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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평범한 일상의 기록 | 지혜의 샘 ▶2022-52 2022-09-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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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마쓰이에 마사시 저/권영주 역
비채 | 2018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담백하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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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의 제목과 여름이라는 시간적 배경, 여름 숲과 별장, 건축과 사람 이야기의 

담백함이 아주 좋게 각인되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다. 책「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이다. 

두 권의 책을 읽은 결과 이 작가의 문체는 덤덤했다. 조용하지만, 여운이 남는...

일상을 다뤘는데, 주변 환경과 인물의 묘사가 과하지않게 몰입되도록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적절한 장소에 잘 배치된 듯한 느낌이랄까!

집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고, 이야기의 배경과 어울림이 있다. 

시간 설정에 있어서도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1년이란 시간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장소와 시간, 사람과 자연 안에 녹아있다.

 

책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이혼 후 다시 독신이 된 남자가 새 동네, 새 집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책의 첫 문장이 '이혼을 했다' 라고 시작한다.

에둘러 표현하지 않은 사실적 첫 문장에 바람이 스며드는 듯한 마음의 서늘함을 느꼈다. 

혼자 된 남자가 원하는 집은 자연림이 남아있는 공원 근처에 있을 것,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할 수 있는 오래된 단독주택일 것.

비단 혼자가 된 남자가 원하는 집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도 이런 집을 동경하지 않을까?

붐비는 도시와 적당히 떨어지되, 완전히 생활 근거지에서 고립되지 않은 바깥 지역.

생활이 피폐하지 않다면, 돈 있으면 정말 살 만한 곳...

 

▶ 오카다는 아직 사십대잖아. 월급은 많이 받으면서 마음 편하게 혼자 살지.

이걸 우아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 하여간 부러울 따름이군. 

이걸 우아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77쪽)

'으스스하게 춥고 벌레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욕조에서 목욕하는 나를 봐도 사쿠라자키 씨는 

우아하다고 말할까. 말할 것 같다....(78쪽)

 

겉으로 보는 것과 살아내야 하는 삶을 보는 시각은 이렇게 차이나기 마련이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어느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는 편한 이런 삶이 우아하다고 하면......

기혼 남성들의 로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결혼하지 않고 삶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할수도.

 

▶일 관계로 만나서 삼 년간 어깨에 손을 얹은 적도, 심지어 악수한 적도 없었다.

줄곧 브리에크를 밟고 만일을 위해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걸었다. 그렇기에 가나의 이사를 계기로

가까워진 거리는 바싹 마른 짙단에 성냥불을 갖다대는 것 같은 일이었다.

연애 금지의 신이 있다면 이제 다 틀렸다며 눈을 감고 머리를 내저었을 게 틀림없다.(58쪽)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생각의 전환이 남자에게도 일어난다. 

5년동안 연애하고 헤어졌던 여자(가나)를 다시 만났다. 무감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남자의 독백이 인상적이었고, 아무래도 우아한 독신의 삶은 끝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표현이 너무 딱이어서 이 작가 의외로 맛있게 글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아한 남자의 삶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려고 한다. 

타인과 한 지붕 밑에서 살아갈 자신도 별로 없는 남자의 마음이 흔들린다. 

외로워도 혼자만의 왕국을 원했는데....

오래된 집을 고치면서 혼자 사는 생활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갖춰져갔는데....

남자의 마음에 들어온 여자의 존재는 집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았다는 고백에서

아.... 외로움보다는 그래도 사람이구나! 

 

▶가나와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고, 시시한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고 싶다.

나이를 먹어서 정신이 흐려질 때까지. 아니, 흐려진 뒤로도........

우아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 (254쪽)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작품은 누구나 들여다보기 쉽게 일상을 촘촘하게 표현했다. 

표현이 섬세한 느낌을 매번 받는다. 일본 문학의 특징인가 싶기도 하고.

참 희안하다. 평범한 어느 누구의 일상 기록인데, 꼭 내가 아주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참 끌리는 작가이다. 아무래도 한 권의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작년 봄에 출간된 책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예약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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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날! | 끄적끄적 2022-09-2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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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 추분이 지나 가을 속으로 들어왔다.

낮의 볕이 따갑다. 

밤낮의 기온차가 크다. 

시간이 멈춘 줄 알았는데, 째깍째깍~~~

파란 하늘 구름 둥둥

푸르름에 부푼 예쁜 하늘이 펼쳐졌다. 

봄에는 땅을 내려다 보고, 가을에는 하늘을 올려다 본다. 

버스 타고 출근하면서 뭉클해지다니...

예쁜 하늘 때문이야~~~

 


 

점심을 먹고, 학교 운동장을 돈다. 

20~30분 정도 걷는다. 

이어폰 끼고 음악 들으면서 걷는다.

걷기에 너무 좋은 날, 그 느낌 아니깐^^

 




 

송엽국이 환하게 웃고 있다.

나를 반기는데... 그냥 지나칠 수 있나.

눈길 주며 한참동안 쪼그러 앉아 머물렀다.

꽃 핀게 대견해서 계속 봐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뻐서 사진도 찰칵~~~

이래서 나에게 걷기는 운동이 아니라 산책이다. 

자연을 둘러보면서 느릿하게 걷는 것은 기쁨을 준다.

바쁘지 않다.

 



 

닭의장풀이 학교 화단 풀섶에 많이 피었다. 

볕을 향해 두 팔 벌려 꼿꼿이~~~

물 빠지는 사각수로관 안에까지 닭의장풀이 피었다.

볕 보러 쭉쭉 뻗어 나왔다.

아.... 너희들 어쩜 좋아~!

이런 생명력에 매번 감탄한다.

나도 허투루 말고 잘 살아내야겠구나.

불평 불만 말고 감사하면서^^

그냥 지나칠 수 있음에도 그냥 못 지나가는 내 마음도 토닥토닥~~

이런 내가 나는 참 좋다.

 


 

종 모양의 흰 꽃이 한 가지에서 꽃을 피워냈다.

갈색의 꽃받침까지 있으니 단아해보이기도 하고. 

'꽃댕강나무' 라고 한다.

소녀들의 재잘거림이 느껴진다고 적혀있는데....

정말 그렇네.

소녀들의 함박웃음꽃 같기도 하고.

평안해보인다. 

이런 꽃을 보게 되다니...

명랑한 가을 산책을 즐긴다.

 


 

하루 하루가 선물같은 날들을 보낸다. 

가을이란 시간이 주는 선물은 나에겐 값지다.

오늘 하루 나의 지금을 맘껏 즐겨라.

Carpe di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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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방앗간의 편지」가을이 스며들었다 | 지혜의 샘 ▶2022-52 2022-09-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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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저/이원복 역
소담출판사 | 2022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작품들마다 반짝반짝 빛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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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이야기,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책을 읽고 싶다.

어딘가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 그렇다고 여행기는 (정중하게) 사양~!

가을빛이 내 눈으로 보이는 곳곳에 스며들었다.


파란 하늘, 바람

의 언덕, 하늘거리는 갈대, 풀이 눕고 일어섦.... 완벽한 가을 조합이다.

이 가을을 느끼기에 알퐁스 도데의 작품만한 것이 있을까?

드넓은 프로방스 초원에 가을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상상된다. 

가을 걷이를 한 후, 프로방스 언덕배기로 넘어가는 마차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갓 수확한 밀을 가루로 빻아내는 풍차 방앗간 돌아가는 소리...

해 넘어갈 때 붉게 물들어가는 언덕배기 저녁 놀...... 주옥같은 작품들의 배경이 스며있다.

어쩌면 자연에게서 멋진 작품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학창시절 때 읽었던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 느낌은 사뭇 다르다. 

 


 

프로방스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단편 소설 24편을 모아 「풍차 방앗간의 편지」로 엮었다. 

알퐁스 도데가 풍차 방앗간을 현금 주고 일괄 계약으로 매매했다.

호젓한 자신만의 공간이 될 방앗간이 마음에 들었고, 자신의 시작(詩作)에도 활용할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풍차 방앗간을 매매했다고 하는데.... 역시 호기심 가득한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이는 자연은 무궁무진한

작품 세계로 데려준 듯 하다. 깊은 사색은 사실적인 묘사를 가능케했고, 폭넓은 감수성을 선물한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 소설들은 뭉클하면서 아름답다.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르겠지만...

 

19세기 중, 후반 프로방스 지역에 대한 동경과 환상 때문인지 몰라도 많은 예술가들이 프로방스를 예찬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과 희미한 노란 가스등과 즐겨 마셨던 압생트 등

당시의 생활 풍습과 문화, 사회를 엿보는 듯 좋았다. 

시인과 화가가 보는 프로방스의 풍경은 사뭇 다르구나!

 


 

작품들은 알퐁스 도데가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는 물론이고, 이웃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나 전설 등

다양하게 엮어져있다.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는 듯한 말투는 참 다정하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기쁨과 교훈, 슬픔과 회한 등 여러 감정들이 교차한다. 

 

가장 아슬아슬했던 이야기는 '세 번의 독송 미사' 이다. 

세 번의 미사, 자정 미사를 끝으로 성탄절 전야 만찬 순서가 있는데

신부님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축복 넘치는 미사에 집중하기보다 만찬에 마음 가 있다. 

만찬에 나오는 훌륭한? 요리들을 빨리 맛 볼 생각에 미사를 얼렁뚱땅 해치우는 식으로.

식탐이 신부님의 마음에 가득했다. 

 

'서둘러 끝냅시다. 서두릅시다..... 우리가 미사를 빨리 끝내면 끝낼수록 빨리 만찬을 먹을 수 있잖아요.

휴, 첫 번째 미사는 끝났다! 뗑그렁 뗑! 뗑그렁 뗑!

이번에는 식탐의 악마에 완전히 넘어간 불행한 신부는 미사 경본에 달려들어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마치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듯이 책장을 빠르게 넘겼다. 그리고 재빨리 머리를 숙였다가 일어나면서 

성호를 긋고 무릎을 꿇었으며 되도록 빨리 끝내기 위해 모든 동작을 짧게 했다..... 시간이 너무 걸리는 

긴 구절은 아예 입을 벌리지도 않고 앞부분만 말하고 뒷부분은 대충 얼버무려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밤참을 먹을 시간이었다.

밤참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쌍한 발라게르 신부는 초조감과 식탐으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193-195쪽)

 

믿는 사람으로 찔림이 있는 이야기였다. 비단 식탐이 아니라 다른 곳에 마음이 가 있어서 예배에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일주일에 오전 9시 딱 한 번 예배인데, 그 예배를 통해 일주일을 살아갈 힘과

위로를 얻는데. 너무 소홀히했던 예배, 발라게르 신부는 다름아닌 내 모습이 아닌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허구의 이야기는 아울러 나와 내 삶을 들여다보고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알퐁스 도데의 작품에는 교황/신부/수사 등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이야기들도 많다.

조용한 듯 익살과 해학(희화화), 풍자의 대상이 되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이 오늘 지금 이 시대에도

잘 드러나지 않지만 많을 것 같다. 존경과 모범의 대상이 되는 그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알퐁스 도데의 책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프로방스 색채가 가득 담겨있다.

가을 걷이 끝낸 넓은 들판에 새들이 찾아온다.

수확한 밀을 빻으러 가는 농부들의 마차는 경쾌하다. 

풍차 방앗간의 풍차는 가을 바람을 앞세워 부지런히 돌고 돈다. 

아울러 시간이 흘러 낡고 퇴색된 풍차 방앗간에 시인이 산다.

시간이 멈춘 풍차 방앗간에 시인이 다시 시간이 살아나 움직이게 한다.

여기저기서 건네받은 이야기들은 편지가 되어 전해지고 전해진다.

따뜻한 가을볕의 온기가 풍차 방앗간에 드리워져있다.

선물 같은 소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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