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나라를 위해,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감정을 포기해야 했던 왕자와 전쟁으로 인해 얻은 상처를 특유의 씩씩함으로 이겨내는 여주의 만남이라는 점만 보면 전형적인 구원서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으나 이 소설은 작가님의 필력과 촘촘하게 덧그려진 캐릭터들 각각의 매력들이 잘 짜여진 동화처럼 만들어냅니다. 무엇보다 전쟁이라는 사건을 제법 무게감있게 다뤄줘서 좋았어요. 전쟁에 얽혀있는 등장인물들이 나타나면서 아직 남아있는 그 잔상들을 꾸준히 꼬집어줘 더욱 그 무게감의 균형이 잘 나타나보였습니다. 어찌보면 사람과 사람간의 가장 큰 갈등인 전쟁을 인간관계로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부드럽게 잘 써주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 받아 본 작품이었는데 몰입해서 순식간에 다 읽었어요. 조금은 잔잔하다 느낄 수 있지만 절대적 악역이 극히 드문 글 속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갈등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걸 좋아하신다면 충분히 재밌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발 작가님 서브커플 외전 주세요...제발 여기 사람이 죽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