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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얼룩은 아름다운 무늬~ | 기본 카테고리 2020-07-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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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춘천은 가을도 봄

이순원 저
자음과모음(이룸)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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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기억 저편의 빛바랜 사진첩을 열어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은밀하고 아름답다. 당시로는 더없는 어둠이었어도 돌아보면 그것이 바로 우리 청춘의 가장 꽃다운 시절처럼 여겨지는 한 장 한 장 추억의 물증과도 같은 사진이 내게도 여러 장 있다.

 

 

위 문단은 주인공이 첫사랑을 회상하는 장면의 도입부다. 이런 내용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책의 중반부가 되어야 첫사랑 이야기가 나오다니. 내가 작가의 첫사랑에 너무 꽂혀있었던 모양이다. 그것을 기대했는데 내용은 70년대 후반 정치사회적 상황 속의 대학생 개인과 그 개인의 집안이야기가 더 많았다. , 그제서야 내 맘대로 책 소개를 읽었다는 걸 알았다.

 

이순원 작가의 신작 <춘천은 가을도 봄>의 책 소개는 1970년대 후반 춘천에서 청춘을 보냈던 한 소설가의 회고담 이라고 되어 있다. 청춘 회고담인데 왜 첫사랑으로 읽었는지 모를 일이다... 작가의 <19>라는 책을 오래전에 읽었다. <19>13살에서 19살까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였다면 <춘천은 가을도 봄>은 그 후 20대 초반의 이야기인 것 같아 궁금증이 일었다. 읽어보니 <19>와 이 책의 내용이 연결되는 건 아니었다. 각각의 개별적인 소설에서 등장인물이 동일할 리 없는데 참 내 멋대로 생각했구나 싶다.

 

<춘천은 가을도 봄>의 주인공 김진호는 명진이라는 강원도 어느 가상도시의 술도가의 차남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시위 선언문을 다듬은 죄로 처벌받고 학교에서도 제적된다. 통일주체국민회의 의원이고 지방 유지였던 부친의 뒷배로 감옥에 가는 것만은 면하게 되는데 이 일이 주인공 의식에 부채감으로 자리 잡는다. 김진호는 서울 생활을 접고 춘천에서 두 번째 대학 생활을 한다. 1학년 1학기에 그는 동기들과 어울리지 않고 공부에만 몰입하는 요즘 말로 아싸로 살아간다. 전액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고 2학기에는 학보사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사회활동의 보폭을 넓히며 2학년 입학식에서 채주희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주 시간적 배경은 주인공이 춘천에서 두 번째 대학생활을 한 1977년부터 79년까지이며, 공간적 배경은 춘천이다. 작가와 연배가 비슷한 독자는 정말 청춘을 회상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 시기를 국사시간에 한국현대사로 배운 독자라면 거의 역사책 읽는 것 같을 수도 있겠다. 사복경찰이 대학교에 들어와 학생들을 감시하고 독립운동하듯 그들을 피해 모여야 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젊은 독자들은 외계이야기만큽 생소할 것이다. 그 시기를 소설 한 권에 담아내는 작가가 있으니 독자로서 고마운 일이다. 춘천에서 대학을 다녔거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당시 춘천과 대학가 근처의 분위기를 옛날 흑백필름을 보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

 

비록 경영학과를 다니고 있지만 김진호에게 친일가문의 자손이라는 원죄와 유신체제라는 시대적 억압은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나타난다. 4.19때 다리를 다친 당숙에게서 문학적 영향을 받아 작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소설을 필사하고 있다는 진호에게 당숙은 이런 조언을 했다.

 

"서두르지는 마라. 그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게 아니라 아직은 앞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새벽에 하나둘 이슬처럼 맺혀 오는 거니까." 

 

진호는 그 말이 좋았고, 세상의 밝은 기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당시의 유신체제는 진호를 계속 절망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통일주체 국민회의 선거 두 번째 출마도 마찬가지였고.

 

그는 첫사랑 채주희와 이루어졌을까? 채주희는 양공주의 딸, 혼혈아였다. 70년대에 혼혈아였다면 얼마나 심각한 차별을 받았을지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둘의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과 함께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동시에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둘은 손붙잡고 학교 행사에 같이 갈 수 없었고, 혼혈아를 아르바이트로 써주는 곳도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음악다방 DJ였는데 외국인인척 하는 것이었다. 외국 사람이 한국말도 잘 한다고 여기도록 내버려두었고 그녀는 외모 덕분에 인기 DJ가 되었다. 요즘은 혼혈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 때는 엄청난 걸림돌이었다. 주희는 20년만에 찾게 된 아버지가 있는 미국으로 떠나고 진호는 입대를 하게 되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그리고 진호는 부대에서 주희의 마지막 편지를 받는다.

 

생각하면 자꾸 슬픈 마음이 들어. 진호 씨처럼 돌을 던지며 사랑할 진정한 조국을 갖지 못했다는 게, 엄마 때부터 숙명처럼 겪어온 모멸감이. 어쩌면 그것이 이 땅에 던져진 나의 원죄가 아닐까 싶어. 그냥 떠나기엔 내 가슴이 너무 작아. 사랑해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진호 씨를 참 많이 사랑했어.

 

진호와 주희가 가진 원죄는 달랐지만 비슷한 면이 없지 않다. 그 근원이 가족에서 온다는 것은 유사하나 집안의 재력은 정반대였다. 진호는 주희에게서 아웃사이더로의 동질성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아픔에 공감하고 사랑하게 된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슬프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고들 말한다. 에필로그의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서도 이렇게 표현된다.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보았던 유난히 푸르고 슬프게 빛나던 별 하나 지금도 내 가슴 한가운데 떠 있다.”

 

이 소설의 첫 문단에서 작가는, 차라리 얼룩이라고 불러도 좋을 나 자신의 이십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고 했다. 청춘은 돌아오지 못할 시절이기에 미화한다. 그러나 작가는 얼룩이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는 단어로 표현했다. 작가가 말한 얼룩은 더러운 자국이라기보다 상처가 남긴 흔적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긍정성을 담고 있다. 유안진 시인의 시를 제목으로 뽑은 것은 그 긍정의 의미를 완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春川이라는 단어는 언제든 봄이니까.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라는 시를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었다. 참 이쁜 시라서 옮겨 써본다.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유안진

 

겨울에는 불광동이, 여름에는 냉천동이 생각나듯

무릉도원은 도화동에 있을 것 같고

문경에 가면 괜히 기쁜 소식이 기다릴 듯 하지

추풍령은 항시 서릿발과 낙엽의 늦가을일 것만 같아

 

春川이 그렇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지

얼음 풀리는 냇가에 새파란 움미나리 발돋움할 거라

녹다만 눈 응달 발치에 두고

마른 억새 깨벗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피고 잇는 진달래꽃을 닮은 누가 있을 거라

왜 느닷없이 불쑥불쑥 춘천을 가고 싶어지지

가기만 하면 되는 거라

가서, 할 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거라

 

그저, 다만 새봄 한 아름을 만날 수 잇을 거라는

기대는, 몽롱한 안개 피듯 언제나 춘천 춘천이면서도

정말, 가본 적은 없지

엄두가 안 나지, 두렵지, 겁나기도 하지

봄은 산 너머 남촌 아닌 춘천에서 오지

 

여름날 산마루의 소낙비는 이슬비로 몸 바꾸고

단풍 든 산허리에 아지랑거리는 봄의 실루엣

쌓이는 낙엽 밑에는 봄나물 꽃다지 노랑 웃음도 쌓이지

단풍도 꽃이 되지 귀도 눈이 되지

春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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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세계도시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20-07-25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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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조 지무쇼 편/최미숙 역/진노 마사후미 감수
다산초당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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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세계사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쉽고 간단하게 읽을 수 있게 편집되었다. 세계 30개 도시의 역사를 이토록 초간단하게 섭렵할 수 있도록 만들다니! 누구나 다 아는 이름 파리, 로마부터 옛도시, 생소한 도시까지 목차를 보고 궁금한 곳 먼저 읽으면 된다. 요즘처럼 여행은 언감생심일땐 이런 책으로 대신하는 수밖에 없다.

 

 

 

 

 

한 꼭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첫페이지에 간단 요약, 현재 도시가 위치한 국가와 인구규모로 소개한다.

각 도시는 5장 안팎의 설명이라 한도시 읽기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역사에 대해 배경지식이 많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금방 읽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새롭게 느껴질 내용이라 공부하는 기분이 될 수도 있다. 어차피 여행도 못가는데 좀 꼼꼼하게 들여다보면서 언젠간 가게 될 그 곳(나만의 위너비)에 대해 알아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지도와 유명 장소 사진이 있어 심심하지 않다. 텍스트만 있으면 진짜 세계사 공부느낌이었을 것이다.

 

 

↑↑ 바빌론보다 먼저 세워진 도시국가 우르크에 대한 설명이다.

 

마지막엔 깨알?추가?상식도 소개하는데 모두 다 하는 건 아니다.

 

 

 

 

 

30개 도시를 모두 리뷰할 순 없으므로 몇 개만~~

학창시절 나는 지리과목을 좋아했는데 이름을 발음하는 것만으로 로망이 되었던 도시들이 있다. 그 도시들을 소개해 본다.

 

[알렉산드리아]

 

 

 

기원전 334년, 마케도니아왕국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통솔하여 동방원정을 시작한다. 원정길 도중, 알렉산드리아라는 이름의 도시를 곳곳에 건설했는데 정작 첫 번째 알렉산드리아의 완공을 보지 못한 채 기원전 323년에 사망했따. 이후 알렉산드로스대왕의 산하였던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이집트에서 프톨레마이오스왕조를 열고 정비된 알렉산드리아를 수도로 삼았다. 알렉산드리아는 수백년에 걸쳐 학술도시로 유명했다. 최전성기 때의 인구는 약 30만~100만 명에 이르렀으며 대부분 그리스에서 온 이주민이었다.

 

 

 

 

 

 

 

 

제 2차 세계대전 후 이집트에서는 고고학 연구의 진행과 함께 사라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부흥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마침내 2000년, 이집트 정부와 유네스코에 의해 '비블리오테카 알렉산드리아나(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가 건립되었다. 알렉산드리아 시내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8만 제곱미터가 넘는 부지 면적에 수만 권의 서적과 영상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또 천체투영관, 고고학 박물관, 과학박물관도 갖추고 있다.

 

☞ 전 셰계에 알렉산드리아라는 이름의 도시가 70군데나 있다고 한다. 물론 그 원조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다. 이집트 여행을 간다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는 꼭 가보고 싶다. 아랍어로 쓰인 책들이니 읽을 순 없겠지만 내외부 볼거리로 충분할 듯하다. 아랍국가에 그리스식이 가득한 건축물이라니 궁금하다. 외벽 공간에 세계의 문자들을 음각으로 새겨놓았다는데 한글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듯~

 

 

[콘스탄티노플]

 

 

 

 

터키의 도시 이스탄불의 옛 이름은 콘스탄티노플, 콘스탄티노플의 옛이 름은 비잔티움이었다. 한 때 이곳은 '노바 로마(신로마)'로도 불렸다.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1세는 로마의 경제 중심이 동쪽으로 옮아간 상황에서 이곳, 노바 로마를 자신의 이름을 따 '콘스탄티노폴리스(라틴어)'로 바꿨다.(AD 330년)

 

로마제국에서부터 오스만제국까지 각 시대의 건축물이 한데 어우러진 이스탄불은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통상의 중요 요충지이다.

 

 

 

 

 

 

360년에 '아야소피아(성스러운 지혜)성당'이 창건되었는데 이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되었다. 하지만 6세기에 유스티니아누스 1세의 통치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반란을 일으켜 다시 파괴되었다. 537년, 두 번째 재건 때 아야소피아는 직경 22미터의 거대 돔을 갖춘 건축물로 재탄생했다. 규모나 형상에서 이전까지 로마제국에서 전례가 없던 모습이었다. 건물 본체는 벽돌로, 내부 벽은 모두 대리석으로 장식되었다.

 

 

 

 

 

 

통상적으로 모스크에는 건물을 둘러싼 첨탑을 네 개까지 만든다. 그런데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에는 여섯 개를 세웠는데 이스탄불이 이슬람 세계의 중심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성지 메카에 있는 모스크보다 더 많은 첨탑을 세운 것이다.

 

☞ 이슬람 문명의 유적이 많이 남아있고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하는 곳, 지리 수업 시간에 배운 콘스탄티노플의 역사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건 이 도시의 이름이었다. 이유는 모른다. 콘스탄티노플~ 이라고 소리내어 불러보면 그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자동으로 따라왔다. 소녀는 '콘스탄티노플'을 발화하며 언젠가 어른이 되면 갈 거라고 다짐했다. 이스탄불 말고 꼬옥 콘스탄티노플에!

이유없이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그곳의 80년대 풍경을 사진작가 '후지와라 신야'의 책 <동양방랑>에서 보고는 흠칫 놀랐다. 어둡고 더럽고 비린내나는 도시 이스탄불의 풍경을 을씨년스럽게 묘사했으며 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자욱한 연기와 술냄새 가득한 술집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터키 여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그는 이렇게 썼다.

"술집 바닥에서 피어오르는 보스포루스의 희미한 바다 냄새"

그의 시선으로 본 이스탄불은 내 머릿속 콘스탄티노플이 아니어서 놀랐지만 40년이 지난 지금의 그곳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1700여년 전 콘스탄티노플의 흔적은 찾을 수 있을까?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표트르대제는 유럽의 선진 공업기술과 문화를 받아들이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처럼 유럽으로 통하는 연안부에 무역항을 가진 도시를 만들어 수도로 삼고자 했다. 구태의연한 모스크바를 대신할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려했다.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해 1703년, 네바강 하구에 이치한 자야치섬에 요새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시작이다. 페테르는 표트르대제가 수호성인으로 삼았던 그리스도교의 성 베드로를 가리킨다.

1914년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에 대한 적대감이 퍼져 도시의 이름을 러시아식은 '페트로그라드'로 바꾸었다. 1924년 러시아혁명을 이끈 레닌이 사망하자 도시의 이름을 또 바꾸어 '레닌그라드'로 부르게 되었다.

1991년 소련 공산당 정권이 해체된 후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현재 모스크바는 초고층빌딩이 들어선 현대적인 상업도시가 되었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8~19세기의 풍경과 정취가 감도는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 겨울궁전을 시작으로 6개의 건물이 연결된 예르미타주 박물관엔 꼭 가보고 싶다. 유럽 미술사 대표 작품들 포함 300만점 이상의 소장품을 감상하려면 5년은 족히 걸릴 거라고 한다. 1분씩만 감상한다고 해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시 그 이름이 주는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표트르대제의 원대한 포부가 담긴 계획도시라는 의미보다 이름 자체로 마음에 든다는 이런 무논리성이 얼토당토않지만 어쩔 수 없다. 제정러시아의 분위기를 그대로 품고 있는 건물들도 많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은 마린스키 극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아다. 발레와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직접 맛보고 싶은데 언제쯤 가능할까?

5년전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바이칼호수까지만 다녀왔다.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중간 지점이라할 수 있는 이르쿠츠크에서 내려 알혼섬으로 들어갔다. 돌아오면서 다음에는 모스크바 찍고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다녀오리라 맘먹었는데 그 다음이 언제일지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다.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한 도시의 건설에서부터 시작해 오늘날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서 한번에 한 도시에 대한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보통 세계사하면 연대기적 흐름으로 배우거나 지역이나 국가별로 공부하는데 이렇게 유명한 도시의 흥망성쇠를 몇 페이지 안되는 길이로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없이 본인이 관심있는 도시부터 펼쳐서 읽어보면 된다. 그런데 세계의 30개 도시안에 우리나라 도시는 없다. 일본의 교토를 넣었듯 우리나라도 경주나 서울을 포함시켰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저자가 일본사람이라 일부러 뺐을까? 설마?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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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아티스트가 돼보자~ | 기본 카테고리 2020-07-2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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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뭐든 할 수 있지만 전부 할 순 없어

요스미 다이스케 저/유태선 역
플로베르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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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할 수 있지만 전부 할 순 없어>의 저자 '요스미 다이스케'는 1970년생으로 뉴질랜드 원시림에 둘러싸인 호숫가에서 반자급자족 삶을 살고 있다. 뉴질랜드 이주를 위해 15년간 준비했다. 소니에서 레코드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밀리언셀러도 10번이나 만들어냈다.

 

현재 저자의 삶은 누구나 부러워할만하다. 자신이 원하던 삶을 이루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 시절 성공도 분명 부럽다.

보통 이런 성공기에는 나 진짜 개고생해쒀!! 나, 이런 사람이야!! 라고 자랑할텐데, 요스미씨가 살아온 시간의 결은 좀 다르다. 너무 열심히 안해도 된다며, 꿈? 없어도 괜찮다고 한다. 제목처럼 뭐든 할 수 있어도 전부 다 할 순없으니까.

 

무엇무엇!은 꼭 해야 된다!!가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덜어내기 기술이라고!!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무엇무엇!은 꼭 해야 된다!!가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덜어내기 기술이라고!!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내게 하는 말인줄...

난 늘 급했고, 바빴고, 많이 서둘렀다. 그래가꼬 뭐 크나큰 성공을 이룬 것도 아닌데...

저자는 100세 시대인 현대에는 긴 산행길, 인생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천천히 꾸준히 걸으라고~

 

짐은 가능한 가볍게, 속도는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좁은 보폭으로 당신의 목표를 향해 꼭 오늘부터 그 첫발을 내딛기를 바란다.

 

으흠... 이 말을 나같은 사람에게도 해당될까? 직딩도 아니고 전문직도 아니고 나이는 많고... 100세 시대니까 적용될까? 이젠 책을 읽으며 자꾸 내 나이를 생각하게 되는 게 좀 서글프다.

p. 91

모처럼 세상에 태어났으니 누구나 눈동자를 빛내며 사는 아티스트가 되길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인생을 걸고 해내고 싶은 일이다. 모두가 아티스트이자 누군가의 프로듀서다.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당신도 꼭 함께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

 

이제 신입사원이 되어 포부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사람이나 영혼을 갈아넣어도 왜 떡 벌어지게 되는건 없는지 한탄중인 직딩들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금지어의 속박에서 벗어나 맘의 여유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아티스트가 될 출발점을 만들어 보자!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류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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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앵무새 치즈! | 기본 카테고리 2020-07-2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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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녕하새오, 앵무새 치즈애오

권윤택,김준영 저/진영 그림
하모니북(harmonybook)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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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새오, 앵무새 치즈애오> 치즈의 엄마 김준영씨와 아빠 권윤택씨가 글을 쓰고 그림은 진영작가가 그렸다. 보통 반려동물로 개와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데 앵무새를 키우는 경우는 못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의 마지막에서도 밝혔듯 치즈 아빠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유별난 취급을 받은 모양이다. 하기야 아무리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졌다고는 해도 안 키우는 사람이 훨씬 더 많고 동물에 별 관심 없는 사람도 많다. 나처럼 고양이 집사면서 매주 일요일 'TV동물농장'을 꼭꼭 챙겨보는 사람은 앵무새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개나 고양이가 주인공인 책은 많이 읽었는데 앵무새를 키우는 책은 처음이라. 분명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있을 거라 기대되었다.

 

 

치즈의 소개는 위와 같고 이 책은 치즈의 엄마 아빠가 쓴 육조(育鳥)일기가 아니라 치즈 입장에서 서술되었다. 말하자면 치즈 일기를 사람이 대신 써준 것으로~~ 치즈가 입양되어 온 시점부터 현재까지 약 1년 반 정도의 이야기이다. 치즈의 일기니까 치즈의 일상을 엿볼 수 있고, 앵무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앵무새에 대한 혹은 키우는 법에 대한 상식도 조금 배울 수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은 아주 그냥 대놓고 자랑질인 책이다! 치즈의 1인칭 시점이지만 아무리 봐도 글에서 꿀 떨어지는게 보인다. 우리 치즈가 이렇게 이쁘다며, 이렇게 잘 한다며, 너무너무 치즈를 사랑한다는 이야기다.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은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고, 내 새끼 이뻐하듯 제 새끼 이쁘다는 말이 흥겨운 콧노래로 들린다허나 무슨 팔불출보다 못한 자랑이라며 닭살돋는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 동물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일이 없을니까 걱정 안 해도 될까? 그렇다면 다행이다!

 

 

 

이 책에서 살짝 아쉬운 점은 치즈의 사진이 치즈의 매력을 100% 다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계속 그 생각이 들었고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 그림으로 표현한 귀여운 치즈가 등장해서 다행이었다. 그림 작가를 섭외한 것은 탁월한 선택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작가의 글에서 사진의 아쉬움을 인정하는 내용도 있었다. QR코드로 치즈가 목욕하는 모습이나 말하는 영상을 넣어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QR코드 삽입에 비용이 어느 정도 드는지, 책 만드는 작업과 비용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무식한 1인의 중얼거림이었습니다)

 

 

이 책은 나처럼 앵무새에 대해 상식 하나도 없는 사람들에겐 충격적인 내용들이 꽤 있다. 앵무새가 그렇게 변을 좍좍 흘리는 줄 몰랐다. 앵무새는 장이 짧아서 먹는 즉시 바로 변으로 나온다고 하며 소변 대변 같이 나온단다. 옷이며 가구 노트북까지 아무데나 싸니까 따라다니며 그거 치우기도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앵무새가 스케일링을 해준다? 일명 치케일링이라 부르는데 치즈가 해주는 스케일링의 줄임말이다. 입 안으로 부리를 넣어 아빠의 치아를 쪼지만 그리 효과는 없다는 게 또 함정!ㅎㅎ 치즈랑 산책 나갔다가 잃어버릴 뻔 한 적이 있어서 하네스를 채웠다는 에피소드! 이것도 놀라운 내용이었다. 앵무새를 산책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기한데 하네스까지 채워야 하다니! 그 쪼꼬만 아이에게 맞는 사이즈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걸 채우면 얼마나 숨쉬기 힘들까 싶기도 하고...

 

 

, 여기까지 리뷰를 읽고 혹시 앵무새는 키우기 힘들겠다고 생각할까봐 살짝 걱정된다. 어떤 동물을 키우든 다양한 문제들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동물을 집에 들인다. 운명적 만남이었다는 사람도 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어떻게 만났든 같이 사는데 생기는 어려움쯤이야 가뿐하게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너무나 사랑하니까~~ 눈에 콩깍지가 씌어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그 존재가 제일 사랑스럽다. 무슨 짓을 해도, 어떤 사고를 쳐도! 그들에게 우리는 포로가 된다. 그러다가 또 새로운 식구가 생긴다. 서민 교수는 원래 키우던 페키니즈가 있었는데 하나 둘 더 데려와 6마리나 키운다고 했다. 나도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는데 작년에 한 마리를 더 들였다. 치즈도 동생을 들였다. 치즈아빠 인스타에서 봤는데 4월에 동생 뽀또를 들였다고 한다. 역시 치즈네도 동종을 새식구로 데려왔다. 나도 앵무새를 키우고 싶은 맘이 있었는데 고양이와 한집에서 사는 건 어불성설(고양이가 1등 새사냥꾼이란 말씀!)이라 그 마음 고이 접어 넣고 이렇게 책으로 만족중이다

  

, 아직 남은 게 하나 더 있다!

소설도 아닌데 이 책에 떡하니 반전이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거라 깜놀했고 어이없기도 했다. 그걸 이 리뷰에 쓰면 김 새니까 비밀로 남겨두어야겠다. 귀염 뿜뿜 앵무새 치즈의 일기가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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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용 소설 추천!! | 기본 카테고리 2020-07-2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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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디 아더 피플

C. J. 튜더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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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사법부의 판결이 돈이나 권력을 가진자에게 유리하게 내려질 때,

우리는 흥분한다.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며...

그런데

나에게 아주아주 억울한 일이 생긴다면?

 

 

이를테면 음주운전으로 내 어머니를 죽인 자가, 내 딸을 성폭행한 자가, 말도 안 되게 약한 처벌을 받거나 쉽게 풀려난다면?

 

 

그 땐 흥분을 너머 내가 직접 처단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 허술한 법망을 이용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면, 공적 처벌이 불충분하므로 정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사적으로 처단하겠다는 맘이 굴뚝 같을 것이다. 실제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논리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일 터이다.

 

 

소설 <디 아더 피플>은 그런 단체다. 사적 복수를 해주는 곳이다. 보수는 없다. 킬러를 고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상부상조하는 곳이다. 자신이 한 의뢰를 누군가가 들어주면 자신도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공짜는 없다. 먹튀하면 끝까지 따라와 응징한다.

 

이 소설의 작가 C.J.튜더는 이미 소설 두 권을 출간했으며 발간하는 작품마다 극찬을 받고 있다. 전작 <초크맨> <애니가 돌아왔다>는 아직 못 읽어봤고 이번 소설로 처음 만났다. 4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인데 후루룩 단숨에 다 읽을만큼 몰입감이 있었다. 이 소설은 올 상반기에 읽은 <어둠의 눈>과 <실버로드>와 유사하게 시작한다. 공식적으로 죽은 딸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아빠가 3년간 딸을 찾아 헤매다닌다. 분명 시체가 확인됐고 장례까지 치렀지만 아빠는 딸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앞차에 딸이 타고 있는 걸 분명 봤기 때문이다.

 

분명 딸 이지가 살아 있을거라 확신하는 게이브가 3년간 추적 끝에 이지가 탔던 차량을 발견하게 되면서 사건의 실타래는 풀리기 시작한다. 늘 그렇듯 이 소설에서도 경찰은 무능력하고 뒷북 친다. 절실함의 강도가 가장 높은 부성이 경찰의 능력치를 가뿐히 넘어선다. 그리고 게이브가 디 아더 피플이란 사이트에 접근하면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아니 어떻게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되었는지 서서히 드러난다. 그 연결성을 리뷰에 쓰면 줄거리 스포일러가 되므로 쓸 수가 없다.

 

 

이 책은 영국 소설에다가 범죄소설인데 불교의 연을 떠올리게 한다. 디 아더 피플의 가동방식이 공짜는 없고 자신이 받은 만큼 되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의도치 않았으나 인물들간에 연결성이 생긴다. 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아닐까? 그것이 치밀한 계획이었든, 개인적 욕망이었든 타자와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결된다는 것을...

 

 

그리고 법을 넘어선 개인의 복수, 사적 처벌의 범위에 대해서 독자에게 묻고 있다. 과연 공권력이 아닌 개인의 그런 행위가 얼마만큼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 인간의 죽음의 가치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소설이었지만 작가로부터 여러가지 질문을 받았다. 그저 재미로 읽고 말기에는 질문의 무게감이 있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도 든다. 법의 심판 제대로 안 받고 넘어가는 권력자들은 법대신에 저런 사람들이 처단해줬음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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