 20명 

발표 : 9월 1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 신청 전 도서를 받아 보실  기본주소를 꼭 확인해주세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이 이번엔 복수로 돌아왔다.

케냐와 스웨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복수의 대장정!
<빈센조>, <악마판사> 등 복수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요즘
요나스 요나손이 대신 만들어주는 달콜 살벌한 복수!

엉망진창인 세상에 시원하게 한 방 먹이고 싶다면,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만나 보세요.
 

 

서평단 여러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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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2 | 개인 리뷰 2021-08-3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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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혼의 집 2

이사벨 아옌데 저/권미선 역
민음사 | 2003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칠레의 역사와 한 가문의 여인 4대 이야기의 결과는 화해의 길로 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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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상태로 아버지의 강요로 장 드 사티니 백장과 결혼을 하지만 9개월의 만삭의 몸으로 남편 장의 독특한 성적 취향을 알게 되어 너무 놀란 나머지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도망치듯 돌아온다. 딸 알바가 태어나고 알바는 모든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다. 그렇게 독불장군처럼 행동하던 트루에바도 알바에게 가족들에게 받지 못하는 사랑을 받고 자신도 알바를 가장 아끼게 된다. 트루에바는 정치에도 뛰어들어 보수당에서 입지를 굽히며 개혁의 흐름을 반대하는 데 앞장선다. 블랑카는 알바의 친부인 페드로 테르세로와 재회하지만 결혼은 생각하지 않는다. 클라라는 알바의 7번째 생일날 세상을 떠나고 트루에바는 그런 클라라를 평생 그리워한다. 쌍둥이 아들 중 하나인 하이메는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하며 헌신적인 생활을 하며 사회주의에 대해 아버지와 사사건건 의견충돌을 일으키고 니콜라스는 수행을 한다는 이유로 온갖 기행을 일삼아 아버지와 부딪힌다. 훗날 니콜라스는 미국으로 거너가 사이비 교주가 된다. 알바는 대학생이 되어 사회혁명에 앞장서며 대학생들의 데모를 주동하는 인물이자 아만다의 남동생인 미겔과 연인 사이가 되어 자신도 데모에 참여한다. 부정선거로 보수당의 집권이 계속되었지만 조금씩 고개를 들던 변화의 외침이 결국 사회당 출신 대통령이 당선되는 이변을 낳으며 칠레는 그동안 권력과 부를 가졌던 사람들이 패한 것처럼 보였으나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보수당은 미국과 손을 잡고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계획을 세운다. 군부의 쿠데타가 일어난 당일 대통령 곁에 있던 하이메는 군부가 요구하는 대로 대통령이 술을 마시고 자살했다고 발표하라는 것을 거부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시신도 찾을 수 없게 된다. 보수당은 자신들이 다시 집권하게 될 거라 기대를 했지만, 군부는 자신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보수당의 개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블랑카와 페드로 테르세로는 트루에바의 도움으로 국내를 벗어나게 된다. 군부에 반대하는 세력의 요주의 인물이 된 미겔은 도망자 신세가 되고 트루에바의 모든 것 뺏고 싶었던 에스테반 가르시아는 비밀경찰의 요직에 올라 미겔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알바를 연행해 간다. 에스테반 가르시아는 자신도 같은 트루에바의 핏줄이지만 아무것도 누릴 수 없는 날들을 분노로 채웠고 그와 달리 모든 것을 누린 알바에게 온갖 고문을 하며 앙갚음을 한다. 급기야 에스테반 가르시아는 트루에바가 페드로 테르세로에게 한 것처럼 알바의 손가락 세 개를 절단해 트루에바에게 보낸다. 알바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알아보던 트루에바는 젊은 날 사창가에서 만나 자신이 도움을 줬던 트란시스 소토를 찾아가 알바를 구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매춘부 출신이지만 사업수단이 뛰어난 그녀는 호텔 사업을 하며 군고위직에도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임신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오게 된 알바는 미겔의 아이인지 아니면 갇혀있는 동안 강간을 당한 결과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는 뱃속의 아이가 딸일 거라는 예감하며 클라라가 50년간 노트에 남긴 삶의 기록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로 한다. 할머니가 남긴 노트의 첫 부분은 이렇게 적혀있다.

바리바스가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왔다…….”

 

 

모든 것은 돌고 돌아 다시 내게로 온다는 말처럼 트루에바가 저질렀던 잘못된 행동의 결과는 고스란히 가족들에게 돌아오고 결국 그가 가장 아끼는 알바에게 마지막 복수의 화살이 들이친다. 모두의 행복보다는 가진 자들의 안위를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만 여겼던 트루에바는 결국 아들 하이메의 죽음으로 돌아오고, 자신이 강간한 여인의 핏줄인 에스테반은 그의 손녀 알바를 강간한다. 감금된 동안 자신이 당한 모든 것을 복수하겠다 생각하던 알바는 복수가 복수를 부르는 그 고리를 과감히 자르기로 한다.

나는 이제 증오심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다. 내가 가르시아 대령과 그와 같은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면서 증오심도 차츰 수그러드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는 외할아버지가 이해되었다. 클라라 외할머니의 노트와 엄마의 편지들, 트레스 마리아스의 회계 장부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탁자 위에 놓인 여러 문서를 통해 나는 많은 사건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복수를 하게 되면 마찬가지로 처절한 복수의 연장이 되기 때문에, 이제는 복수받아 마땅한 사람들 모두에게 복수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내 임무는 살아남는 것이고, 내 사명은 두고두고 증오를 연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 원고를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p.327~328)

 

 

바리바스가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왔다…….”로 시작해서 끝도 이 문장으로 끝이 나는영혼의 집 속 여인 4대의 이야기는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이야기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너무 많은 일들이 휘몰아치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들었던 1부보다 2부에서 드디어 이 책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격변기 칠레는 우리의 현대사와 비슷한 길을 걸었으며 보편적인 자유를 찾는 길에 뿌려진 많은 이들의 고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화해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하며 용서하지 않으면 그 불행의 씨앗들은 언제고 싹을 틔워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임을 말해준다. 시대적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경우도 있지만 각자가 삶의 주체가 되려고 노력한 여인들의 행보가 또한 이 책이 전하는 또 하나의 큰 의미이다. 페미니즘 색채가 강하다고는 평가되는 책이지만 나는 그런 의미보다는 가족의 역사와 시대적 의미가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 역자가 말한 다음 부분에서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영혼의 집은 트루에바 가문의 역사를 통해 질곡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칠레의 근대사를 가장 현실적으로, 가장 환상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p.332)

 

 


 

김영하의 북클럽에 선정된 책이라 만날 수 있었던 영혼의 집은 지난달에 선정작이었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와 정반대의 특색을 지닌 책이라 할 수 있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뭔가 큰 이벤트가 벌어질 듯하다가 그냥 차분하게 마무리되며 누군가 속삭이는 듯한 이야기 전개라면 이 영혼의 집은 끊임없이 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나 누군가가 옆에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토록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야기 전개에 적응이 안 될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여름의 끝자락 더위 속에 쉴새 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으니 이사벨 아옌데가 이야기꾼임을 인정하게 된다. 영혼의 집3부작이라고 일컬어 지는운명의 딸세피아빌 초상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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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 출판사 리뷰 2021-08-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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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몰랐던 아랍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 정말 매혹적인 아랍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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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주 여행은 이 답사기 한 권으로 떠나보자 | 출판사 리뷰 2021-08-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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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 감귤 에디션

유홍준 저
창비 | 202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제주여행에 이제 제주학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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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은 그동안 멋진 풍경을 가진 관광지의 이미지로만 각인 되었던 제주도를 자연, 역사, 민속, 언어, 미술 등이 하나로 어우러진 가치가 있는 곳임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제주도를 방문하는 방문객을 넘어선 제주학을 배우는 마음으로 이 책을 만나보았다.

 


제주의 동서남북을 모두 15편으로 구성하여 책에 담았다. 당연히 소개할 만한 유명한 곳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 유명한 곳은 굳이 답사기에 쓸 이유가 없었고, 또 하나는 거기에 가봤자 실망하거나 기분 나쁜 일을 당할 것 같은 곳을 뺀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 속의 15편 중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다랑쉬오름



오름이란 산봉우리, 또는 독립된 산을 일컫는 제주어로 한라산 자락에만 자그마치 300곳이 넘는다. 화산섬인 제주도의 생성과정에서 일어난 기생화산이다. 기생화산이기에 지상에서 보면 봉긋하지만 정상에 이르면 분화구가 둥글게 퍼져있는데 이를 제주어로 굼부리라고 한다. 제주의 동북쪽 구좌읍 세화리 송당리 일대는 크고 작은 무수한 오름이 있어 오름의 왕국이라 하는데 그중에서도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다랑쉬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은 다랑쉬오름 남쪽에 있던 마을에서 보면 북사면을 차지하고 앉아 된바람을 막아주는 오름의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어 보인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설이 가장 정겹다. 표고는 해발 382.4미터지만 주변의 지형과 비교한 산 자체의 높이인 비고(比高)227미터며, 밑지름이 1,013미터에 오름 전체의 둘레는 3,391미터에 이른다. 깔때기 모양의 분화구는 바깥 둘레가 1.5킬로미터이며 깊이는 한라산 백록담과 똑같다고 한다. 다랑쉬오름에는 목본류와 초본류 250여 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남동쪽 경사면에 소사나무가 관목림을 형성하고 있어 철마다 보여주는 모습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름은 제주의 빼놓을 수 없는 표정이자 제주인의 삶이 녹아 있는 곳이라!” (P.80)

 

전설에 따르면 제주의 거신(巨神) 설문대할망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 줌씩 새어나온 게 오뚝오뚝한 오름이 되었고, 그중 너무 도드라진 오름을 주먹으로 툭 쳐서 누른 게 굼부리라고 한다. 오름은 그렇게 신성시되어 숱한 설화를 피워냈고 신비로운 오름에는 많은 제() 터가 남아있다. 오름은 제주 사람들과 신들의 고향이다. (P.82)

 

제주도를 방문해서 오름을 당연히 가봐야지 하면서도 오름이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었기에 다음에 가게 되면 오름의 의미를 되새기며 다랑쉬오름과 주변 오름들에 오르고 싶다.

 

용천동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하던 과정이 소개된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지질, 생태, 환경 등 자연과학자들의 전문적인 평가의 결과인데 제주도가 가진 지질 및 환경적 절대평가와 함께 이미 등록된 화산지형과 비교하는 상대평가도 통과해야 했다. 이미 너무 많은 화산지형이 등록되었기 때문에 거쳐야 할 관문이 더 까다로워진 것이다. 성산일출봉이 가진 뛰어난 자연경관의 가치와 함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완전성의 확보가 필요한데 성산일출봉은 이미 등록된 다른 화산지형과 비교해서 지질학적으로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리고 제주도의 용암동굴도 큰 역할을 했지만 이번에도 너무도 많은 용암동굴과 비교해서 독특하고 뚜렷한 보편적 가치를 입증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용암동굴이 있다면 가장 큰 장점이었을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말 큰 행운처럼 원시동굴이 발견되었고 이것이 용천동굴이다. 용천동굴은 용암동굴이면서 석회암동굴의 성질도 지닌 세계 최대 규모의 유사 석회동굴(pseudo limestone cave)이었다. 이 동굴에서 통일신라 8세기 유물인 토기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1,200년간은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동굴이라는 것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보고서는 거문오름의 용암동굴계의 자연유산적 가치를 극찬하면서 등재를 강력히 권고했다. 이리하여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가 되었다.


 

 

남자아이들이라 그런지 동굴을 좋아해 어디 여행지를 가도 주변에 동굴이 있으면 꼭 방문하게 된다. 제주도에서도 걷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동굴 속을 오래 걷는 것은 신경쓰지 않고 아주 신기해하며 잘 걷기에 제주도 용암동굴이 갖는 의미를 알게 되는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유네스코 등재 과정이 쉽지 않음을 그리고 결국은 등재에 성공한 제주도가 가진 가치들을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영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제주도 답사지는 영실(靈室)이다. 저자가 제주도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곳을 하나 고르라면 이 영실(靈室)이라고 한다. 한라산 등반 시 해발 1,700미터의 윗세오름까지 가는 코스 중 영실 코스(3.7)가 소개되는데, 윗세오름은 한라산 위에 있는 세 개의 오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이르면 선작지왓 너머로 백록담 봉우리의 절벽이 통째로 드러난다. 영실 코스로 등반하면 네 차례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 이 감동의 서막을 알리는 영실 초입에서 계곡 물소리와 바람소리, 거기에 계곡을 끼고 도는 안개가 신령스럽게 느껴진다. 1막인 오백장군봉은 수직의 기암들이 점점 더 하늘로 치솟아올라 신비스럽고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 2막인 진달래 능선에서 봄철이면 분홍빛 꽃의 제전을 만날 수 있다. 바람 많은 한라산의 나무들은 항시 윗등이 빤빤하고 미끈하게, 혹은 두툼하고 둥글게 말려 있는데 진달래 철쭉 같은 관목은 상고머리를 한 듯 둥글고도 둥글게 무리지어 이어진 관경을 볼 수 있다. 3막의 구상나무 자생군락에서 구상나무 숲길 속을 걸으며 영실이 주는 기()를 받는 기분이 든다. 구상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제주도·지리산·덕유산·무등산에서만 자생하고 있다. 구상나무는 한라산 해발 1,500미터부터 1,800미터 사이에 집중적으로 자라고 있다. 4막의 윗세오름에 오르면 한라산 주봉의 남쪽 벼랑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곳은 한라산 등반의 중간 휴식처이다.

 

영실! 한라산 영실을 안 본 사람은 제주도를 안 본 거나 마찬가지야.”



 

20대 때 한라산 등반 당시 이런 세세한 부분들을 생각지 못했고, 그 후로는 제주도를 방문하면 아이들이 어렸기에 한라산 등반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3년 전 제주도를 마지막으로 갔을 땐 그동안 아이들을 위한 코스에서 벗어나 좀 많이 걷는 코스들을 선택하긴 했지만 아이들이 등산을 좋아하지 않아 역시나 한라산은 오르지 못했다. 다음에 제주도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이 영실 코스로 등반을 해봐야겠다. 영실의 기운도 받고 영실이 담은 이 광대한 풍경을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오고 싶다.

   

대정 추사 유배지


제주도 대정 답사는 추사 유배지가 핵심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9년간 유배살던 곳으로 유명한 세한도가 그려진 명작의 고향이다. 현종 6(1840), 55세 되던 해에 추사는 이곳 대정현에서 유배생활을 시작했다. ’위리안치라는 유배지의 가시 울타리 안에서만 기거하는 중형의 형벌을 받고 대정음성 안동네 송계순의 집이다. 그의 유배 시절 무수한 편지를 남겼는데 가족들에게 낯선 풍토, 밑반찬, 잦은 질병, 책 등 여러 가지를 부탁했으며 지인들에게는 안부인사 내용을 담았다. 이곳 유배지에 있는 동안 제자나 벗들이 유배지로 와서 함께 생활하며 유배생활에서 그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니 그의 인복을 짐작할 수 있다. 유배 온 지 5년째 되었을 때(현종 10-1844) 생애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세한도(歲寒圖)를 제작했다. 세한도는 그의 제자인 우선 이상적에게 그려준 것이고 역관인 이상적은 이 세한도를 연경에 가지고 가서 청나라 학자 16명의 시와 글을 받았다. 이것이 세한도의 청유십육가(淸儒十六家) 제찬이다. 세한도는 일본의 대표적인 중국철학 연구자 후지쯔까가 소장하고 있다가 서화수집가였던 손재형이 끈질기게 찾아가 부탁하여 넘겨받았으나 이것을 저당잡아 돈을 빌려쓰게 되고 결국 미술 수장가 손에 넘아가 지금은 손창근씨가 소장하고 있다.


 

추사는 유생들과도 접촉하며 대정향교에 의문당(疑問堂)‘이라는 현판도 써주고 청년들을 열성적으로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유배생활에서도 열심히 책을 읽고 글씨를 쓰며 학예에 열중했다. 유배생활 9년째 접어든 현종 14(1848) 126일 마침내 석방되고 살림살이를 정리해 이듬해 17일 대정 유배지를 떠나게 된다.

 

사실 추사 유배지로 말할 것 같으면 무엇을 볼 게 있고 없고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름지기 한번쯤은 찾아가볼 만한 곳이다. (p.336)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한 번도 추사 김정희가 있던 유배지를 가볼 생각은 한 번도 못 해봤다. 선생의 추사체는 제주도 귀양살이 9년이 낳은 것이라는데 그런 곳을 지나쳤다고 생각하니 대한민국 국민으로 부끄럽기도 하다. 남달리 부부 금실이 좋았으나 이 유배지에서 부인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가 흘렸을 눈물을 생각하니 아련한 마음도 들고,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그의 열정에 감탄하며 다음에 그를 기념하는 이곳을 꼭 찾아보기로 다짐해본다.

 


 

 

제주의 뛰어난 풍경과 그 풍경의 숨겨진 역사적·지리적·문화적 이야기, 제주신화 설문대할망 이야기, 해녀 이야기, 제주도 토속신앙, 제주 4·3사건, 돌하르방의 이야기, 제주도 조랑말의 역사와 조랑말 보존을 위한 노력 등과 함께 제주를 담은 그림, 문학작품들과 문헌들의 소개가 적절히 배치되어 제주를 제대로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 담긴 모든 장소가 하나같이 다 소중한 제주의 유산이고 그런 제주가 우리나라여서 너무 뿌듯했다. 문화재의 존속 방향과 유물유적의 명칭에 대해서, 관광지로서 제주도가 수정하거나 고려해봐야 할 점 등 저자가 문화재청장을 지낸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한 진심어린 조언도 귀담아들을 수 있었다. 역시나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기대 이상을 담고 있다. 저자가 학생들이나 지인들, 문인들, 출판사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들려주는 제주도가 품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직접 듣는 듯한 설렘을 가득 안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을 만나 나의 다음 제주도 답사지를 지도 속에 표시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8년 제주도에서 담은 사진> 

객각주상절리
 
비자림에서 
 
천지연 폭포 가는 길
 
용눈이오름에서 본 풍경 
 
주상절리 
 
용머리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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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제주편 | 일상의 독서 2021-08-2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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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제주도 답사지는 영실(靈室)이다. 저자가 제주도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곳을 하나 고르라면 이 영실(靈室)이라고 할 정도로 영실이 가진 다양한 모습에 눈길이 간다.

 

영실! 한라산 영실을 안 본 사람은 제주도를 안 본 거나 마찬가지야.”

 

한라산 등반 시 해발 1,700미터의 윗세오름까지 가는 코스 중 영실 코스(3.7)가 소개되는데, 윗세오름은 한라산 위에 있는 세 개의 오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이르면 선작지왓 너머로 백롬담 봉우리의 절벽이 통째로 드러난다고 한다.

 

 영실 코스로 등반하면 네 차례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 이 감동의 서막을 아리는 영실 초입에서 계곡 물소리와 바람소리, 거기에 계곡을 끼고 도는 안개가 신령스럽게 느껴진다.

 

1막인 오백장군봉은 수직의 기암들이 점점 더 하늘로 치솟아올라 신비스럽고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

 

2막인 진달래 능선에서 봄철이면 분홍빛 꽃의 제전을 만날 수 있다. 바람 많은 한라산의 나무들은 항시 윗등이 빤빤하고 미끈하게, 혹은 두툼하고 둥글게 말려 있는데 진달래 철쭉 같은 관목은 상고머리를 한 듯 둥글고도 둥글게 무리지어 이어진 관경을 볼 수 있다.

 

3막의 구상나무 자생군락에서 구상나무 숲길 속을 걸으며 영실이 주는 기()를 받는 기분이 든다. 구상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제주도·지리산·덕유산·무등산에서만 자생하고 있다. 구상나무는 한라산 해발 1,500미터부터 1,800미터 사이에 집중적으로 자라고 있다.

 

4막의 윗세오름에 오르면 한라산 주봉의 남쪽 벼랑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곳은 한라산 등반의 중간 휴식처이다.

 

 


 

20대 때 한라산 등반 당시 이런 세세한 부분들을 생각지 못했고, 그 후로는 제주도를 방문하면 아이들이 어렸기에 한라산 등반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3년전 제주도를 마지막으로 갔을 땐 그동안 아이들을 위한 코스에서 벗어나  많이 걷는 코스들을 선택하긴 했지만 아이들이 등산을 좋아하지 않아 역시나 한라산은 오르지 못했다. 다음에 제주도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이 영실 코스로 등반을 해봐야겠다. 영실의 기운도 받고 영실이 담은 이 광대한 풍경을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오고 싶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 감귤 에디션

유홍준 저
창비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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