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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포레스트 에디션) | 기본 카테고리 2022-10-2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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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곰돌이 푸 원작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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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디즈니표 곰돌이 푸의 삽화와 메세지를 담은 에세이다.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일련의 에세이집이 몇권인가 출간되었는데 그중에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가장 유명하고 베스트셀러까지 되었던 꽤나 인기가 있던 책으로 알고 있다. 그 책이 몇 년만에 새롭게 포레스트 버전이란 이름으로 재출시되었다. 약간 생소할 수도 있는데 책임 의식 있는 방식으로 산림자원의 경영 및 관리가 이루어지는 숲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FSC 인증'도 받았고, 석유 의존도와 독성이 낮은 콩기름으로 인쇄를 한 '포레스트 버전'이란 이름에 걸맞는 그야말로 친환경 컨셉이다. 곰돌이 푸라는 캐릭터 자체가 숲에서 자연과 함께 어울려 유유자적 살아가는 자연인과 같은 느낌이고, 거기다 책의 내용 역시 팍팍한 현실과 숨가쁜 생활 속에서 잠시 쉼을 주는 메세지라서 전체적으로 이 책과 포레스트 에디션이라는 컨셉이 잘 들어맞는다고 느껴진다. 

 

책 표지가 곰돌이 푸 단독샷에서 푸와 친구들의 단체샷으로 바뀌었는데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느낌이 들어서 이쪽이 더 좋다. 그리고 매끈한 캐릭터 디자인에서 파스텔풍의 삽화로 바뀐 것도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더 좋다. 표지의 촉감도 참 좋다. 비닐이 아닌 까슬까슬한 종이라서 책을 들고 읽을 때 손끝에 닿을 때마다 따스함이 느껴진다. 말하자면 매끈한 펜이 아니라 사각거리는 연필을 쥐고 글을 쓸 때와 같은 감성이 느껴진다고 하겠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삽화는 아마 디즈니 만화영화의 장면들이 사용된 것 같은데 그외에도 캐릭터 스케치와 일러스트 같은 여러 형식의 삽화가 들어가 있어서 다양한 푸의 그림을 즐길 수가 있다. 삽화가 상당히 퀄리티가 높고 깔끔해서 이것만으로도 곰돌이 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소장가치가 있겠다.

 

책의 형식은 곰돌이 푸나 그 친구들의 삽화와 함께 '다 잘될거야, 걱정하지마' 느낌의 짧은 감성 메세지가 보여지는 식이다. '인생의 늪에서 빠져 나오는 힘' '모든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인생이라는 숲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면'라는 3가지 테마로 챕터가 나뉘어져 있지만 챕터에 따라 그 내용이 많이 다르다거나 각 챕터별로 특별히 차별점이 많이 느껴지는 건 아니다. 여기 소개된 문구들은 아마 원작 만화에서 나왔던 대사들인 것 같다. 디즈니표 곰돌이 푸는 캐릭터 자체가 느긋하고 긍정적인 아이라서 주변에서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특징이다. 욕심을 내지도 않고, 좀처럼 화를 내지도 않으며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또 어떤 일이건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해결해나가는데 이런 점 때문에 애니메이션 자체가 상당히 밝고, 힐링물에 가까워서 작품 속에 나오는 대사들도 감성적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인스타 명언 같은 문장이 많은 것 같다.

 

책에 소개된 문장에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은 철학적 고찰이나 인간에 대한 대단한 통찰이나 거창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의 시각처럼 너무나 단순하고 원론적인 내용인 것이 많고 때로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서 무책임하게 들리는 것조차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글에서 편안함과 작은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너무나 팍팍한 삶 속에서 우리는 답도 없는 수많은 고민, 걱정, 근심을 안고 살아간다. 아무리 걱정을 해도 뚜렷한 답도 없는 일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너무 허무하게도 들리지만 결국은 그것만큼 명징한 해결책도 없을텐데 해답은 언제나 가까이 있고 누구나 알지만 막상 생각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아둥바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는 그런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내가 처한 어려움과 팍팍한 삶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진리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행복을 매일 느낄 수는 없지만, 한번의 행복이 내 삶을 의미 있게 해줘요

요즘들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엄청 많아졌다. 힘든 회사일, 빡빡한 사회생활, 숨막히는 인간관계에서 잠시 벗어나서 여행을 훌쩍 떠나는 것으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데 여행이란 건 단순히 현실을 떠난 며칠간의 행복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날의 좋았던 기억과 앞으로 또 그런 여행을 떠날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힘든 현실도 조금은 견디기가 좋다고 한다. 매일 계속되는 힘든 일상도 한번의 행복한 기억으로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꼭 여행이 아니어도,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갔던 일이나, 멋진 공연을 봤다거나 하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수많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있다. 한번의 행복을 자꾸자꾸 쌓아가면 매일이 행복으로 가득찰 수도 있지 않을까?

 

 

가끔은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보세요

어릴 때는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했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주위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입장이나 위치를 생각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참고 하지 못하게 되는 일도 너무 많다. 내 삶의 중심이 가족이나 연인, 회사 등 다른 사람이나 다른 주체로 넘어가버리게 되는데 그런 삶을 살게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게 된다. 가끔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보는 것이 진짜 행복이 아닐까 싶다

 

 

무엇을 하고 싶은 지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요

선택장애가 있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인데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미루게 된다. 문제는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맡길 경우 대부분의 경우 다른 사람의 선택이 내 마음에 꼭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엔 결정을 대리시킨 사람을 원망하기도 한다. 나의 행복을 다른 사람의 선택에 맡기지 말자.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는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하겠지만

 

 

‘멋진 하루를 보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삶

언젠가부터 소확행이란 말이 크게 유행했다. 하루하루 내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행복에 감사하자는 의미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룰 수 없는 큰 행복을 포기한다는 일종의 현실과의 타협인 셈이다. 어차피 우리는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멋드러지고 잘난 인생을 살 수는 없다. 물론 그런 멋진 삶을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을 부러워만 해서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나 초라하고 불행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들처럼은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복을 찾는 노력은 좋은 것 같다. 매일 작은 소확행을 누리고 멋진 하루를 보냈다고 만족해한다면 일상이 행복해지겠지

 

 

이미 선택한 것에 미련을 두지 마세요

후회는 현실의 자신을 가두는 영겁의 감옥이다. 과거를 후회하고 지나간 일에 미련을 가지게 되면 그 인생은 고달파진다. 이미 선택한 것에 미련을 두지 말자. 그 당시의 선택은 그 때의 내가 많이 고민하고 내린 결정일테니 그 때의 나를 믿어야 한다. 결과론적으로 나쁜 선택이 되었다고 해도 그건 그거대로 의미가 있다. 모든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감당하는 것이다. 언제나 좋은 선택만을 하게 되지는 못한다. 때로는 나쁜 선택을 감당하는 것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정직하세요

우리는 자기 변명을 참 많이 한다. 결심한 것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를 굽힐 때, 소신과 신념을 저버릴 때도 항상 자기 스스로도 믿지 못할 거짓말로 자신에게 변명을 늘어놓는다. 자기를 속이기 시작하면서 나중에 후회할 짓을 많이 하게 된다. 적어도 스스로에게 정직하다면 적어도 시간이 흐른 후 후회하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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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 기본 카테고리 2022-10-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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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꿀딴지곰 저
보누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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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게임을 참 많이도 했다. 물론 우리 때는 지금처럼 게임이 아니라 오락이라고 불렀고, 오락실이라고 했지 아케이드 게임장 같은 쎄련된 말은 몰랐다. 오락실 입구에는 지능개발이라는 글이 적혀있었지만 그렇게나 오락을 많이 했음에도 지능이 개발이 안 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오락이 지능개발을 하진 못 했던 것 같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때면 항상 친구들이랑 오락실에 들러서 오락을 했다. 당장 우리 때만 해도 이미 길거리에서 다망구를 하던 시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락실의 출입이 많았다. 학교에서는 다망구나 땅따먹기를 하며 흙을 파먹고, 땅바닥을 굴러다녔지만 학교 밖에서는 차도 많이 다니고 마땅히 놀곳이 없어서 그랬는지 그런 놀이를 잘 안했고 오로지 오락실이었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이지 다른 애들은 학교 밖에서도 스트리트 게임을 더 많이 즐겼을 수도 있다. 아무튼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오락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지금은 그 날의 기억이 오롯이 추억이 되었다.

 

시대가 흐르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오락도 많이 변해갔다. 처음에는 뿅뿅거리며 미사일을 쏴서 적을 죽이는 갤러그류의 슈팅 게임을 많았는데 나중에는 버튼을 많이 쓰는 스트리트 파이터나 킹오파 같은 격투 게임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PC방이 나오고 스타가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게임'에 밀려 '오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게다가 플스나 닌텐도 같은 콘솔 게임, 휴대용 게임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오락실의 천년왕국은 그렇게 몰락하게 되었다. 가끔 지금도 한번씩 생각이 나서 극장 같은 곳에 갔다가 오락실에 들러보지만 옛날 그맛도 아니고 한판에 500원씩이나 되다보니 선뜻 손이 안 간다. 난 오락을 그렇게나 많이 했지만 결코 잘하는 애는 아니었기 때문에 나에게 오락이란 돈을 깔아놓고 하는 돈지랄이어서 지금처럼 500원이나 되면 순수히 오락을 '즐기기'가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에뮬로 옛날 고전 게임을 집에서 하고 있는데 역시 옛날만큼의 맛은 나지 않는다.

 

아마 내 또래라면 이렇게 '오락'에 대한 각자의 추억도 많고 할 말도 참 많을 것 같다. [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는 그 시절의 명작 오락실 게임과 게임 문화의 변천 등을 다루는 본격 추억팔이 오락 이야기이다. 책의 제목은 '레트로 게임'이라지만 우리때는 무조건 오락이라는 말을 썼고, 실제 책에서 다루는 것들도 '오락'이었던 시절의 게임이었기 때문에 레트로 게임보다는 오락이라는 명칭이 더 걸맞고 또 정감이 간다. 책에는 오락실 게임과 콘솔 게임으로 구분하여 과거 1980년 초반의 오락실 시대의 고전게임부터 2000년대 초반의 게임까지 우리가 사랑했던 명작 게임을 쭉 정리해 놓았는데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그리고 현재라는 시대별로 구분하여 정리하여 놓았다.

 

우선 콘솔이라는 말부터 정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콘솔 게임이라는 건 흔히 말하는 게임기다. 패미컴, 플스, 엑스박스, 닌텐도 위, 거기에 휴대용 게임보이도 모두 콘솔 게임에 포함된다. 앞서도 말했지만 초기에는 게임, 오락이라고 하면 전부 오락실 게임을 말했지만 콘솔 게임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오락실은 쇠퇴하게 되었다. 지금은 에초에 콘솔 게임기용의 게임이 개발되어 나오지만 과거에는 아케이드 게임이 콘솔용으로 이식되는 경우가 많아서 콘솔 게임기 파트에서 다루고는 있지만 사실 오락실에서 하던 게임도 있다. 초기의 콘솔 게임이라고 하면 책에서도 나오지만 지금의 컴퓨터의 느낌이 나는 MSX였는데 우리집에도 이게 있었다. 그러나 막상 게임팩은 한두개 밖에 없어서 실제로 이걸로 게임을 많이 하진 못 했었다. 그후 나온 콘솔이 패미컴이다. 패미컴이 한국에서 정발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패미컴용 팩은 역시 정발본이 아닌 불법복제본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당시에는 게임팩이건 비디오건 전부 불법복제였다. 그땐 그랬다.

 

개인적으로는 콘솔 전용 게임은 그다지 많이 하지 못 했다. 어떤 게임이 있고, 어떤게 유명한지 정도는 알지만 그런 게임들을 직접적으로 많이 해보진 못했다. 오로지 아케이드 게임 aka 오락실에서의 게임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책에 소개된 게임 중에서도 오락실에서 직접 했었던 게임들에 더 눈길이 갔다. 책에 소개된 게임들은 게임 화면을 보여주는 2장의 스냅샷과 함께 개발사와 출시년도, 그리고 간략한 게임에 대한 개요나 설명 등이 나열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우선 각 게임마다 정식 게임명이 표기되는데 실제로 당시 오락실에 붙어있던 게임명과는 다른 것이 꽤 많다. 당시에는 정식 게임명이 아니라 수입업자나 오락실 주인 아저씨가 갖다붙인 것이 게임명이 되기 때문에 오리지널 게임명과는 다르게 알려진 것이 많았고 때로는 동네마다, 혹은 오락실마다 타이틀이 다른 것도 있었다. 때로는 오락기계에 게임명이 붙어있었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멋대로 아이들끼리 부르던 별칭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튼 책에는 정식 타이틀이 소개되는데 책을 통해 오리지널 타이틀을 처음 알게된 게임도 많이 보있다.

 

가장 처음 등장하는 게임은 1978년 타이토에서 개발된 스페이스 인베이더. 흔히 고전 오락실 게임이라고 하면 갤러그를 떠올리게 되는데 고전게임이라고 알려진 갤러그가 1981년에 만들어졌고, 이미 그 이전에도 인기있는 게임들이 많이 있었던 것.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슈팅 게임의 원형으로 외계인이 등장하는 첫번째 게임이라고 한다. 당시 이 게임은 상당히 센세이션 했던 것 같은데 스페이스 인베이더 때문에 게임산업의 판도가 달라졌다는 말까지 하는 모양이다. 물론 그 전에도 아케이드 게임은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가장 오래된 오락실용 게임인 통칭 벽돌깨기라고 부르는 아타리의 1972년 퐁이다. 책에는 1976년의 퐁의 오락실 아케이드 버전의 브레이크아웃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전까지는 점 하나를 움직여서 벽돌을 깨는 게임을 하다가 우주선이 나와서 외계인을 깨부수는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나오니 그 충격은 엄청났을 것 같다.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영향으로 이후 더양한 카피 게임들이 쏟아졌다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게 1979년 남코의 갤럭시안이다. 갤럭시안은 이후 1981년 남코의 갤럭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 1980년 남코의 팩맨 역시 두말하면 아프다. 남코의 최고 히트작이라는데 아케이드 게임을 다룬 아담 샌들러의 영화 픽셀에서도 영화 포스터에 팩맨의 이미지가 나올만큼 서구권에서는 아케이드 게임의 대명사쯤 되는 모양이다. 1980년 남코의 탱크 바탈리언도 어릴 때 꽤 많이 했었다. 1981년 남코에서 또 하나의 명작이 나오는데 바로 뉴랠리X 일명 빵구차다. 게임 자체도 유명하지만 게임 BGM이 더 유명한 게임이다. 1982년 아이렘의 문 패트롤은 어릴 때 자주 했지만 너무 어려워서 엄청 빨리 끝나서 항상 아쉬워했던 게임이다. 상당한 순발력을 요구하는데 도무지 너무 어려워서 첫판 깨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1982년 유니버설의 미스터 도는 한국 오락실에서는 삐에로라고 불렀는데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어려워서 한두번 해보다가 더는 하지 않고 대신 뒤에서 구경은 많이 했다.

 

1982년 세이부 전자의 폰포코 일명 너구리. 폰포코가 너구리라는 뜻이니까 크게 오리지널 타이틀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역시 당시에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던 게임으로 첨엔 이거 하려고 애들이 동전을 엄청 올려놓았었는데 나는 역시 구경 위주였다. 1983년 자레코의 엑세리온. 우리는 엑스리온이라고 불렀다. 이건 정말 엄청 재미있었는데 물리법칙을 보여주는 미끄러지는 기체의 움직임이 멋있었다. 탄알 수에 제한이 있는 따발총과 무제한의 단발총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적을 죽여야 하는데 총탄이 제한된 따발총을 아끼다가 빨리 죽어버리기 일쑤였다. 관성의 법칙으로 레버를 놓아도 기체가 미끄러지기 때문에 미치 적과 적의 공격을 예상하고 움직여야 하므로 난이도가 높았다. 역시 잘하지는 못하지만 가장 좋아했던 게임이다. 만약 지금 고전 게임을 하나 하라고 하면 이걸 하겠다고 할만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명작.

 

1983년 남코의 제비우스. 이것도 정말 명작이다. 공중과 지상을 따로 공격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서 신선함을 주었다. 적을 죽일 때 나는 소리가 귀엽고 경쾌했던 기억이 있다. 1984년 산리츠 전기의 뱅크 패닉. 오락실마다 구석에 있는데 이걸 하는 사람은 많이 못 본것 같다. 1984년 캡콤의 1942는 상당히 많이 했다. 이후로도 194X 시리즈가 많이 나왔는데 1942 1943 두개가 가장 유명. 2차대전이 배경으로 일본에서 만든 게임인데 미국 비행기로 일본을 작살내는 아이러니한 스토리. 그때는 그런 것도 모르고 그냥 했다. 1942보다는 조금 더 게임성이 많아진 1943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친구랑 오락실 가면 둘이서 항상 1943을 했었다. 1984년 테칸의 봄잭도 정말 인기있었는데 한번도 해본적은 없다. 1984년 코나미의 서커스 찰리와 1983년 코나미의 하이퍼 올림픽은 뒤에서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없었다. 저런걸 왜 하나 몰라 싶었다.

 

1984년 아이렘의 스파르탄X는 오락실에선 성룡이나 이소룡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던 것 같다. 스파르탄X는 성룡의 쾌찬차의 북미 개봉 타이틀인데 실제 영화는 쾌찬차가 아닌 이소룡의 사망유희와 같다. 게임은 상당히 재미있다. 1986년 테크모의 아르고스의 전사는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적과 싸우는 스타일이라던지 무기, 적이 죽을 때 폭사하는 것이라던지 차별화된 부분이 있었다. 1985년 코나미의 그린베레는 너무 좋아하는데 상당히 재미있어서 자주 했었는데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긴 워낙 오락을 못 하니 어지간한건 다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다. 1986년 토아플랭의 겟스타는 로봇이 행성을 돌아다니며 그 행성의 적을 죽이는 게임인데 디자인도 그렇고 좀 독특했다. 1986년 세타의 황금의 성은 원코인으로 끝판을 깨는 몇 안되는 게임 중 하나다. 황금성의 묘미는 적의 칼을 부순 후 하나씩 옷을 벗기는 건데 중간에 여기사가 나오고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1985년 세이부 개발의 너클조. 너클조 이건 정말 엄청 재미지다. 버튼을 빨리 누를수록 너클조도 주먹을 빨리 연타하는데 그래서 연타 실력, 소위 '갈기'를 잘하면 게임에 유리했다. 갈기를 못하는 애들은 문방구에 있는 뽑기 캡슐을 손가락에 끼우고 버튼을 갈아댔다. 1988년 세가의 수왕기는 정말 으스스했다. 괴물과 싸우면서 이상한 구슬을 먹으면 파워업을 하고 마지막엔 늑대인간이나 드래곤으로 변신해서 공격하는가하면 적의 비쥬얼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1987년 NMK의 사이킥5는 당시 꾸러기 5형제라고 불렀다. 당시 엄청나게 인기가 많아서 항상 사람이 버글버글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책을 보니 사탄의 부하와 싸우는 퇴마 액션이었다고 한다. 1987년 코나미의 콘트라는 혼두라라고도 불렀다. 움직임이 상당히 좋고, 총알도 8방향으로 날아가는데 이런 류의 게임 중 가장 게임성이 좋은 잘만들어진 모범사례라고 하겠다.

 

1987년 캡콤의 블랙 드래곤은 적을 죽이고 먹은 돈으로 원하는 무기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필요한 아이템을 사는 RPG게임 같은 시스템이 도입되서 새로운 재미를 주었다. 1988년 테크노스 재팬의 서유항마록은 서유기라는 이름으로 불렀는데 이걸 정말 엄청나게 많이 했다. 친구와 둘이서 학원에 가기 전이나 끝나고 올 때 항상 2인용을 했었는데 나는 사오정을, 친구는 저팔계를 했다. 각자 고유의 특수기술이 있는데 사오정의 번개공격이 광역 공격으로 가장 유용했다. 이것도 컨디션 좋을 땐 원코인으로 끝판을 깨기도 했던 추억의 게임이다. 1987년 세가의 시노비는 상당히 인기가 많았다. 난 잘 못해서 언제나 두번째 판에서 끝이 났는데 구경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었던 게임이었다. 1997년 테크노스 재팬의 명작 더블 드래곤. 이건 뭐 말이 필요없다. 어깨치기 기술이 매우 중요한데 지금 생각해보면 팔꿈치로 치는데 왜 어깨치기라고 했던 것일까? 2인용 게임으로 2인용으로 끝판 대장을 깨면 둘이서 싸우게 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것도 약간 운이 따라준다면 원코인으로 대장을 깨는 몇 안되는 게임 중 하나.

 

1993년 캡콤의 캐딜락 공룡 신세기. 우린 그냥 캐딜락이라고 불렀는데 이것도 상당히 많이 했다. 노란 모자를 쓴 아저씨인 무스타파가 주 캐릭터였는데 꽤나 잘했었다. 4인용 게임인데 친구랑 할 때도 있고 하다보면 모르는 애들도 붙어서 다 같이 놀자판으로 할때도 있었다. 비슷한 느낌으로 1993년 아이렘의 야구 격투 리그맨 통칭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도 많이 했었는데 난 녹색 캐릭터를 많이 했다. 잘하는 애들은 빨강이나 파랑도 잘 하던데 난 녹색 말고는 다루기가 어려워서 항상 녹색만 했었다. 원코인으로 끝판은 못 가지만 끝판 가까이 갈 정도로 잘 했었던 게임이다. 1991년 캡콤에서 스트리트 파이터2가 나오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말 그대로 혁신이었고 게임 업계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스파2는 이후 수많은 아류작을 만들어내며 격투 게임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단순히 게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만화 영화 에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되며 하나의 문화현상으로까지 번졌다. 돌이켜보니 아마 이때가 오락실 문화의 최정점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파보다는 1993년 SNK의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와 1994년 SNK에서 출시된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를 더 좋아했다. 이후 철권이나 뭐시깽이 같은 전설이 된 게임도 나왔지만 난 사무라이 스피리츠와 킹오파에만 미쳐있었다. 사무라이 스피리츠는 주로 2를 했었는데 타치바나 우쿄나 어스퀘이크가 주캐였다. 사무라이 스피리츠는 아주 고수는 아니지만 꽤나 잘해서 다른 사람과 대전을 하게 되면 승률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 킹오파는 한국팀을 주로 했는데 중수 정도 되는 실력 밖에 안되었다. 꼬라박은 돈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라 하겠다. 나의 게임역사의 마지막은 사무라이 스피리츠와 킹오파가 장식했었다고 하겠다. 특히 킹오파98을 할 때쯤 오락실에 안 가게 되었고, 화려했던 오락실의 추억도 끝이 났다. 이후로는 비디오 콘솔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어릴 때부터 수없이 많은 게임을 즐겼지만 어느새 다 잊혀지고 겨우 킹오파나 몇몇 게임만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책에 소개된 게임들의 면면을 보니 과거에 환장하고 했었던 게임들이 하나둘 떠올라서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상당히 반갑다. 물론 완전 처음 보는 친구도 있지만 과거에 같이 놓던 친구를 마주하니 당시 오락실에서 오락을 하던 꼬꼬마 시절의 모습, 중고등학생 시절의 모습, 그리고 대학 때의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책에 '지극히 사적인'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꼭 그말처럼 같은 게임을 보더라도 그것에 대한 기억과 그에 얽힌 추억은 개인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서평이 마치 개인적인 게임평처럼 되어버렸지만 이것은 지극히 사적인 나의 게임 연대기이고, 게임이라는 친구를 공유하는 누군가와의 연대이기도 하다. 정말 오랜만에 즐거운 추억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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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올드패션 베이킹북 | 기본 카테고리 2022-10-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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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올드패션 베이킹북

이수정(올드패션 베이커리) 저
책밥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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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베이킹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도 자주 보는데 아무래도 보기에 그럴싸하고 알록달록 이뻐보이는 멋스러운 디자인의 빵과 쿠키, 케이크에 눈길이 먼저 간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화려하게 아이싱을 뿌리고, 마치 카페에서 판매하는 수제 빵과 케이크처럼 잔뜩 멋을 낸 먹기에도 아까워보이는 케이크를 만들고 싶은 건 누구나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모양내기에 힘을 준 베이킹북도 찾아서 봤었는데 손재주가 없는 베이킹 초짜에겐 모양내기가 상당히 어렵고 복잡한 작업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책에 소개된대로 뚝딱 한다고 똑같은 결과물이 뚝딱 나오는게 아니었다. 오히려 처음부터 너무 높은 레벨에 도전한 셈이라 큰 좌절만을 맛보게 되었다.

 

그리고 첨엔 좀 쉽게 생각하고 입문을 했는데 홈베이킹이란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어서 모양은 둘째치고서라도 맛을 내는 것도 생각만큼 쉽게 되지 않아서 초보 홈베이커들을 다시 한번 좌절하게 만든다. [올드패션 베이킹북]은 멋내기나 모양만들기 같은 고난이도의 테크닉이나 어렵고 복잡한 과정은 건너뛰고 대신 쉬운 레시피와 깨알같은 노하우로 직접 맛있는 홈베이킹을 성공적으로 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디저트 레시피북이다. 비록 카페의 진열장에 늘어선 이쁘고 멋진 모습이 아니라 투박하고 심플한 모습이지만 스콘, 휘낭시에, 마들렌 같은 집에서는 직접 만들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것들을 직접 완성시키는 즐거움을 준다.

 

사실 초보 홈베이커에겐 멋을 내고 디자인을 잡는 기술에 집중하기보단 어쨌건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결과물에 이르는 그 과정을 경험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일단 뭐라도 제대로 만들어보고나서 홈베이킹이 손에 익은 이후에 멋내기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 올드패션 베이킹북은 쿠키, 스콘, 휘낭시에, 마들렌, 파운드케이크, 머핀, 케이크, 타르트와 파이 등 정말 다양한 디저트를 소개하고 있다. 모양을 내고, 장식하는 후작업이 없거나 많지 않은 레시피라서 책을 따라 하나씩 만들어보면 홈베이킹의 기본기를 차근차근 배울 수 있게 된다.

 

책에 수록된 레시피 자체가 멋내기가 필요없는 것들이라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거나 장식을 하고 멋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 부분에서 일단 편하게 따라서 만들어볼 수 있다. 말하자면 책에 나오는 완성 견본 사진 자체가 상당히 심플하고, 베이직한 형태라서 어떻게든 따라하면 이정도는 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긴달까. 완성 사진이 너무 훌륭하면 괜히 어렵게 느껴지고 아무리 해도 이렇게는 결과물이 안 나오거란 걸 알기 때문에 주눅이 드는데 여기서는 그렇게 사람 기죽이는 레시피가 없어서 따라서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난이도별로 어렵게 보이는 레시피도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쉬운 레시피도 많기 때문에 수준별 학습처럼 쉬운것처럼 하나씩 따라하다보면 점차 실력이 늘어나게 될 것 같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레시피를 사진으로 시각화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설명만 잘 읽으면 특별히 사진이 없는 텍스트로만 된 레시피로도 따라서 할 수는 있겠지만 사진으로 하나씩 그 과정을 꼼꼼하게 보여주면 아무래도 이해도 빠르고, 글로써 설명하기 조금 난해한 부분까지도 사진으로는 직관적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할 수 있어서 나처럼 초짜들에겐 사진 설명이 상당히 유용하고 고맙다. 만드는 과정을 하나씩 사진을 보여주다보면 중간에 빠트리는 부분이 없게 따라할 수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 전체 과정의 어디쯤인지 헤매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초보들만이 겪게 되는 무슨 뜻인지 몰라서 어리버리 하게 되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되므로 상세한 사진 레시피는 큰 도움이 된다.

 

이미지로 된 레시피를 많이 칭찬했는데 그렇다고 텍스트로 된 설명이 부실한 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사진만을 잔뜩 실어놓고 그것으로 설명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 의외로 이미지 설명과 함께 텍스트로 된 설명도 상당히 자세하고 구체적이다. 우선 하나의 레시피 마다 앞뒤로 완성된 사진을 제시하고 별4개 만점으로 난이도를 표시한다. 그리고 해당 디저트의 개요와 특징이나 맛 설명 같은 그 디저트의 설명이 간략하게 이어지고 본격적으로 레시피가 나오는데 우선 재료 소개. 재료는 크기나 종류에 따라 1~2개에서 6개, 10개 까지 기준이 다양하다. 그리고 특이하게 바로 체크 리스트가 나오는데 재료의 준비와 밑손질, 도구 준비 같은 것들이다. 보통은 레시피 중에 언급하는데 여기서는 미리 재료를 다 준비한 상태에서 따로 제작과정을 논스톱으로 쭉 설명하는 형태고 진행된다. 아무래도 초보들은 만드는 중에 다른 재료를 준비하고, 도구를 꺼내고 하는 것이 정신없게 느껴지는데 사실 이렇게 재료를 다 준비해놓고, 밑손질을 해놓은 상태로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 여러가지 신경쓰지 않아도 좋고, 초보에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재료 준비에 대한 설명 뿐만이 아니라 작업하는 순서나, 언제 재료를 준비해야하는지 같은 내용도 나와있어서 베이킹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작업을 먼저 해야 하는지 과정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재료 준비가 끝나고나면 레시피대로 한단계씩 따라하면 되는데 중간중간 알아두어야 할 tip을 적어놓아서 참고하면서 만들면 좋겠다. 팁은 주로 오븐의 온도에 관한 것이 많고, 그 외에도 재료를 섞을 때의 주의점이나 재료를 혼합할 때의 주의점 등 누가 설명해주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이런 내용들은 직접 여러번 해보다가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경험적으로 체득하게 되는 것들인데 팁을 통해 그런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소스와 반죽, 본레시피, 마무리 등 만드는 과정도 구분해서 소개해놓고 있어서 소스면 소스, 아이싱이면 아이싱, 반죽이면 반죽 등 필요한 레시피만 따로 찾아보고 응용하기에도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관방법과 주의사항도 깨알같이 적어놓았는데 도구를 다루는 부분에서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나 응용하는 팁 같은 것도 나와있고, 보관기간이나 시간이 지났을 때 식감이 바뀌는 종류도 언급을 해놓고 있어서 상식적으로 알아두고 하나의 디저트를 다른 느낌으로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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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쉬운 영문법 | 기본 카테고리 2022-10-2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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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상 쉬운 영문법

윤여홍 저
시간과공간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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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학교 다닐 때의 영어 수업은 문법 위주의 주입식 학습이었고 그 결과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문법보다는 바로 말을 할 수 있는 회화 위주의 공부법이 한창 유행하였다. 회화 중심의 영어공부가 성행하는 것은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많이들 하고 있는데 물론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가 결국 회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렇다고 회화만을 공부하는 것이 실용적이고 효율적이냐고 묻는다면 거기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회화라는 것도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문법적인 토대가 있은 후에라야 회화도 빠르게 습득할 수가 있는 것이지 회화만을 공부한다는 것은 과거 문법만을 공부하는 것처럼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하나의 언어에 있어 문법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가 알지만 요즘은 너도나도 회화에만 빠져서 다들 문법을 소홀히 하는 듯한 인상도 있다. 여기에는 영문법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영문법은 우리와는 구조와 원리가 상당히 다르게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고, 엄청나게 헷갈려서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문법을 공부한다고 하면 문법, 즉 이론적인 법칙을 암기하는 것에 함몰되어 무작정 암기만을 하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과거 주입식 교과수업처럼 문법의 법칙만 암기하고 그것을 회화와 연계시켜 실제 활용하지는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문법의 무용론 같은 것을 느끼고 회화에 매달라게 되거나 아예 영어를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즉, 잘못된 공부법 때문에 문법이 어렵기만 하고 쓸모없게 느껴져서 영문법을 포기하게 되는데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영포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영문법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회화 위주로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영문법을 모르면 제대로 된 회화도 하기 어렵다. 한국어의 문법과 한국식 영어 공부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영문법이 한없이 어렵게만 느껴질 것이고 어지간한 문법책은 너무 어려워서 금새 포기하게 된다. [세상 쉬운 영문법]은 제대로 된 영문법을 공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나 한국식 영어 공부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쉽게 문법을 익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영문법책으로 무작정 암기하는 것이 아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저자는 영문법 1타 강사로 저자의 유튜브 채널은 누적 조회수 5백만회 이상이라고 하니 이미 실력은 검증된 것이라고 봐도 되려나?

 

책의 구성부터가 신선하달지 좀 독특한데 보통은 명사, 동사, to부정사 하는 식으로 구조적으로 챕터를 구분하여 설명을 하는데 여기서는 특이하게 궁금증이라는 질문으로 챕터를 나누어 놓았다. 책의 컨셉처럼 무작정 '이런 구조의 문법을 암기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영어공부를 하면서 이해하기 어렵거나 왜 그런지 원리를 잘 모른채 무작정 외워왔던 부분을 질문이란 형식을 빌려서 설명을 해놓는 것이다. 뒤집어보면 똑같은 문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문법의 구조와 형태, 형식을 쭉 나열하고 무작정 외우라는 것이 아니라 '이게 왜 이런 거냐면 잘 들어봐'라고 그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니까 영문법의 원리가 이해를 하고 암기가 아닌 기억하게 된다. 이건 정말 큰 차이다.

 

또 한가지 이런 구성의 장점은 각 품사 간의 유사한 문법적 형태를 한번에 몰아서 확인하고 전체적인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문법책처럼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하는 식으로 품사를 나누어서 각각의 문법을 설명하다보면 각 품사간의 유사한 문법적 형태를 발견하기 어렵게 된다. 예컨데 주어 동사의 경우 수 일치를 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데 인칭에 따라 복수형으로 바꾸는 것을 설명하고, 주어에 s가 있으면 동사에 s가 없고, 주어에 s가 없으면 동사에 s가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보통 문법책이라면 여기서 내용을 마무리 하고, 이후 have동사를 다룰 때 관련 내용을 짤끔 설명, do동사를 다룰 때 관련 내용을 짤끔 설명하게 된다. 이렇게 문법상 유사성이 있는 내용을 한번에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 분산시켜 다른 챕터에서 설명을 하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품사로 챕터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유사성이 있는 문법적 형태로 챕터를 구분하여 하나의 문법을 전체적으로 쭉 알아보면 큰 틀에서 이해하기가 상당히 쉬워지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문장이 교과서적인 서술형이 아니라 학원에서 강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듯 하는 회화체라서 가독성도 높고, 마치 직접 설명을 듣듯 책을 읽으니까 이해도 빠르게 된다. 서술이 아니라 설명하듯 글을 읽어나가게 되니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거부감이 덜한 것도 이런 구성의 장점이라고 하겠다. 또 중요한 부분에는 형광팬으로 줄을 긋거나 진한 글씨체로 강조를 하고, 박스 등을 활용하여 추가적인 설명을 하는 등 책의 구성도 단조롭지 않게 배치를 해놓아서 문법책 특유의 딱딱함이 많지 않아서 역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하나의 강의가 끝나면 연습문제가 따라나와서 그 챕터에서 배운 것을 직접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역시 공부는 복습이 가장 중요한데 설명에서 그치지 않고 연습문제를 통해 공부한 것을 정리도 하고 복습을 할 수 있게 해놓았다. 연습문제 뿐만 아니라 보충 설명이라는 항목도 따라 나오는데 본문에서는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했다면 보충 설명에서는 약간 한단계 높은 심화학습 같은 느낌의 내용들이 나와서 수준에 맞게 공부를 할 수 있다.

 

보통 문법을 설명하면 그 문법의 형태와 구성 같은 것을 알려주고 외우라고만 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고 원래 그런거니까 그냥 외우라고만 말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해되지 않으면 외워지지도 않고, 무작정 외우는 스타일의 공부법은 잘 못 하다보니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는 흥미를 잃고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평소 궁금하게 여겼거나 일반적인 문법 설명만으로는 감이 잘 오지 않던 문법의 구조와 형태, 형식을 풀이하듯 알려주니 그제서야 헷갈리던 문법의 원리가 이해되고, 납득이 되면서 그렇게도 외워지지 않던 것들이 저절로 기억이 되었다. 물론 당장은 기억하는 것처럼 느낄뿐 금방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해조차 되지 않고 기계적으로 주문을 읊듯 뜻도 모른채 외우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공부'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이 책 한권 본다고 영문법을 마스터한다거나 이것만으로 영문법을 다 조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렵게만 느껴지던 영문법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지고, 그동안 이해가 되지 않던 문법적 의문들이 실제로 해소가 되고 이해가 되었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효과가 있다고 하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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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쁜영화 100년 | 기본 카테고리 2022-10-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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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국 나쁜영화 100년

김지하 등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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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나쁘다'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책에 나오는 정성일 평론가의 글에서 그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을텐데 '나쁘다'는 '좋다' 혹은 '착하다'의 대극에 있는 말이다. 영화를 예술로서 바라봤을 때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는 소위 예술적인 가치라는 기준으로 의외로 쉽게 그 정의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산업의 영역에서 영화를 하나의 상품으로 놓고 생각했을 때는 많이 팔리는 영화 또는 관객을 많이 끄는 영화 즉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좋은 영화일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를 사법의 영역에서 바라봤을 때는 무엇이 착한 영화이고 무엇이 나쁜 영화일까?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법의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영화가 착한 영화이고 그 법이나 기준을 벗어나면 나쁜 영화가 될 것이다.

 

정성일 평론가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지금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노라고 누차 강조한다. 영화라는 예술의 문제를 논하면서 법이라는 영역에서 그 예술을 재단하며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사법의 잣대로 영화가 좋다 나쁘다를 구분지었던 지난 100년 동안의 한국 영화사. [한국 나쁜 영화 100년]은 한국영화 역사에서 검열로 문제시되고, 제도권 밖으로 배제된 영화들을 재조명한다. 영화는 흔히 현실 사회의 여러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데 때로는 영화 그 자체가 사회문제의 주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말하자면 영화가 법에 의해 규제를 당하고, 검열당하면서 영화가 가져야 할 현실의 담론을 담아내지 못하게 되며 그것에 대한 옳고 그름, 혹은 부당함에 항변하거나 검열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사회적 논의가 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영화의 검열이라고 하면 박정희, 전두환이라는 독재자 시절의 영화에 대한 사전검열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텐데 이 시절의 검열의 주된 내용은 아마 반공국치일 것이다. 뭔가 조금이라도 북과 관련되었거나 민중운동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있다면 그 장면은 잘려나갔다. 말그대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암흑한 시기였겠지만 그럼에도 감독들은 어떻게든 검열에 걸리지 않고, 독재자의 눈에 거슬리지 않는 방식으로 현실을 영화에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당시는 꼭 빨갱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당시 사회를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조차 가위질을 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너무나 생생하게 담아내면 안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부활로 말해지는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날이 당대의 현실을 날것 그대로 담아내었기 때문에 가위질을 당할뻔 했다고 한다.

 

바람불어 좋은날에 비하면 상계동 올림픽 같은 영화는 직설적이다. 88올림픽을 앞두고 전두환은 올림픽 개최국에 걸맞는 도시를 보여주기 위해 도시 미화라는 이름으로 빈민촌이었던 상계동에 살던 사람들을 모두 내쫓고 강제이주 시켰다. 평화와 조화라는 기치를 내건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국가가 개인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이었다. 철거와 강제이주로 인해 집을 잃은 철거민들의 삶과 투쟁을 그린 다큐 상계동 올림픽은 비제도권 영화여서 검열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비제도권의 독립영화이고 검열을 받지 않은 영화다보니 극장에서 정식개봉을 하지 못하고 대학교 같은 곳에서 상영을 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축제의 기분에 들떠 있을 때 누군가는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었고 그런 내용을 담은 영화는 당시 기준에서는 나쁜 영화였다.

 

독재자가 물러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영화의 사전검열이 폐지가 되고 과거에 비해 표현의 자유가 조금 확대되자 나쁜 영화의 기준이 반공 빨갱이, 노동자 문제에서 포르노 같은 소위 사회 질서와 정서라는 쪽으로 옮겨간 것처럼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와 거짓말일 것이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두 영화는 당시 꽤나 뉴스에 오르내리며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는데 특회 거짓말은 포르노다 예술이다 하며 법적공방으로까지 이어졌고 작품의 검열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이 나온 이후임에도 결국 상당부분이 짤려진채 극장에 걸렸었다. 이때 문제가 된것은 빨갱이 반공 프레임이 아니라 포르노라는 영역으로 사회적 정서에 위배되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이유였다. 90-00 시기는 유독 이런 '예술인가 외설인가' 하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영화가 많이 개봉한 것으로 기억한다.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은 10.26사건을 다룬 블랙코미디이다. 이 영화가 처음 만들어지고 개봉을 앞두게 되었을 무렵 박정희의 유족들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요구했다는 뉴스가 나왔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개봉 전부터 소송에 휘말렸는데 결국 영화의 앞뒤를 잘라낸채 개봉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 앞뒤로 실사 이미지가 들어가 있었는데 그것을 잘라내는 조건으로 상영 허가가 난 것인데 이미 구글링만 해봐도 수없이 많은 사진들이 검색되는데 그걸 잘라내고 상영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당시 극장에서 상영을 할 때는 그런 이미지가 없는 상태로 개봉을 했단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영상은 앞뒤로 10.26 당시의 영상들이 붙어있는데 아마 그 후로 새로 복원된 완전판인 것 같다. 이렇게 보니 한국 영화 100년 동안 '나쁜 영화'에 대한 검열은 꼭 국가 기관에 의해서만 통제가 가해진 것이 아니고, 꼭 반공이라는 테마로만 검열을 당한 것이 아니었다. 

 

이 영화에선 이렇게 나쁜 영화가 아님에도 시대상황 때문에 나쁜 영화로 낙인찍히고, 제도권 밖으로 배제된 영화뿐만 아니라 애초에 상업 영화의 시스템 밖에서 만들어진 독립영화, 실험영화 들에 대해서도 고찰하고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상계동 올림픽이 그런 영화인데 책에는 제도권 밖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검열을 피할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당연히(?) 가위질을 피할 수 없었을 영화들도 많이 다루고 있다. 제도권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만의 표현방식으로 저항을 했던 감독들의 많은 작품들. 이런 영화들은 상당수가 다큐의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아마 현실을 날것 그대로 담아내고, 관련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제도권 밖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이다보니 정식 개봉을 하지 않았고 그만큼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탓에 책에 소개된 작품들도 생소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20세기의 나쁜 영화들은 직접 봤거나 보진 못해도 당시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만큼 유명한 작품이 많은데 21세기, 그것도 최근의 작품일수록 더욱 모르는 작품들이 많아진다. 그나마 내친구 정일우 같은 작품들은 가끔 언급이 되서 알고 있지만 그 외에는 거의 다 생소했다. 최근 작품일수록 모르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내가 과거보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덜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수도 있고, 요즘에는 저항과 사회고발을 영화라는 매체보다는 온라인 상의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홍보하고 알리게 되다보니 과거 영화가 하던 기능이 다른 매체로 전이되면서 나쁜 영화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이런 작품들을 모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쁜 영화는 내가 우리가 관심을 가지건 그렇지 않건 지난 100년 동안 순종이 아닌 거절을, 복종이 아닌 저항을 해오고 있었고, 그런 거절과 저항이 사람들의 인식을 조금씩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이런 영화들이 가진 힘이라는 것도 적지 않다고 하겠다. 이 책은 시네마테크에서 책의 제목과 동명의 기획전에서 상영된 영화들을 수록하고 있는데 전반부는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들의 짧은 소개가, 후반부는 상영 후 감독들 간의 대화를 활자로 옮겨놓은 것이다. 영화를 보는 것만큼 감독의 입을 통해 그 영화에 대해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데 책을 통해 감독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감독과의 대화 중 단연 눈길이 가는 건 가장 처음 소개되고 있는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성일 평론가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영화인지라 평소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와 동시에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영화 속의 현실적인 시대상과 그것에서 이어지는 영화 외적인 검열이라는 실제 사건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이거야말로 나쁜 영화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영화가 가져야 할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며 요즘의 영화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을 담아내고 있는가를 반문하게 된다. 아무튼 영화와 관련된 감독의 기억들을 통해 나쁜 시대 속에서 나쁜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는지 또 그때를 회상하며 감독의 소회까지 들어볼 수 있다.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감독의 대화는 단연 장선우일 것이다. 장선우의 거짓말과 나쁜 영화는 아마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많은 논쟁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영화이다. 그 논쟁이라는 것이 영화가 담고 있는 담론이 아니라 그 영화 자체를 둘러싼 논쟁과 담론이다. 당시 18분 정도를 잘라내고 극장에 걸었다고 하는데 영화제 같은 곳에서는 무삭제판을 상영했었고 장선우 본인은 그런 곳에서 무삭제 버전만을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영화제에서는 18분이 삭제된, 그러니까 당시 극장에서 개봉했던 버전을 상영했는데 감독은 그날 처음으로 삭제판을 보았고, 역시 검열이 얼마나 나쁘고 안 좋은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술에 대한 검열을 비판하는 영화제에서 검열당한 영화를 상영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마지막으로는 역시 정성일 감독과의 대담이 흥미로웠다. 정성일 평론가라는 말이 입에는 더 붙지만 어느새 영화를 3편이나 찍은 감독이 되어 있었다. 그 3편의 영화 중 2편이 임권택 감독에 대한 영화이고, 이 영화제에서는 그 두편을 다루고 있다. 물론 이 영화들은 검열을 당하거나 한 나쁜 영화는 아니다. 본 영화제는 꼭 나쁜 영화 뿐만 아니라 제도권 밖에서 제작된 독립영화들도 다루고 있는데 요컨데 정성일 감독의 영화는 그런 독립영화인 셈. 정성일은 평론가 시절 '결국 한국영화는 임권택이다'는 말을 한적도 있는데 그만큼 한국영화사에서 임권택의 위치는 크고, 자연스럽게 정성일 평론가가 임권택을 바라보는 시선도 클 수 밖에 없다.

 

씨네21 시절 임권택 감독이 영화 연출을 하는 현장에 가서 견학을 하며 그것을 기사로 쓰는 임무(?)를 맡았는데 취화선을 연출하는 총 162회차의 촬영 중 98회차를 견학했고 그 견학을 통해 비평의 글쓰기라는 방법으로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연출의 총체적 결정을 기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임권택의 영화 만들기를 훔쳐볼 수 있는 것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지 어떤 한 순간을 기술하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느꼈다는데 그래서 그때부터 임권택의 다큐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정성일 평론가답다. 임권택의 다큐를 찍게된 이유를 현학적인 표현으로 풀어놓는데 그 내용 또한 상당히 어렵다. 오랜만에 과거 씨네21 기사를 읽는듯한 기분도 들었다.

 

나쁜 시대 속에서의 나쁜 영화란 저항이나 개혁 혹은 깨어있다는 말로 대신할 수도 있겠다. 순종하지 않고 복종하지 않은 저항의 예술. 정성일 평론가는 착한 영화와 나쁜 영화는 단순히 반대말이 아니라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예술은 어느 쪽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이 말은 우리는 어떤 영화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묻는 물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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