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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을 말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18-10-3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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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골든아워 1

이국종 저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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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종, 이라는 이름밖에 몰랐다.

그 이름은 뉴스에서 한 번씩 들려왔다.

아덴만에서 석해균 선장을 구해왔다 했고, 북한군 군사를 살려냈다고도 했다.

의술이 대단한 의사인가 보다 정도였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았다.

얼마전, SBS 뉴스의 짤막한 인터뷰를 통해 이국종이라는 의사를 처음으로 자세히 보게 되었다. 2분여의 짧은 인터뷰 시간동안 내가 받은 느낌은 몹시 시니컬해 보인다였다. 말투는 건조했고 표정은 지쳐 보였다. 일이 많이 힘들어서일까? 시스템 개선이 되지 않는 현실이 불만이라 그런 걸까? 궁금했다. 그래서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책 <골든아워>를 샀다.

 

  책을 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뷰하던 그의 표정이 왜 그랬는지를 바로 이해했다. 1권을 읽는 내내 덮었다 펼쳤다를 반복해야 했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술술 잘 읽힌다. 책장은 술술 넘어가도 내용은 술술 넘어가지 않아 몇 번이고 사이다를 들이켜야 했다. 시쳇말로 고구마 100개 삼킨 듯 했으니까...

 

  2권까지 다 읽지 않고 1권만 읽고 리뷰를 쓰는 이유는 1권만 읽고도 의사로서의 그의 삶이 충분히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0여년 간 정리한 그의 일지를 나도 같이 정리한 후 2권으로 넘어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본인이 알게 되면(알리 만무하지만) 공감할지 알 순 없지만 그를 나만의 방식으로 이름붙이고 싶다.

 

  이국종은 대나무다. 올곧은 자태로 하늘 높이 쭉 뻗어 푸르름을 뽐낸다. 그래서일까? 그 창창함을 시기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아서 그의 능력과 공은 뒷담화로 돌아돌아 그의 귀에 가시로 와서 박혔다. 그래도 그는 응대하거나 맞서지 않았고 여전히 자신의 갈 길을 뚜벅뚜벅 걸어나갈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길 바랬으나 그의 빼어남은 대중들의 인기로 돌아왔고 점점 더 많은 말들이 와서는 그의 온몸을 찔러댔다. 말을 해야 하는 자리에 가서도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가 늘 외쳤던 것은 어디에도 가닿지 못한 채 튕겨져 나오는 것을 수도 없이 목도했기 때문이다. 허공속에서 외치는 허탈함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았다.

  이국종은 국화다. 찬 서리 내릴 때까지 꿋꿋하게 견뎌내어 은은한 잔향을 주위에 남긴다. 그러한 성정을 알아보는 이가 주위에 없었다면 20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버텨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당시)보건복지 전문위원 허윤정씨나 파일럿 이세형씨처럼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견뎌낼 수 있도록 도운 사람들이 많았다. 동료나 선배들도 마찬가지이고. 그러고 보니 그들의 성정 역시 꼿꼿한 듯 유연하다는 걸 알겠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고 어깨 겯고 걸어왔기에 이국종 교수도 포기하지 않았을 거라 본다. 사실 글 읽는 내내 때려쳐도 골백번을 때려칠 장면들 연속이었는데 아직까지 그 자리 그대로 서있지 않은가. 아침안개 걷히며 드러나는 국화꽃잎에서 풍기는 은은함이 그들을 닮았다.

  이국종이 이해할 수 없는 게 너무나 많았다. 어릴 때 동네병원에서 만났던 인자한 의사선생님처럼 의사가 되어 미친 듯이 의사 일을 해왔지만 그의 주위에선 그가 이해 못할 일들만 일어났다. 의사는 치료만 열심히 하는 본분을 지키면 될 줄 알았다. 그의 전공이 하필 중증 환자, 것도 돈 없는 환자들만 들이닥치는 중증외과. 환자를 많이 치료하면 할수록 보람이 있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는 적자라며 싫어 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그의 업무를 중단시키지 않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진료비 삭감만 하는 심평원에 과다해보이는 진료비 청구 사유에 대해 수없이 사정을 알리고 자료를 보내도 나몰라라 하더니 10년이 지나서 한다는 소리가 왜 그동안 알리지 않았냐고... 한다. 정말 말...인거다. 현 의료 시스템으로는 중증외상센터가 진료를 하면 할수록 적자일 수밖에 없는데, 그거 다 알면서도 국가에서 국책사업으로 한다고 하니 센터를 유치하지 못해 안달인 병원들이 왜 그러는지 알 수도 없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이송하는 헬리콥터 이착륙 소리가 시끄럽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이 어떻게 간호사가 될 학생이고 병원 직원일 수 있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러니 고구마 삼킨 듯 가슴을 퉁퉁 치며 읽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들의 삶에 저녁은 없었다. 이국종 교수가 끔찍하게 여기는 팀원들도 하나같이 무슨 성자들 같다. 리더를 닮아서일까. 가장 아끼는 의사 정경원은 부산대에서 아주대로 온지 1년이 되도록 집에 한 번 제대로 가지 못했고 김지영은 캐나다에서 간호사 할 수 있는데도 매일이 전쟁터인 그곳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의사 간호사들도 하나같이 미련한건지 무슨 미륵불인지 모르겠다. 아파 쓰러질 지경인데도 비밀로 하며 계속 일만 한다. 아니, 세상에, 요즘 세상에, 21세기라고! 다들 돈 따라 가차 없이 발 뺀다고! 개인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며? 그런데 그들은 21세기 사람이 아니란 말인가. 가족들과 따뜻한 저녁밥 한 끼도 같이 못 먹고, 개인 취미생활도 없이 환자만 받고 있는 그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사치다. 물론 이 구호는 최근에 쓰인 말이라 시차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들의 삶에 개인, 휴식, 이런 건 존재하지 않았다. 떠나면 그만인 그곳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들마저 손을 놓으면 안 될 것만 같은 심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파도 아프다 말 못하는 것이다. 자기 한 명 빠지면 나머지 인원이 얼마나 힘들지 알기 때문에. 한겨울 살을 에는 바람이 부는 날, 헬기 착륙하는 턱밑에서 얇은 수술복 하나만 입고 서있는 장면에선 정말 할 말을 잃었다.

 

  글쓰기에서 그의 성취는 이루어졌다고 말해주고 싶다. 서문에서 김훈 작가와 <칼의 노래>를 좋아해서 작가의 문장이 머릿속에 깊이 박혀있다고 했다. “이 거친 문장들 중 어느 한 자락에서라도 김훈 선생의 결이 흐릿하게나마 느껴진다면, 그런 까닭임을 미리 밝힌다.” 고 했는데 또렷이 느껴지는 문장들이 꽤 많았고 팩트를 다큐로 서술했음에도 그 긴박감과 몰입도가 소설 못지 않았다. 그리고 피튀기는 수술 장면은 실사영화를 화면으로 보는 듯 했다. 김훈 작가의 향기가 묻어있으면서 감성도 살아있는 문장들을 발췌해 보았다.

 

- 강물은 유예된 날들을 너무 빨리 끌어가 버렸다.

- 허공은 마치 내 인생처럼 서럽고 소슬해졌다.

-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 법이다.

- 일상이 핏물과 비난의 파도 속에 있었다.

- 피와 고름이 튀어 올랐고 괴사된 조직이 피고름의 바다위에서 표류하는 쓰레기 더미처럼 넘실거렸다.

- 수술방과 중환자실을 끼고 있는 그 길에는 늘 죽음이 찰랑거리며 발끝을 적셨다.

- 완성된 공문의 무게는 버려진 말들과 종이의 무게까지 더해진 것이어야 했다.

-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찢겨나가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의료진은 격무에 시달렸고 죽음을 무릅쓴 채 출동을 나가고 있으니 나는 그가 가려는 사지와 내가 선 사지에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

- 권력을 향한 싸움은 끝은 없어서, 가난은 독처럼 나라 전체로 퍼져나갔다.

- 정부의 실체는 사막의 모래바람 같아서 보이지 않는다.

- 죽지 않아도 될 환자를 죽지 않게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필요했고, 그 의지를 실현시킬 정책이 필요했으며, 관련된 자들의 합의가 필요했다.

- 밥벌이의 종결은 늘 타인에 의한 것이어야 하고, 그때까지는 버티는 것이 나은 법이며, 나 스스로 판을 정리하려는 노력조차 아까우니 힘을 아끼라는 그의 말이 나는 틀리지 않다고 여겼다.

 

  그의 속마음을 알고 보니 세상 따뜻한 사람이다. 치료한 환자에 대한 따뜻한 마음 씀씀이, 복무했던 해군에 대한 애정, 동료와 팀원들을 위하는 마음 등을 알고는 차갑거나 시니컬하다는 표현은 쓰면 안되겠다. 의사계의 츤데레라 이름 붙일만 하다. 2권 리뷰는 1권의 가슴 답답함이 조금이라도 씻겨진 글이기를 바래본다. 최근 인터뷰를 보면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그래도 2권은 밝은 후기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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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샘터 11월호 미틈달 | 기본 카테고리 2018-10-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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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샘터 (월간) : 11월 [2018]

샘터편집부 편
샘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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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샘터 11월호의 특집기고 주제는 "미운 오리, 백조가 되어 날다" 이다. 7편의 사연들은 모두 쌩초보 시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현재는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만족스런 삶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지금 사는게 괴로운 이들이 읽으면 위로받고 용기 얻을만한 내용이라 추천한다.

 매달 유심히 살펴보는 꼭지는 "할머니의 부엌수업"인데 이번 호 요리는 '들깨 토란국'과 '간장 코다리찜'이다. 주인공 김명녀씨는 토란국에 소고기대신 들깨와 두부를 넣는다는데 유난히 고소한 맛일것 같아 한 번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침이 절로 넘어갔다. "마스터쉐프 시니어봉사단"활동을 하며 봉사와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분이다. 작은 것도 주위 사람들과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이 훈훈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 호에서는 세 명의 남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 달에 만난 사람, 김차동"

"이 남자가 사는 법, 배성태"
"우리는 행복 2대, 김기중"

 김차동씨는 전주MBC에서 25년간 아침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MBC에서 네번째로 골든마우스를 받았다. 배성태씨는 웹툰으로 신혼일기를 쓰고 있다. 소소한 일상의 기록이 나중에 행복이 되리란 것을 알기에 오늘도 아름다운 순간을 간직하려고 한다. 김기중씨는 자신의 꿈을 접고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생선가게를 지키고 있다. 모두들 자신의 자리를 꿋꿋이 지켜왔고 앞으로 잘 가꾸어갈 아름다운 사람들의 사연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가슴 따뜻해지는 사연들을 읽었다.

스스로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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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알사탕이 필요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18-10-23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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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알사탕 Special Edition

백희나 글그림
책읽는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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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동물과도, 돌아가신 할머니와도 얘기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 한번이라도...

어린 아이들이 읽고 이 책의 맛을 아는 것과
어른의 그것은 분명 다를테다.

동동이는 아빠의 끊임없는 잔소리와 명령에 숨이 턱 막일 것 같겠지만...
아빠의 속마음은 내뱉는 말과는 딴판인걸...
아빠를 뒤에서 껴안고 있는 동동이를 보며 울 아들 어렸을 때를 떠올렸다.
모진 말을 듣고 잠든 아들의 앞머리를 쓰다듬으며 했던 후회들이 생각났다.

단풍잎 색깔의 알사탕을 입에 넣고
단풍잎들이 하는 "안녕,안녕"을 듣고
그 나무 아래 선 동동이.
이 장면에 마음이 홀리고 말았다.
그래, 누군가 말 걸어 주길 기다렸다.
동동이처럼 반갑게 뛰어나가서 나도,
"안녕~~~"이라 외치고 싶었다.
그 이가 누구라도...
나도 저런 알사탕 하나 입에 물고 싶다.
어른에게도 알사탕이 필요하다.
어른도 외로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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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서 나를 만나다 | 기본 카테고리 2018-10-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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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

김은미 저
꼼지락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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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코칭 전문가이자 마음성장학교 대표 김은미씨의 신간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를 읽었다. 작가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림책 25권을 3가지의 주제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각 장의 제목엔 모두 "나"가 들어간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그림책의 주제가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내 처지가 어떤가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트랜드에 맞게 '나'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자녀와 함께 읽은 책들이 대부분이고 실제 수업에서 사용한 책들도 많다.

맨 처음 소개하는 그림책은 "줄무늬가 생겼어요"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보기'란 제목으로 책 소개와 자신의 문제에 적용해서 읽는 법도 같이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엔 [마음에게 하는 질문]이라는 코너를 두어 질문에 대답해보는 자리도 만들어 두었다.

 

 맨 마지막 책은 "너는 특별하단다"이고, 부제는 '단지 나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다'이다. 첫 책과 마지막 책이 의미적으로 수미상관을 이루도록 배치했다.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소중하고 특별하게 여기는 '나'가 되자는 이 책의 주제!!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고 '그림책 읽는 어른'이라는 모임에서 수업한 사례가 있어서 진솔한 감동도 있다. 무엇보다 그림책을 25권이나 소개 받았으니 직접 사보거나 빌려보면서 작가가 건네는 질문에 답해보면 좋을 듯하다. 자신의 숨겨진 마음을 찾아내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고 그림책 읽는 재미에 빠질 수도 있겠다. 이렇게 한 권의 책을 만나서 더 많은 책과 작가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니 참 고마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든 독서모임을 하든 이 책에서 소개하는 그림책을 찾아 읽어보면 여러모로 의미있을 것이다.

꼭 무슨무슨 모임에서 독서토론 같은 거창한 것 하지 않더라도 어느 시간, 어떤 곳에서 골라든 그림책에 마음이 머물러 잠시 눈을 감는다면 충분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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