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암흑이다. 검은 바탕색만이 펼쳐져있다.
그림책 <보이지 않는다면>이다.
이 책은 하루 동안 눈을 감고 살아보는 체험이다.
막막하다. 아이는 우선 집을 나서기 전 신발을 찾아 신는것부터 난관이다.
신발을 제대로 신었다 하더라도 그 다음엔 계단.
한쪽 벽에다 손을 더듬거리면서 내려가는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아이는 두렵다. 그리고 더 두려운 것은...
바로 사람들의 시선이다.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을까하는....
온통 목적지에 닿는 곳에만 신경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다.
눈이 보이지않는 대신 귀로 듣는 것에 예민하고 냄새를 맡고 느끼는 것에 오롯이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공원에 닿았다.
친구들이 있다. 눈을 감싼 안대를 빼고서야 보인다. 모든 것이....
너무 무서워 그만할래.....
아이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진다. 이렇게 그저 몇시간 체험하는 것도 힘겹고
온 정신을 집중해야 되는데....
하물며 시각 장애인들은 평생동안 그렇게 살아야 되니 얼마나 힘겹고 답답할까?
눈을 감고 아이는 두려운 마음과 함께 보이지 않는 세상 또 다른 감각으로 느꼈을 터.......
지금 우리가 볼 수 있음에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된다.
이런 시각장애인 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장애인에 대한 시각들이 따뜻하게 변하지 않을까싶다.
효진이에게 물었다.
효진아, 너도 시각장애인 체험 한번 해볼래? 했더니.....
안 하고 싶다고 한다......
아이는 어쩌면 책을 통해 이 체험을 한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