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이도, 살림 살이도, 관계에서도 각박해졌고 피폐해졌다.
열심히 살려고 발버둥치지만 그런 노력을 비웃듯 세상은 녹록치않다.
가진 사람은 더 채우게 되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조차 빼앗기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그렇게 대한민국에서 서민이란 이름으로 살아간다.
살아간다는게 왜 이렇게 힘든걸까? 자꾸 뭔가를 포기하게 만드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를 혼란스럽게 당황스럽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풍요 속의 빈곤'이란 말이 그 어느때보다 와닿는다.
세상은 많이 변하고 있는데, 삶은 나아진게 없다. 삶의 질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성숙해진 시민들은 한발짝 앞으로 나아가는데, 시민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의 이익만
탐한다. 그래서 모든 분야에 관심과 앎이 필요하다. 더이상은 호구(갱)가/이 되지 않기 위해서.
자꾸 삶에서 뭔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그 느낌을 제대로 알려주는 책 <나는 더 이상 끌려아지지 않기로 했다>
어렵지않게 쉬이 읽혀지는 책이다. 그렇다고 가벼운 책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문제들을 훑어본다.
그 속에서 무엇이 문제이고, 우리가 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책 부제목이 강렬하다. '내 주머니에 꽂은 빨대처리법'
사정이 나아졌으면 주머니가 두둑해져야 하는데, 모래성처럼 서서히 빠져나간다. 눈이 달린 듯.....
자본주의 천국이 된 세상에서 기업은 우리의 지갑을 기막힌 타이밍으로 털어 간다.
들어오기 무섭게 나가는 항목은 집집마다 다르지 않다.
통신비(핸드폰 요금, 인터넷요금...)/보험료/아파트 대출금/차 할부금/ 아파트 관리비/전기가스요금/
차량 주유비/학원비/그외 카드대금/ 어쩌다 부의금 축의금/세금...
고정지출은 자동이체를 걸어놓으면 무섭게 빠져나간다. 어떤 내역으로 나갔는지 겉으로만 볼 뿐 어떤
이의제기도 하지 않는다. 그럴려니하고 만다. 줄일 수 있는 항목과 비용은 아무리 따져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데... 이런 일반적인 우리네 가게 지출 상황에 빨대를 꽂은 기업들은 그들의 손익계산만 할 뿐이다.
'소비자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아라. 하지만 빨리 싫증이 나도록 디자인하라"
세계 일류 기업들의 제품 개발에서 디자이너들에게 주문하는 핵심 콘셉트라고 한다.
에디슨이 처음 발명한 전구에는 가느다란 선이 아니었다. 철삿줄과 같은 제법 굵은 선이었다.
수명은 무려 25,000시간 이상을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몇 년이 지나자 전구업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전구를 한번 사면 오래 쓰다 보니 잘 안 팔렸기 때문이다. 고심을 거듭한 그들은 1,000시간 위원회를 만들고 필라멘트 수명을 1,000시간으로 줄이는데 합의했다. 필라멘트 선을 가늘게 하여 전구의 수명을 줄인 것이다. 지금의 필라멘트는 그렇게 해서 수명이 짧아지게 된 것이다.
순전히 업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말이다. (p52)
햐아.... 이렇게 빨대를 꽂은 업자들이 그들 뿐이었을까? 싶다.
그러고보면 우리 토종기업 LG전자가 너무 대단하게 느껴진다.
집에 있는 가전제품은 거의 LG인데, 10년 훨씬 지났는데도 고장 한 번 나지 않았다.
소비자가 기업에 빨대를 꽂아버렸다. 닳도록 사용해도 거뜬하니깐.
더 대단한것은 그 쉬운 광고 조차도 잘 하지 않는다는거다. 자기들이 만든 제품에 자신감이 있다는
소리다. LG가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허투루 대충대충 만들어봐요 라고 말할 수가 없다.
빨대 꽂은 기업(자본가)에게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복잡함보다 단순함을 추구하라고 한다. 요즘 핫이슈가 되는 무소유와 미니멀 라이프 정도랄까.
확실히 무언가를 많이 가질수록 더 집착하는 것 같다. 굳이 필요없는데 계속 뭔가를 사들이는 행위로
불안감을 잠재우려는 것은 그 때 뿐이다. 가질수록 더 공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무엇이, 어디가 좋다고 하면 불나방처럼 그 쪽으로 모여든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본이 흐르는대로 마구잡이로 파헤친다. 잘 따져보지 않은 사회간접자본이 들어가는 큰 규모의 개발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무모한 4대강 사업, 수지 타산을 전혀 고려하지않은 철도 건설, 지자체의 의미없는 이런저런 사업들,..... 이익을 탐내는 업자과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의 합작품이다.
대부분 국민들이 손해보는 공약과 개발들이다.
'도시 재생'이란 말이 낯설면서도 지금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자꾸 파헤치고 없애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것을 고스란히 활용하는거다.
뜨고 있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우리나라 '순천만 정원이나 생태늪지' 처럼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 이름대로 복원하는거다.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인공적인 곳이 아닌 자연이기에...
책을 읽다보니 개인 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 기본이 무너졌음을 느낀다.
돈에 눈이 멀어 기본을 지켜지 않고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빨대를 꽂는다.
법을 어기면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는 '불법필벌'이 낯설게 들린다.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입에 발린 소리로 표를 구걸하면서 그동안 은연중에 얼마나 많은 불법이
자행되어져 왔는지를 알 수 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고 자꾸 국민들에게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 그리고 나몰라라 하는 식이다. 많은 좋은 제도들이 있고, 의미있는 제안들이 있지만
실생활에 사용하지 않으면 우린 계속 어느 누군가에게 빨대 꽂힌 채로 계속 살아야될지 모른다.
좀 더 나은 삶을 살려면 우선 제대로 정보를 취하고 알고 행동해야 된다.
그래야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을테니깐.
우리네 사회 현실을 바로 볼 수 있고 가늠할 수 있는 책을 만나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