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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살라는, 실천하기 쉽지 않은 말! | 기본 카테고리 2021-01-3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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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김범석 저
흐름출판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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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라는 제목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여러 번 되뇌게 만드는 제목이었다.

 

저자 김범석씨는 서울대학교 암병원 종양내과 전문의로서 그가 말하는 어떤 죽음은 말기암 환자들의 죽음이다.

 

종양내과 의사가 본 죽음의 모습은 어땠을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동생에게 내 돈 2억 갚으라 하고 죽은 형, 가족도 의사도 몰랐는데 사후 뇌기증을 하고 죽은 80대 남성, 죽은 아이의 신발을 사서 태운 엄마, 말기암 환자인줄 알면서도 결혼한 남자, 최선을 다해 생명을 연장해 달라고 했지만 가슴뼈가 부서지도록 실시한 CPR 끝에 어머니를 보낸 자식들...

 

 

 

이런 죽음들이 삶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 삶이란?

 

살아있는 우리 모두를 가리키는 것일 터이다.

 

저자는 죽음이 하는 말을 살아있는 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의 어제는 우리의 오늘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오늘은 또 다른 이의 내일에 영향을 미친다. 삶은 그렇게 연결되어 있고 우리 모두는 이어져 있다. 누군가의 삶과 죽음에 대한 기억이 다른 이의 삶에 작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진 빚을 비로소 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죽음이 삶에게 전하는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아서 당신에게 바친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저자의 당부처럼 본인의 삶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면, 우리는 제목대로 어떤 죽음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들은 셈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뭔지 알게 되었고 직접 쓴 사람이 있다면 나비의 작은 날개 짓이 일으킨 파도라 할 것이다. 나는 몇 년전부터 생각만 했지 직접 쓰지는 못했다. 또 호스피스 자원봉사활동도 생각만 하고 차일피일 미뤘더니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는 자원봉사교육을 중단시켰다.

 

 

그럼 이 책을 읽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암에 걸렸을 때 김범석 선생을 찾아가는 것? 아닐 것이다! 암처럼 기대여명을 알 수 있는 질병에 걸린다면 차분하게 생을 정리하며 인간적 삶을 보장하지 못하는 인위적 치료는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힐 것이다. 이보다 염려스러운 건 갑작스러운 죽음이다. 그걸 어떻게 대비하나? 본인도 가족도 황망할텐데... 그러니 간소한 삶을 살아야 한다.

 

 

이 화두는 내 책장에 책들이 이중으로 꽂히게 될 때부터 계속 생각해왔는데, 그럼에도 점점 책 꽂을 자리가 부족해지기만 하니 실천은커녕 반대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올해엔 책을 덜 사고 서평단 신청도 한 달에 두 권을 마지노 선으로 정했는데, 참으로 버겁다... 심플라이프는 말로는 쉬운데 실천이 힘들다. 금연을 선언했으면 단번에 끊어야지 서서히 줄인다는 여지를 두면 실패확률이 높다더니 딱 그 짝이다. 아예 책을 안 사고 서평단 신청도 안 해야 한다! 그래야 책이 쌓이지 않는다. 그리고 안 입는 옷을 포함 불필요한 물건들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앗, 글이 조금 딴 길로 샌 것 같다. 하지만 죽음이 나에게 말해준 것은! 내가 죽음에게 들은 것은! 이것이다!

심플라이프 실천!

그리고 지금 감사하기!!

 

 

 

[아래는 인상깊은 내용 발췌]

 

 

'저는 항암치료 안 받을래요’

삶에서 고난은 불가피하다고 부처는 말했다. 그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암도 마찬가지다. 암에 걸린 뒤에 부딪치게 되는 어려움들은 어떻게 해도 피할 수 없다. 하나를 피하면 결국 둘, 셋이 되어 돌아오는 것까지도 지독하게 인생을 닮았다. 그러니 고통이나 힘든 일이 없기를 바라기보다 마땅히 있을 것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암 진단을 받아도 눈앞에 놓은 상황을 회피하지 않는다. 현실을 직시하고 힘든 항암치료여도 필요하다면 기꺼이 받는다.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될 고통도 감수한다. 그리고 그 지난한 과정을 견뎌내면서 생명 연장과 증상 완화라는 결과를 얻어낸다.

 

‘10년은 더 살아야 해요’

사람은 누구나 “주어진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안고 태어난다. 일종의 숙제라면 숙제이고, 우리는 모두 각자 나름의 숙제를 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인생의 숙제를 풀든 풀지 않든, 어떻게 풀든 결국 죽는 순간 그 결과는 자신이 안아 드는 것일 테다. 기대여명을 알게 된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특별한 보너스일지도 모른다. 보통은 자기가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채로 살다가 죽기 때문이다.

 

‘대화가 필요해’

가족이어서 서로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가족만큼 서로 모르는 존재도 없지 싶다. 타인은 모르는 대상이기에 예의를 갖추고 서로 알기 위해 대화하지만 가족은 날 때부터 가족이었으므로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착각한다. 무슨 문제가 생기든 결국에는 괜찮아질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상처주기 십상이다. 언제나 ‘가족이니까’와 ‘가족인데 뭐 어때’ 그 언저리에서 누구보다 가장 모르는 존재가 되기 쉬운 것이 가족인 것만 같다.

 

‘믿을 수 없는 죽음’

고통스러운 과정을 버티는 환자들을 지켜보다 보면 ‘죽을 용기’라는 말에 동의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지켜본 바로 용기라는 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가 아니라 ‘결국 죽을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날들을 버텨내고 살아내겠다’는 의지에 가까운, 살아내는 용기였다.

 

‘임종의 지연’

어차피 과학의 영역을 벗어난 일이라면 임종이 지연될 때 대답할 수 없는 환자에게 묻고 싶어진다.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발걸음을 때지 못하는지, 알 수만 있다면 알아내서 그 바람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싶은 심정이 된다. 평탄하지 않았을 삶과 지난한 투병 끝에 떠나는 길만큼은 가능한 한 가볍게 떠날 수 있기를, 의사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바라게 되는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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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을 욕망하는 소년이 되길~ | 기본 카테고리 2021-01-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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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년을 읽다

서현숙 저
사계절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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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년이라는 말 속에 이런 아릿함이 있었던가?

 

사계절출판사에서 나온 <소년을 읽다>의 사전 서평단으로 당첨되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소년은 가나다와 다름없이 그저 글자였고, 사람, 남자와 같은 일반 명사였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소년’은 특별한 낱말이 되었다. ‘소년’을 발화할 때마다 명치 께가 아릿해지면서 급기야 그 기운이 눈으로 올라왔다. 지하철에서 이 책을 꺼내 읽다가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내 몸의 화학반응에 놀라 책을 덮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다행이었다.

 

 “제가 이전과 다르게 살 수 있을까요? 그게 제일 겁나요. 여기 들어오기 전과 똑같은 삶을 살게 될까봐...”

 

이 순간, 나의 안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겨를 없이 무너진다. 무너진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벽 아니었을까. 그 벽의 한 귀퉁이가 와르르 무너졌다. 무너진 틈으로 이 녀석의 존재가 현실의 무게로 묵직하게 전해져온다. 이 녀석이 나에게 아무 끈도 닿아 있지 않은 타인이 아니게 되었다는 신호다. 

 

 

 

 

 

 

 

위는 저자가 소년원 학생이 하는 말을 듣고 마음에 떠오른 생각을 쓴 내용이다. 흔히 빨간 줄 그어진다는 표현을 저 아이는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소년원을 나갔을 때 들어오기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걱정하던 소년은 이제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 선생님에게 묵직한 존재가 된다. 이렇게 아이들의 한마디와 선생님의 생각을 읽는 내게도 그 공기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일지처럼 담담한 기술에 과하지 않은 선생님의 생각이나 느낌을 읽으며 나는 자꾸만 눈앞이 흐려졌다. 왜냐하면 지인의 아들이 작년 11월, 소년원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현숙 선생님이 소년원에서 1년간 국어수업을 했던 기록이다. 중졸인증을 받기 위해 소년원에서는 수업을 받고 통과되는 제도가 있다. 선생님은 그곳에서의 수업기록을 책으로 내는 것에 대해 망설이다가 2020년 2월 신문기사의 댓글을 보고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위 기사에는 ‘세금이 아깝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야 한다’와 같은 댓글들이 달렸다. 저자는 추상적 존재가 아닌, 실제로 만났던 소년들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한다.


 

1년간의 수업이었지만 같은 학생을 계속 가르치는 것은 아니었다. 두 달 정도 수업시수를 채우면 나가고 다른 아이들이 들어오는 시스템이다. 간혹 다른 소년원으로 가는 아이들도 있고, 징벌방에 들어갔다가 2주 만에 오는 아이, 퇴원하는 아이도 있다. 저자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독후활동을 하는 과정은 여느 독서수업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데 왜 이들의 수업장면을 읽으며 나는 자꾸 울컥울컥했을까? 책을 읽기 전 나는 다짐 아닌 다짐을 했었다. 선입견을 버리자, 동점심도 버리고 읽자고! 읽어나갈수록 그런 다짐을 했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지인의 아들 사례가 오버랩되어 난 이미 선입견이란 두꺼운 장막 속에 갇혀있었다. 불과 얼마전 남편과의 대화에서, “소년원을 갔다 온 그 애가 정말 교화가 되어 나올까? 더 나쁜 범죄를 배워오지 않으면 다행일걸.” 이라는 말을 내가! 했다. 그 아이의 가정환경은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속속들이 다 알 수는 없고, 그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단정적으로 말했다. 소년원에 들어갔다는 정보만으로 저런 말을 함부로 내뱉었으니 많이 부끄러웠다.

 

 

이 책의 저자는 소년들이 왜 그곳에 들어왔는지는 모른다. 알게 된 정보가 있었겠지만 책에는 드러내지 않았다. 소년원에 온 아이들은 우리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소년들이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써먹으며 기뻐하고, 언젠가 해볼 거라고 희망에 부풀기도 하고, 작가와의 만남 후에 인생의 꿈을 정하기도 한다. 한편 책과 관련된 활동은 대부분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책을 읽어준 것도, 책을 선물로 받은 것도, 자신만의 책장을 가지게 된 것도, 독서동아리 활동을 한 것도, 책을 쓴 작가를 직접 만난 것도. 그런데 소년들은 두렵다. 그곳에서의 이력이 나중에 배제의 이유가 될까봐...

 

 

열다섯 살 밖에 안됐는데 택배 알바 경험이 있는 아이, 강제전학 당한 후 6개월간 삼시세끼 라면만 먹어서 30kg나 쪘다는 아이, 엄마의 기억이 하나도 없는 아이, 매일 심하게 싸우는 부모님을 피해 가출한 아이, 2년간 지내다가 퇴원하게 되었는데 집에서 아무도 오지 않은 아이.

 

이 아이들에게 저자는 이런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납고 날 선 마음의 결을 조용히 빗질해서 얌전하게 만드는 사람, 싸우듯이 살다가도 팔다리에 긴장 풀고 몸도 마음도 평평하게 눕게 만드는 그런 사람"

 

어쩌면 저자가 소년들에게 저런 사람이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저자의 국어수업에서 소년들은 시를 외우고, 편지를 썼으며, 책에서 감명 깊은 문장을 골라 그 느낌을 말했으니까. 국어수업만 하고 싶다 하고, 현숙쌤이 제일 친절하다고 말했던 소년들은 소년원 밖에서도 그 수업을 기억할 것이다. 처음 경험했던 국어수업이 앞으로의 생에 작더라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믿고 싶다. 저자가 마지막에 했던, ‘소년이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좋은 삶을 욕망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처럼...

 

 

소년원에서 한 국어수업 내용을 읽고 독자는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할 것이다. 나는 지인의 아들 때문이었는지 저자의 담담한 서술때문이었는지 자주 울컥했다. 그 아이가 소년원에서 나왔을 때 부모가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아이 아빠는 연락 끊겼던 친엄마와 다시 만난 이후로 일탈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정말 그 때문인지 알 순 없다. 그래도 친엄마와 만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 아이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가 부족했는지 모른다. 그들에게 이 말을 못 하겠지만...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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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사진의 용도 | 기본 카테고리 2021-01-27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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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후의 흔적을 사진과 글로 남기다니! 거기다 독자에게 동참을 권하다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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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빈 옷장 | 기본 카테고리 2021-01-2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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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만 읽었는데 작가의 문학세계 시작점인 <빈옷장>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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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진정한 장소 | 기본 카테고리 2021-01-27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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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대해 쓰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 깊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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